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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을 모르는 사람

99의 과학과 1의 판타지 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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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는게뭐야
작품등록일 :
2016.06.08 19:04
최근연재일 :
2016.09.26 2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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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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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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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9.26 2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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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1-16(5~)

DUMMY

괴수 출현 전과는 달리, 미성년자라도 고객이라면 받는 시대가 되었다. 호텔의 데스크 직원은 받아든 신용카드와 함께 방열쇠(카드)를 내 앞에 올려 놓았다.


"즐거운 여행 되시길~"


상류층만의 세계, 괴수가 날뛰는 세상이지만 가진 자는 여전히 여행을 즐기는 모양이다. 직원이 하는 말에서 어렴풋이 눈치 챌 수 있었다.

괴수의 출현이후 재건축된 몇 안되는 시설은 아주 유능한 인재가 아니면 직원으로 받아주지 않았다. 그 예로, 지금 눈 앞의 직원은 '르네와 나의 대화'를 듣고 우리가 쓰는 언어로 대응하고 있었다. 평범하게 보일 수도 있지만 내가 쓰는 언어의 근원지가 일본이랑 아예 다른 행성이기 때문에, 내심 데스크의 그녀의 능숙한 발음에 감탄했다.


깊어진 밤에도 방은 널려 있었다. 괴수 출현 이후 극 단위로 적어진 고객, 자신의 사회적 위치만큼의 마천루를 원하는 고객 때문이다. 손님은 없지만 호텔이 높이 솟구쳐 있는 이유다. 애초에 이 시대에 호텔이 있는 것 자체가 경이로웠다.


방에 들어와 취침 준비를 마치자, 소파에 앉아 두꺼운 책을 정독하는 르네가 시야에 들어왔다.


"뭐 읽어?"

"사전이요"

"사전?"

"똑똑해지려고요"

"헤~, 왜?"


기특하다는 말 보다 먼저 나온 의문.


"마스터처럼 똑똑해지기 위해서요"

"기특하네"


칭찬을 듣자 금세 얼굴이 풀어진다. 르네는 감정이 그대로 얼굴에 드러난다. 그 얼굴을 보며 푹신한 실크 침대에 누웠다. 르네가 앉은 소파 옆으로 운치있는 야경이 펼쳐졌다.


"그나저나 막막하네.. 여기서 뭘 하라는거지? 조사? 사건의 진실?"


마스터가 했던 말이 떠올랐다.

'그게 폭탄이다?'

'폭탄으로 보고 있어. 지진의 진원지도 바다 한 가운데고, 심해로 내려가서 확인 해 보려고 했는데, 아무래도 시간이 꽤 지나버려서 그런지 흔적도 없더라고'

'흠, 정말 폭탄일까? 다른 가능성은 없어?'

'많지, 이건 그냥 내 생각일 뿐이야. 그래서 나 혼자 알아보는 거고. 사실 샬롯이 해 줘야 할 일하고도 관계없어'

'그러면 뭣하러 그런 걸 말해 준 거야?'

'아무래도 르네랑 관련이 있는지 의심 중이야'

르네랑 대지진이 관련이 있다. 라고 마스터는 대답했다. 솔직히 14살 쯤의 어린아이가 수백만명을 몰살시키고 불모지를 만들 거라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대지진이 인위적으로 일어났는지 확인하는 게 순서겠죠?"

"응, 하암~, 피곤한데 적당히 보다가 자, 난 먼저 잘게"


그리고는 돌아 누웠다. 방금 한 말은 거짓. 일단 마스터가 시킨 일 대로 르네를 감시 할 생각이다.

그리고 아침 해를 바라보았다. 숙면해버렸다.

옆에 마지막으로 보았던 자세 그대로 사전을 정독중인 르네가 보인다. 눈꺼풀을 비볐다.


"안 잤어?"

"아니요, 오랜만에 숙면했어요"


'그렇다면 내가 너무 오래 누워있었나'

중얼거리면서 옆의 스탠드에 놓은 손목시계를 바라보았다. 6:00am 시간은 맞춰 두었으니 틀림없었다.


"생각보다 잠이 없구나?"

"능력이 생긴 이후로는요"


이능력에는 간혹 부작용이 따르는 경우도 있다는 사실이 떠올랐다. 대체적인 예로는 불을 다루는 술사가 화상을 입는 경우였다. 극소수에 해당했다.


한적한 거리, 몇 안되는 인파 속에서 간편한 식사를 마친 일행은 한 남자를 만났다. 르네가 서로를 소개 시켜주었다.


눈 앞의 남자는 나와 키가 비슷했고, 연령대가 나랑 비슷해 보였다. 삐적마른 몸매, 주황머리에 검은 눈동자, 길쭉한 얼굴. 이름은 유키라고 한다.

'이름과는 별 관계없는 모습이네'

인사를 나눈 뒤, 이야기가 진행되었다.


"3년전 일본에서 일어난 대지진이 인위적으로 일어났다고 마스터가 말하더군요"

"듣기로는 대지진 당시,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수직상승그래프를 그리는 기업이 발견되었다고.."


그쪽 분야에 대해서는 아는 바가 없기 때문에 저절로 말 끝이 흐려졌다.


"따로 조사해 보았지만, 이미 회사는 사라지고 없더군요. 마치, 회사를 키우는 게 목적이 아니라 자금만이 목적이였던 듯이 말이죠, 3년이나 지난 지금은 도저히 알아 볼 방법이 없더군요. 관계자가 누구인지, 심지어 설립자는 이미 죽은 사람이여서.."

"그러면 그 쪽으로는 방법이 없는건가요?"

"그렇죠"


주황머리의 남자는 고개를 가로 저었다.


"하지만 꼭 누군가가 폭탄을 터뜨려서 지진을 일으켰을 가능성은 낮습니다. 애초에 당시 기술로는 성공률도 낮고요"

"그렇군요, 그런데, 마스터가 다른 말은 없었나요?"

"예?"

"기업, 주식시장의 조사 외에도, 어떤 단서를 말한 게 없나요? 달리 다른 말은 안 했는지"

"네, 마스터는 그저 3년전 대지진 당시의 기업조사만 해달라고 했어요. 그리고는 무책임하게 전화를 끊어버리더군요. 어휴.. 생각해보면 마스터는 항상 이런식이죠"

"맞아맞아! 일단 던지고 방치한다니까?"


고개를 가로젓는 유키옆에서 르네가 격하게 호응한다. 말의 앞 뒤가 맞지 않아서 한번 더 물어보았다.


"그 한 마디 밖에 없었다고요?"

"네, 마스터가 원래 그래요, 지시를 내리고 바쁘다는 식으로 끊어버리죠. 옆에 있을 때는 안 그러는데, 통신으로 지시를 내릴 때면 굉장히 사무적이 되죠. 바쁠 때는 지금처럼 되요"


주황머리의 남자는 멍청하게 르네와 공감을 이루며 이야기를 내뱉었다. 가까운 벤치에 앉기를 권한 남자는 공중에서 하겐다즈(아이스크림)를 꺼내 먹기 시작했다. 건네받은 또 다른 맛의 아이스크림을 땅바닥에 내팽개쳤다.

ㅡ철퍽


"에..엥?"

"샬롯?"

"흠.. 그러니까 그 많은 사람들을 죽여서 이 아이스크림을 먹고 있는 거군?"


옆에 앉은 주황머리의 남자와 연파랑머리의 소녀가 동시에 놀란 눈치다. 보통 받아든 아이스크림을 바닥에 던지는 몰상식한 사람은 없다. 그런식으로 이목을 집중시켰다.


"유키, 방금 있었던 대화는 다 녹음되었습니다. 저랑 마스터에게 가주셔야 겠습니다"

"네..네? 갑자기 무슨.."

"아직도 모르겠어요? 수백만 명을 죽이는 일에 한 몫 한 사람이?"


주황머리의 남자의 얼굴이 굳어졌다. 체크메이트다. 돌이켜보면 주황머리는 정말 생각없이 말을 내뱉었다.


"당신, 마스터한테는 분명 기업조사를 해 달라는 한 마디만을 들었잖아"

"그..그런데요?"

"그런데 어떻게 '누군가가 폭탄을 터뜨려서 지진을 일으켰을 가능성은 낮다'고 단언 할 수 있는거지?"

"그..그건.."

"난 폭탄의 폭 자도 말한 적이 없어, 안 그래 르네?"


르네의 손에서 놓쳐진 아이스크림이 그대로 허벅지에 떨어졌다. 반응을 보니 르네는 관련이 없다. 시선이 주황머리의 남자에게로 몰렸다.


"유키?"

"너무 넘겨 짚는거 아냐? 조사 중에 폭탄의 흔적을 발견했을 뿐이야. 그 정도는 당연하잖아?"


'심해로 내려가서 확인 해 보려고 했는데, 아무래도 시간이 꽤 지나버려서 그런지 흔적도 없더라고'


"하!..폭탄의 파편이 심해 속에서 3년이나 그대로 있겠냐? 크레이터도 심해에선 구분이 안되, 계속해서 스스로 무덤을 파는군"

"아..제기랄"


긴장한 기색이 역력하던 주황머리의 남자가 욕지거리를 내뱉었다.


"자! 나머지 얘기는 마스터 앞에서 해 보실까?"

"멍청하긴, 샬롯 양, 넌 추리는 좋은데 머리가 안 굴러가는구나"

"뭐라고?"

"그렇게 말하면 내가 순순히 따라갈 거라고 생각했나, 바보같군"


유키는 그대로 두 팔을 으쓱거렸다.


"그럼 실력행사를 할 뿐이다"

"실력행사? 길드 내에서 5위인 나에게? 풋, 한번 해 보시지?"

"그럴 필요도 없어, 마스터를 부를 거거든"


그대로 워프펜을 꺼내 들었다. 그리고 의자를 박차고 일어서서 위에서 아래로 허공에 선을 그엇다. 그리고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당황하는 사이에, 유키가 광소하기 시작했다.


"크큭..크흐흐흐..으하하하하하!"

"뭐지? 공간절개가 안 되는데?"

"당연하지! 이 행성은 이미 내 공간이야! 샬롯 양, 황천가기 전에 내가 좋은 거 하나 알려주지"


그대로 광소하는 유키와 눈이 마주쳤다. 코 닿을 거리였다.


"키킥!..상대를 몰아넣을 때는 먼저 상대의 전력을 파악했어야지! 키히히!"


아까전의 유키라고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의 태도에 약간 소름이 돋았다. 이런 사람도 있구나. 작동도 안되는 펜을 던져두고 소매를 걷어부쳤다. 르네가 머릿속으로 말을 걸며 서포트하기 시작했다.

'유키의 능력은 큐브에요, 행성과 바깥 공간을 차단한겁니다. 그래서 워프가 발동되지 않았어요. 전투가 시작되면 제 지시를 따라주세요'

르네의 지시를 따르며 유키를 도발했다.


"펜이 작동을 안하면, 힘으로 짓누를 뿐이다."

"크핫! 웃기는 말을 하네? 갓 들어온 신입 주제에 말이야!"

"너도 참 웃긴다? 상대를 몰아넣을 때는 그 사람의 전력을 먼저 파악해야 한다며?"


그대로 유키의 주변으로 거대한 철창을 소환한다. 새우리였다. 광기를 띈 유키는 새우리를 보고 폭소했다.


"푸핫! 지금 이거 나 가둬둘려고 놔둔거냐?"

"그런데?"

"하압!"


칼을 소환하며 태연하게 철창을 조각내는 유키에게로 진홍빛 칼이 스쳐지나갔다. 르네가 성인 남성만한 크기의 칼을 날린 것이다. 그리고 스쳐지나간 칼은 그대로 수많은 빌딩과 건물을 박살내었다.


"야..! 무고한 사람들이 죽잖아..!"

"괜찮아요, 이유는 모르겠지만 유키가 큐브로 다 이동시켜 놨으니까!"

"사람들을? 유키가? 왜?"

"한눈파는거냐, Ultimate, Shadow Cube set"


그대로 유키가 든 칼이 내 목에 닿았다. 그리고 칼 손잡이와 유키는 자연스럽게 스쳐지나갔다. 칼날만 빼고. 목에 닿은 부분은 흔적도 없이 소멸로 없애버렸다.


"소멸과 창조를 동시에 다루다니, 무슨 능력이지?"

"그걸 말해겠냐?"


또다시 날아드는 진홍빛 칼날을 가뿐히 피하는 유키.


"2대1이라.. 일단 싸움을 공평하게 만들어 볼까? 루빅스 큐브"

"어!..엇!"


유키의 양손에서 하얀빛이 감돌더니, 그대로 3x3의 큐브가 나타나 르네를 가둔다. 르네는 외마디 비명가 함께 큐브안으로 사라졌다.


"오, 신기하다"

"태연하구나, 언제까지 그런 태도를 유지 할 수 있나 보자, Cube, Time round set"


얼마전까지만 해도, 뾰족한 것이 몸에 접촉하면 두려운 척이라도 할 수 있었는데, 몸에 두른 소멸 덕에 두려움 같은게 일체 사라졌다.

그가 나지막히 큐브들의 이름을 나열하자, 주변에 구체들이 나타나더니 전방면으로 뾰족한 가시를 내세웠다. 물론 나한테 닿을리 만무했다.


"TachyonDrive"

"Mirror Cube set"


빛보다 빠른 입자인 가상의 입자, 타키온으로 유키에게 일격을 내질렀다. 그리고 그 일격이 그대로 반사되어 나한테 돌아와서 소멸한다.


"자신이 내지른 기술은 소멸할 줄 아는군"

"기본아닌가? 그보다 도저히 질 것 같은 생각이 안 드는데에~?"

"그런가? Lanlan Rhombic Icosahedron set"

"廣域消滅(광역소멸)"


도발을 하면서도 마음 속에 캥기는 부분이 있다. 일단은 눈 앞의 주황머리 자식이 대지진과 연관되어 있는 건 확실하다. 그런데 사람들을 모두 이동시켜 놓는다? 수백만 명의 사람들을 무참히 학살한 인물일지도 모르는 자가?

이유를 알 수 없어 일단 방어적인 스킬만 발동시켰다. 마스터에게 연락이 닿아야 한다. 지금은 그것을 목표로 한다.


공간이 뒤죽박죽 엉키는 것을 통째로 소멸 시켰다. 거대한 빌딩이 종이조각처럼 일그러지는 모습이 보였다.


"그 능력은 대단하지만.. 소멸에는 한계가 있을 터다. 그렇다면 행성 단위로도 막아 낼 수 있을까?"

"음?"


유키의 손에 광대한 양의 빛이 모여들기 시작하고, 대기가 떨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눈 앞에 펼쳐진 막대한 양의 마력.


"Rubik's cube Set"


땅이 붕 뜨는 느낌이 들다가도, 공중낙하 하기 시작했다. 낙하 속도가 따라가지 못할 정도의 속도로 육지가 멀어지기 시작했다.

슈아아ㅡ

어느새, 지구 내부의 외핵으로 보이는 광할한 하늘을 뒤덮은 거대한 마그마 덩어리가 소행성처럼 하늘로부터 덮쳐오고 있었다. 너무나도 거대한 능력앞에서 무심코 허탈한 웃음이 튀어나왔다.


"허헛.."


하지만 문제될 건 없다. 저 거대한 행성 덩어리도 분해해서 소멸시켜버리면 될 뿐. 그런 생각으로 느긋하게, 은하수를 배경으로 한 지구 9조각을 바라보았다. 아마 보이지 않는 곳에 18조각이 더 있겠지. 구경 중에 마스터가 옆에서 공간을 절개하고 튀어나왔다.


"오! 마스터! 저것좀 봐! 멋있다~"

"이..이런 미친.."


그때 만큼은 안대로 가려져 있는 마스터의 표정이 훤히 보였다.


작가의말

공모전에 새로 쓸 책이 구상되었습니다!

이 흐름이라면 발전이 없을 것 같아서 새로운 공모전에 도전해 보려고요.(뭐, 피드백이 있어야 말이지)

담담한 문체, 문장 반복 제거, 어색함 없는 흐름을 연습 해 보려 합니다.

캐릭터의 개성 표현도 좀 더 노력해 보려 합니다.

아, 그리고 글 한편 당 3000자를 고수해 왔는데, 슬슬 5000자로 끌어올려보려고 합니다.

연재는 여전히 자유연재. 5800자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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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1-14 16.08.06 137 1 7쪽
13 1-13 16.07.25 202 1 7쪽
12 1-12 16.07.22 110 1 6쪽
11 1-11 16.07.22 109 1 8쪽
10 1-10 16.07.22 115 1 9쪽
9 1-9 16.07.21 94 1 7쪽
8 1-8 +2 16.07.13 142 1 7쪽
7 1-7 16.07.06 131 1 7쪽
6 1-6 16.07.05 229 1 7쪽
5 1-5 16.06.27 203 1 7쪽
4 1-4 +1 16.06.20 169 1 7쪽
3 1-3 +1 16.06.15 214 1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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