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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룡 님의 서재입니다.

아들아! 독사의 아가리로 들어가라

웹소설 > 자유연재 > 무협

중룡
작품등록일 :
2023.05.10 10:32
최근연재일 :
2023.07.06 00:01
연재수 :
61 회
조회수 :
7,150
추천수 :
8
글자수 :
314,218

작성
23.07.02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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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57. 현신하다

DUMMY

“천마님! 화산의 용회건이 천마님께 위해를 가하려고 했던 이유는 뇌소흠의 사주로 인한 것이었습니다.”

“뇌소흠은 어떻게 됐나요?”

“죽여서 지 자식 놈 옆에 묻었습니다. 그리고 천마님을 대신할 학사를 구해놓았습니다.”


등채정의 말이 끝나자 살문의 문도 한 명이 천군로에게 다가왔다.


“인사드리겠습니다. 천마님! 저는 왕사홍이라 합니다.”

“나 대신 학동들을 가리키는 만큼 최선을 다해줘요.”

“예, 천마님!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등문주! 이곳 등룡학관을 지켜줄 최소의 인원만 남기고 모두 연을 챙겨 오라고 하시오.”

“예, 천마님!”

천군로의 말에 등채정은 들뜬 표정이 되어 밖으로 나갔다.

‘내가 천마를 모시고 천산을 가다니?’

연을 챙긴 살문의 문도들은 등룡학관의 지붕으로 올라왔다.


“내가 밀어줄 테니 모두 연에 몸을 의지하시오.”


천군로의 몸에서 부드러운 기운이 대기를 밀기 시작했다.

‘와! 바람이 없는데도 몸이 솟구친다.’

살문의 문도들은 감히 입을 열지 못하고 감탄한 눈빛으로 멀어지는 천군로를 바라보았다.

오십여 명의 문도들이 허공으로 올라가자 천군로도 허공으로 몸을 날렸다.


마교의 태상원로원

꿈자리가 뒤숭숭하여 잠이 깬 상계옥은 밖으로 나와 밤하늘을 올려다보았다.

‘헉! 저건 자미성? 왜 자미성이 빠른 속도로 이곳 천산으로 오고 있지?’

휙!

상계옥은 자신도 모르게 몸을 날려 태상원로원의 지붕으로 올라왔다.

자미성을 좀 더 자세히 보기 위해서였다.


“크-허허허! 드디어 주군께서 오고 계신다.”


상계옥의 목소리는 차가운 밤공기를 타고 마교 전역으로 퍼져나갔다.

그러자 자고 있던 마교의 무인들이 하나둘 나와 태상원로원 앞으로 몰려들었다.


“태상원로원주님! 무슨 일입니까?”


구양평이 물었다.


“허허! 저길 보아라.”


상계옥이 손가락으로 자미성을 가리켰다.


“별은 왜 보라고 하십니까?”

“저 별은 그냥 별이 아니다.”

“그냥 별이 아니라니요? 저 별이 우리 마교의 길흉화복을 점치는 별이라도 됩니까?”

“허허! 저 별은 우리 마교의 주군과 무림은 물론 전 중원의 주인을 상징한다.”

“그런 별도 있었습니까?”

“저 별이 바로 자미성이다.”

“태상원로원주님! 제 착각인지는 모르겠지만 저 별이 천산 쪽으로 오고 있는 것 같습니다.”

“착각이 아니다. 주군께서 이쪽으로 오고 계신다.”


상계옥은 자미성을 올려다보며 공손하게 두 손을 앞으로 모았다.


“도착하신 것입니까?”


상계옥처럼 손을 모은 구양평이 긴장한 얼굴로 물었다.


“거기까지는 모르겠다. 자미성과 함께 움직이는 은하수처럼 생긴 별들 때문에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


상계옥의 말에 구양평은 긴장을 푼 얼굴로 밤하늘을 올려다보았다.


“태상원로원주님! 이제 곧 새벽이 될 것 같습니다.”

“새벽이 되려면 아직 멀었다. 저기 북두칠성을 보아라.”

“아닙니다. 태상원로원주님! 저기 천산 주위가 조양으로 훤하게 비칩니다.”

“허-걱!”


천산 쪽을 바라본 상계옥이 몸을 휘청거렸다.


“갑자기 왜 이러십니까?”

“저..저건 성화다! 주군께서 오신 것이야!”


천산 봉우리 위로 올라온 보랏빛 백광은 마교 전체를 비치고 있었다.


“저게 성화입니까?”


성화를 직접 본 적이 없는 구양평이 물었다.


“그렇다! 빨리 각적을 울려 전 교도들에게 주군을 맞이할 준비를 하라고 해라.”

“예, 태상원로원주님!”


구양평은 망루가 있는 전각으로 몸을 날렸다.

뿌-우-우-우!

고용한 천산의 밤하늘에 뿔피리 소리가 울려 퍼졌다.

휙-휙 착-착!

밤하늘을 나는 천산의 텃새로 보이던 새들이 마교의 연무장에 착지했다.

바로 살문의 문도들이었다.

마교의 연무장에 마교의 무인들과 교도들이 모여들었다.

그러자 까마득한 밤하늘로부터 빛이 내려왔다.

저벅-저벅!

빛으로 인해 허공을 밟고 내려오는 사람이 보였다.

능공허도의 경공을 펼친 천군로였다.


“모두 주군의 귀환을 경배하라. 천마현신 만마앙복!”

“천마현신 만마앙복!”


내공을 실은 상계옥의 외침에 이만의 무인들과 십만 교도가 엎드리며 입을 모아 외쳤다.

땅으로 내려온 천군로는 성화를 피웠다.

휘-이-익!

천군로의 손에서 나온 성화가 무인들과 교도들의 몸으로 스며들었다.


“청량하다!”

“아팠던 몸이 나은 기분이야!”


교도들이 감탄하는 사이 무인들은 가부좌를 틀고 앉았다.

‘기연이다! 빨리 깨우침을 얻어야 해!’

‘드디어 내가 벽을 깨는가?’

천군로는 그대로 교주전으로 갔다.

‘아빠!’

천웅강의 초상화를 본 천군로는 초상화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문이 열리고 상계옥이 들어왔다.


“주군! 의사청에 모두 모여 주군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래요, 갑시다.”


의사청에는 마교의 무인들과 살문의 문도들이 천군로를 기다리고 있었다.


“총관은 내가 말한 것을 적어라.”

“예, 천마님!”


천군로의 말에 묵방창이 대답했다.


“나는 전 무림의 주인이자 중원의 주인인 천마사세다!

이 배첩을 받은 장문인이나 문주는 두 달 후 천산으로 와서 나를 배알하라.

천산으로 오는 문파에는 상으로 실전된 무공을 돌려주겠지만 이를 거부하는

문파가 있으면 나는 그 문파로 가서 인간의 생명은 물론 풀뿌리 하나도

남기지 않고 모두 죽일 것이다.”


천군로의 말이 끝나자 무인들의 시선이 흔들렸다.

다른 사람보다 더 놀란 사람은 상계옥이었다.

‘광오하다! 제발 주군이 우리 마교에 흉(凶)이 되지 않아야 할 텐데.’


“무공 서열 일위부터 백 위까지의 무인들은 배첩을 가지고 내일 떠나야 하니 모두 준비하여 연무장으로 모여라.”

“예, 주군!”


천군로의 시선이 상계옥에게 향했다.


“태상원로원주! 나를 철방으로 안내하시오.”

“예, 주군!”


철방으로 간 천군로는 만년한철과 천년독각괴룡의 가죽으로 연을 만들기 시작했다.

쓱-쓱!

‘주군의 손에 들린 만년한철이 꼭 엿가락 같다.’

만년한철을 손에 든 천군로는 마음대로 주무르고 늘려 연에 들어갈 살대를 만들었다.

순식간에 연이 만들어졌다.

천군로는 연을 가지고 연무장으로 갔다.


“위소곤과 적운강은 앞으로 나와 연타는 방법을 시범 보여라.”

“예, 주군!”


천군로의 말에 두 사람은 감격한 표정이 되어 무인들 앞에 섰다.

두 사람이 연을 타고 하늘을 나는 시범을 보였다.


“총관! 내일 아침 진시(07시) 초에 배첩을 가지고 떠나야 할 것이니 한 개씩 나눠줘라.”


묵방창이 연을 나눠주기 시작했다.


“태상원로원주! 나도 내일 아침 진시(07시) 초에 천산을 떠나 섬서성으로 갈 것이오.”

“주군! 왜 가시는지 말씀해 주시겠습니까?”

“정검문을 들러 단목성의 소식을 전한 뒤 화산의 연화봉에 있는 화산파를 지울 것이오.”

“예?”


놀란 상계옥이 되물었다.“썩을 대로 썩은 화산파를 지운다고 했소.”


‘이대천마 독고무진님과 삼대 천마 천웅강님이 도도히 흐르는 장강이라면 현 주군은 홍수로 인해 격랑이 솟구치는 황하와 같구나!’

천군로의 낮고 단호한 표현이 상계옥은 고개를 숙이고 말았다.

천군로는 묵방창을 바라보았다.


“총관!”

“예, 주군!”

“내가 불러주는 문파에는 배첩을 돌릴 필요가 없다.”

“예, 주군! 불러주시는 문파는 제외하도록 하겠습니다.”

“장백파, 모용세가.....,

화산파와 종남파는 곧 없어질 문파니 보낼 필요가 없다.

내가 빠뜨린 곳이 있는데 금나라와 남송에도 배첩을 보내라.”

“예, 예? 주군! 황실에도 보내야 합니까?”

“나를 향해 배알 하는데 그 누구도 예외는 없다.”

“알겠습니다, 주군!”


화산파에 이어 종남파까지 지운다는 천군로의 말에 상계옥의 몸이 휘청거렸다.


“하-하! 태상원로원주! 두 문파 중 한 문파는 여인을 납치했고 다른 한 문파는 약자를 핍박했소. 그러나 스스로 무공을 폐하고 엎드려 살려달라고 애원하면 살려줄 것이니 너무 염려하지 마시오.”


아무렇지 않게 말하는 천군로의 말에 상계옥은 몸을 떨었다.

해가 중천에 뜨자 천군로가 있는 연회실로 연타는 연습을 무인들이 들어왔다.


“주군! 요리들이 입맛에 맞지 않습니까?”


화주와 소면만 먹는 천군로를 보고 옆에 앉은 상계옥이 물었다.


“아니요, 오랫동안 이것만 먹고 마셔서 그런 것이니 신경 쓰지 마시오.”


‘주군! 저는 오랫동안 고기만 먹어서 먹는 것입니다.’

상계옥은 천군로의 눈치를 보며 자신이 좋아하는 요리를 집어 먹었다.


묘시 중간(06:00)

마교의 연무장에는 무인들이 모여들었다.


“배첩을 전할 때는 불필요한 마찰을 피하려면 지상으로 내려가지 말고 연을 탄 채 각 문파의 연무장에 떨어뜨려라.”

“예, 주군!”

“자, 모두 연에 몸을 고정해라.”


천군로의 말에 무인들은 연을 짊어졌다.

휘-이-이-이!

천군로가 손을 들자 연무장의 지면에서 바람이 일었다.

연이 바람을 받았다.


“어-어-어?”

“떠..떠오른다.”


휙-휙-휙!

바람을 받은 연이 무인들의 몸을 매달고 천산의 창공으로 떠올랐다.


“태상원로원주님! 장관입니다.”


장추소가 하늘을 보며 감탄했다.


“허허! 주군의 허락만 있다면 나도 다녀오고 싶네.”

“저들이 다녀오면 주군께 말씀드려 연을 타고 유람을 다녀오면 좋겠습니다.”

“아니 될 말! 앞으로 십 년 동안은 오줌싸고 하물도 보지 못할 만큼 바쁠 거야!”


외총관 초유온의 말에 상계옥이 눈을 감은 채 말했다.


“다녀오겠소.”


쉬-이-이!

천군로가 허공을 걸어 오르며 말한 뒤 한점 점으로 변해 하늘로 사라져 버렸다.


“태상원로원주님! 주군께서 펼친 경공이 무엇인지 아십니까?”

“주군께서는 이미 초식과 형식을 벗어나셨다. 굳이 표현하자면 생각하는 대로 움직이는 의념이라고 하는 것이 맞을 거다.”

상계옥은 천군로가 사라진 하늘을 보며 혼자 말처럼 중얼거렸다.


****


다음날 오후가 되자 천군로는 섬서성 시안의 상공에 있었다.

‘저곳이 정검문인가 보군!’

규모가 큰 장원을 발견한 천군로는 장원 근처로 내려왔다.

띵-딩-띵!

‘무가에서 비파소리라? 가주가 실종됐는데 연회라도 벌이나?’

정검문의 정문으로 향하던 천군로는 몸을 돌려 객잔으로 갔다.

객잔의 일 층 주루에는 많은 주객이 술을 마시며 떠들고 있다가 천군로가 들어서자 일시에 조용해졌다.

육 척(180cm)이 넘는 키에 송옥과 반안을 능가하는 외모 때문이었다.


“화주 한 병과 소면, 돼지고기 볶음을 주시오.”


주문을 마친 천군로는 주루를 둘러보았다.

‘진나라의 옛 황도답게 많은 사람이 모이는구나!’

주루에는 무인과 표사들을 비롯해 여러 부류의 사람들이 술을 마시고 있었다.

천군로를 보느라 잠시 침묵하던 사람들은 다시 자신들의 이야기를 이어갔다.

술과 소면, 돼지고기 볶음이 도착하자 천군로는 소면을 먹으며 화주를 마셨다.

소면을 다 먹자 화주는 절반 정도 남았다.

천군로는 화주 병을 손으로 서서히 돌렸다.

천웅강이 생각나서였다.

‘얼마 후면 전 중원이 이 화주 병처럼 내 손에 쥐어지는데 엄마, 아빠는 잘 있을까?’

벌컥-벌컥!

천군로는 반쯤 남은 화주를 그대로 마셔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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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 61. 소멸한 혈마 23.07.06 47 0 11쪽
60 60. 무너진 화산파 23.07.05 38 0 11쪽
59 59. 위기의 화산파 23.07.04 46 0 12쪽
58 58. 정검문 23.07.03 47 0 11쪽
» 57. 현신하다 23.07.02 50 0 11쪽
56 56. 탈각 23.07.01 47 0 11쪽
55 55. 살인지계 23.06.30 51 0 12쪽
54 54. 부패 23.06.29 51 0 12쪽
53 53. 황제의 탈을 쓴 마뢰정 23.06.28 50 0 11쪽
52 52. 원단에 찾아 온 손님들 23.06.27 57 0 11쪽
51 51. 구출 23.06.26 55 0 11쪽
50 50. 납치된 살문의 문도 23.06.25 61 0 11쪽
49 49. 장강수로채 23.06.24 62 0 11쪽
48 48. 천산을 떠나는 혈마 23.06.23 69 0 11쪽
47 47. 무영비마의 보물 지도 23.06.22 78 0 11쪽
46 46. 반란을 잠재우다 23.06.21 71 0 11쪽
45 45. 살문 23.06.20 75 0 11쪽
44 44. 등룡학관 23.06.19 72 0 11쪽
43 43. 소소한 일상 23.06.18 76 0 12쪽
42 42. 지하 마전 2 23.06.17 78 0 12쪽
41 41. 지하 마전 23.06.16 92 0 12쪽
40 40. 치우천황의 무공 23.06.15 92 0 11쪽
39 39. 팽가 23.06.14 81 0 12쪽
38 38. 팽가의 칠성둔보 23.06.13 81 0 11쪽
37 37. 도독 곽계인 23.06.12 90 0 11쪽
36 36. 산적 23.06.11 91 0 11쪽
35 35. 마뢰정 2 23.06.10 93 0 11쪽
34 34. 부활하는 모용세가 23.06.09 99 0 12쪽
33 33. 천웅강과 마뢰정 23.06.08 105 0 11쪽
32 32. 마뢰정, 마교로 잠입하다 23.06.07 105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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