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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존수 님의 서재입니다.

개천에서 난 히어로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오존수
작품등록일 :
2018.08.30 19:41
최근연재일 :
2020.11.07 01:53
연재수 :
25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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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92,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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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415
글자수 :
1,341,764

작성
19.05.26 1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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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1쪽

성일전자 (3)

DUMMY

'그냥 가서 깽판 한 번 만들어? 어차피 성일전자 저놈들도 공정한 경쟁을 하는게 아니잖아.'


상혁이 속으로 어떤 생각을 하는지 모르는 백진호는 새로운 대안을 제시했다.


"그런데 말이야.."


상혁은 백진호의 목소리에 고개를 들고 똑바로 바라보았다.


"국내 사정이 이렇다보니 나도 그 대책마련에 한동안 고심한 적이 있거든.."


백진호는 경청하는 이상혁에게 웃으며 말했다.


"대한민국만이 세상의 전부는 아니잖아? 일단 부품을 해외에서 구해오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야. 부품 수급처를 다원화 하는거지."


"아.."


이상혁은 머리를 망치로 한 대 맞은 것 같았다.


대한민국만 전자부품을 판매하는 나라가 아니었다. 국내에서 부품을 구하지 못한다면 해외에서 구하면 되었다.


상혁은 자신이 우물안 개구리였음을 인정하며 감사를 표했다.


"정말 감사드립니다. 그런 방법이 있었군요. 저는 사업 자체가 처음이라 거기까지는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백진호는 이상혁의 말에 인자한 미소와 함께 추가적인 조언을 해주었다.


"처음에는 누구나 미숙하지. 이해하네. 그리고 우리 회사랑 관계를 맺고있는 업체들을 소개시켜 줄테니 거기부터 시작해봐. 그러면 훨씬 수월할거야."


찾던 길을 알려주고 고속도로까지 안내해준다는 말이었다.


"아.. 너무나도 감사드립니다."


상혁이 허리를 굽히며 감사를 표하자 백진호는 아무것도 아니라는 듯 말했다.


"아니야, 괜찮아. 자네는 내 목숨을 구해주었는데 이 정도야 뭐.."


"아휴.. 그게 언제적 일인데 아직도 그러십니까.."


"아니야. 지금까지 내가 살아있는게 자네 덕분이라는 것을 잊은적이 없다네."


"하하.."


그렇게 백진호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성일그룹 지도부를 구원했다.




**




이상혁은 윤소희와 함께 일본의 부품업체에 방문한 상황이었다.


둘은 청소기를 꺼내놓고 제품에 대한 설명과 함께 부품 수입에 대한 얘기를 꺼냈다.


"이게 그 청소기라구요? 그런데 정말 말씀하신 것과 같은 성능이 나오나요?"


일본 업체 관계자는 믿기지가 않는다는 표정으로 되물었고, 윤소희는 자신있게 대답했다.


"그럼요. 당연히 됩니다. 그러지 않았다면 한국에서 그렇게 인기를 끌지 못했을 거예요."


"흐음.. 한 번 테스트를 해봐도 되겟습니까?"


"물론입니다."


그리고 SH전자의 청소기를 직접 시험해본 부품업체 관계자는 눈이 동그래져서 잔뜩 흥분한 표정으로 스고이를 연발했다.


"와~ 세상에.. 이게 정말 되다니, 대단합니다! 이건 우리 일본에서도 먹히겠어요!"


그러면서 부품 공급은 당연하고, 아예 일본내 제품 유통도 하자고 했다.


"그렇게 해주시면 우리야 감사하지만, 유통업체를 소개해주시는 댓가를 어떻게 해드려야 할지.."


윤소희의 말에 부품업체 관계자는 걱정하지 말라는 듯 말했다.


"제품이 많이 팔릴수록 우리 부품을 많이 써주실 것 아닙니까? 이런걸 보고 서로 윈윈한다고 하지요. 꼭 합시다. 나중에 우리 회사를 배제시키지만 않아주시면 됩니다. 그리고 원하시면 미국, 유럽쪽 바이어도 소개해드릴 수 있습니다."


"아.."


윤소희와 이상혁은 갑자기 찾아온 행운에 말문을 열지 못했다. 국내에서 돌파구를 찾지 못해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가까운 일본에 와본 것인데, 이 업체 담당자가 이렇게 발이 넓어서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생각을 꿈에라도 해봤을리가 없었다.


"알겠습니다. 오늘의 이 감사함은 꼭 잊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회의 내내 입을 열지않고 지켜보기만 하던 이상혁이 감사의 말을 전했고, 일본 업체 관계자는 손사래를 치며 말했다.


"정말 괜찮습니다. 저는 두 회사가 같이 이득을 보는 거래를 하는 것 만으로도 충분합니다."


이날의 미팅은 이렇게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마무리되었고, 이후 몇 개의 업체를 더 방문하여 필요한 부품들의 수입 계약을 마친 이상혁과 윤소희는 좋은 소식과 함께 한국으로 돌아왔다.




**




이 날 이후 해외 판매까지 시작한 청소기는 재고가 줄어들기 시작했고, 부품도 들어오기 시작하며 공장의 가동률이 올라 정상 수준이 되었다.


전화위복이라 하였던가, 해외 판매가 입소문을 타기 시작하면서 한국 시장과는 비교도 되지않게 큰 해외시장 판매물량이 점점 늘어났고, 급기야 확장한 공장까지 풀 가동을 해도 그 물량을 댈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그리고 국내 판매는 여전히 인터넷 판매로만 진행하였는데, 해외에서 들여오는 부품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국내 판매 가격이 올라감을 고지했다.


이에 대해 인터넷에서는 말들이 많았다.


- 뭐야? SH 얘네 뭐 때문에 갑자기 가격을 올려?


- 그러니까. 돈 좀 벌었다고 배짱 튕기는건가? 어떻게 물건은 변한게 없는데 뜬금없이 가격만 올려?


- 공지 좀 읽어봐라 인간들아. 국내 부품업체가 갑자기 물건을 안준다잖아.


- 그러니까 왜?


- 뻔하지 뭐. 국내 대기업들이 잘나가는 중소기업 견제한거지.


- 말이 되냐? 대기업이 뭐 할일이 없어서 중소기업한테 지저분한 짓을 하냐?


- 모르는 말씀. 우리나라 대기업들이 정당하게 실력만 가지고 큰 줄 아시나? 다 온갖 더러운 짓을 하면서 커온거임.


- 맞음. 공공연한 비밀, 아니 사실인데 그것도 모름?






인터넷에서 SH전자의 공지 때문에 엉뚱한 논란이 촉발되자 오히려 곤란함을 느낀 것은 윤소희였다.


"아.. 이 상황을 어떻게 하지?"


하지만 옆에 있던 이상혁은 가볍게 대답했다.


"뭘 어떡해. 냅둬. 우리가 거짓을 말한건 하나도 없잖아. 증명할 수 없는 추론만 말하지 않았으면 돼. 그리고 어차피 우리를 완전히 죽이려고 했던 애들인데 지금와서 뭐가 무서워? 백진호 회장님 아니었으면 꼼짝없이 우리 회사 뺏겼어. 아니면 부도처리 하고 망가지던가."


"그렇기는 하지."


"그래. 그러니까 걱정마. 어차피 성일 애들은 우릴 건드릴 수단이 더는 없어."


"응. 알았어."


윤소희는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한 후 이상혁을 지긋이 바라보았다.


"왜?"


이상혁이 무슨 일이냐는 듯 짧게 묻자 윤소희가 미소를 머금은채 답했다.


"우리 상혁이, 이럴 때는 누구보다 듬직하네. 역시 내가 찍은 남자다워."


"하, 하하.."


이상혁은 윤소희의 무언가 기대하는 듯 반짝이는 눈동자를 뒤로한채 후다닥 도망치려 했다. 하지만 그 시도는 윤소희의 손에 잡힌 손목에 의해 실패했다. 이상하게도 손목을 잡은 윤소희의 손을 뿌리칠 수가 없었고, 남자의 본능에 따라 윤소희가 잡아끄는 대로 얌전해질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윤소희는 이상혁의 손을 잡은채 사무실 문을 잠그고 책상으로 걸어갔다. 그리고 책상에 걸터앉아 상혁의 어깨에 두 손을 두르고 살짝 힘을 주어 끌어당겼다.


두 사람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입을 맞추었고, 서로의 입술을 탐했다.


한참을 그렇게 즐기던 둘.


윤소희가 이상혁의 가슴을 손으로 살짝 밀치자 상혁이 아쉬워하는 표정으로 입을 떼었고, 소희는 요염한 눈빛을 보이며 말했다.


"오늘은 여기까지."


"뭐?"


윤소희의 눈빛을 보고 내심 기대했던 상혁은 얼빠진 목소리를 내었고, 그 모습에 윤소희는 깔깔대며 웃었다.


"너, 뭘 기대한거니?"


"아, 아니, 그냥.."


"호호~ 장난이야. 너 정말로 나를 원해?"


이상혁은 말을 하는 대신에 윤소희의 눈을 똑바로 쳐다보며 고개를 천천히 끄덕여주었다.


하지만 윤소희는 오른손 검지손가락을 이상혁의 입술에 가져다대며 말했다.


"오늘은 안 돼."


"??"


"다음에 좋은 날을 한 번 잡아보자구. 오늘은 안 하는게 아니고 못 해."


"!!"


이상혁은 그제야 윤소희의 말 뜻을 알아듣고는 아쉬움에 가득찬 표정으로 꿍얼거렸다.


"그래.. 다음엔 꼭.."


그리고 윤소희는 이상혁의 행동을 보고 키득거렸다.


"어머~ 너 진짜로 아쉬웠구나?"


이상혁은 윤소희의 말에 얼굴만 붉힐 뿐이었다.




**




"이게 뭐하는거야? 코딱지만한 회사 하나도 어쩌지 못해서 역으로 당한다는게 말이나 돼?"


진동규 성일전자 미래전략기획부장, 성일그룹 3세로 현 성일그룹 회장의 맏아들이자 자타가 공인하는 성일그룹의 황태자는 화가 났음을 온몸으로 표현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 앞에는 정영선 성일전자 대외영업부 2팀 과장, 2팀장, 대외영업부장까지 나란히 서서 진동규의 질타를 받는 중이었다.


"이제 어쩔 거야? 저 놈들은 피해를 보기는 커녕 오히려 잘나가고 있고, 우리는 인터넷에서 역풍이 불고 있잖아! 기업은 이미지가 생명인 거 몰라?!"


정영선을 비롯한 세 명은, 입은 세 개지만 할 말이 없었다. 지금 벌어지는 사태에 대한 뚜렷한 대책이 있는 것도 아니었고 말이다.


"대책을 내놓으란 말이야, 대책을! 허수아비도 아니고 그렇게 서있기만 하면 되는거야!!"


"..."


결국 별다른 말도 못하고 계속 욕만 먹고있는 이들이었다.


"후.. 내가 밥만 축내는 버러지들을 데리고 무슨 대책을 구하겠니. 일단 이미지부터 바꿔야해. 소비자 감사세일이나 뭐나 암튼 이미지 제고를 위해 할 수 있는건 뭐든지 해. 이미지 광고를 해도 되고 뭐라도 하란 말이야! 어차피 우리가 SH놈들을 압박했다는 것을 증명할 방법은 없어. 그러니 지금 나빠진 인터넷 여론만 조금 손봐주면 돼."


"네, 알겠습니다."


진동규의 말에 셋이 고개를 숙이며 알았다고 하자, 진동규는 경고를 했다.


"당신들 이번이 마지막 기회야. 이번 일도 똑바로 처리 못하면 모가지 날아가는 거야. 그러니까 똑바로 해."


"네."


"나가봐."


그렇게 셋을 내보낸 진동규는 옆에 서있던 비서실장을 향해 말했다.


"자네는 어떻게 생각하나?"


"겉으로야 이미지 제고를 해야 하지만, 실제로는 이 건방진 것들을 손봐주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역시, 그렇지? 재계에 이 일이 소문나면서 우리가 너무 우습게 되었어. 아버지도 노발대발 하시고 말이야."


"거기 사장이 계집이니까, 늘 쓰던 방법을 쓰는 것이 좋겠습니다."


"흐음.. 일단은 조심스럽게 해야겠어. 겁만 줘. 괜히 잘못 건드렸다가 독한 년이 미친척 해버리면 우리가 또 곤란해질 수도 있으니까."


"네, 알겠습니다."


"그래. 내 김실장만 믿어. 저 버러지들은 밥만 축내지 할 줄 아는게 없어, 정말. 어휴~"


"좋게 봐주셔서 항상 감사드립니다. 믿음에 보답하여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잘 처리하겠습니다."


"그래."


그렇게 음모의 밤은 깊어만가고 있었다.


작가의말

5회째 연재입니다. 내일부턴 다시 한 주의 시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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