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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천청월 님의 서재입니다.

내 일상


[내 일상] [흑천] 바람의 노래.




' 아 춥다. '
어디선가 세찬 겨울바람이 불어온다.
' 응? 벌써 겨울인가. '
하지만 아직 겨울은 아니었다.
무심코 가슴을 내려다 본다.
' 아. 여기서 불어오는 거구나.'
구멍 난 내 가슴에서 찬 바람이 거칠게 회오리 친다.
그 소리에 귀를 기울여 본다.
우우웅- 우우우웅-
거참, 소리 한번 요란하네.
두 손으로 구멍을 막아보지만
그 시린 기운은 멈추지 않았다.
언제쯤 그치려나 내 가슴의 찬 바람은.


드디어 바람이 그쳤다.
'휴- '
이제 좀 살 것 같다.
하지만 바람이 지나간 그 자리는 여전히 공허하다.
' 무엇으로 채워야 하나? '
주변을 두리번 거렸다.
식어버린 커피와 말라버린 빵조각.
' 휴- '
냉장고 문을 열고 안을 살핀다.
' 그래 비타민을 보충하자. '
싸구려 오렌지 쥬스를 벌컥 벌컥 들이켰다.
콸 콸콸
구멍난 가슴으로 오렌지 쥬스가 폭포수처럼 쏟아져 나왔다.
' 젠장- '
다시 컴퓨터 앞에 앉아 화면을 바라본다.
구멍난 가슴은 애써 외면해야 한다.
찬 바람이 지나가도, 오렌지 쥬스가 밖으로 쏟아져 나와도.
그렇게 무시하고 화면을 응시했다.
타타타탁. 타타타탁.
어김없이 자판을 두드린다.

[ 영혼을 울리는 바람의 노래. 그것은 아픔이었다. ]

그렇게 점 하나 찍고 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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