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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투기 쓴것] 재능+노력, 만들어진 천재복서 메이웨더

세기의 대결 맥그리거 vs. 메이웨더를 말한다④


인터뷰 메이웨더.jpg
 현재의 메이웨더는 '천재성'과 '노력'으로 만들어졌다.
ⓒ SHOWTIME 제공


UFC 라이트급 챔피언 코너 맥그리거(29·아일랜드)와 '무패복서' 플로이드 메이웨더 주니어(40·미국)의 복싱 빅매치가 코앞으로 다가왔다. 둘은 오는 27일(한국시각)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가스 T-모바일 아레나에서 세기의 빅 이벤트를 예약했다. 경기 성사를 두고 여러 가지 말들이 오가고 있지만 '흥미'라는 단어만 놓고 봤을 때는 관심이 안갈 수 없는 매치업 임은 분명하다.

사실 맥그리거와 메이웨더의 대결은 복싱 역사상 가장 전력 차이가 많이 나는 미스매치중 하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현 UFC 챔피언vs전 복싱 챔피언, 사우스포(왼손잡이) 카운터 명인vs오소독스(오른손잡이) 아웃복서, 아일랜드 백인vs아메리칸 흑인, 독설가vs독설가 등 캐릭터적인 대립구도가 차고 넘친다. 이러한 여러 가지 요소가 흥행에 대한 기대치를 한껏 끌어올렸던지라 매치업이 성사될 수 있었다.

하지만 둘이 사각의 링에 올라 승부를 가릴 종목은 복싱이다. 다른 격투스포츠도 마찬가지겠지만 복싱은 특히 어렵다. 두 주먹만 쓴다는 점에서 얼핏 단순해보이지만 그러하기에 상대를 공략하기가 쉽지 않다. 킥복싱 등 다른 입식 격투기는 펀치뿐 아니라 킥과 무릎까지 써가며 고루 공략한다. 상대의 상하체를 다양하게 때리며 타격점을 넓힐 수 있다.

반면 복싱은 안면, 복부 등 지극히 정해진 부위만을 때려야 한다. 상대가 압박을 하면 어디를 공략할지 어느 정도는 짐작 가능하다. 복싱의 큰 글러브로 가드를 굳건히 하면 타격점은 더욱 좁아진다. 쉴새없이 펀치가 오가면서도 넉 아웃이 쉽지 않은 이유다.

더욱이 복싱은 가장 오래된 현대 격투스포츠중 하나다. 정해진 부위를 노려 상대를 눕히기 위한 여러 가지 테크닉과 전술이 아주 오랜 시간 동안 꾸준히 발전해왔다. 선수들은 그 치열한 사각의 전쟁터에서 자신의 특성과 재능을 살려 아웃복서, 슬러거, 스워머 등 다양한 형태로 진화를 거듭했다.

메이웨더는 그러한 복싱계에서 역사상 최고 복서 중 한명으로 꼽히는 인물이다. 49승(26KO승) 무패의 기록도 놀랍지만 다수의 체급을 오가며 정상급 선수들을 맞아 만들어진 결과물이라는 점에서 더욱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거기에 워낙 디펜스가 좋은지라 실제 경기에서 그에게 시원한 정타 한번 제대로 꽂은 선수 조차 드물다. 복싱 역사상 가장 대단한 천재과에 속하는 복서라 할 수 있다.

복싱집안에서 제대로 성장한 최종병기 메이웨더

캐릭터, 경기 내용 등에 대해서는 호불호가 갈리는 메이웨더지만 그의 복싱테크닉에 대해서만큼은 이견의 여지가 없다. 특히 수비적인 부분은 신의 경지에 이르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빼어난 동체시력과 유연하고 빠른 몸놀림, 여기에 타이밍 포착 능력을 바탕으로 상대의 공격을 피하고 막아내는 것은 물론 다양한 자신만의 테크닉까지 동원해 본인 주변에 완벽한 보호막을 쳐버린다.

그로인해 메이웨더를 상대하는 선수들은 시간이 흐를수록 점점 투지를 잃어가고 멘탈붕괴 상태로 접어드는 경우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복서가 가장 큰 자신감을 얻을 때는 본인의 공격이 상대에게 통할 때다.

하지만 메이웨더를 맞아서는 그동안 쌓아왔던 모든 화력이 무력해지는 경험을 겪는지라 이른바 마음이 꺾여 버리기 일쑤다. 반면 치밀한 메이웨더는 자신이 압도적으로 유리한 상황에서도 좀처럼 방심을 하지 않고 끝까지 페이스를 유지하며 혹시나 있을 이변의 가능성마저도 허락하지 않는다.

인터뷰 메이웨더2.jpg
 메이웨더의 장점중 하나는 언론을 상대할줄 안다는 부분이다.
ⓒ SHOWTIME 제공


이렇듯 메이웨더가 엄청난 복싱머신이 될 수 있었던 배경에는 타고난 천재성도 있지만 여기에 더해 어릴 때부터 꾸준히 복싱만해온 조기교육의 영향도 크다.

메이웨더는 복싱 집안에서 성장했다. 그의 부친은 빠르고 투지 넘치는 세계 랭커였으며, 2명의 삼촌은 챔피언벨트를 차본 만만치 않은 실력자들이었다. 하지만 메이저 단체에서 롱런한 스타급과는 거리가 멀었던지라 대단한 커리어는 없다. 퍼넬 휘테커, 홀리오 세자르 차베스, 오스카 델라 호야 같은 레전드와 맞붙어본 경력 등이 내세울 만한 자랑거리일 정도다.

그래서일까, 부친과 삼촌들은 최선을 다해 메이웨더를 훈련시켰다. 훗날 그의 부친의 말에 의하면 "채 걷기도 전에 들어 올려 키를 맞추고 샌드백을 치게 했다"고 말했을 정도다. 조기교육 스타가 적지 않은 상황에서도 흔치않은 케이스라 할 수 있다. 복서 집안의 피를 물려받은 가운데 인생의 첫 스타트를 복싱과 함께 끊은 것이다.

메이웨더는 어릴 때부터 마음가짐이 남달랐다. 복싱으로 조기교육을 받기는 했지만 집안환경은 유복함과는 거리가 멀었다. 조그만 집에서 대가족 생활을 했는데 경제적인 부분은 둘째 치고 크고 작은 사고가 끊이질 않았다. 마약에 총기사고까지 있었다. 어찌보면 삐뚤어질 수도 있는 환경이었으나 그럴수록 메이웨더는 운동에 집중했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자신의 키 만한 가방을 메고 버스를 탄 채 체육관에 가는 일상을 멈추지 않았다. 인생의 버팀목이었던 할머니를 생각해서라도 자신이 집안을 이끌어가야 한다는 생각을 끊임없이 했다고 한다. 성공한 흑인스타들이 그렇듯 좋은 멘탈을 가지고 있었다.

어릴 때부터 심한 훈련과 많은 경기를 뛰면 무에타이 선수들의 경우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일찌감치 노쇠화가 올 수 있다. 나이가 많지 않더라도 신체적 데미지가 지속적으로 쌓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메이웨더의 경우는 조금 다르다. 서로 치고받으며 충격을 교환하는 스타일이 아닌 상대는 때리면서 자신은 잘 맞지 않는 복싱을 해왔기 때문이다. 훈련 역시 매우 체계적으로 실시했다. 평생을 복싱만 해왔음에도 불구하고 크게 몸을 상하지 않고 롱런할 수 있었던 배경이다.

타고난 재능에 성실한 훈련 자세까지 겸비했던 메이웨더는 일찌감치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고등학생 신분으로 크고 작은 대회에서 성인들과 경쟁해 여러 차례 우승을 차지한 것을 비롯 19살에 애틀랜타 올림픽에 국가대표로 출전해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8강에서 당시 유력한 우승후보로 꼽히던 쿠바의 로렌조 아라곤을 접전 끝에 잡아내며 금메달이 가시권에 들어왔으나 4강에서 편파판정의 희생양이 되고 만다. 당시 경기는 현재까지도 끊이지 않고 얘기가 흘러나올 정도다. 이후 메이웨더는 곧바로 프로로 전향했고 지금껏 패배를 모르는 사나이로 군림하고 있다.

메이웨더의 대단한 점은 동시대 자신과 함께 군림했던 쟁쟁한 강자를 모두 제압했다는 부분이다. 잦은 구설수와 비호감적인 언행으로 인해 역대 어떤 복서보다도 안티가 많은 인물이지만 커리어적인 부분에서는 완벽에 가깝다. 자웅을 겨뤄야할 적수가 차고 넘침에도 불구하고 외도를 거듭하고 있는 맥그리거와 결정적으로 다른 부분이다.

메이웨더 입장에서 이번 경기는 이벤트성 머니파이트이기도 하지만 은퇴 후 본격적 복귀가능성을 다시금 타진해보는 성격도 포함됐다 할 수 있다. 이래저래 팬들 입장에서는 메이웨더의 천재적 움직임을 다시 볼 수 있다는 것 만으로도 즐겁다는 반응이 많다.


- 문피아독자 윈드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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