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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담(松潭) 님의 서재입니다.

대찬 사나이

무료웹소설 > 작가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송담(松潭)
그림/삽화
필로스
작품등록일 :
2014.10.23 21:43
최근연재일 :
2014.12.01 07:06
연재수 :
20 회
조회수 :
111,337
추천수 :
3,086
글자수 :
73,009

작성
14.11.01 12:31
조회
5,553
추천
160
글자
8쪽

제 2 장 극비 프로젝트 5

DUMMY

까마득한 허공은 이제 아주 작은 점처럼 보였다.

위이이잉…….

대형 윈치에서 로프를 풀어내는 소리가 메아리치며 귀를 자극했다. 그 소리에 화답이라도 하듯 발밑에서 스산한 울림이 들려왔다.

후우우웅…….

등줄기가 서늘해지며 소름이 돋아났다.

대철은 지금까지 겪었던 그 어떤 전장보다도 더 긴장하고 있었다.

조금씩 내려가는 그의 등에서 식은땀이 주르륵 흘렀다.

‘하아, 어렵구만.’

대철이 내심 탄식을 토했다.

실체를 알지 못한다는 것이 이렇게 큰 두려움으로 다가 올 줄은 전혀 생각도 못했었다.

후흡!

호오오오…….

대철은 조금씩 밀려 올라가는 동굴 벽면을 보며 호흡을 깊게 가져갔다.

호흡이 반복되었다.

숨을 들이쉬고 또 내뱉는 것에 맞춰 마음이 점차 안정을 찾아가기 시작했다.

100미터를 가리키던 고도계의 숫자가 어느새 900으로 바뀌었다.

꿀꺽!

‘앞으로 백 미터…….’

대철이 고도계를 보며 마른 침을 삼켰다.

120명에 달하는 모든 이들의 연락이 두절된 지점.

그 경계점이 바로 코앞이었다.

하나 동굴에 들어설 때까지, 아니 어느 정도 들어서고 난 다음에도 두려움에 떨었던 것과는 달리 대철은 어느새 차분한 마음을 유지하고 있었다.

하강 속도는 일정했다.

그리고 드디어 고대하던 지점을 코앞에 두었다.

‘일 미터다!’

“멈춰!”

대철은 재빨리 신호를 보냈다.

그 순간 끊임없이 하강하던 몸이 그 자리에 멈췄다.

그는 이내 고개를 아래로 내렸다.

헬멧에 달린 조명등을 통해 아래로 뚫린 동굴이 보였다.

그 동굴 가운데 자신의 발이 있었다.

다시 고개를 든 대철이 송신기에 대고 현재 상황에 대해 보고를 올렸다.

“현재 1미터를 남겨두고 있습니다. 고도계가 제 가슴 높이에 있으니 무릎부분까지는 이미 경계점을 지난 것입니다. 그런데 다리에 걸리는 게 없습니다.”

“좋아, 천천히 10센티미터씩 내리도록 하겠네.”

장기욱의 말이 끝나자마자 대철의 몸이 10센티미터 아래로 내려갔다.

대철은 별다른 징후를 느낄 수 없었다.

일부러 다리를 흔들기도 하고 또 끌어올려 보기도 했다.

하나 아무런 이상도 또 걸리는 것도 그렇다고 색다른 느낌도 전혀 없었다.

로프가 또 늘어났다.

드디어 가슴의 위치가 경계점에 이르렀다.

“아직까지 별다른 이상은 없습니다. 어억!”

대철이 순조롭게 보고를 마치던 순간 그의 입에서 놀람과 더불어 억눌린 듯싶은 소리가 터져 나왔다.


“남상사! 무슨 일이야! 남상사!”

장기욱이 송신기에 대고 소리를 질렀다.

사방으로 침이 튀었다.

그는 지금 아무 생각이 없었다.

“야 이 새끼야! 대답해! 남대철! 대답 좀 하라고!”

장기욱이 고래고래 소리를 질러대며 대철을 불렀지만 수신기에서는 아무런 소리도 나오지 않았다.

“어서 끌어올려!”

송필무가 버럭 소리를 질렀다.

명령권자인 장기욱이 송수신기를 붙들고 씨름하느라 정신이 없는 상태였기에 차 상급자인 그가 대신 지시를 내리고 있었다.

위이이이잉!

대형 윈치가 맹렬하게 돌아갔다.

“빈 로프뿐입니다!”

윈치를 다루던 기사가 소리를 질렀다.

아직 로프가 올라오지도 않았건만 기사의 얼굴빛은 하얗게 질려 있었다. 애초에 대철이 로프에 묶였을 땐 160킬로그램을 가리키던 숫자가 지금은 3킬로그램에 머물러 있었던 것이다. 그건 결국 로프 외에는 아무것도 없다는 의미였다.

“남상사!”

장기욱이 송신기를 붙들고 목이 터져라 소리를 질렀다.

“야! 남대철!”

송필무가 대철의 이름을 외쳤다.

그들의 눈에서 굵은 눈물이 떨어졌다.

그리고 잠시 후 그들은 윈치에 딸려 올라 온 빈 로프만을 볼 수 있었다. 로프는 대철을 동여맸던 시작부분부터 일정 길이가 사라진 상태였다.

한데 그 끝부분이 마치 날카로운 칼에 잘린 것처럼 아주 매끄러웠다.


*****


대철은 뭔지 알 수 없는 거대한 힘이 자신의 몸을 빨아들이는 것 같았다.

보고를 마치는 순간 일어난 일이었다.

“뭐 뭐야!”

아무리 용을 쓰고 버텨보려 했지만 불가항력이었다.

“으아아아아!”

그의 입에서 괴성이 터져 나왔다.

이건 비명이 아니었다.

대철이 자신의 무기력함을 견뎌내지 못하고 질러대는 노성이었다.

그렇게 무기력하게 끌려가던 어느 순간, 갑자기 그 힘이 없어졌다. 애초부터 어떤 힘도 작용하지 않았던 것처럼, 대철의 몸을 사정없이 끌어당기던 그것이 아무 흔적도 남기지 않고 사라진 것이다.

“뭐 뭐냐! 이게 도대체 무슨 일이야!”

대철이 소리를 질렀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없었다.

“헉! 허 허공!”

기겁한 대철은 말까지 더듬었다.

지지할 곳이 전혀 없는 허공이었다.

“아아아악!”

비명을 질러댄 대철이 연신 팔다리를 허우적거렸다.

고공낙하를 한두 번 경험한 게 아니다.

하나 그땐 낙하산이 있었고 또 튼튼한 로프를 손에 쥐었기에 그다지 두렵지 않았었다.

그런데 지금은 아니다.

손에 잡히는 것은 물론이고 발에 걸리는 것도 없었다. 땅에 발을 딛지 못한 채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떠 있다는 것은 극한의 공포를 몰고 왔다.

‘이렇게 가는구나…….’

절로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주마등처럼 스치는, 지나 온 삶이 왠지 허무했다.

‘허허, 조금 더 열심히 살 것을…….’

후회는 아무리 빨라도 늦다.

부릅뜬 눈을 파르르 떨며 그렇게 온몸으로 아우성을 치던 대철은 어느 순간부터 초연해졌다.

‘으응?’

뭔가 이상했다.

주위를 살피는 대철의 얼굴에 의아함이 어렸다.

‘멈춘 거야?’

비록 허공에 떠 있었지만 아래로 곤두박질치는 느낌이 전혀 없었다.

‘허어, 이게 무슨 일이래?’

대철은 조금씩 안정을 찾아갔다.

어느새 전사의 모습으로 돌아온 대철은 차가운 눈으로 사방을 살피기 시작했다.

온통 잿빛 일색이었다.

특별히 위험하다고 생각되는 기운은 느껴지지 않았다.

그사이 그의 몸은 천천히 내려앉고 있었다.

두려움은 없었다.

워낙 천천히 내려가는 때문이었다.

“혹시 죽은 건가?”

잠시 후 바닥에 내려 선 대철이 중얼거렸다.

허공과 마찬가지로 지상 역시 온통 잿빛이었다.

아니 눈에 보이는 사물이 아예 없었다.

잿빛 일색에 사물이 없는 풍경은 흔히들 얘기하는 저승의 모습과 다르지 않았다.

그때였다.

툭! 투둑! 투두둑!

철컹! 탱그렁!

뭔가 터지는가 싶더니 이내 쇠붙이들이 떨어지는 소리가 들렸다.

‘이건 또 뭐야? 허어, 이 이게 도대체…….’

소리의 근원지를 찾아 고개를 숙였던 대철은 또 다시 놀라고 말았다.

바닥에는 금속으로 된 물체들이 수북하게 쌓여 있었다.

그 중에는 자신의 옷에 붙어있던 것들을 비롯해서 도구함에 있던 쇠붙이까지 보였다. 그리고 쇠붙이들은, 아니 금속물질들은 지금도 떨어지고 있었다.

허리띠의 버클이 손을 대지도 않았는데 강력한 자석에 끌리기라도 하는 것처럼 바닥을 향해 곤두박질 쳤다. 시계도 예외는 아니었으며 심지어는 바지의 지퍼와 군화 끈을 매는 작은 쇠붙이까지 하나도 남김없이 떨어져버렸다.

‘세상에 이게 도대체 무슨…….’

황당한 표정으로 망연히 서 있던 대철이 슬며시 허리를 구부려 버클을 잡았다.

다른 건 몰라도 허리띠가 느슨하다 보니 힘을 쓰기가 어려웠던 것이다.

“이 이게!”

대철은 버클을 쉽게 잡았지만 집어 들지는 못했다.

오기가 치밀었다.

기껏해야 작은 쇠붙이 하나일 뿐이었다.

그걸 집어 들지 못한다는 건 말이 되지 않았다.

대철은 손에 온 힘을 쏟아 부었다.

그의 얼굴이 시뻘겋게 변했다.

“끄응!”

앙다문 이빨을 비집고 억눌린 소리가 흘러나왔다.

하나 버클은 요지부동이었다.

마침내 제풀에 지친 대철이 뒤로 엉덩방아를 찧으며 나동그라졌다.

버클이 비웃는 것 같았다.

어이가 없었다.

“헉헉! 뭐 이런 거지같은 경우가 다 있어!”

성질을 이기지 못한 대철이 버럭 소리를 질렀다.


작가의말

애독해 주신 독자여러분께 감사의 인사를 드리며 또 죄송한 말씀을 올립니다.

다음 화 부터 연재주기를 주 2회로 조정합니다.

생업과 관련해 멀리 울산 현장으로 가는 까닭에 글을 쓸 여건이 좋지 않을 듯싶네요.

비록 주 2회 연재이지만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합니다.

모쪼록 대찬 사나이를 잊지 마시고 더욱 성원해 주시기 바랍니다.

독자제현의 건승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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