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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어줄래요?

웹소설 > 일반연재 > 로맨스, 중·단편

완결

LADEO
작품등록일 :
2021.09.18 14:14
최근연재일 :
2021.10.21 23:00
연재수 :
34 회
조회수 :
378
추천수 :
0
글자수 :
95,623

작성
21.10.06 23:00
조회
8
추천
0
글자
7쪽

18. 성준이(1)

DUMMY

"..."


"아..."


"계약을 어기셨네요."


"아니.. 오늘은.. 너 안 나오는 날 아니었나..?"


"원래대로라면.. 그러겠죠, 근데 오늘 알바 한 명이 빠져서

긴급하게 투입이 되었는데, 이런 일이 일어났네요."


"..."


"계약 위반에 대한 대가는 알고 계시죠?"


"..."


"지금까지 보낸 시간은 즐거웠습니다,

그치만 계약 위반은 저지르신 일이니 이대로 끝입니다."


나는 성준에게 어떠한 말이라도 하고 싶었으나,

입에서는 말이 나오지도 않았다. 그저 떠나가는 그의 모습을

지켜보고 있을 뿐이었다.


"머리가 좋으신 줄 알았는데, 사람을 생각하는 마음은

썩 좋지 않은 거 같으시네요."


"..."


친구를 잃었다.

아니... 친구 보다 소중한 걸 잃어버린 듯 했다.

또 다시 같은 일을 반복 했다.

남을 전혀 생각하지 않은 내 이기적인 행동으로

누군가 상처를 입었다.


분명히 그가 상처를 입을 거라는 걸 뻔히 알고 있었던

나였을 텐데.

난 도대체 무슨 짓을 저지른 걸까,


오늘은 어째서 인가 술이 마시고 싶지 않았다.


회사에서 있던 상사는 더 이상 나에게 친근하게 대하지 않았다.

아마도, 자신과의 약속을 어겨버린 나에게 실망을 한 게

분명할 것이다.


회사에 있는 후배는 살짝 우울해졌다, 스퀸십을 시도했는데.

미소를 지으면서, 계약 위반에 걸릴 짓은 하지 말라는 말을 하면서,

자신에게 선을 그었다면서.

미움을 받고 있는 것 같다면서, 괴로워하고 있었다.


나 하나로 인해서 얼마나 많은 피해자가 생겨 버린 걸까.

그래도 이득을 본 사람이 한명이 있다면, 부장 정도 일까.

그녀 또한 애초에 나를 엿 맥이는 것 말고는 특별히 성공한 바는

없었지만 말이다.


이렇게 까지 오게 된다면, 자신의 행동에 후회하면서,

그냥 모든 걸 내려놓은 것이 평범한 경우겠지만.

내 머리 속에 번쩍이며 든 생각은 이미 뒤로 돌아갈 수 없는 거.

그냥 앞으로 나아가자는 생각이었다.


도대체 그가 그렇게 감추려는 것이 무엇인지, 그렇게 숩기고 싶어하는

과거라는 것이 무엇인지. 나로서는 알고 싶었다.

아니 알아야 했다, 이미 엎질러진 물.

물을 이미 엎질렀으니, 원하는 바라도 알아야겠다는 생각이었다.


그리고 그 답을 알려줄 사람을 나는 화장실에서 만났다.

"축하해, 나와 같은 처지가 된 걸."


"오늘 시간 있으신가요?"


"왜?"


"같이 밥이나 먹죠."


"음.. 너랑은 술 마시기 싫은데."


"술 마시는 거 말고, 그냥 밥 먹는 거요."


"나랑 굳이.. 왜? 밥을."


"물어보고 싶은 게 있어서요, 이미 물도 엎질러졌고."


"너 말이야... 상당히 미친 사람이구나..?"


부장은 거울을 통해서만 나를 바라보다가, 제대로

나와 눈을 마주치면서, 조심스럽게 물었고,

나는 그녀를 바라보면서 고개를 살짝 끄덕이면서 미소를 지었다.


"진짜.. 친구도 아닌 사람 하고 여기 올 줄은 몰랐는데..."


"뭐 어때요, 이것도 하나의 경험이죠."


"너하고는 이런 경험을 하고 싶지 않았어."


"그래도 여기에서는 제가 술을 먹고 날뛰지는 않으니까,

괜찮지 않나요?"


"그치... 남자친구랑 와야 할 아웃X에 웬수 같은 여자애랑

왔다는 걸 제외하면, 말이야."


"웬수라뇨.. 말이 심하시네."


"그래서 무슨 이야기가 하고 싶어서,

이런 곳에 나를 부른 거야?"


"성준이의 과거에 대해서 물어보고 싶어서요."


"아.. 너도 참 집요하다."


"집요할 수 밖에 없죠, 이거 때문에 관계를 거의다 잃었는데,

알아야 할 건 알아야하지 않을까요?"


"역시 상식 밖의 행동을 저질러주는 구나."


"그쪽은 알아서 벌을 받은 거잖아요,

저는 알려고 해서 벌을 받은 거고, 불공평하니까.

이왕 알고 벌을 받는 걸로 하죠."


"나참.. 정말로 어이가 없어서..."

나는 아주 당당하게 부장을 바라보면서 이야기를 했고,

그녀는 고개를 도리 도리 저으면서 한숨을 내쉬었다.


"어차피 잃을 것도 없으니, 끝까지 가겠다는 생각이구나?"


"뭐 그렇죠, 그래서 얼마나 많이 알고 계세요?"


"거의 전부 다라고 해도 상관 없지, 성준이가 워킹홀리데이에

나와있는 동안에는."


"스토킹을 하셨네요... 진짜 스토커셨구나..?

용캐 고소를 안 당하셨네요."


"용케 고소를 안 당했다니.. 그냥 우연으로 만난 거야... "


내가 그녀를 어이 없다는 듯이 이야기 하자,

그녀는 조심스럽게 시선을 피하면서 음료를 홀짝이며 말을 이어갔다.


"그래서 정말로 어떻게 만나게 된 거에요?"


"너도 보면 직관적으로 알겠지만, 우리 집안은 재력이 좋은 집안이야.

그래서 남들이 다 취업하느라 바쁘고, 무슨 일 하느라 바쁠 때,

난 혼자서 여행을 다녔어. 여러번 사귐과 헤어짐을 반복하느라.

피곤해져 있었거든."


"참 여행의 목적이라는 게... 가관이네요."


"에헴.. 그래서 한 때는 북유럽 국가에서 길을 잃었을 때가 있었거든."


그 순간은 머리가 멍했다, 말도 안 통하고, 핸드폰은 방전 됬고.

외국인만 다가오면 뇌가 정지해서, 아무 말도 못하겠고.

그들이 도움을 줄려고 해도,

나도 모르게 거부를 해서 도움을 받지 못하고 있었다.


"저기... 괜찮으세요?"


"네?"


눈 앞에는 가지런하게 정돈된 검은 머리카락에 부드러운 눈매,

상당히 상냥하면서 부드러운 목소리를 가지고 있는 남자애가 서있었다.


"필요.. 없거든요!"


"아니.. 이상한 걸 하려는 게 아니라.. 저기..

앞에서 일하는 사람인데... 아까 전부터 그 자리에

쭉 서있으셔서."


"아...."


"무슨.. 문제가 있으신가..해서..도움이 필요하시지 않나요?"


나는 유럽의 소매치기에 대한 소문을 많이 들었던 탓에

본능적으로 그의 도움을 거부했으나, 그는 어색한 미소를 보이며

나에게 친절하게 이야기를 해주었고, 그 순간 본능적으로

이 사람은 믿어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의 도움을 통해서 핸드폰을 충전하고, 택시도 불러서.

내가 있었던 숙소로 돌아갈 수 있게 되었다.

감사의 의미로 그에게 현찰을 주려고 했으나, 그는 미소를 지으며.

여행을 하는 데 쓰라면서 거부를 했다.

그 순간이었다, 나의 운명의 상대를 찾았다고 생각이 든 순간을.


순수한 천성을 가졌으며, 얼굴도 반반하고, 심지어 목소리까지도

취향에 맞는 모든 걸 갖춘 인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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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 32. 안녕 나의 거짓된 웃음들아. 21.10.20 4 0 7쪽
32 31. 숨기고 있는 슬픔. 21.10.19 6 0 7쪽
31 30. 어설프지만 따듯한 온기. 21.10.18 7 0 7쪽
30 29. 파티 인원 증가. 21.10.17 7 0 7쪽
29 28.회고록 21.10.16 8 0 7쪽
28 27. 20대 후반에 교복입고 놀이공원이라니... 21.10.15 7 0 7쪽
27 26.처음으로 사랑을 위해서 용기를 가진 날(2) 21.10.14 7 0 7쪽
26 25.처음으로 사랑을 위해서 용기를 가진 날. 21.10.13 10 0 7쪽
25 24. 고백을 받았던 곳. 21.10.12 10 0 7쪽
24 23. 첫 번째로 버릴 것. 21.10.11 8 0 7쪽
23 22.일찍 일어난 새가 벌레를 잡는다. 21.10.10 8 0 7쪽
22 21. 위기를 발판 삼아서. 21.10.09 7 0 7쪽
21 20.성준이(END) 21.10.08 7 0 7쪽
20 19. 성준이(2) 21.10.07 7 0 7쪽
» 18. 성준이(1) 21.10.06 9 0 7쪽
18 17. 계약 위반. 21.10.05 7 0 7쪽
17 16. 시말서 21.10.04 9 0 7쪽
16 15. 문제는 안 풀려도 잘 풀려도 짜증난다. 21.10.03 7 0 7쪽
15 14. 사랑과 관련된 문제는 상당히 귀찮다. 21.10.02 8 0 7쪽
14 13. 오래간만에 만난 그. 21.10.01 8 0 7쪽
13 12. 회사 내부에 왕따. 21.09.30 7 0 7쪽
12 11. 결혼을 하는데 적정연령은? 21.09.29 11 0 7쪽
11 10. 새로운 친구를 얻었다. 21.09.28 10 0 7쪽
10 9. 웃어줄래요? 21.09.27 10 0 7쪽
9 8. 못 빠져나가. 21.09.26 13 0 7쪽
8 7. 우연의 만남. 21.09.25 13 0 7쪽
7 6. 친구가 없습니다. 21.09.24 11 0 7쪽
6 5. 내가 아는 그의 과거. 21.09.23 11 0 7쪽
5 4.나는 어떻게 비추어질까? 21.09.22 12 0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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