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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담(松潭) 님의 서재입니다.

대찬 사나이

무료웹소설 > 작가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송담(松潭)
그림/삽화
필로스
작품등록일 :
2014.10.23 21:43
최근연재일 :
2014.12.01 07:06
연재수 :
20 회
조회수 :
111,335
추천수 :
3,086
글자수 :
73,009

작성
14.10.27 06:14
조회
5,922
추천
137
글자
7쪽

제 1 장 선택 4

DUMMY

빠드득!

대철의 모습을 본 쌍칼이 이를 갈았다.

“같잖은 새끼가 감히 누구를…….”

쌍칼이 흉흉한 얼굴을 하고 다가섰다.

놈의 양손에는 어느새 시퍼런 군용대검이 들려있었다.

대철은 번들거리는 눈으로 쌍칼을 직시했다.

그 눈에서 마치 시뻘건 용암이 끓어오르는 것 같았다.

다른 놈들은 그 눈을 보지 못했지만 정면에 위치했던 쌍칼은 피할 수가 없었다.

“이 이 새끼…….”

쌍칼의 입에서 간신히 목구멍을 비집고 나오는 듯싶은 소리가 흘러나왔다.

놈은 대철에게 당해서 아직도 허리를 구부린 채 나직하게 그리고 처량한 신음을 뱉어내는 흰색 추종자가 애초에 보였던 행동과 별반 다르지 않은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그리 길지 않은 시간이었다.

하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쌍칼의 몸은 조금씩 굳어가기 시작했다.

그 틈을 타고 다른 놈들이 선수를 쳤다.

“죽어!”

“조져버려!”

대철이 허깨비처럼 사라진 것은 놈들이 내리치는 몽둥이가 그의 몸을 타격하는 순간이었다.

그리고 뻑! 빠각! 하는 두 번의 소리가 들렸다.

콰당! 우당탕! 소리가 그 뒤를 이었다.

하나 놈들이 흘리는 신음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대철은 어느새 쌍칼의 목을 쥐고 있었다.

“썩을 놈, 칼을 들었단 말이지?”

대철이 이를 앙다물고 말했다.

2미터에 비대한 몸을 가진 쌍칼이 190의 대철에게 목을 잡힌 채 공중에 떠서 부들부들 떠는 모습은 쉽게 믿기지 않는 장면이었다.

놈의 얼굴이 시퍼렇게 변해가는 순간 대철이 손을 놓았다.

쿠당탕!

컥! 컥!

대철은 밭은 숨을 몰아쉬는 놈을 그냥두지 않았다.

전쟁터에서 자비는 자신의 목숨을 내놓는 짓이었다.

숱한 전장을 누비고 살아남은 그였다. 그가 그런 실수를 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대철이 걸음을 옮겼다.

꾸에에에엑!

쌍칼의 입에서 이내 돼지 멱따는 소리가 들렸다.

형님이라고 불렀던 놈과 마찬가지로 다리를 잔뜩 구부리고 허리를 말아 최대한 웅크린 쌍칼의 사타구니에서 시뻘건 피가 흘러나왔다.

놈보다 먼저 나섰다가 바닥에 널브러진 두 놈은 얼굴 한쪽이 함몰되고 가슴뼈가 움푹 들어가 있었다.

순식간에 네 놈이 누웠다.

손발을 움직이기도 힘들 정도의 중상을 입은 것이다.

와악!

대철이 쌍칼의 사타구니를 짓이겨 밟고 걸음을 뗀 그때 구석에서 괴성이 터져 나왔다.

“이제야 정신을 차린 모양이네.”

대철이 옮기던 걸음을 멈추고 중얼거렸다.

이를 드러내는 웃음을 지은 그가 이내 중앙의 소파에 엉덩이를 걸쳤다.


*****


콰당탕!

문짝이 부서질 것처럼 요란한 소리를 내자 언짢다는 표정을 지은 장기욱이 고개를 들었다.

송필무가 허겁지겁 들어서고 있었다.

“구 국장님! 찾았습니다!”

대뜸 소리를 지른 송필무의 이마에서 굵은 땀방울이 흘러 내렸다.

“뭐! 찾았다고? 남대철이 어디 있어!”

장기욱이 벌떡 일어나며 소리쳤다.

언짢아하던 표정은 온데간데없었고 지금 그의 얼굴은 잔뜩 상기되어 있었다.

“네, 찾았습니다.”

“그러니까 지금 어디 있냐고!”

장기욱이 버럭 소리를 질렀다.

“그 그게 말입니다…….”

“야, 송필무! 이 새끼가 왜 이렇게 더듬는 거야! 빨리 말하지 못해!”

우물쭈물하는 송필무의 태도에 마침내 장기욱의 성질이 터져버렸다.

“지금 영등포 경찰서에 있답니다.”

마지못한 듯 대답을 하는 송필무의 어깨가 왠지 왜소하게 보였다.

“뭐? 경찰서? 거기는 왜 갔대?”

생뚱맞은 대답에 장기욱이 어이없다는 투로 물었다.

송필무의 이마에 땀방울이 맺혔다.

“남대철이 도대체 거기는 왜 갔냐는 말이야!”

장기욱이 부하인 송필무의 답답한 태도에 또 다시 소리를 질러댔다.

“그 그게 폭력행사로 유치장에 들어가 있답니다.”

“뭐! 그게 무슨 말이야!”

“조폭과 싸우다가 몇 놈에게 중상을 입힌 모양입니다.”

“싸워? 몇 놈에게 중상?”

장기욱이 황당하다는 듯 송필무의 말을 되뇌었다.

“성기능을 상실한 놈이 둘에 좌측 안면부 함몰…….”

송필무가 말을 흐리며 장기욱의 눈치를 보았다.

“뭐 뭐라고!”

“두 놈이 고자가 되어버렸고…….”

“가 가만! 합의 가능성은!”

장기욱이 송필무의 말을 급히 자르며 소리쳤다.

남대철이 아니면 안 되는 상황이었다. 그가 군인의 신분이었다면 별 걱정을 할 일도 아니었다. 하나 참으로 안타깝게도 그는 오늘 전역신청서를 냈다.

이건 닭 쫓던 개가 지붕을 쳐다보는 격이었다.

찾으라고 지시를 내렸지만 그를 끌어들이는 것도 문제였다.

한데 잘하면 그를 엮을 수 있는 상황이 되었다.

지금은 돈이 문제가 아니었다. 아니 어쩌면 경비를 안 들일 수도 있었다. 상대가 조폭이기 때문이었다. 놈들을 탈탈 털어대면 십 년 이상 가둬 둘 수 있었다. 합의를 안 해주면 협박을 하면 된다는 말이었다.

장기욱이 흥분할 만 했다.

그의 눈빛은 매섭게 타오르고 있었다.

“당한 놈들이 모두 조폭입니다. 놈들의 특성상 쉽게 합의가 이루어질 것 같지 않습니다.”

“뭐? 아니야, 오히려 잘 된 거야.”

“네?”

송필무가 어이없다는 듯 물었다.

남대철이 전역 신청을 했기 때문에 가뜩이나 포섭이 불투명한데 거기에 폭력행사로 인해 철창신세를 지게 생겼다. 조폭들이 당했으니 병원에서 온갖 핑계를 대고 합의금을 뜯어 내려 할 터였다.

아마도 수억 아니 수십억을 부를지도 모른다.

그렇게 되면 자칫 일이 틀어질지도 모르는데 장기욱은 오히려 잘 된 일이라고 했다.

송필무는 장기욱이 격무로 인해 머리가 어떻게 된 게 아닌가 싶었다.

“놈들한테 합의 안 해주면 모조리 콩밥 먹인다고 협박하고 남대철이 꺼내 와!”

“네? 협박이요?”

송필무가 더욱 황당한 표정으로 되물었다.

연이어 나오는 얼토당토않은 말에 쉽게 이해가 가지 않은 탓이다.

“그래, 놈들이 합의를 해주지 않으면 꼼짝없이 콩밥을 먹어야 하는데 최소한 10년 이상의 징역형이라고 얘기를 해주는 거야. 그리고 남대철에게는 놈들이 요구하는 합의금이 생각보다 많다고 하는 것도 덧붙이고.”

장기욱이 장황하게 설명을 늘어놓았다.

그의 눈빛이 마치 활활 타오르는 것 같았다.

‘의외로 쉽게 해결 될 수도 있을 거야.’

그는 이런 잔머리가 아직 남아있다는 게 신기하기도 했지만 자신이 얘기하면서도 스스로가 대견하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전역 신청서를 수리하지 못하도록 했으니 군인 신분이고 당연히 군법으로 처리 될 텐데요?”

송필무가 고개를 갸웃거리며 물었다.

그 말을 들은 장기욱의 이마에 깊은 주름이 잡혔다.

“일단 군과 경찰에 남대철은 우리가 관리한다고 전하고 내가 얘기한대로 해봐. 잘하면 별로 애 먹지 않고도 남대철을 끌어들일 수가 있을 거야.”

“네, 아 알겠습니다.”

송필무가 마지못해 대답을 하고 돌아섰다.

그는 문을 나서는 내내 고개를 갸웃거렸다.

“수단 방법을 가리지 말고 남대철 상사를 내 앞에 데려오란 말이야!”

“네, 아 알겠습니다.”

뒤에서 들리는 장기욱의 말 소리에 송필무가 얼떨결에 고개를 끄덕거렸다.

“아! 잠깐!”

막 문을 나서려던 송필무가 급히 걸음을 멈췄다.

돌아보는 그의 눈에 장기욱의 손짓하는 모습이 들어왔다.

송필무가 다시 장기욱의 앞에 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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