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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소설 > 일반연재 > 로맨스, 중·단편

완결

LADEO
작품등록일 :
2021.09.18 14:14
최근연재일 :
2021.10.21 23:00
연재수 :
34 회
조회수 :
377
추천수 :
0
글자수 :
95,623

작성
21.09.28 23:00
조회
9
추천
0
글자
7쪽

10. 새로운 친구를 얻었다.

DUMMY

삐삐빅.. 삐비빅..

출근을 하기 위해서 맞추어 놓은 알람소리에

머리가 깨질 듯한 기분이 들면서, 나는 겨우 겨우 잠에서 일어났다.

창문 밖에서는 새소리가 조금씩 들려오고 있었다.


"아..."

평소 이상으로 과음을 한 후폭풍으로 원래 술을 마셨을 때와 달리

두통과 속 쓰림, 근육통이 동시에 찾아왔다.


"도대체.. 얼마나.. 술은 먹은 거지?"


나는 치우지 않고, 주변에 놓여져 있을 술병을 찾아 고개를

이리저리 돌리면서 살펴보았지만, 분명히 있어야 할 술병은 없고.

반쯤 개판이 되어있어야 할 집안은 왠지 모르게 깔끔하게

정돈이 되어있었다.


잠시 동안 멍하니 생각을 하다가, 상황 파악을 위해서,

이 집안에 성준이가 있나 살펴보기 위해서, 이것 저곳을 돌아다니며.

그의 흔적을 찾아보려고 했지만, 성준은 이미 돌아간 모양인지.

집에서는 머리카락을 제외한 흔적은 찾아볼 수가 없었다.

아니 우리가 술을 마셨었다는 기록이 사라진 것 마냥.

너무 나도 깔끔하게 정리 정돈이 되어있었다.


성준의 흔적은 단 한 곳 부엌에 있는 식탁에서 발견을 할 수 있었다.

숙취해소제 여러개, 그리고 아마 해장을 하라고 마련한듯한

나 혼자서 먹으라고 있는 듯한 랩으로 쌓여져 있는 콩나물국과

간단한 반찬과 밥이 놓여져 있었다.


당연하게도 차가울 거라고 예상했던 콩나물국에는 아직 온기가

남아있었고, 나는 화들짝 놀라면서, 급하게 집 밖으로 걸어나가서,

문을 열면서, 그가 혹시나 급하게 나가고 있나 살펴보았지만.


그곳에서도 나는 성준의 흔적은 찾아볼 수가 없었다.

그가 모든 걸 정리하고 바람과 같이 사라진 것이 이상했지만.

일단 해장이나 하자는 생각으로 조심스럽게 탁자 앞에 있는

작은 의자에 앉아서, 숟가락으로 국물을 조심스럽게 떠서,

조심스럽게 들이켜보았다.


'맛있다... 그리고 따듯하다..'


국물을 마시마 마자, 부드러운 목 넘김이 나도 모르게,

스스로를 미소가 지어졌다.

그리고 조심스럽게 콩나물을 씹고, 밥을 한 숟가락 퍼먹고.

오래간만에 제대로된 해장이자, 아침식사를 했다.

그가 한 요리를 먹으면서 든 생각은 그가 요리를

잘 한다는 생각보다는 얘는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나한테

이렇게 친절하게 구는 건지 의심이 갔다.


애초에 이런 걸 한다고 해서, 사랑을 느끼지는 않지만 말이다.

오히려 약간 엄마의 따듯함.. 엄마가 살아있었다고 해서..

이런 걸 해주실 지는 모르겠지만.

아마 이런 감정을 느끼지 않을까 싶었다.

사랑이기는 사랑이지만.. 이성으로서의 사랑을 느끼기보다는

엄마의 말로 표현을 할 수 없는 안정감을 주는

사랑이라고 해야 할까?


아무튼 적어도 이성적인 호감을 느끼기에는 힘들었다.

그렇게, 콩나물국을 완전히 비우고 나서, 콩나물국

그릇 밑에서 접혀있는 A4용지 정도의 크기를 가진 종이를 발견했다.



국 그릇 밑에 있었던 것은 다름 아닌 성준이 남기고간 편지였다.


"얘는.. 내가 국물 흘리다가 받침대인 줄 알고 버리면,

어쩌려고 이걸 여기다가 놓은 거야..?"


깊은 한숨을 내쉬면서 많은 내용이 적혀있는 종이를 바라보면서

한숨을 내쉬면서 말했다.


-한지연씨에게.


반갑습니다, 한지연씨 이성준 입니다.

이 편지를 제대로 읽고 계시다면 둘 중 한 가지겠죠.

콩나물국을 먹고 붙어있는 거 보고, 신경 안 쓰다가.

나중에 떼어내서, 물로 완전히 젖은 상태에서 발견했거나.

혹은


눈치 좋게 알아채서, 떼어내서 읽고 있는 경우 겠죠.

우선 식사는 맛있게 하셨기를 바랍니다.

전자인 경우에는 뭐 이대로 저희 인연이 끝이라는 소리겠고.

후자인 경우에는 운 좋게, 저랑 대화를 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된 거겠죠, 저는 당신이 편지를 확인했는지.

하지 않았는지 정도는 알아챌 수가 있어서 말이에요.


우선은 당신은 저와 술 친구가 되고 싶다고 하셨고.

제안을 하나를 했습니다.

'잘 웃기.' 평소 생활에서 너무 울상을 짓고 있지 말고,

조금이라도 더 미소를 지어 달라는 부탁이었습니다.

그럼 좀 더 부탁을 하도록 하겠습니다.

다른 것이 아니라 제 뒷조사를 하지 말아줬음 좋겠습니다.

제 입으로 스스로 제 과거에 대해서 이야기 하기 전까지는


다른 사람에게 제 과거에 대해서 물어서, 저를 판단하는 짓은

하지 않았으면 좋겠네요.

그리고 저희는 언제까지나 술과 관련된 친구로서,

서로 동의가 있지 않는 한에 예고하지 않은 상태로

사적인 장소에 초대하지 않아줬으면 좋겠습니다.


위 예시들만 지켜주신다면, 당신의 술친구가 되도록 하겠습니다.


"뭘.. 하려는 거야?"

너무나도 형식적인 그의 말투에 당황스러운 나머지

잠시동안 멍한 표정으로 종이를 들고 서있었다.

이걸 보면 엄청나게 날카로워서 나를 좋아하는 건

아닌 거 같고.. 아무리 생각해도 그에 대해서 이해하기가

어려웠다.


한편으로는 그의 선을 긋는 듯한 그의 행동이 마음에 들기도 했다.

그래서 결과적으로 나는 그의 요구를 받아들이기로 했다.


<아침의 비밀>

성준은 사실상 밤을 샜다, 이유는 특별히 없었고,

지연이 먼저 잠에 빠졌는데, 술을 많이 마셔서 그런 건지.

아니면 선천적으로 코를 많이 코는 성격이었는지,

혹은 피곤해서 그랬던 건지.

코를 미친듯이 골면서, 성준이 잠에 들지 못하게 만들었다.


그가 잠에 들지 못해서 처음으로 한 일은 다름 아닌 청소였다.

널부러져 있는 맥주병들을 치우고, 분리수거를 하기도 하고.

음식물 쓰레기를 치우기도 하고, 유통 기간이 지난 음식물들을

처리했다.


두 번째로 그가 한 일은, 잠깐 자신의 집으로 돌아가서,

냉장고에 있는 몇몇 식재료를 이용해서, 요리를 만들었다.

그리고 요리가 완성이 되고, 작은 식기에 담고.

이를 랩으로 포장을 한 다음에

자신이 집에서 요리를 하면서, 작성을 했던 편지를 조심스럽게.

내려놓고 나서 그녀의 집 밖으로 나왔다.


그리고 나서 얼마 뒤, 전화가 자신의 누나에게 전화가 왔다.

"야!! 너 지금까지 밖에서 뭐하고 있어?"


"아니.. 20대 후반 남자애가 뭘 할지를 왜 걱정해.."


"집에는 들어와야 할 거 아니야!!!"


"집에 왔다갔어.."


"너 지금 어디있는데."


"밖에서 운동하고 나서 좀 쉬고 있어,

지금 돌아갈게.."


성준은 적당히 자신의 누나에게 둘러대면서,

몸에 피로가 가득찬 상태로 집으로 터덜터덜 걸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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