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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을 모르는 사람

99의 과학과 1의 판타지 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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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는게뭐야
작품등록일 :
2016.06.08 19:04
최근연재일 :
2016.09.26 21:44
연재수 :
16 회
조회수 :
2,557
추천수 :
14
글자수 :
52,943

작성
16.06.14 20:34
조회
1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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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글자
6쪽

1-2

DUMMY

수천 개의 행성 중 이곳, 그곳도 몬스터가 나타난 대륙, 그리고 시각. 천문학적인 확률로 클랜원이 이곳에 있었던 행운에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가슴을 쓸어내린다. 통화 버튼을 누르고 미리 지정해 놓은 (어머니의 전화번호) 단축키 1번을 누르려던 손을 내려놓았다.


"하아.."


서서히 어둠조각 사이로 빛이 새어들어오며 세상이 밝아진다. 귀를 틀어막는 듯한 1급 경보음이 함성 소리에 묻히는 와중에, 그것에 열광하는 대중들 사이를 보도진이 힘겹게 비집고 들어오는 것이 보였다. 광대한 우주에 196명 밖에 없는 클랜은 대중 속에서 영웅으로 각광 받았기 때문에, 그들의 싸움은 항상 특급 보도로 다루어진다.

하지만 온 몸이 하얗게 빛이 나던 소녀는 이미 사라지고 없었다. 처음으로 클랜의 괴랄한 능력을 목격한 나는 기쁨과 함께 감탄을 금치 못했다. 하늘을 덮는 괴물에 대한 공포의 잔여와 백색 소녀의 능력에 대한 흥분이 섞여 가슴을 두근거리게 한다. 다가오는 보도진이 귀찮게 할 것 같기에, 잠시 감정을 접어두고 도보로 등교하기 시작한다. 걷기 시작한 때에 맞춰, 함성소리와 사람들의 흥분이 뒤 섞인 혼란도 많이 잦아든다.

그렇다. 등교다. 10분 전 까지만 해도 내가 밝고 있는 이 땅이 대륙 째로 날아갈 뻔 했는데도, 우리는 등교를 계속한다. 회사로, 시장으로, 미용실로, 정크푸드점으로. 화려한 능력자들의 전투는, 그 아래 보이지 않는 곳에서 비능력자들이 받춰주어야 가능하다.


ㅡ교실ㅡ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수업을 시작한다. 세계사 시간. 우리는 사는 것에 무척이나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은 근대사를 뇌주름에 각인시키려 애쓴다. 이 교실 안에 있는 사람 중 한명도 빠짐없이. 몇 남지 않은 역사 자격증을 가진 선생님의 목소리에 우리는 귀를 기울인다.


"22년 전, 지구의 그레고리력으로 1998년 12월 24일, 우주력 -1년에 암흑에너지를 추출하던 발전기관들이 동시에 폭발했지? 그때, 그 발전기관들을 중심으로 우주 전역에 원인을 알 수 없는 중력파가 감지됬다고 한다. 그것과 동시에 끔찍한 괴물을 쏟아내는 암흑의 소용돌이가 생겨났지?"


막대기로 전자 스크린을 치는 소리와, 악센트에서 괴물에 대한 선생님의 악감정이 전해져 온다. 그것은 우리도 마찬가지였다. 여기 있는 모두가 가까운 사람들을 한 두명 쯤은 괴물에 의해 잃어본 적이 있는 사람들이었다. 나의 경우엔, 아버지가 그러했다. 설명이 계속이어진다.


"... 그렇게 해서 오늘 날 까지 왔다. 잠시 옛날 얘기를 해볼까? 대재앙(우리는 암흑의 소용돌이가 소환된 사건을 '대재앙'이라고 부른다)이 일어나기 전에는 수업시간에 자는 학생도 있었다?"


자리에 앉은 모두가 경악한다. 선생님이 거짓말 한다고는 생각치 않는다. 하지만 지금 이자리에 앉아 이 시대에 책상에 앉아 공부하고 있는 학생으로서는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광경이었다. 지금이 학생들이 가장 필사적으로 책을 붙들고 펜을 놀리는 시대라고 확신하고 있는 나는 잠시 생각에 잠긴다.

내가 사는 이 행성 '위드'에서만 해도 하루에 수만개의 크고 작은 경보가 지역 곳곳에서 울린다. 아침에 눈을 뜨고 일어나니 옆집 이웃이 땅 속에 묻혀있는 세상. 그런 지옥같은 세상에서, 정부, 사회는 몬스터를 제거하는 것에 수단과 방법을 가리는 것이 불가능하다. 당연하게도 몇 안되는 이상능력발현자들은 몬스터대응기관의 리스트에 등록되어 몬스터를 제압할 의무를 가진다. 그것이 반강제적으로 이루어지는 데에도 비능력자에 비하면 그 정도는 양반이었다. 능력을 가지지 못한 자는 절반이 군인이나 경찰이 되고, 나머지 절반은 능력자들이 '세계의 안전'이라는 사유로 빠져버린 사회의 빈자리를 메우기 위해 톱니바퀴와 나사가 된다.

곳곳에서 괴물이 쏟아져 나오는 이 세상이 제대로 굴러가기 위해, 자라나는 학생들의 선택지는 한없이 좁다. 능력, 재능, 취미, 관심사, 장래희망을 무시당하고, 생산력, 전투력 무조건 둘 중 하나만 선택해야 하는 세상이 되어 버렸다.

예술? 예체능? 역사책을 보며 떠올려 본다. 역사책이 묘사하는 아름다운 세상이 실존했던 걸까. '그림을 그려? 축구? 농구? 공을 가지고 놀아..? ..미친 놈' 옆에서 사람이 죽어가는, 사람의 죽어가는 세상이, 광경이, 감정이 너무나도 익숙해져버린 우리들에게, 역사가 묘사하는 대재앙 전의 세계는 우리의 입에서 저런 소리를 튀어나오게 만들었다. 자유로 넘치는 꿈만 같은 세계는 정말로 실존했던 걸까.

사람들이 속수무책으로 죽어나가는 이 때에, 그것은 분노하고 절망할 정도로 비현실적인 이야기를 늘어놓고 있었다.


"수업시간에 잠을 잔다고요? 그런게 가능해요?? 거짓말 하지마요 쌤."

"진짜라니까? 심지어는 게임기를 들고 와서 몰래 하는 녀석도 있었어. 더 전에는 만화책을 교과서랑 겹쳐서 보는 놈도 있었지."


선생님이 하는 말에 거짓이 없다는 것은 우리 모두가 알고 있기에 망연자실한다. 그의 입장에서는 딱딱해진 분위기를 풀어보려고 해본 소리겠지만, 그런 소릴 들려주어봤자 진만 빠지게 할 뿐이었다. 수업 종료를 알리는 종소리가 울린다. 선생님이 오른쪽 천장 구석에 부착된 스피커를 올려다 본다.


"그래도 종소리는 변한 게 없구만, 다음 시간은 영어인가? 그럼 공부 열심히 해라."


그렇게 말하고 문 밖으로 사라지는 역사 선생님. 우리는 다시 펜을 집어들고, 노트를 펼친다. 이상발현자는 능력으로 먹고 살겠지만, 비능력자는 상황이 달랐다. 인정받지 않으면, 조금 더 사회에서 필요로 하는 존재가 되지 못하면 도태되었다. 일용할 자금도, 양식도 부족해진 이 때에 우리는 누구보다 필사적이었다. 지금 자신이 하고 있는 공부가 무엇을 위한 것 인지, 왜 하고 있는 것 인지도 모른 채. 우리는 찬란했던 과거를 등지고 나아간다. 빌어먹을 소용돌이가 없어지길 하루하루 빌면서.


작가의말

자유연재의 장점

급하지 않다.

위니흑마 다 죽었으면 좋겠다. 고오급 실력 시계나 해야지

이거 문단은 자동 띄어쓰기 될려나? 한번 시험해 봐야지.

어..3000자 안된다. 빌어먹을 이거 올라가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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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1-14 16.08.06 137 1 7쪽
13 1-13 16.07.25 201 1 7쪽
12 1-12 16.07.22 110 1 6쪽
11 1-11 16.07.22 109 1 8쪽
10 1-10 16.07.22 115 1 9쪽
9 1-9 16.07.21 94 1 7쪽
8 1-8 +2 16.07.13 142 1 7쪽
7 1-7 16.07.06 131 1 7쪽
6 1-6 16.07.05 228 1 7쪽
5 1-5 16.06.27 203 1 7쪽
4 1-4 +1 16.06.20 169 1 7쪽
3 1-3 +1 16.06.15 213 1 8쪽
» 1-2 16.06.14 170 1 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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