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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투기 쓴것] 코리안 좀비와 전투 호빗의 대결, 부산이 불타오른다

21일 부산사직실내체육관에서 UFC 파이트 나이트(Fight Night) '에드가 vs. 코리안 좀비' 대회가 열린다. 국내에서 개최되는 두 번째 UFC대회로 이전 서울 대회가 그랬듯 다수의 코리안 파이터가 출격한다. 국내 대회의 가장 큰 매력이라고 할 수 있다.

홍일점 '인천 불주먹' 김지연(29·MOB)이 아쉽게 빠지기는 했으나 '코리안 슈퍼보이' 최두호(28·부산팀매드), '스팅' 최승우(26·MOB/TNS엔터테인먼트), '마에스트로' 마동현(31·부산 팀매드), '닌자 거북이' 박준용(28·코리안탑팀), '미스터 퍼펙트' 강경호(32·부산 팀 매드), '격투기 강백호' 정다운(26·코리안탑팀) 등이 출격 예정이다.

그중에서도 단연 눈길을 끄는 것은 메인 이벤트를 맡은 '코리안 좀비' 정찬성(32·코리안좀비MMA)이다. 2015년 11월 서울 올림픽체조경기장에서 열렸던 서울 대회 당시 정찬성은 군 복무로 인해 출전할 수 없었다. 때문에 메인 이벤트를 맡을 코리안 파이터가 마땅치 않았고 이에 한국계 벤슨 헨더슨(35·미국)이 대미를 장식한 바 있다.

최근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유명세를 타고 있는 김동현은 당시 서울 대회에 출전했지만 메인 이벤트를 맡지는 못했다. 때문에 많은 국내 팬들은 '정찬성이 있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의 목소리가 컸는데 드디어 2회 대회에서는 흥행력을 발휘하게 됐다.

당초 정찬성의 상대는'T-CITY' 브라이언 오르테가(28·미국)였다. 오르테가는 랭킹도 높을 뿐더러 정찬성 입장에서 상성 관계도 좋은지라 충분히 좋은 상대로 평가됐다. 경기를 이길 경우 얻게 될 것도 많았다. 안타깝게도 시합을 한 달도 남기지 않은 시점에서 오르테가가 부상으로 하차했고 베테랑 '더 앤써(The Answer)' 프랭크 에드가(38·미국)가 그 자리를 대신하게 됐다.
 

(2) 프랭크에드가.jpg
 '더 앤써(The Answer)' 프랭크 에드가
ⓒ UFC


 
체력! 테크닉! 스피드! 작지만 강한 상대 에드가
 
라이트급을 평정한 이후 페더급에서도 꾸준히 강호로 군림한 에드가는 국내 팬들 사이에서 '전투 호빗'이라는 애칭으로도 불린다. 167.64cm의 작은 체구에 일격필살의 파워를 갖춘 것도 아니지만 경기를 지켜볼수록 감탄이 절로 나오게 하는 무시무시한 경기력의 소유자이기 때문이다. '작은 거인'이라는 말이 딱 어울리는 선수다.

에드가는 UFC 전 체급을 통틀어 가장 불가사의한 신체 능력을 보여줬던 선수 중 한 명이다. 겉으로 봤을 때는 파이터치고 작고 평범해 보이지만 5라운드 경기를 한번 지켜보고 나면 말도 안 되는 기량에 혀를 내두를 수밖에 없다. '저게 진짜 가능해…'라는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에드가는 다소 부족한 한방의 위력을 엄청난 스피드로 끊임없이 움직이면서 한 대라도 더 때리는 활동량으로 커버한다. 상대가 주먹을 한 번 낼 때 세 번, 네 번씩 내는 것은 물론 출중한 레슬링 실력을 앞세워 끊임없이 달라붙어 진흙탕 싸움을 벌인다. 당하는 상대 입장에서는 그야말로 정신을 차리기가 힘들다.

놀라운 것은 그렇게 쉬지 않고 싸우면서도 5라운드까지 기동력이 쉽게 줄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최상급 체력이 뒷받침되기에 가능한 플레이다. 결국 지친 상대는 시간이 지날수록 에드가의 덫에 빠져 잡아먹히고 만다. 자신은 체력이 떨어져서 몸이 제대로 안 움직이는데 반대로 에드가는 펄펄 날고 있으면 정신을 차리기 쉽지 않을 것이다.

또 하나 놀라운 점은 외모와 전혀 어울리지 않는 맷집이다. 스피드와 체력은 엄청난 훈련량으로 만들어졌다고 하더라도 경기 중 보여주는 괴물같은 내구력은 '만화 캐릭터가 아닌가' 의심스러울 정도다. 무수한 경기를 치르면서 에드가는 종종 위험한 한방을 허용하기도 했다.

넉아웃으로 나가떨어져도 어쩔 수 없을 만큼 아찔한 장면도 많았으나 지난해 오르테가를 제외하고는 누구도 에드가를 때려눕히지 못했다. 오르테가전 KO패 조차 많은 나이만 아니었으면 없었을 것이다는 의견도 많다. 이전까지 에드가는 판정으로만 5패를 당했을 뿐이다. 설사 경기를 내어주더라도 끝까지 끌고 가는 근성의 소유자였다.

에드가의 회복력은 무시무시한 수준이었다. 어지간한 펀치는 그대로 버티어내면서 반격해버리고, 휘청거리며 제대로 충격을 받은 것 같은 공격에도 조금만 시간이 지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 바로 회복해버린다. 보통은 많이 얻어맞은 만큼 체력도 떨어지는 게 일반적이지만 에드가는 위기 상황 후에도 좀처럼 데미지가 쌓이거나 움직임이 줄어드는 모습을 노출하지 않았다.

현재의 에드가는 전성기에서 다소 내려와 있는 상태라고 보는게 맞다. 수 년 전만 해도 '악명 높은(Notorious)' 코너 맥그리거(31·아일랜드)조차 두려워하고 피한다는 얘기가 있을 정도로, 까다로운 상대의 대명사였으나 30대 후반에 이른 상태에서 신체능력이 조금씩 떨어지는 모습이다. 물론 이것은 어디까지나 최상위권 경쟁에 해당된다. 여전히 에드가는 체급내 경쟁자들에게 높은 벽임은 분명하다.
 

(1) 정찬성.jpg
 '코리안좀비' 정찬성
ⓒ UFC 아시아 제공


 
정찬성, 에드가 레슬링 이겨낼까?
 
김동현의 압박형 그래플링, 최두호의 펀치 카운터 등 상당수 코리안파이터들은 자신만의 확고한 파이팅 스타일을 가지고 있다. 반면 정찬성은 아직까지도 주특기가 무엇이라고 단정 짓기가 어렵다. 펀치, 플라잉니킥, 서브미션 등 다양한 방식으로 경기를 풀어나가기 때문이다. 실제로 정찬성은 UFC에서 거둔 5승을 각기 다른 방식으로 가져갔다. 상대 입장에서는 더욱 까다로울 수밖에 없다.

하지만 최근 들어 정찬성은 타격, 특히 펀치의 비중이 높아지는 모습이다. 이는 군 전역 후 더욱 두드러진다. 예전처럼 엄청난 활동량을 가져가기보다는 타이밍을 잡아 삽시간에 카운터를 꽂아 경기를 끝내버린다. 데니스 버뮤데즈전에서의 그림같은 어퍼컷, 헤나토 모이카노를 침몰시킨 카운터펀치 등이 대표적이다.

현재 정찬성의 타격은 체급내 어떤 랭커와 붙어도 할만하다는 평가다. 터프가이 버뮤데즈, 운영형 파이팅의 대가 모이카노를 펀치로 잡아냈을 뿐 아니라, 통한의 역전패를 허용하기는 했지만 태권도 파이터 야이르 로드리게스(27·멕시코)에게 막판까지 점수에서 앞서가는 등 스탠딩 대결서 꾸준한 경쟁력을 과시해왔다.

정찬성 입장에서는 에드가의 레슬링을 조심할 필요가 있다. 그간 단신 에드가의 스탠딩 타격이 먹힐 수 있었던 데에는 끊임없는 활동량과 기동성도 이유중 하나겠으나 무엇보다 레슬링과의 연계동작이 좋다는 이유가 가장 컸다. 언제 총알같은 테이크다운이 들어올지 모르는지라 상대는 온전히 에드가의 타격에 대응하기 어려웠다.

에드가 역시 쉴 새 없이 치고 빠지는 잔타격을 점수 쟁탈전에서 플러스 요소로 잘 활용했다. 깊게 들어가지 않은 채 포인트 싸움을 하다가 상대가 카운터를 조준하는 타이밍에 태클을 시도하거나, 거리가 잡혔다 싶은 순간에는 빠르게 파고들어 클린치 후 테이크다운을 노렸다. 혹은 테이크다운을 치는 척 하다가 펀치와 킥을 내며 혼선을 줬다. 격투 아이큐가 아주 좋은 선수라 할 수 있다.

에드가에게 한번 흐름을 넘겨주게 되면 바꾸기 쉽지 않다. 노련한 에드가는 본인이 흐름을 뒤집으면 뒤집었지, 자신이 가져간 흐름을 빼앗기는 모습은 찾아보기 어렵다. 에드가를 이긴 조제 알도, 브라이언 오르테가, 맥스 할로웨이 등은 초반부터 에드가와의 흐름싸움에서 우위를 점하고 들어간 케이스들이다. 에드가의 테이크다운이 통하지 않았다는 공통점도 있다.

과연 정찬성은 UFC 레전드 에드가를 제압하고 체급내 타이틀전선의 복병으로 치고 나갈 수 있을까, 부산에서 펼쳐지는 코리안좀비 극장에 격투 팬들의 시선이 몰리는 이유다.


- 문피아독자 윈드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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