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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현공

무한성장 최평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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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현공
작품등록일 :
2023.06.18 06:57
최근연재일 :
2023.07.02 16:10
연재수 :
16 회
조회수 :
533
추천수 :
5
글자수 :
87,630

작성
23.06.25 16:10
조회
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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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8화 - 니들은 다 뒈졌어! (2)

DUMMY

‘다행히 한 마리.’


사방으로 퍼져있던 기감을 한 곳에 집중했다.

나무 사이에 숨어 있는 고블린은 눈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감각적으로 놈이 활시위를 당기고 있는 게 생생히 느껴졌다.


‘피하긴 늦었다.’


고블린이 활시위를 놓았다.

화살이 그들을 향해 날아오기 시작했지만.

기감만으로 활을 떠난 화살을 파악할 수는 없었다.


‘기감 강화 말고, 민첩 강화!’


순식간에 별자리를 띄운다.

기감 강화를 비활성화하고 회수된 좋아요를 민첩 강화에 투자하자.

민첩, 안력 강화의 연동으로 개방되는 ‘동체시력 강화’가 나타났다.


‘동체시력 레벨 2. 민첩은 레벨 3까지!’


일반인의 범주를 벗어난 동체시력이 나뭇가지 사이를 뚫고 날아오는 화살을 파악한다.

포물선을 그리며 날아오는 화살의 궤적을 예측한다.

화살은 최평범 옆 권신율에게 날아들고 있다.


‘단단한 피부를 활성화하면 더 좋겠지만···.’


좋아요가 모자란다.

대신 집중력을 끌어올린다.

화살 깃이 흔들리는 모습까지 보인 순간.

민첩하게, 다른 이의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빠르게 손을 뻗는다.


팟-!


아슬아슬하게 화살대를 붙잡았다.

거친 나뭇결에 손바닥이 쓸리고 말았지만, 그런 통증에 신경을 쓸 때가 아니었다.


“아씨, 깜짝이야!”

“뭐야? 고블린이 쏜 거야?!”


눈앞에서 최평범이 화살을 붙잡은 모습에 입을 쩍 벌리는 세 사람이었으나.

간신히 목숨을 건진 주제에 권신율은 여전히 선배 노릇이 하고픈 건지 바로 얼굴을 굳히며 중얼거렸다.


“놔, 놔뒀어도 그깟 화살쯤···.”


그러자 최평범이 조소하며 화살을 들이밀었다.


“화살촉 번들거리는 거 안 보이냐? 독이야, 이거.”


그제야 입을 다무는 권신율.


“이, 이제 어떻게 해요?”


이설희의 질문에 대한 답을 내놓은 건 이번에도 최평범이었다.


“어떻게 하긴. 뛰어. 머리 숙이고.”


신입의 지시를 받게 된 흰띠 두 명은 불만이 남은 듯한 표정이었지만, 그들과 대거리를 하고 있을 시간은 없었다.


“내가 처리할 테니까 빨리 뛰라고!”


그렇게 지시하고 고블린이 있는 쪽으로 달리기 시작했다.


“너, 넌 어쩔 건데? 야!”

“서, 선배! 그냥 가요!”

“아이씨!”


순식간에 모습을 감추는 최평범을 멍하니 보던 세 사람.

별수 없이 최평범의 지시대로 목표 지점을 향해 달리기 시작했다.


고블린을 향해 달리며 최평범은 다시 별자리를 띄웠다.


‘은신.’


재빨리 ‘동체시력 강화’를 해제한 뒤 ‘은신 레벨 1’을 활성화했다.

안력 강화까지 해제한 뒤 남은 좋아요 하나를 ‘체력 강화’에 투자했다.

현재 활성화된 능력은.


[민첩 강화 레벨 3]

[체력 강화 레벨 1]

[은신 레벨 1]


자기 신체 능력을 벗어난 빠른 속도로 움직이던 몸에 전해지던 부하가 체력 강화로 조금 완화되는 느낌이었다.


‘민첩만 올린다고 될 게 아니야.’


결국은 균형이 필요함을 절감하며 이를 악물었다.

일부러 옆으로 슬쩍 돌아가던 최평범의 시야에 초록색 괴수가 보였다.

그의 허리까지 오는 키의 고블린이 달려 나가는 세 사람을 겨냥해 활을 당기고 있었다.


‘역시 저런 일반 고블린을 상대로는 은신이 효과가 좋군.’


슬금슬금 다가서는 최평범의 존재를 전혀 눈치채지 못한 고블린이 활시위를 놓았다.


쐐액-


날아간 화살이 달리는 세 사람의 뒤편에 꽂힌다.


“키이익!”


아깝다는 듯 소리치는 고블린.

그 바로 뒤로 숨죽인 최평범이 당도했다.

품에서 단검을 꺼냈다.

체력 강화를 해제하고 [단검 숙련도]를 올렸다.


‘후···.’


최평범의 심장이 두방망이질 쳤다.

고블린이 그 소리를 들을까 겁날 정도였다.

아무리 괴수라도, 목숨을 거둬야 하는 상황이 자연스러울 리 없다.

불과 며칠 전까지 광역버스로 출퇴근하고 노트북으로 엑셀 작업이나 하던 평범한 직장인이었단 사실이 꿈같이 느껴졌다.


‘망설이지 말자.’


먼저 죽이지 않으면 자신이 죽는다.

약육강식의 전장에서 망설임은 죽음이다.

그렇게 생각하며 고블린의 목에 단검을 찔러넣었다.


푸욱-


단검이 살을 비집고 들어가는 감각이 손끝으로 전달된다.

초록색 피부 사이로 검붉은 피가 솟아난다.


“끼이이···.”


부르르 떨던 고블린의 움직임이 마침내 멈췄다.

놈의 시체를 바닥에 눕힌 뒤 빠르게 단검을 뽑았다.


치이익-


끊어진 경동맥에서 피가 분수처럼 뿜어진다.

최평범은 그 자리에서 빠르게 물러났다.

피가 몸에 묻는 걸 피하기 위해서였다.

두려워서가 아니라, 피 냄새가 몸에 배는 걸 피하기 위해.


‘은신을 해도 피 냄새는 숨기기 힘들 테니.’


단검에 묻은 피를 주변에 비벼서 닦아냈다.

그 모든 과정이 물 흐르듯 자연스러웠다.

막상 고블린을 암살한 순간부터 긴장감이 사라지고 더없이 침착하고 냉정해진 최평범이었다.


‘기감 강화.’


기감을 최대로 끌어올려 사방을 살폈다.

앞서 달리고 있는 일행의 옆쪽에서 또 다른 고블린의 존재가 감지되었다.


다시 은신을 활성화한 뒤 몸을 낮추고 달렸다.

마침 활시위를 당기고 있는 고블린을 발견했다.

화살이 발사되기 직전.

최평범의 단검이 놈의 경동맥을 끊어놓았다.


핑-


바람 빠진 풍선처럼 쓰러지는 고블린.

목표를 잃은 화살이 허공을 맥없이 날아 달려 나가는 일행의 뒤편에 꽂힌다.


그렇게 야산을 달리며 다섯 마리의 고블린을 암살했다.

마지막 다섯 마리째의 숨통을 끊어놓는 순간.

머릿속 별자리에서 새로운 지점의 안개가 걷혔다.


[고블린 사냥꾼 레벨 1: 필요 좋아요 1]


‘~~ 사냥꾼’은 특정 종족을 상대할 때 추가 피해를 줄 수 있는 능력이었다.

그와 동시에 좋아요의 숫자도 늘어났다.


[좋아요 - 일일: 3, 누적: 13]


기뻐할 새도 없이 새로 얻은 좋아요를 [체력 재생]에 투입했다.

긴장감을 유지한 채로 무리하게 달려온 피로감이 누그러졌다.

다른 좋아요는 기감 강화에 부여한 뒤 사방을 경계하며 일행 쪽으로 이동했다.


“헉. 헉.”

“죽겠다···.”

“여, 여긴 괜찮겠죠?”


목표 지점이었던 구시가지 외곽에 도착한 세 사람이 거친 숨을 몰아쉬었다.

달리던 중 뒤쪽으로 팟팟 하고 꽂히는 화살의 소리를 몇 번이고 들었다.

차마 고개도 돌리지 못하고 그저 눈먼 화살이 자신에게만 맞지 않길 기도하며 달린 강한찬, 권신율, 이설희.

그들 곁으로 누군가 쑥 나타났다.


“괜찮아. 주변에 고블린은 없어.”


기척을 죽인 채 다가온 최평범이었다.


“아, 깜짝이야!”

“인기척 쫌···!”


자신들이 놀랐다는 사실이 쪽팔려서 눈을 부라리던 강한찬과 권신율.

최평범의 모습을 보고 입을 팍 다물고 시선을 돌렸다.

정확히는 최평범의 신발과 옷에 튄 핏자국을 본 것.

최대한 조심하려고 했지만, 고블린의 피가 튀는 걸 완전히 막을 수는 없었다.


“아, 암살 계열이면 미리 좀 말을 하지···.”

“그러게, 말이야. 크흠.”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몇 차례 날아온 화살이 그들에게 닿지 않았던 이유가 바로 최평범이었다는 걸.


“성함이 평범씨···죠? 정말 감사해요.”


그때 이설희가 허리를 90도로 숙이며 인사했다.


“그런데 어쩜. 저희보다 멀리 돌아오셨을 텐데 숨도 안 차신 거 같네요.”


순수하게 감탄하는 이설희의 말에 되레 얼굴이 빨개진 건 강한찬과 권신율이었다.

흰띠 히어로면서 제대로 대응도 못 하고, 그것 좀 뛰었다고 숨을 헐떡이는 자기들의 모습이 부끄러워진 것이리라.


“뭐, 이 정도야.”


주변에 고블린이 없음을 파악하자마자 기감 강화를 해체하고 [단단한 피부]에서 이어지는 [강한 심장]과 [강한 폐]를 활성화한 최평범이었다.

체력 재생과 함께 조합하자 지쳤던 몸이 순식간에 회복되는 기분이었다.


“본대에 연락해. 도착했다고.”


강한찬에게 지시하자 똥 씹은 표정이 되었으나 잠자코 무전을 넣었다.


“여기는 델타. 목표 지점에 도착했다, 오버.”


잠시 대기하라는 지시가 돌아왔다.

네 사람은 무너진 구시가지 외곽 부서진 건물 틈새에 몸을 숨긴 채 숨죽이고 있었다.

그때 하늘에서 투두둑 하고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원작에서 비가 왔던가···?’


원작과 조금 다른 디테일에 눈이 어둑해지는 최평범이었다.

부디 원작과 다른 부분은 날씨뿐이길 바라며.



얼마 지나지 않아 진입 명령이 내려왔다.

기습을 주의하며 전진하되 놓치는 고블린 없이 처리하라는 지시였다.


“가자.”


네 사람은 각각 무기를 꺼내 들었다.

장검을 든 강한찬과 권신율.

이설희는 작은 방패와 쇠로 만든 메이스를 들었다.


“놈들의 무기에는 독이 발라져 있다는 걸 잊지 말라고.”


그렇게 경고한 최평범은 단검을 뽑아 들고 먼저 앞으로 달려 나갔다.


퍼엉-!


멀리서 커다란 폭음이 들렸다.

다른 팀이 전투를 시작한 모양이었다.

기감을 확장한 최평범은 근처에 모여 있는 고블린 네 마리를 발견했다.

폭음에 주의를 빼앗긴 놈들에게 은신 상태로 다가갔다.


맨 뒤에 놈의 목에 단검을 꽂아 넣자 비명이 터져 나왔다.


“키에엑!”


단검을 비틀며 뽑아내고 뒤로 휙 물러났다.

그가 물러난 자리에 곧바로 다른 고블린의 칼이 내리꽂혔다.


퍽!


자기 동족이 목에서 피를 뿜으며 쓰러지는 것에 분노하는 고블린들이 일제히 최평범에게 달려들려는 순간.


“타앗!”


강한찬이 검을 휘두르며 달려왔다.

그의 검에서는 전기 스파크가 튀어나왔다.


“죽어라, 괴수 놈!”


파지지지직!


맨 앞에 있던 고블린이 감전되며 몸을 부르르 떨었다.

그런 놈의 머리를 쪼개는 강한찬의 검.


“정의 구현!”


이설희의 메이스에 하얀 서리가 맺힌다 싶더니 순식간에 두꺼운 얼음으로 둘러싸였다.


퍼석-!


마치 얼음덩어리처럼 변한 메이스가 고블린 한 마리의 머리를 박살 냈다.

얼음이 닿는 순간 얼어버린 것인지 피가 응고되어 비산했다.


푹-


잠시 뒤로 물러났던 최평범이 [민첩 강화]와 [다리 근육 강화]를 동시에 발동시키며 달려 나가 남은 고블린 하나의 목에 단검을 찔러넣었다.


“키익···.”


[고블린 사냥꾼]까지 발동시켜 둔 덕에 일격으로 놈을 해치울 수 있었다.


“수룡투사(水龙投射)!”


권신율이 외치자 그의 검에서 물의 기운이 뭉쳐지더니 팟 하고 발사되었다.

작은 용처럼 휘몰아친 물의 기운은 멀리서 소란을 듣고 달려오던 고블린 한 마리를 꿰뚫고 사라졌다.


“좋았어!”

“고블린 따위!”


어느새 그들 주변으로 열 마리 정도의 고블린이 모여들었지만, 세 사람은 주눅은커녕 기세를 올렸다.


슉-


앞쪽에서 화살이 날아오자 강한찬이 가볍게 검을 휘둘러 튕겨냈다.


팍-


“정면에서 쏘는 화살 따위에 맞을 거 같냐!”

“그래, 더러운 기습만 아니면 당할 리가 없지!”

“정의는 지지 않는다!”


인제 와서 기세등등해진 강한찬과 권신율.

이설희는 뜬금없이 정의 운운하는 걸 보니 정의단 가입이 목표인 듯했다.

그때 잠자코 기감을 확장한 채 주변을 살피던 최평범의 표정이 심각해졌다.


“다들 물러나!”

“엉? 왜 또 그래?”


강한찬의 질문에 대한 답은 최평범에게서 나오지 않았다.


우르르르-


갑자기 땅이 울리기 시작한 것이다.


“뭐야! 갑자기 지진?!”

“선배들! 평범씨 말대로 일단 뒤로!”


거센 땅의 진동으로 고블린들마저 휘청거리는 상황.

강한찬은 그 틈에 달려 나가 놈들을 베어버리고 싶었지만, 최평범의 표정이 심상치 않았다.

특히 서늘한 그 눈동자에서는 왠지 거역할 수 없는 기운이 느껴졌다.


“쳇. 신율아 일단 뒤로 빠지자.”

“예, 형!”


네 사람이 고블린을 경계하며 스무 걸음 정도 물러나는데 구시가지 중심부가 울렁거리며 땅이 꺼지기 시작했다.


‘벌써? 이르다, 많이 이르다고!’


분명 최평범이 예측한 상황이었다.

문제는 원작보다 훨씬 더 빠른 타이밍에 일어나고 있다는 것.


콰르르릉-


거대한 진동을 동반하며 중심부부터 땅이 무너지기 시작했다.

땅은 네 사람이 서 있던 자리까지 균열을 일으키며 무너졌다.

맞은 편에 있던 고블린들이 산사태에 휩쓸리듯 넘어지며 굴러갔다.


“이, 이게 무슨···?”


오래된 아스팔트와 보도블록이 밑으로 꺼진 자리가 흡사 커다란 개미지옥처럼 변했다.

비를 뚫고 뿌옇게 일어난 흙먼지 사이로 보이는 커다란 그림자.

그들이 붉은 눈을 빛내며 경사로를 걸어 올라오기 시작했다.


“고, 고블린 워리어다!”


권신율의 비명과 같은 외침에 최평범이 미간을 잔뜩 찌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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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14화 - 내가 돈도 안 되는 일을 하겠어? (1) 23.07.01 12 0 12쪽
14 13화 - 마왕은 좀 아니지 (3) 23.06.30 16 0 12쪽
13 12화 - 마왕은 좀 아니지 (2) 23.06.29 16 0 12쪽
12 11화 - 마왕은 좀 아니지 (1) 23.06.28 22 0 12쪽
11 10화 - 니들은 다 뒈졌어! (4) 23.06.27 20 0 13쪽
10 9화 - 니들은 다 뒈졌어! (3) 23.06.26 22 0 12쪽
» 8화 - 니들은 다 뒈졌어! (2) 23.06.25 36 0 12쪽
8 7화 - 니들은 다 뒈졌어! (1) 23.06.24 27 0 12쪽
7 6화 - 일단 가진 건 다 내놔 (2) 23.06.23 29 0 12쪽
6 5화 - 일단 가진 건 다 내놔 (1) 23.06.23 35 0 14쪽
5 4화 - 이건 제 거예요 (2) 23.06.21 37 1 15쪽
4 3화 - 이건 제 거예요 (1) 23.06.20 40 0 13쪽
3 2화 - 제가 최평범이라고요? (2) 23.06.19 49 0 13쪽
2 1화 - 제가 최평범이라고요? (1) 23.06.19 60 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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