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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스카 님의 서재입니다.

금서의 식탁, 금서의 신탁

웹소설 > 작가연재 > 퓨전, 판타지

완결

이나이™
그림/삽화
진우서
작품등록일 :
2016.03.15 02:00
최근연재일 :
2017.01.31 09:00
연재수 :
108 회
조회수 :
57,666
추천수 :
894
글자수 :
358,224

작성
17.01.09 10:20
조회
339
추천
4
글자
8쪽

18. 무지개(5)

DUMMY

총소리가 들렸다.

그것으로 반동들을 처단했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생각했는데 뭔가 이상했다.


총성이 1번만 들려왔다.

처음에는 직접 가보려고 했다.


그런데 시간이 얼마간 지나도 돌아오지 않자 다른 생각이 들었다.


“이 동무 혹시 재미를 보고 있는 건?”


잡아간 반동은 남자와 여자였다.

그럼 총성 한 발은 남자를 처형한 거였고 지금까지 오지 않는 건······.


“이 동무래 본능에 충실하구만······.”


탱크부대 지휘관은 찾아가는 것을 그만두었다.

그대신 스마트폰으로 1호에게 전화를 걸었다.


******


“넷!! 알겠습니다!”


1호는 스마트폰을 손에 쥐고 자리에 앉아 있는 시민들을 둘러보았다.

이제 작전을 시작할 때가 되었다.


1호는 시민으로 위장한 나머지 2호부터 7호까지의 인민군들에게 팔을 들어 신호를 보냈다.

신호를 받은 위장한 인민군들이 시민들을 향해 큰 목소리로 외쳤다.


“자! 일어나시오!”


사람들이 일어났다.

그들의 눈은 민간복을 입은 인민군들의 총에 쏠려 있었다.


“지금부터 하는 말을 잘 들으시오! 두 번 말하지 않겠소!”


인민군들은 위협적인 목소리로 말했다.


“잘 듣고 저기 있는 청와대를 향해 큰 목소리로 외치기 바라오!”


7호가 먼저 외쳤다.


“무능 정권 물러가라!!!”

“······.”


시민들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7호가 벌컥 화를 내며 소리쳤다.


“왜들 따라 하지 않는 거야!!!!!”

“우리가 왜 그런 말을 해야 하오?”


60대의 중절모를 쓴 노인이 말했다.

7호가 그쪽을 바라보았다.


“당신! 이리 나오시오!”


중절모를 쓴 노인이 나왔다.


“다시 한 번 이야기를 해보시오!”

“왜 우리가 당신들의 말을 따라 해야······.”


[탕!!!]

[털썩!!!]


총소리가 울리고 노인이 쓰러졌다.


“이 썩어빠진 반동들!! 제대로 하지 못하갔어!!”


3호가 7호의 말을 듣고 주의를 시켰다.


“동무! 사투리!”

“사투리? 앗!”


인질로 잡혀있던 사람들이 두 사람의 말을 알아들었다.

사람들이 흥분한 목소리로 외쳤다.


“동무라고 그랬어!”

“우리더러 반동이래!”

“저거 북한말 아니야?!”

“그럼 이것들이 간첩들인가?”


사람들이 소란스러워지자 7호는 실수를 만회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는 하늘을 향해 권총을 공포로 발사했다.


[탕! 타탕!]


그리고서는 외쳤다.


“동무들! 동무들이 생각한 대로 우리는 북조선에서 왔소! 하지만 우리가 온 목적은 동무들을 위해서요! 그러니 우리말을 따라야 하오!”


그러나 반응은 좋지 못했다.


“저 노인은 왜 죽인 거요?”

“동무! 그런 쓸데없는 것에 쓸 생각이 있다면 이 땅에서 미 제국주의자들과 쪽발이들을 몰아내고 진정한 자주권과 자유를 찾을 생각을 하시오!!”

“저 노인을 왜 죽인 거냐고 물었소?”

“아니! 그래도!”

“대답해라!!!!”


시민들이 이구동성으로 외쳤다.

사실 시민들은 항의하던 노인이 죽었을 때 이들의 정체를 어렴풋이 짐작하고 있었다.


빨갱이나 중동의 테러단체인 IS로 말이다.

그리고 지금 북한 공작원으로 정체가 밝혀졌다.


사람들은 분노했다.

왜 우리가 정치 모리배들의 놀음에 놀아나야 하나?

시민들의 눈빛이 빛났다.


1호는 다 끝났다고 생각했다.

사람들의 눈빛으로 볼 때 도저히 작전을 진행할 수가 없었다.


7호가 열심히 당과 수령의 업적에 관해 이야기하고 있지만 중과부적이다.

물질과 자유 속에서 산 사람들이 저런 선전에 넘어올 리가 없다.


1호 자신도 북한에 있을 때 남한의 드라마 DVD를 봤었다.

처음에는 선동선전영화라고 치부했다.


하지만 집사람이 빌려서 보고 있는 것을 발견하고는 얼마나 선전을 잘하는지 확인차 본 것이 처음이었다.


화려한 그리고 밝은 사람들의 복장과 표정.

거대한 빌딩과 넓은 도로에서 쏜살같이 달리는 자동차와 버스.


가게 안의 별천지와 같은 실내장식.

거기다 신용카드!


은행 계좌만 있으면 신용카드가 발급되었다.

북한에서는 외국인 관광객이나 외교관에게나 임시로 발급되는데······.


아니면 해외로 파견되는 고급 외교관에게만 발급되었다.

사용허가는 따로지만······.


남한의 드라마 DVD에서는 모집인이 가입을 권유하거나 은행원이 계좌에 일정 액수나 일정 거래 기간이 되면 무조건 가입을 권유하는 것 같았다.


그러면서 나오는 내용.

현금이 필요 없는 세상!


공화국에서는 현금 외에도 허가증서가 필요하다.

허가증서에 물건을 구매할 때마다 표시로 도장을 찍는 것이다.


허가증서에 도장을 다 받으면 그달에는 현금이 있어도 더 이상 물건을 구매하지 못한다.

그럴 때는 암시장에 가서 비싼 돈을 주고 물건을 산다.


그런데 남한의 드라마 DVD에서의 내용을 보면 신용카드가 있으면 몇 달에 걸쳐 나누어 돈을 지급할 수도 있다.


그리고 당장 현금이 없어서가 아니라 세금공제를 받기 위해 카드를 발급받아 사용하는 것이다.


사회가 비교된다.

이것 하나만으로.


총구 앞에서도 사람들이 이구동성으로 외치고 있다.

남조선의 TV를 보면 대통령이든 국회의원이든 무능하다고 저승사자가 잡아갈 연놈들이라고 격렬하게 외쳤는데!


그 의문은 곧바로 풀렸다.

한 40대 후반의 아저씨가 외쳤다.


“네놈들이 인민들을 위한다고 해준 게 뭐가 있냐! 없는 것까지 가지고 있으면서 내놓지 않는다고 잡아서 수용소로 보내지 않았냐?”

“아니! 이 반동이!”

“전 세계 TV에서 너희가 잘못됐다고 비난하고 있는데 너희가 그것을 모른 척한다고 사태가 덮어질 것 같으냐! 국민을 잘살게 해주지 못하면 너희 수령더러 권력을 내려놓고 물러나라고 하고 너희도 같이 물러나라!!!”

“뭐, 뭐야?!”


5호가 흥분한 것 같았다.

아직 젊다.

세상의 사정을 모른다.


“네놈들 인민들이 매일 굶어 죽어가는데 언제까지 모른 체하고 네놈들 배때기나 채울 거냐? 언제까지 네놈들 위원장이란 놈의 살이나 찌워 줄 거냐!”

“아가리 닥치라우!!!!!! 이 아새끼야!!!!!!”


5호는 이번 일이 끝나면 평양으로 전출된다는 약속을 당으로부터 받았다.

그런데 이 남조선 반동이 당과 김정은 위원장 동무를 욕하고 비난하고 있다.


5호의 손이 떨리고 있었다.

그는 아직 사람을 죽여본 적이 없다.

시체를 향해 시험 사격을 해봤을 뿐이다.


다른 대원들은 수용소의 반동들을 가지고 실제 사살훈련을 해봤다.

5, 6명도 해봤을 것이다.

자신도 그랬으니까.


그러나 5호는······.

출신 성분이 너무 좋지 못했다.


증조할아버지가 6.25 민족해방전쟁 때의 남조선의 국군포로 출신에다가 할머니가 일본에서 온 교포 출신이다.


아버지는 인민군에 있을 때 중공으로 몰래 밀무역을 하다가 국경수비대에게 걸려서 한동안 영창에 있었고, 아직도 그때의 밀무역으로 모은 재화가 어디에 있는지 말하지 않고 있다.


어머니는 공화국을 몰래 빠져나가려다가 걸린 악질 반동 집안의 남겨진 딸이다.

한 마디로 반동의 집합체다.


1호가 받은 명령에도 작전이 끝나면 5호는 사살하라고 되어 있었다.

이미 5호가 이 작전에 투입된 시점에서 5호의 집안은 말살되었다.


5호에게는 총도 권총만 지급되었다.

그것도 그의 총솜씨가 인민군에 있을 때 좋았기 때문이다.


1호부터 7호까지는 스마트폰을 지급 받았다.

5호만 피처폰이었다.


그가 스마트폰을 사용하다가 자신이 속은 것을 알고 다른 생각을 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그런데 그런 운명의 5호가······.


5호의 권총이 위로 올라가 목표를 겨누었다.

혼자서 열렬히 외치고 있는 40대 후반의 남조선 반동분자였기는 했지만······.


5호를 막아야 했다.

1호의 총이 당의 명령을 준수하려고 움직였다.


이러고 싶지는 않았다.

5호를 보면 막 대학에 들어간 아들이 생각났다.


[탕! 타탕!! 타탕!!]


총성이 여러 번 들렸다.

그것은 1호의 총성이 아니었다.




댓글과 칭찬, 선작은 작가에게 힘이 됩니다.(^^)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멋진 출발을 하는 월요일이 되기를 기원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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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 17. 자유게시판(2) 16.12.01 1,621 3 7쪽
81 17. 자유게시판(1) - 2016.11.18 수정 16.11.16 788 3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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