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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어줄래요?

웹소설 > 일반연재 > 로맨스, 중·단편

완결

LADEO
작품등록일 :
2021.09.18 14:14
최근연재일 :
2021.10.21 23:00
연재수 :
34 회
조회수 :
380
추천수 :
0
글자수 :
95,623

작성
21.09.23 23:00
조회
11
추천
0
글자
7쪽

5. 내가 아는 그의 과거.

DUMMY

"나한테서 어떤 답변을 기대하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나한테서 적어도 네가 원하는 답변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거야."


"제가 원하는 답변이 뭐라고 생각하시는데요?"


"초면인 상대에게 이런 식의 위협적으로 다가오는 건,

그냥 네가 저 애가 마음에 들고,

근데 너한테 관심을 주지 않고, 내 이야기를 하니까.

단순 질투심으로 인해서, 하는 행동 아닌가?"


"..."

내 앞에 있는 그 애가 대답을 하지 않았음에도,

그녀의 싱숭생숭한 표정이 어느 정도 답변을 해주고 있었다.

한참동안 그녀를 보고 있었음에도

어차피 그녀에게서 더 이상으로 말이 나올 것 같지 않아서,

내가 말을 이어가기로 했다.


"뭐.. 네가 원하는 건지 아닌지.. 그건 잘 모르겠지만,

성준이의 이야기를 좀 해줄게."


성준은 태어난 것으로만 따졌을 때, 나보다 어리지만.

빠른 년생으로 학교에 들어왔다.

그와 처음 만난 것은 고등학교 때였다.


처음으로 만난 성준의 첫 인상은.. 최악이었다.

좋게 말하면, 자존감이 높은 사람.

나쁘게 말하면 너무 나도 오만한 사람.


상황에 대해서 긍정적인 방향성으로만 보면서,

절대로 현실이랑 직시하지 않으려는 듯한 모습이

이성적이며, 합리적인 판단을 중요시하던 나와 달랐던 그가

너무나도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는 타인의 잘못을 용서할 줄 알았다,

아니 자신이 다른 사람의 잘못했다는 진심이 담기지 않는

말에도, 그 사람의 잘못을 이해해주고. 보듬어주려고 했다.


얼마나 멍청한가, 적에게 자신의 허리를 도끼로 내리 찍으라고,

허가해주는 것과 도대체 뭐가 다른 일이라는 말인가.

그가 마음에 들지 않는 것은 이 뿐만이 아니었다.


대인관계 면에서 이야기를 하자면,

그는 많은 양의 친구를 다수로 사귀는 쪽.

나는 소수의 마음이 정말로 맞는 사람을 사귀는 쪽이었다.


성준은 마음에 맞지 않는 사람들과 계속해서 어울기기 위해

가면을 써서 억지 연기까지 하면서,

그 사람들과의 관계를 끝까지 유지했다.


지금은 어떻게 되었는지는 몰랐다.


그가 나에게 고백한 것은 고등학교 2학년,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같은 반이 되었을 때.

그는 2달 동안 나를 보다가 이내 고백했다.


성격도 맞지 않고, 생각도 맞지 않고.

심지어 입맛조차 반대였기에,

나는 그의 고백을 가차 없이 거절했다.

그리고 그의 고백을 거절하고 한 달이 지나지 않아,

죽었던 남자친구와 사귀게 되었다.


"음..."


"왜 그런 눈으로 나를 쳐다보는 거야?"


"아니 사람이 어떻게 그런 식으로 비뚤어질 수 있나 싶어서요."


"비뚤어지다니?"

그녀는 나를 이상한 사람 취급을 하는지,

혐오스럽다는 듯한 눈으로 쳐다보고 있었다.


"아니.. 어떻게 사람의 부정적인 모습만을 보려는 거죠?"


"응?"


"자기가 한 말을 생각해보세요, 자기하고

생각의 차이 조금 있을 뿐인데, 취급하는 건.

완전히 좋은 부분이 아닌 결점 투성이 마냥 이야기하고 있잖아요.

그리고 실질적으로 오만한 건 당신 쪽인 거 같은데."


"뭐..?"


"하여간.. 전 남친분도 상당히 고생하셨겠네요,

여자친구가 자기 입장만을 존중해주기를 원하는

사람이었으니.."


"뭐라고 했냐?"


순간적으로 그녀가 우연히 던진 말에

수류탄의 핀이 뽑힌 것 마냥,

멀쩡했던 내 분노가 터지기 직전까지의 상태로 바뀌었다.


"솔직히 말해서 생각해봐요, 그쪽 다른 사람 볼 때.

긍정적인 면을 안보죠? 무조건 부정적인 쪽으로만

보려고 하지 않아요?"


"..."


"성준이가 좋아한다고 해서, 어떤 사람인지

기대했는데, 막상 만나보니, 좋은 사람은 아니었네요."


그 여자애는 자리에서 일어나서, 자리를 떠난 이후에도.

내 머리 속은 성준이가 나에게 관심이 아직 있다는 사실이 아닌.

내가 다른 사람을 부정적으로만 평가한다는

사실을 스스로 납득해버렸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나는 그걸 지금까지 내가 이성적인 판단을 내리고 있었다고

정의해왔다.

단 한번도 그런 생각을 해본 적이 없었던 나는 멍한 상태에 빠졌다.

모두들 나를 축복을 해주었으니까,

항상 나에게는 잘했다는 말을 해줄 뿐이지.

잘못했다는 말은 하지 않았으니까.


순간 전 남자친구와 보냈던 시간이 필름이 넘어가듯이

떠오르기 시작했다.

잘생기고, 뛰어나고, 유능하고, 성품까지 좋은 완벽한 인간.

그는 항상 나에게 모든 것을 맞추어주었다.

항상 내 우울증을 걱정해서, 나와 시간을 보내주었고.

나쁜 생각을 하지 못하도록, 여러 방면에서 날 지지 해주었던,


나의 핵이라고 불러도 될 정도의 무척이나 소중한 존재였다.

하지만 그가 고통을 이야기했을 때, 나는 무엇을 했는가?

그가 괴로움에 빠져있을 때, 나는 무엇을 했는가?

그가 자살을 선택하기 전까지, 나는 무엇을 했는가?


머리속이 혼란스러워 지면서, 내 스스로가 역겨워지기 시작했다.

난 그걸 왜 지금 와서야..

생판 모르는 남이 한번에 알 수 있을 정도로

심각한 오만을 지금까지 모르면서 살아온 것일까?


스스로를 혐오하며, 죽고 싶어진 순간 문득 내 머리 속에

든 생각은 단 한 가지 뿐이었다.


'술이나 먹자.'


자기혐오에 휩싸여 무거운 발걸음을 터벅터벅 옮기며.

술을 사서

집에 들어가기 전에 머리 좀 식힐 겸,

하천이 있는 쪽으로 산책을 했다.


'내가 죽었을 때.. 내 죽음에 대해서.. 슬퍼해줄 사람은..

몇 명이나 될까?'


친구들..? 친한 선배님...? 친척들은.. 오긴 오려나..?

멍한 표정으로 하늘을 바라보며, 부자들의 명언에 대해서 생각했다.


워라밸은 존재하지 않는다, 성공한 이에게 워라밸은 존재하지 않는다.

[워라밸- 워크 앤 라이프 밸런스(Work and Life Balance)]

어쩌면 그 길이 결국에는

내가 가야하는 길 일지도 모르는 생각이 들었다.

가족과 자신의 삶을 소중한 이에게 이를 깨는 것은 힘들지 몰라도,


어차피 평생 독신으로 살 것이고, 취미라는 것도 딱히 없는데.

무너져도 딱히 문제가 안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미 잃어버릴 것은 다 잃었기 때문이다.


으르르.. 알 알!!!!


그때 뒤에서 소형견이 짓는 소리와 함께 나는 정신이 번쩍 들면서,

고개를 뒤로 돌렸고. 그곳에는 츄리닝을 입고, 자신의 강아지를

산책 시키는 성준이가 서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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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25.처음으로 사랑을 위해서 용기를 가진 날. 21.10.13 10 0 7쪽
25 24. 고백을 받았던 곳. 21.10.12 10 0 7쪽
24 23. 첫 번째로 버릴 것. 21.10.11 8 0 7쪽
23 22.일찍 일어난 새가 벌레를 잡는다. 21.10.10 8 0 7쪽
22 21. 위기를 발판 삼아서. 21.10.09 7 0 7쪽
21 20.성준이(END) 21.10.08 7 0 7쪽
20 19. 성준이(2) 21.10.07 7 0 7쪽
19 18. 성준이(1) 21.10.06 9 0 7쪽
18 17. 계약 위반. 21.10.05 7 0 7쪽
17 16. 시말서 21.10.04 9 0 7쪽
16 15. 문제는 안 풀려도 잘 풀려도 짜증난다. 21.10.03 7 0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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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12. 회사 내부에 왕따. 21.09.30 7 0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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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10. 새로운 친구를 얻었다. 21.09.28 10 0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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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7. 우연의 만남. 21.09.25 13 0 7쪽
7 6. 친구가 없습니다. 21.09.24 12 0 7쪽
» 5. 내가 아는 그의 과거. 21.09.23 12 0 7쪽
5 4.나는 어떻게 비추어질까? 21.09.22 12 0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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