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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을 모르는 사람

99의 과학과 1의 판타지 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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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는게뭐야
작품등록일 :
2016.06.08 19:04
최근연재일 :
2016.09.26 21:44
연재수 :
16 회
조회수 :
2,573
추천수 :
14
글자수 :
52,943

작성
16.06.09 22:44
조회
304
추천
1
글자
7쪽

1-1

DUMMY

굿모닝~ 굿모닝~ 굿모.


매일 아침 나를 깨워주는 알람 벨소리. 무거운 눈꺼풀을 손으로 비비며 다른 한 손으로 머리맡의 스마트폰의 알람을 껏다. 뒤에 살짝 열린 창문으로 보라빛이 약간 섞인 빛과 함께 참새가 지저귀는 소리가 새어 들어온다. 5시간 남짓의 체온으로 보온된 이불을 걷어올리고 침대 옆으로 쓰러지듯 뒹굴며 일어섰다. 책으로 가득 매운 책상 위, 참고서와 문제집으로 가득 찬 책장. 언제나 처럼 책상 의자에 힘없이 풀썩 앉은 뒤, 기계처럼 펜을 집어들고 필기 노트를 펼쳐든다.


새벽 6시

1시간의 복습을 마친 후, 샤워를 하고 나설 준비를 한다. 잘 차려진 밥상. 오른쪽 자리에 어머니랑 마주 앉는다. 어머니와 나, 둘은 몇 년전부터 비어있는 옆 자리를 애써 무시하면서 부풀린 쌀 덩어리를 목구멍에 밀어넣는다. 식탁은 조용했다.


오전7시

서서히 하늘이 파란색으로 빛나기 시작할 때, 나는 여느 때 처럼 등굣길 위의 버스에 오른다. 교통카드를 기기에 맞대고 빈 자리가 있나 확인하자, 오른편에 신비한 느낌이 감도는 백색의 소녀가 앉아있었다. 우주력 탄생일을 기준으로 행성과의 교류가 오가기 시작했지만 하얀머리는 흔치 않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눈길이 끌렸다. 더 특이한 점은, 그 소녀는 그녀의 모습과 대비되는 모든 빛을 빨아드리는 듯한 검은색의 안대를 쓰고 있었다는 점이다. 눈 아닌 눈이 마주치자, 안대 아래로 나를 쏘아보는 느낌이 들어 시선을 피했다.


빈자리는 없었다. 이른 아침에도 버스는 다양한 사람들로 가득 찬다. 미용사, 회사원, 학생 등, 모두 자신의 의무를 다하러 출근하는 사람들이었다. 어쩔 수 없이 손잡이를 잡고 서서 간다. 10분쯤 지나자, 창 밖으로 헤이마트가 지나간다. 빨간색테두리의 하얀 건물이 지나가는 것을 보며 학교까지 반 쯤 도착했나 싶을 때에, 버스가 흔들리기 시작했다.


"어어?!"


우당탕ㅡ


강력한 진동에 다리 힘이 약한 한 노인이 넘어졌다. 버스는 멈추었다. 갑작스러운 흔들림에 꽉 쥐었던 손잡이를 놓자, 손가락이 화끈거리는 것이 붉어진 피부가 보였다. 버스가 멈추었는데도, 한번 강하게 치고 지나간 진동은 잦아들 생각을 하지 않았다. 본능적으로 주변을 살펴보는데, 진동하는 콘크리트 도로위에 차들이 멈추어 있었다.


'지진이다' 속으로 그렇게 생각한 나, 하지만 내가 사는 나라는 지진에 익숙하지가 않았기에, 사람들은 어떻게 대처할지 모르고 우왕좌왕하였다. 그 중에는 무작정 버스 밖으로 뛰쳐나가는 사람, 의자에 침착하게 앉아있는 사람, 구석에 웅크려 머리를 감싸고 덜덜 떨고 있는사람, 두 손모아 예수님께 기도하는 사람이 있었다.


"히익!"

"뭐..뭐야..무슨 일이 일어난거지?"

"주여.."


혼란 속에서 내 시선은 우연히 백색의 소녀에게로 가있었다. 그 소녀는 차분하게 앉아서 턱을 개고 창밖을 바라볼 뿐 이었다. 일단은 내리는 것이 낫겠다 싶어서 얇은 기둥들을 잡으며 천천히 입구쪽으로 다가가는 데, 커다란 진동이 다시 강타하였다. 버스가 공중에 뜨는 느낌을 온 몸으로 느끼며 손잡이를 붙잡는다. 창문 밖이 어두워지고 있었다. 나는 침착한 몇몇 사람들을 따라 창밖으로 하늘을 바라본다.


달은 커녕, 별하나 보이지 어둠이 대기를 덮치고 있었다. 10분전만 해도 파란색으로 화창하게 빛나던 하늘은 어느새 깜깜한 어둠으로 변해버렸다. 그 순간 머릿속에 스쳐지나가는 생각. 아니나 다를까, 1급 경보음이 사람들의 비명소리와 함께 울려퍼진다.


소리지르며 동분서주하는 사람들과 달리, 다리에 힘이 풀려 주저앉아 버린다. '열심히 살아왔는데, 그 누구보다 열심히 했는데. 여기서 끝인가?' 저기 맨발로 도망치는 남자도 알고 있을 것이다. 1급 경보음은 곧 죽음이라는 것을. 행성 4개를 먹어치운 괴물, 자이언트 크레이터가 1급이었다.


8년 전, 그 악몽의 날 이후로 괴물을 처치하기 위한 체계적인 시스템이 구축되고 인명피해가 줄어드는 와중에도 1급만큼은 어떻게 할 도리가 없다. 지금에 이르러 수천개의 행성을 지킬, 1급 몬스터를 처리할 수 있는 196명의 집단[클랜]이 생겨났지만 앞서 말했듯이 수천개의 행성. 그들이 모든 행성을 지켜내기란 불가능했다. 적어도 대륙하나가 날라갈 쯤에야 지원이 올 것이 뻔했다.


'이런 생각을 해서 뭐 하냐. 하아.. 왜 하필 이곳인가..', 1년에 한번 재래할까 말까 하는 공포 그 자체는 수천 개의 행성 중에 하필 이곳에 나타났다. 심장이 격동하고, 몸은 사시나무 처럼 떨려온다. 곧 다가올 죽음에 패닉에 빠졌던 나는 겨우 정신을 차리고 휴대폰을 꺼내든다. 마지막으로 하나뿐인 부모님에게 전화를 할 셈이었다. 땀에 가득찬 손이 심하게 떨리는 바람에 휴대폰을 떨어뜨린다. 심호흡을 하며, 땅의 진동 때문에 계속해서 움직이던 휴대폰을 간신히 붙잡은 나는 잠금해제를 하려고 한다.


파아아ㅡ


그 순간, 모든 진동이 멈추고 옆에서 신비한 느낌의 소녀가 일어선다. 눈길이 자연스럽게 그녀로 향했다. 일순간, 그녀의 안대와 눈이 다시 마주쳤다. 나를 바라보고 있는 것이 느껴졌다. 마치 시간이 멈춘 듯. 소녀는 나를 한번 돌아보더니 빙그레 웃어 보이고는 하얗게 빛나기 시작했다. 순식간에 하얀 코트와 모자를 걸친 인형같은 소녀는 해맑게 웃으며 말했다.


"see you later~"

'?'


소녀는 집게 손가락과 중지를 붙여 세운 손을 이마에 붙였다 때며 윙크를 해보였다. 소녀가 서 있는 공간과 내가 주저앉아 있는 공간이 다른 세계처럼 느껴졌다. 바로 0.5미터 앞의 그 공간은 두려움과 공포라곤 찾아 볼 수 없었다. 그 순간, 그녀가 쓴 모자의 문양이 눈에 들어왔다. 클랜 마스터를 상징하는 문양. 사제품이라 할지라도, 공포속에선 반사적으로 그 말이 튀어나올 수 밖에 없었다.


"마스터?"


그 순간, 소녀는 창문을 열고 순식간에 하늘로 치솟았다. 나는 급히 그녀가 날아간 창문가로 다가가 하늘을 처다보며 외쳤다.


"마스터!"


어째서 외쳤는지 자신도 모르겠다. 그저 어둠속 절망에서 한줄기 빛을 보고 흥분한다. 사람들이 내 목소리를 듣고 하늘을 처다보기 시작한다. 순식간에 동작이 멈추고, 동요하기 시작한다.


"마스터라고?"

"클랜의?"

"저..저기 봐!"


하늘 한 가운데에 거대한 십자검 4개가 사방진으로 펼쳐져 있다. 한 가운데 아까 날아오른 소녀가 있었다. 그리고 순식간에 검은하늘에 새하얀 12개의 빛의 선이 그려진다. 사람들이 광분하며 환호성을 지르기 시작한다.


"우와아아아!"

"와아아아아!!"

"살았어!! 저기 클랜이 와줬다고!!"

"히어로!!"


클랜원이 되고 싶다고 생각하기 시작한 순간이었다. 진동이 멈추고 광활한 하늘을 덮친 괴물이 산산조각나여 대기에 작렬하기 시작한다.


작가의말

처음에 쓰던 것 보단 괜찮은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고 이런 소릴 하는 것 자체가 약간 건방진 것 같기도 하고 재수없는 것 같기도하고 약간이 아닌 것 같기도 하고 그런 것 같기도 하고 내가 왜 이렇게 쓸데없는 작가의말을 싸지르고 있는지 궁금하기도 하고 이미 알고있는 것 같기도 하고 내가 지금 뭐하고 있는거지 아, 그냥 재미있게 봐주십셔. 아, 어제 읽은 책은 여는 이야기, 닫는 멜로디 입니다. 슈가 바다에 약간의 마요네즈를 얹은 듯한 느낌의 책이였죠. 꿀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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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1-16(5~) 16.09.26 111 0 13쪽
15 1-15 16.08.06 122 0 7쪽
14 1-14 16.08.06 139 1 7쪽
13 1-13 16.07.25 203 1 7쪽
12 1-12 16.07.22 110 1 6쪽
11 1-11 16.07.22 110 1 8쪽
10 1-10 16.07.22 115 1 9쪽
9 1-9 16.07.21 94 1 7쪽
8 1-8 +2 16.07.13 144 1 7쪽
7 1-7 16.07.06 131 1 7쪽
6 1-6 16.07.05 230 1 7쪽
5 1-5 16.06.27 203 1 7쪽
4 1-4 +1 16.06.20 169 1 7쪽
3 1-3 +1 16.06.15 215 1 8쪽
2 1-2 16.06.14 170 1 6쪽
» 1-1 +5 16.06.09 305 1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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