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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상 한 컵 망상 한 수저

도로공사 직원은 SSS급 소드마스터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parkpd
작품등록일 :
2022.10.20 13:07
최근연재일 :
2022.11.18 1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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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10.20 1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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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쪽

고라니나 치우러 가자.

본 콘텐츠에 등장하는 명칭, 브랜드, 단체, 공공기관, 종교, 인물, 건물, 배경, 법문 등 모든 것들은 창작으로 현실과 관련 없는 내용으로 구성 되어있고, 실제와 다르며, 콘텐츠에 등장하는 모든 내용이 창작된 것으로 허구임을 알려드립니다




DUMMY

<고라니나 치우러 가자.>

001_감곡나들목.jpg

도로공사 상황실 사람들은 분주하게 움직이고, 상황실에 빗발치듯 전화가 울리고 상황실 대기자들은 전화 민원을 응대하는데 정신이 없다.

상황실 모니터에는 차량이 뒤엉켜 폭격이라도 맞은 듯 차들은 뒤집혀 차위에 차가 올라가 있고 차에 튕겨 중앙선 가드레일을 넘어 트럭과 부딪혀 형체를 알아보기 힘들게 찌그러진 차량과 대형트럭 뒤로 미처 피하지 못한 승용차와 뒤집힌 버스 등이 꼬리를 물고 부딪혀 운전자 중엔 출혈이 심해 위중한 환자들도 보였다.

차량에서 탈출한 운전자는 고통의 신음을 내며, 차 밖으로 나와 갓길에 누워 있는 등 아수라장이었다.


“상황실에서 알립니다. 금일 오후 19시 전후로 45번 고속도로 감곡나들목에서 여주 방향 8km 지점에서 양방향 17중 추돌사고 발생했습니다. 현재 시각 19시 10분을 기해, 감곡나들목 차량 진입을 임시폐쇄 통제합니다. 다시 한번 알립니다. 금일 오후 19시 전후로 45번 고속도로 감곡나들목에서 여주 방향 8km 지점에서 양방향 17중 추돌사고 발생했습니다. 현재 시각 19시 10분을 기해, 감곡나들목 차량 진입을 임시폐쇄 통제합니다. 각 별정 담당자는 모두 45번 고속도로 추돌사고를 우선 해결을 위해 최선을 다해주시고, 50번 고속도로에서 45번 고속도로 하행으로 향하는 차량은 모두 남여주나들목과 여주나들목으로 유도하여, 국도를 이용하도록 안내 부탁드립니다. 아울러 45번 고속도로 상행 차량은 모두 감곡나들목에서 국도를 이용하도록 안내 부탁드립니다.”


도로공사 상황실에서 17중 추돌사고의 심각성을 알리며, 차량 통제에 대한 조치를 안내하자, 모니터 속 도로공사 소속 차량과 교통경찰, 119구급대가 일사불란하게 고속도로 위를 질주하여, 사고 현장에서 사고처리를 위해 필요한 조치들이 이뤄지고 있었다.

하지만, 현장은 사고 차량이 워낙 많다 보니, 차에서 미처 빠져나오지 못한 사람들의 고통에 소리치며, 절규했다.

현장은 부상자와 언제 폭발할지 모르는 차들과 뒤섞여 아비규환이었다.

17중 추돌사고가 난 고속도로는 전쟁터를 연상케 했다.


*


사망자가 다수 발생한 가운데, 구급대원들이 사고 차량에서 생존자를 끌어내고자, 유압기와 절단기를 사용해 생존자들을 구조하고 있었다.

차량에 갇힌 사람들의 절규와 고통의 비명 등이 도로 위를 가득 메웠다.

구급차는 쉴새 없이 환자를 실어날랐고, 사망자는 도로 한쪽에 수습했는데 오와 열을 맞춰 도로 위에 덮개를 씌워 뉘어 놓았다.

구조대와 의료진은 한 사람이라도 더 살리기 위해, 사고 인근지역 여주, 이천, 충주의 거점 병원 구급차들도 함께 환자를 이송하고 있었다.

어둠 속으로 사이렌 소리와 위급함을 알리는 경광등이 요란하게 아수라장인 사고 현장을 대변해 주고 있었다.

한 사람의 생명이라도 더 살리기 위해 긴박하게 움직이는 사고 현장과 달리 사고 현장에서 떨어진 고속도로 위는 너무나 한산했다.


*


35번 고속도로


한산한 도로를 달리고 있는 노란색 픽업용 도로 순찰 차량이 보인다.

해가 졌는데도 아직, 검은색 라이방 선글라스를 끼고, 가죽 재킷을 걸친 사내가 창문을 열고 해진 저녁의 시원한 바람을 느끼듯 왼팔을 창밖으로 내밀고 여유롭게 드라이브하듯 도로 위를 달리고 있었다.

도로의 좌우로는 숲들이 가득했고, 차량의 헤드라이트에 반사되어 보이는 녹음과 푸름이 보는 것만으로 도로 위 매연이 정화되는 모습이었다.

그 여유로운 분위기를 깨고 무전이 차량에 닿았다.


“고라니팀. 한세계. 응답 바람.”


무전기를 통해 들리는 여성의 목소리에 남자는 여유로운 말투로 차분하게 대답했다.


“여기는 고라니팀. 현세계. 왜?”

“35번 고속도로 남이천 나들목 하행 7km에서 발생한 고라니 사체는 정리됐어?”

“네, 말끔히 처리했습니다.”


세계는 장난이라도 치듯 여성에게 존댓말로 응답한다.

무전기 너머 여성은 세계의 말에 아무런 동요도 없는 듯, 차분한 목소리가 되돌아왔다.


“그러면, 세계씨도 45번 고속도로 사고 현장 지원 부탁해.”


사고라는 말에 세계는 귀찮다는 듯 입을 삐죽 내밀고, 틱틱거리며 답한다.


“아니, 난 고라니 사체나 처리하는 사람이지, 사람시체를 처리하는 사람이 아니라고 말해. 우린 고라니 치우느라 바쁘다고.”

“세계씨, 농담은 집어치우고, 본사 요청이니까 지원 부탁해.”

“무전 내용 들어 보니까 17중이라던데, 요즘 17중이라 해도 사망자는 거의 안 나오잖아.”

“아니, 사망자 발생했어.”

“그래? 그렇다 해도, 사망자는 두어 명 정도 되지 않나? 나까지 거기로 갈 필요가 있을까? 난 그것보다 더 중요한 건이 있는데, 말이지.”


세계의 말에 무전기 건너에서는 잠시 침묵이 흘렀다.

무전기가 침묵하자, 세계는 다시 여유를 느끼듯 콧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세계가 여유로운 드라이브를 즐기려는 순간 무전이 흘러나왔다.


“현재 사망자는 23명으로 집계되었어. 치명상을 입은 위급환자들이 다수 있는 것으로 봐서 사망자는 더 늘 것 같아.”


17중 추돌사고에 20명이 넘는 사망자가 나왔다는 소리에, 세계는 애도를 표하는 것이 아니라, 농담을 던진다.


“뭐야. 장지라도 다녀왔대? 뭐가 그리 많아?”

“응, 장례 차량 버스가 2대. 유가족 차량도 다수 있다고 해.”


세계는 농담으로 던진 말이 현실이 되자, 선글라스를 벗어 던지고, 지금까지 비아냥거리는 표정은 사라지고 눈빛이 변했다.

세계는 이제 진중한 표정을 짓곤 격양된 목소리로 묻는다.


“진짜야?”

“응, 사망자는 더 늘 것 같아.”

“알았어, 지금 시간이 벌써 젠장.”


세계는 차량의 시간을 보더니, 급하게 차량을 회차로를 이용해, 사고 현장으로 향한다.

그리고, 상황실에 긴장한 듯 굳은 목소리로 묻는다.


“... 사고, 정리상황은 어때? 두 시간 내로 끝낼 수 있을 것 같아?”


세계의 말에 상황실에서는 바로 답이 없자, 세계는 다시 묻는다.


“대답해. 어떨 것 같아? 가능하겠어?”


상황실에선 대답이 없었다.

상황실에서도 세계의 물음에 가능한 지 여부를 확인하고 있는 듯했다.

세계는 서둘러 사고 현장으로 향하고 있었다.

갓길을 이용해 속도를 내어 빠르게 달리고 있었지만, 얼마 못 가, 공사 구간에 다다르자, 경광등과 사이렌을 울리는 세계였지만, 갓길이 사라진 고속도로 공사 구간을 빠르게 벗어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웠다.

거기에 45번 고속도로 감곡과 남여주구간이 폐쇄되다 보니 가까운 나들목으로 차량이 몰려 속도는 더디고, 시간만 흐르고 있었다.

세계가 남이천 나들목을 지나고 있을 때, 무전에 응답이 왔다.


“불가능할 것 같다는 전갈이야.”


상황실 여름의 말에 세계는 초조함에 속이 타고 마음이 급해졌다.

세계는 급한 마음에 잠시 생각을 하더니, 상황실 여름에게 말한다.


“사고 현장 정리가 22시 전까지 불가능하다면, 사람들만 우선 정리하고, 21시 30분까지 도로에 한 사람도 없도록 싹 비워. 45번 고속도로 감곡에서 남여주구간과 50번 고속도로로 이어지는 여주나들목 진입도 지금처럼 폐쇄하고 이번엔 감곡나들목에 무조건 놈들이 출현할 거야. 그러니, 무조건 21시 30분까지 산 사람이든 죽은 사람이든 단 한 명도 있어 서는 안돼. 알았지.”


세계의 강력한 말에 상황실은 세계의 말을 현장에 전하느라 다시 분주해졌다.


*


상황실에서는 사고 현장에 환자 이송과 시신 수습을 우선으로 처리하고 물질적 사고처리 재게는 상황실에서 별도로 안내할 것이라 전하며, 사고 현장에 관계자들 뿐 아니라, 경찰도 21시 30분까지 현장을 비우라고 전달하자, 현장에서는 보험 관계자와 사고원인 파악 중인 경찰이 패닉에 빠졌다.

119구조대 역시 구조 시간이 정해지자, 조급함에 우왕좌왕했다.

구조대원들의 수는 한계가 있었고, 다수의 요구조자가 차량에 갇혀 나오지 못한 상태였기 때문이었다.

현장의 어려움에 관해선 상황실로 민원과 상황 보고가 동시에 들어가고 있었다.


세계가 현장에 도착했을 땐 세계가 지정한 시간이 촉박함에도 차 안의 사람들은 간절히 구조를 기다리고 있었다. 하지만 구조엔 시간이 걸리고 있었다.

차량의 훼손이 심해 창이 다 깨졌음에도 운전자를 끌어내는 것은 무리가 있었고, 문이 열리지 않아 구조대도 애를 먹고 있었다.

세계는 시간을 보자, 21시를 가리키고 있었다.


“젠장. 얼추 8대가 문제인 것 같은데, 지금 4대를 뜯고 있으니, 4대가 문제인가.”


세계는 혼잣말을 뱉고는 성큼성큼 차의 문이 열리지 않아, 아직도 구조되지 못한 차량에 다가서더니, 주먹으로 차창을 내려치고, 차 문을 힘으로 잡아당겼다.

처음엔 꿈쩍도 하지 않았던 차의 문이 조금씩 조금씩 틈이 생기더니 급기야, 차의 문을 뜯어내듯, 차의 문을 열고, 안에 있는 사람들을 밖으로 끌어냈다.

세계가 구출한 사람은 다리가 끼어 빼내는데 쉽지 않았지만, 힘으로 다리를 누르고 있는 철판을 벌려 운전자를 빼낼 수 있었다.

하지만, 출혈이 심해 구급차에 급히 실었다.

지금까지 버티고 있는 것이 기적이었다.


주의를 둘러보니, 시신은 아직도 도로 위에 있는 상태였다.

시신의 모습을 보곤 세계는 화가 났다.

세계는 전화길 꺼내, 급하게 전화한다.


“여보세요, 상황실 뭐 하는 거야. 시신이 아직 다섯 구나 남았잖아.”

“아니, 상황이 상황이라, 환자부터 이송해야 하니까. 그런 거잖아.”

“한여름 경위 이렇게 일할 거면, 집어치우는 게 어때?”

“뭐? 말 다 했어? 현세계?”


여름의 말에 세계는 화보다는 짜증이 몰려왔다.


“아니, 아직 다 못했어. 그것들이 나타났을 때 사람이 있으면 어떻게 되는지 너도 알잖아.”


세계와 여름만 아는 어떤 일이 있는 듯했다.

하지만, 세계는 상황실의 여름과 통화 하면서도, 아직 차에서 나오지 못한 사람을 구하고 있었다.

구급대가 구출순서를 정해 놓았기에, 순차별로 진행되다 보니, 구조를 요하는 사람이 아직 셋이나 남았었다.

구급대도 중증인 환자를 차에서 꺼내, 구급차에 실어 다음 차량으로 구출을 위해 이동했고, 세계도 구급대원들과 함께 차에 갇힌 사람을 구해내고 있었다,

이제, 남은 차량은 한 대.


세계는 상황실 여름과 신경질적으로 통화하면서도 현장에서는 착실하게 생명을 구하고 있었다.

마지막 차량을 구조대원들이 문을 절단기로 자르려 하자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아 세계가 직접 차 문을 뜯어 차량에 있는 환자를 밖으로 꺼냈다.

그러자, 구조대원들이 세계에게 박수를 보냈다.

하지만, 세계는 시간이 없었다.

세계는 전화기 구조대에게 물을 것이 있기에 여름과 통화를 끊었다.


“잠깐만, 다시 전화할게.”


세계는 여름과 전화를 끊고, 구급대에게 요구조자가 더 있는지 물었고, 없다는 답변을 받은 세계는 도로에 아직 남은 시신을 빨리 정리해 달라는 말에 구급대원들이 세계의 의도를 파악하지 못한 듯이 어물쩍거리자, 그 상황을 보았는지, 현장 지휘 차량에서 중년 남자가 내렸다.

어깨에 계급장 육각수가 두 개가 달린 것으로 봐서 소방경으로 보였다.

중년의 소방경 남자는, 세계에게 다가와 시간을 보고, 세계에게 말했다.


“시간 때문에 그러나?”


세계는 119구조대 간부처럼 보이는 중년 남자와 악수를 하고, 말한다.


“네, 오늘은 사고 현장을 지휘하셨나 봅니다. 주량은 팀장님.”

“응? 응. 내가 해야 하는 일이니까. 그런데, 서두르는 이유가 있나?”

“네, 아무래도, 이곳이 확실한 것 같거든요. 팀장님.”

“이곳이라, 고라니팀장인 자네가 그리 말하면, 그런 거겠지.”


구조팀장은 세계를 잘 아는지 세계의 말을 신뢰했다.

그리고, 구급대원들에게 세계가 말한 대로 바로 이행하라고 지시하고, 구급차로 모든 시신을 싣고 세계가 지정한 시간을 조금 넘겨 모든 사람이 고속도로를 떠났다.

17중 추돌사고가 난 사고 현장엔 이제 현세계 혼자만이 남아 있었다.


*


현세계, 별정 5급으로 도로공사에 입사하여, 현재 6년째 고라니팀에서 일하고 있다.

고라니팀 팀장이란 호칭이 있지만, 직위는 아니고, 진짜 팀장은 ‘2급을’ 주량만이지만, 주량만은 현장에 나오는 일은 없다.

고라니팀은 팀장 2급을 주량만, 경찰청에서 파견된 경위 한여름, 상황실 독수리 7급 안유진 그리고 현장을 책임지는 5급 한세계 네 명이 한팀으로 고라니팀이라 불리고 있었다.


그럼 고라니팀이 평소에 어떤 일을 하는지 궁금할 것이다.

고속도로를 달리다 보면, 흔히 로드킬이라 불리는 차에 부딪혀 죽은 야생동물의 사체나 가죽이 고속도로에 굴러다니는 것을 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작은 야생동물 고양이, 족제비, 너구리, 오소리, 심지어 뱀까지. 이런 정도는 며칠 두면, 거의 사라지지만, 대형 야생동물은 2차 사고로 이어지기 때문에 빨리 치워주어야 한다.


고라니, 노루 등 야생동물과 축사를 탈출한 염소나, 소 같은 가축의 사체를 말이다.

물론, 이들은 사체뿐 아니라, 고속도로 주변에 양귀비나, 대마 같은 것을 재배하는 일이 종종 있는데, 이런 불법 식물의 위치도 파악해 경찰과 함께 제거하는 일도 한다.

도로에 떨어져 있는 위험한 물건을 제거하거나, 도로를 순찰하다 보수가 필요한 곳을 발견해 알리는 것도 평상시 해야 하는 고라니팀의 업무다.


*


사고 현장에 혼자 남은 세계는 자신의 애마 픽업 차에 와서 무전을 날린다.


“한여름 경위, 45번 고속도로 감곡나들목 확실히 통제 완료됐어?”


무선 통신상태가 좋지 않은지, 무전기에서는 ‘치-지-직-치지-익’하는 잡음이 일어나고 있었다.

무전기 반대에서 여름이 말한다.


“어, 확실하게 통제했어. 걱정 안 해도 될 거야.”

“유진이가 없어서 오늘 너랑 했지만, 오늘처럼 할 거면, 다신 상황실에 앉아 있지 마.”


세계의 말에 여름은 유진을 대타로 상황실에 있다 보니 마음처럼 일 처리가 쉽지 않았음을 느꼈다.

그리고, 세계에게 한소리 쏘아 주고 싶었던 마음을 가다듬고 세계에게 말한다.


“쳇, 잘난 척은, 그나저나, 혼자 다 상대할 수 있겠어?”

“몰라, 아직 몇 마리가 나올지 알 수 없으니까.”

“그렇겠지, 22시 1분 전 무선도 이제 나가겠네, 모니터 확실하게 볼 테니, 불리하면, 손 흔들어 지원 나가줄게.”


여름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무선에 심한 잡음이 생기고 무선 시그널이 나갔다.


‘치-치치-치칙... 치칙... 끕.’


*


여름은 무선기에 연결되어있는 마이크를 톡톡 치고 모니터를 확인한다.

여름이 보는 모니터는 사고 현장을 보던 모니터가 아니었다.

아니, 방금까지 여름이 있던 상황실이 아니었다.

여름이 모니터를 살피며, 혼잣말을 뱉었다.


“상황실에 별도 고라니팀 상황실을 두다니, 경찰청보다 나은 듯하네. 이제 나타날 때가...”


여름의 혼잣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감곡나들목을 비추고 있는 CCTV를 통해 모니터에 영상이 전송되는데, 영상에 줄이 가는 노이즈가 상당히 끼며, 나들목에서 뭔가가 출몰하고 있었다.

나들목 바로 위에서 괴상한 모습을 한 이질적인 것들이 기어 나오고 있었다.

기어 나오는 것이 한둘이 아니었다.

여름은 순간 속이 더부룩해 옴이 느껴지며, 손으로 입을 막고, 말한다.


“매번 보는 것이지만, 역겹고, 적응이 안 되네. 으윽, 토할 것 같다.”


*


세계는 감곡나들목에서 몬스터들이 출현하는 모습을 두 눈으로 생생하게 보고 있었다.


“... 젠장, 사람이 많이 죽어 그런가? 피 냄새를 맡아서 그런가, 더럽게 많이 기어 올라오네. 젠장.”


괴물들이 모두 나들목 위 공간에서 도로로 내려오자, 무전기 신호가 다시 돌아온다.

무전기 신호가 다시 작동되는 것을 확인한 세계.


“이제 다 올라온 것 같네. 내가 보면 12마린데, 맞아?”


무전기 건너의 여름이 모니터로 괴물들을 확인하고 세계에게 알린다.


“무슨, 15마리야. 앞에 있는 놈들 덩치가 커서 뒤에 있는 놈들이 잘 안 보인 거야.”

“... 젠장, 15마리. 생각보다 많네.”

“왜? 혼자 상대하기 힘들 것 같아? 어떻게 도와주러 가?”

“됐어. 너 올 시간이면, 다 해치우고 없을 거다. 모니터로 상황이나 정확히 알려줘.”

“알았어. 조심하고, 통신은 기지국 통신으로 전환할 테니, 인 이어 귀에 잘 꼽아. 지난번처럼 떨구지 말고.”

“쳇 알았어. 고라니가 모두 내려온 것 같네.”


[고라니 : 고라니팀이 사용하는 은어로 나들목(게이트)을 통해 출현한 몬스터를 뜻한다. 외부인들에게 몬스터의 존재를 감추기 위해 사용하는 은어.]


세계는 괴물들이 있는 곳으로 뛰어들며, 왼쪽 손바닥에 오른손 주먹을 치고, 외친다.


“... 마검! 화뢰!!”


세계가 손바닥에서 검을 뽑자, 검은 불에 타오르듯 붉은 불꽃이 검을 감싸 안 듯 일렁이고 있으며, 그 불꽃 사이로 전기가 방출되듯 ‘치--지지---지-직’하며, 푸른빛이 검에 날카로운 번개가 둘러싸고 있었다.


세계가 검을 머리 위로 올리자, 하늘에서 번개가 내리치고, 세계의 가죽 재킷 위로 프로텍터가 내려와, 세계의 몸에 장착이 되었다.

마치, 하늘에서 갑옷을 내어 준 것처럼 하늘에서 갑옷이 내려와 세계의 몸에 순식간에 장착되었다.


세계는 프로텍터가 모두 장착되자, 몬스터들 사이에서 몬스터들을 힘차게 검을 휘둘러 베어내고 있었다.

몬스터들은 하나같이 기괴하게 생겼는데, 크기는 세계의 키에 서너 배는 되었고, 온몸에 점액질이 흘러내렸다.

생긴 것은 어떤 것들은 달팽이처럼 생겼고, 어떤 것들은 사람처럼 두 발로 걷는 생선 같았다.

세계는 몬스터들의 생김새와 관계없이, 검을 휘둘렀다.

세계가 휘두르는 검에 덩치 큰 달팽이들은 속수무책으로 온몸이 베어져 나갔다.


생선은 세계에게 비늘로 공격을 했지만, 세계는 쉽게 피하며, 생선의 머리를 베어버렸다.

세계는 생선에게 검으로 번개를 쏘고, 불을 던지며, 검으로 배와 대가리를 베었다.

22시에 시작한 몬스터와의 전투가 자정이 지나 새벽이 되어서도 계속되고 있었다.

시간은 지나 15마리의 몬스터가 세계의 활약으로 2마리로 줄였다.

생선과 도마뱀이었다.


생선이 세계에게 덤벼들자 세계는 생선의 대가리 위로 뛰어 검을 그대로 내리쳤다.

그러자, 생선이 반으로 쪼개지며, 도로 위로 붉은 피를 뿌렸다.

그 모습에 도마뱀은 빠른 속도로 도로 위를 뛰었다.

처음엔 두 발로 뛰더니, 세계가 추격하는 속도가 빠르자, 네발로 뛰어 도망치는 도마뱀이었다.

세계는 도마뱀을 따라잡아 검을 내려쳤지만, 꼬리만 자르고 말았다.

도마뱀은 죽을힘을 다해 뛰었고, 결국 남여주나들목까지 추격이 계속되었다.

말이 도마뱀이 뛰는 것이었지, 공룡 한 마리가 도로 위를 질주하는 모습이었다.


세계는 나들목이 가까워지자, 마검을 사용하여, 번개를 소환했고, 번개는 도마뱀에 정확히 떨어졌다.

번개맞은 도마뱀이 주춤하자, 세계의 빠른 발로 가속을 이용해 도마뱀의 대가리를 갈랐다.

도마뱀 대가리를 갈라 베고, 도로 위에 착지하는 세계.

세계는 몬스터들을 모두 퇴치하자, 여름에게 연락한다.


“오늘 임무 완료.”


세계가 말을 끝내자, 검과 프로텍터가 사라졌다.

상황실에서 모든 것을 지켜본, 여름은 기지개를 피며, 세계에게 말한다.


“고생했어. 오늘은 좀 많았네, 그리고 마지막 전력 질주 아주 좋았어. 15km는 달린 것 같네.”

“쳇.”


세계는 애마가 있는 감곡나들목으로 향했다.

17중 추돌사고가 난 현장으로 다시 돌아와 주변을 둘러보자, 안개가 짙게 드리우고 있었다.

안개를 뒤로 하고, 세계가 애마에 오르자, 순간 들린 무전기 소리.

‘치칙.’

좋지 않은 기운을 느낀 세계, 무전기 소리가 무엇인지 묻는다.


“지금 소리는 뭐야?”


세계의 물음에 여름이 약간 들뜬 듯한 목소리로 대답한다.


“나이스 타이밍. 지금 막, 신고가 들어왔는데.”

“신고?”

“응. 거기서 얼마 안 돼, 40번 고속도로 충주나들목에서 서충주 나들목 사이에 고라니 사체가 있다네, 모니터로는 안개가 짙어서 확인이 불가해. 현장에 확인 부탁해.”

“뭐? 고라니 15마리 잡았는데, 이젠 진짜 고라니 치우러 가라고?”

“아이, 어떡하겠어, 그 고라니나 이 고라니나 우린 고라니 잡는 게 일인데.”


세계는 한숨을 내쉬며, 차에 시동을 걸고 충주나들목을 향해 출발하며, 한탄하듯 말을 뱉는다.


“그래, 고라니나 치우러 가자.”


세계의 차는 오늘도 고속도로를 따라 달린다.




... 선작 좋아요 추천 부탁드려요... 독자님 항상 행복 하세요.


작가의말

1화 ‘고라니나 치우러 가자.’편을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고속도로 다니면서, 주변을 살펴 보아요.

정말 흥미로운 것들이 보일 겁니다. 

항상 즐거움이 가득하시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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