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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소설의 유토피아, 글세상 문피아

크리스 와이드먼이 앤더슨 실바를 두 차례나 쓰러뜨리며 자신의 시대가 열렸음을 알렸다. (수퍼액션 방송 캡처)

UFC 미들급 챔피언 ‘몬스터’ 크리스 와이드먼(29·미국)의 상승세가 무섭다.

지난 7월 무적의 챔피언으로 불리던 ‘스파이더맨’ 앤더슨 실바(38·브라질)를 넉 아웃으로 눕히고 새로운 챔피언에 오른 와이드먼은 29일(한국시간) UFC 168 ‘WEIDMAN vs. SILVA 2’ 대회에서 열린 2차전 마저 승리하며 자신의 시대가 열렸음을 알렸다.

실바는 2라운드 초반 킥을 차다가 왼쪽 정강이뼈가 부러지는 부상으로 TKO패 했는데 수술 후 재활까지 많은 시간이 걸리는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은퇴수순을 밟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하향세에 접어든 그가 불혹의 나이를 앞두고 재기에 나서는 건 무리수다.

실바는 UFC 입성 초기 무적의 포스를 자랑하던 미국백인들의 영웅 리치 프랭클린을 압도적으로 꺾고 챔피언에 올랐으며 이후 있었던 2차전에서도 승리를 가져갔으며 7년간 미들급을 통치했다. 와이드먼 역시 절대강자 실바를 상대로 2번의 승리를 챙기며 세대교체를 이뤄냈다.

와이드먼은 라이트헤비급으로 간다 해도 손색없는 커다란 체격에 레슬링-주짓수-타격 등 옥타곤에 필요한 3박자를 두루 갖췄다. 무엇보다 어떤 상황에서도 침착함을 유지하는 것은 물론 경기 끝까지 준비해온 전술을 펼쳐나가는 등 냉정한 멘탈은 이 선수가 어지간해서는 불의의 일격을 당하지 않을 것이라는 예감케 한다.

이제 미들급의 황제로 인정받기위해 남은 것은 실바가 그랬듯 주변의 다른 도전자들을 압도적으로 제압하기만 하면 된다. 하지만 주변의 2인자 그룹이 만만치는 않다. 과거 브라질 출신인 실바를 향해 미국인 도전자들이 무수하게 달려들었다면, 이번에는 미국 출신인 와이드먼이 브라질 선수들의 거센 도전을 받는다.

이미 실바의 강력한 대항마로 불렸던 ‘머신건’ 비토 벨포트(36·브라질)와 라이트헤비급에서 내려온 ‘드래곤’ 료토 마치다(35·브라질)가 버티고 있다. 둘만큼은 아니지만 주짓수 마스터 호나우두 ´자카레´ 소우자(34·브라질)도 한방의 필살 서브미션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난적이 될 수 있다.

실바와의 2차전 이전부터 다음 타이틀 도전자로 결정됐던 벨포트는 현재 제2의 전성기를 달리고 있다. 과거 속사포 같은 펀치 연타로 유명했던 그는 최근 들어 한방의 위력이 더욱 강해졌으며 거기에 각종 킥 공격 등 옵션까지 다양해졌다. 과거엔 기관총 사수 이미지였다면 현재는 롱 라이플에 유탄 발사기까지 갖춘 화력대장이 된 느낌이다.

2007년 이후 가진 12경기에서 벨포트는 단 2번만 패했다. 패배를 안겨준 상대들은 한창 전성기에 있던 미들급 챔피언 앤더슨 실바와 라이트헤비급 챔피언 존 존스뿐이었다. 나머지 선수들은 그야말로 처참하게 박살냈다. 맷 린들랜드-리치 프랭클린-추성훈-마이클 비스핑-댄 헨더슨 등 쟁쟁한 강자들을 맞아 말 그대로 파괴시키듯 때려 부숴버렸다.

예전에는 펀치만 위협적이었다면 최근 들어서는 하이킥-뒤돌려차기 등 킥까지 장족의 발전을 거둬 다양한 방법으로 상대의 숨통을 끊어버리는 옵션이 가능케 됐다. 상대의 화력이 강하면 더 강한 화력으로 맞불을 놓아버리고 기회를 잡았다싶은 순간에는 절대 놓치지 않는다.

과거 벨포트는 레슬링이 약점으로 꼽혔다. 와이드먼의 레슬링이 엄청난 수준임을 감안했을 때 상대성에서 좋지 못하다 할 수 있는데 현재로서는 이러한 분석이 불가능하다. 엄청난 스피드는 물론 거리조절능력과 한방이 강력한 만큼 상대가 레슬링을 발휘하기도전에 승부를 끝내버리기 때문이다. 펀치면 펀치 킥이면 킥 등 워낙 정확하게 화력을 뿜어내는 만큼 태클-클린치 기회를 잡기조차 쉽지 않다.

전체적인 능력치에서는 와이드먼이 앞서는 듯 보이지만 벨포트의 최근 파괴력이 너무 공포스러운 만큼 경기양상자체를 예상하기가 매우 어렵다.

마치다는 라이트헤비급 시절부터 레슬러 킬러로 불리는 선수다. ‘송도관 공수도’가 기초가 된 독특한 스텝을 바탕으로 어지간해서는 태클거리를 허용하지 않는 것은 물론 클린치 상황에 몰려도 ‘스모’로 단련한 강력한 허리힘을 바탕으로 가볍게 뿌리치기 일쑤다. 주짓수 등 그라운드에 대한 이해력도 좋아 빈틈이 보이면 주저하지 않고 레슬러들을 테이크다운 시키는 괴력을 뿜기도 한다.

그렇다고 주먹을 휘두르며 압박한 다음 테이크다운 기회를 잡는 것도 쉽지 않다. 마치다는 하드펀처들처럼 크게 펀치를 뻗는 스타일은 아니지만 짧고 정확한 정권에 능해 밀고 들어오는 상대에게 카운터를 정확하게 잘 맞춘다.

마치다는 지난 11월 있었던 미들급 데뷔전에서 만만치 않은 레슬러 마크 무뇨즈(35·미국)를 KO로 가볍게 눕히며 체급 내 무서운 복병으로 떠오른 상태다. 무뇨즈는 당시 공식 랭킹 5위의 강자였지만 거리싸움은 물론 클린치에서도 우위를 점하지 못한 끝에 하이킥을 얻어맞고 넉아웃됐다. 라이트헤비급 시절에도 힘 대결에서 많이 밀려본 적 없는 마치다인 만큼 미들급에서 파워가 부족해 고전할 일은 많지 않아 보인다.

물론 마치다는 상대가 거칠게 들어와야만 더욱 자기 스타일을 잘 펼치는 선수인 만큼 차분한 와이드먼을 상대로 자신의 플레이를 얼마나 펼칠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의견도 많다. 하지만 와이드먼 역시 마치다스타일은 처음인 만큼 생소한 패턴에 까다로움을 느끼는 것은 마찬가지다. 만약 둘의 승부가 결정된다면 치열한 전략싸움이 예상되는 이유다.

과연 와이드먼은 실바를 물리친 상승세를 몰아 장기집권을 할 수 있을지, 미국과 브라질의 진정한 파워게임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문피아 독자 = 윈드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