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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쓴것] '역대 최악' KCC, 시즌전 무슨 준비했나?

'경기는 져도 좋으니 납득할 수 있는 패배를 원한다.'

프로농구 전주 KCC를 바라보는 팬들의 심정이다. 최근 3년 동안 같은 실수가 되풀이되고 있음에도 전혀 달라지지 않은 모습에 KCC를 응원하는 팬들은 하염없이 가슴만 치고 있다. 승리를 떠나 상대팀에게 조롱수준으로 대패를 당하기 일쑤인지라 프로농구 최고 명가를 응원한다는 자부심은 사라진지 오래다.

최근 KCC의 행보는 팀 창단 이래 최악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원년부터 시작해 이런저런 많은 부침을 겪어왔지만 올 시즌처럼 억장이 무너지는 시즌은 처음이다는 의견이 많다. 뛰어난 선수들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이길 때는 어렵게 이기고 질 때는 속절없이 무너져버린다. 주전은 주전대로 혹사시키는 가운데 성적도 나오지 않고 백업멤버들의 로테이션도 잘 이뤄지지 않고 있다.

더욱 심각한 것은 이같은 상황이 쉽게 변할 것 같지 않다는 사실이다. 패배 후 추승균 감독은 "손발이 맞아 가면 괜찮아질 것이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 문제점들은 시즌 전부터 끊임없이 지적되어왔으며 지난 두시즌간 충분히 겪었던 것들이다. 예측하지 못했던 사항들이 아니다. 그동안 무엇을 했냐는 말이 나올 수밖에 없는 이유다.

추승균 감독.jpg
 경험이 많지않은 추승균감독이 젊은 코치진과 함께 우승에 도전하기 위해서는 시즌전 철저한 준비가 필요했다. 아쉽게도 지금까지는 무엇을 준비했는지 의문스러운 상황이다.
ⓒ 전주 KCC


뻔히 예상됐던 문제점들, 시즌 전 무슨 준비를 했나?

FA를 통해 이정현(30·191cm)이라는 거물급 2번을 영입하는 등 우승에 초점을 맞추고 있던 KCC 입장에서 올 시즌은 다른 어떤 때보다도 많은 준비가 필요했다. KCC가 우승후보로 꼽혔던 배경에는 전태풍(37·178cm), 하승진(32·221cm), 안드레 에밋(35·191cm)이 모두 돌아오고 이정현, 찰스 로드(32·200.1cm) 등 타팀에서 위력을 떨쳤던 자원들이 새로이 합류한 탓이 컸다.

한마디로 이름값 높은 멤버가 많았다. 지난 시즌 암흑기를 통해 주전급으로 성장한 송교창(21·201cm)이 젊은 피로 선배들과 함께한다는 부분 역시 믿을만한 구석이었다.

하지만 이름값을 떠나 살펴봤을 때 이정현 정도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물음표가 붙었던 것이 사실이다. 전태풍, 하승진, 에밋은 이제 막 부상에서 회복했을 뿐 아니라 적지 않은 나이로 인해 신체능력이 아무래도 한창 좋았을 때보다 떨어진 상태다. 이는 공격을 떠나 수비적인 부분에서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아무래도 몸이 예전 같지 않게 되면 기동력이 둔화되며 젊은 선수들의 움직임을 따라잡기 힘들기 때문이다. 

때문에 전태풍, 하승진, 에밋을 모두 중용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이들의 약점을 상쇄시켜줄 백업멤버들을 준비시키거나 수비적 전략이 절실했다. 하지만 올 시즌 KCC는 상대의 빠른 공격에 속수무책으로 당하며 수비에서의 무기력함만 되풀이하고 있다.

몸이 예전 같지 않은 전문수비수 신명호(34·183cm)는 그렇다 치더라도 수비에 재능이 많은 최승욱(23·192cm), 송교창을 최대한 활용하는 것이 맞지만 외려 같은 약점이 있는 이현민(34·173cm) 카드만 되풀이해서 내놓고 있다. 백업멤버들을 중간중간 활용해 기습적으로 압박수비를 펼치는 등의 전략도 찾아볼 수 없다.

외국인선수 조합 역시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 많다. KCC가 올시즌 우승을 원했다면 '도박'보다는 '안정성'위주로 가야했다. 지난 두시즌간 증명됐다시피 에밋은 지나친 개인플레이로 인해 다른 구성원들을 죽인다는 지적이 잦았다. 전력이 안 좋았을 때는 에밋의 득점력이 필요했겠으나 이정현까지 들어온 이상 에밋 재계약에 대해서는 좀 더 심사숙고할 필요가 있었다.

에밋에 대해 미련이 남았다면 다른 외국인 한명은 살림꾼 조합으로 가는게 맞았다. 팀플레이인 농구에서 한쪽의 단점이 두드러지면 한쪽에서는 그것을 커버해줘야 한다. 그동안 KCC는 테크니션 에밋의 파트너로 리카르도 포웰(34·196.2cm), 리오 라이온스(30·205.4cm) 등을 선택해 쓴맛을 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시즌에도 로드를 뽑아 또다시 고생하고 있다.

국내무대 장수용병 중 한명인 로드는 여러 팀을 거치는 동안 장단점이 확실히 검증(?)됐다. 높이와 기동력 거기에 슛까지 갖춘 좋은 스트래치형 빅맨 임은 분명하지만 멘탈과 성실성에서 좋은 점수를 받지 못한 선수다. 시즌에 임하는 자세도 성실하지 못할 뿐더러 자신의 기분에 따라 그때 그때 경기력이 달라진다. 팀원 입장에서는 매우 불안한 타입이다.

외국인선수 통제를 잘하는 맹장스타일이라면 로드같은 타입도 써볼만하지만 안타깝게도 추감독은 아직까지 그런 모습은 보이지 못했다. 그런 상황에서 에밋, 로드라는 '양날의 검'을 두 자루나 한꺼번에 쥐고 시즌에 임했다는 것은 막연하게 "잘되겠지"하는 로또를 기대한 것이나 다름없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아직은 초보인 추승균 감독, 정선규·최승태 코치 체제로 KCC가 우승을 원한다면 첫째도 안정성, 둘째도 안정성을 추구해야했다. 아무래도 경쟁팀들의 쟁쟁한 베테랑 지도자들에 비해 경험적인 부분에서 부족할 수밖에 없는 터인지라 그것을 이겨내려면 시즌전 준비는 필수였다.

안타깝게도 현재의 KCC는 공수에서 엉망진창이 된 상태다. 시작 단추부터 삐걱거리고 있는지라 단순히 '슬로 스타터'라는 팀컬러로 유야무야 넘기다가는 현재도 미래도 모두 놓칠 수 있다. 고육지책이라도 아끼지 말고 잘못된 부분에 대한 뼈저린 수습이 필요한 상황이다.


- 처음느낌처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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