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화. 만남 5
아니 정말 화영인가...?
문을 열고 들어오면서 어두워 얼굴이 정확하게 잘 보이지는 않았는 데 눈썹 사이에 살짝 튀어나온 미간도 닮았고 눈매를 메이크업 연필로 찐하게 그리는 화장과 특유의 얇은 입술.. 근데 다 필요 없고 결정적인 것은 조명 아래쪽으로 가서 서 있으니 확신했다.. 나는 사람 맨 처음 보면 눈을 먼저 보는데 조명 아래에 비춰진 눈을 보고 알았다.
저 눈... 무인도에 갔다 놔도 혼자 잘 살 거 같은 저 눈!! 악바리만 남아있는 저 눈!!!
맞다.. 확실하다... 화영이다...
머리 스타일은 나랑 만날 때는 단발 이였는데... 지금은 긴 머리네... 하긴 과거 긴 머리 였던 사진을 보긴 했지만... 실제로 보는 건 처음이긴 한데 단발도 잘 어울리더니 길어도 잘 어울리네.. 이쁘면 뭘 하던지 간에 이쁜 건가...?
아니... 그나저나 왜 이렇게 세상이 좁은 거지...? 물론 불교 에서는 옷깃만 스쳐도 전생에 삼천 번을 만났다고 하지만... 서울 한복판 그것도 강남 룸에서 이렇게 조우하게 될 줄 이야... 그리고 회귀하면서 까지 만날 확률이 이렇게 높나???
휴... 그나저나 사귀면서 과거 이런 곳에 일했다 라는 이야기는 듣긴 들었지만 실제로 보니깐 마음이 씁쓸하다...
아... 그러고 보니 나이가 지금은 이십 대 초반의 화영인가? 더 젊어 보이긴 한데.. 지금 봐도 왜 이렇게 이쁘냐? 이십 대는 진짜 연예인 이라고 이야기 하더니... 정말이네... 근데 룸에서 일을 하는 거 보니 화영이 한테서 과거 이야기를 듣던 기억이 새록새록 났다.
사실 화영이는 태어날 때 부터 세상 밑 바닥부터 시작했다. 연애하면서 서로 말이 많고 숨기는 거 없이 이야기를 하다 보니 화영이의 살아왔던 과거 이야기까지 많이 들었다. 인생 자체가 영화 속 에서 나오는 주인공 이라고 할까? 어떻게 보면 남들 한번 겪을 수 있는 상황들을 수 없이 겪은 친구이다.
한 예로 어렸을 때, 갓난아기 때부터 남들이 쉽게 겪지 못했던 상황을 겪었는 데 아버지는 첫째가 딸이라는 이유로 그 당시 집 화장실이 밖에 있었는데 12월 차디찬 그 한 겨울에 화장실 안에 큰 대야 에 다가 차가운 물을 틀어놓고 화영이를 대야 안에 넣어 놓고 밖으로 나갔다고 했다.
그 차가운 물이 콸콸 쏟아지면서 피부에 닿고 고통스러워 크게 울음을 터트릴 때 어머니는 산후풍으로 하반신이 잠깐 마비가 되어서 걸음을 일어날 수 없는 상황에서 그 울음소리를 듣고 밖으로 엉금엉금 필사적으로 기어 나가셔서 화영이를 구했다고 했다. 훗날 나한테 말하기를 그 때 죽었어야 된다고.. 그 때가 찬스였다고 말을 했다..
물론 그 이후 자살시도도 했었지만 그때도 어머니가 구해주셨다.
갓 성인이 되엇을 때 집에 혼자 있다가 문득 죽고 싶다라는 생각을 가져서 수면제를 다량 복용한 것인데 그렇게 먹고 잠이 들자마자 어머니가 집에 들어오셔서 약통이 어지럽게 놓여있는 걸 보시고는 바로 딸을 화장실로 데리고가서 화영이의 입속으로 손가락을 넣어 수면제를 토하게 만들었다고 했다.
이렇듯 어머니가 여러 번 구해 주신 건 데 화영이가 죽을 운명 이였다면 아마 갓 난 애기때 죽었을 거다. 그러면서도 어머니는 화영이한테 꾸짖지 않았는데 왜냐하니깐 엄마 닮은 팔자라서 그걸 어머니 당신이 알고 계셔서 항상 미안한 마음을 가지고 계셨다고 한다. 어머니 역시도 과거 이야기를 들었는 데 영화같이 사셨던 분이시고..
뭐 여튼,
그렇게 갓난애기때 부터 제일 가까운 가족에게로부터 고통을 받기 시작 했던 아이 였고 그 때 나랑 헤어질 때 까지도 고통 스럽게 살았다. 빚이 오천 가까이 되었나?
물론 나도 회귀하기 전에는 고통스러웠지만...
여하간 이렇게 실제로 과거의 화영이를 보게 되니 딱 이 생각 밖에 안 들었다.
[구해주고 싶다.]
지금 화영이의 고통스러운 팔자를 내가 부숴버리고 구해주고 싶다. 인생 리셋 한번 하게 해서 다시 새 삶을 시작하게 만들어 주고 싶었다. 아직도 예전에 나한테 화를 내면서
[나는 한 번도 안 힘들었던 적이 없었다] 라는 이야기가 귀에 맴돌았는데 지금 보니 10년 뒤에도 똑같이 이렇게 힘들게 살고 있었으니... 그 말이 더 귀에 박혀버렸다.
미래에 어떤 일들이 일어날지 어느 정도는 안다. 그러니 재산을 어떻게 불려야 하는지. 그리고 어느 대통령이 되는지 전부 알 고 있다. 그러니 줄도 잘 설 수가 있고...
이 정도면 충분히 화영이 팔자를 고쳐줄 수 있는 상황이다. 오늘은 말 좀 붙여보고 얼굴만 알게 끔 해놓자.
아? 그러고 보니 내가 그럼 지금 나이로 따지면 연하인가??
노크 소리와 함께 다시 문이 열리고 아까 그 실장이 들어왔다.
"실례합니다 회장님!!! 안주랑 술 들어가겠습니다~!!!"
“오오 실장아 수고많제? 여기 팁 좀 줄게. 자 받아라~~"
팁을 수표로 두둑하게 건넸다.. 진짜 개꿀팁 이네.. 진짜 이런 녀석이 술집가면
엄청나게 대접받겠지...?
"아이고 감사합니다. 상무님~!!! 잘 쓰겠습니다~!!!"
"이쁜 언니들 넣어줘서 받는 거야. 신경 잘 썻구만... 다음에도 부탁해~"
"알겠습니다. 상무님!!"
"아 그나저나 세 번 째 언니 이쁘네. 오빠 옆에 앉어. 이름이 뭐니?”
“박화정 이요..”
박화정? 아마 뭐 가명이겠지... 이 바닥이 실명으로는 일할 수는 없으니... 그리고 그 특유의 쇠 긁는 목소리는 여전하네...저 목소리가 그렇게 섹시했는데...
“야 중영아.. 이 자식이... 아무리 급해도 막내 한테 먼저 양보해야지. 총각막 있으니깐 우리 언니들이 잘해줘. 그리고 오빠 18번 한번 틀어 봐라.”
“리모컨이 보자... 아 여기 있네. 자옥이가 몇 번 이였더라? "
띡---띠---띡--
"아 막내오빠는 애기네 애기~~ 아다 인 거야? 크큭 나는 막내 오빠한테 가볼까나.”
[희미한 불빛 아래~~~~ 마주~~~앉은~~~]
“막내는 참고로 방금 막 고등학교 졸업한 애기야... 크크큭.... 아 졸업장을 못 받으러 가서 아직 학생인가? 껄껄껄.. 이야~~ 이 언니 운 좋네.. 언제 이런 애랑 같이 놀아볼 수 있는겨? 아 그리고 축구선수야.. 축구선수.. 저번에 고딩들 축구 대회 한다고 티비에서 떠들석 했지? 그 주인공이야. 허벅지 봐봐.”
“와~~~ 대박~~~!!! 뭘 먹어서 이렇게 허벅지가 굵어?”
“먹어서 굵은 게 아니고 운동을 해서 굵지. 낄낄낄 스쿼트 하루에 몇천 개씩 해야 저렇게 되. ”
“까르르르 허벅지가 이 정도면... 기대 되는 걸?”
“화정아 오빠는 저 정도 허벅지는 안되어도 나는 쇠파이프에요~~ 기대해. 오늘 그냥 홍콩 한 번 가는 거야~~~ 오 선생 접신하게 해줄게. 낄낄낄”
이중영의 말 끝나기가 무섭게 화영이를 터치를 했다.
“아 오빠 너무 심하게 만지지 마세요. 아파요.”
“뭐 어때? 예행연습 인 거지. 가만히 있어봐라. 어우~~”
이자식이... 진짜... 그 더러운 손 못 치우냐????
하...... 제기랄... 지금 이 상황이 너무 곤욕이다.. 참을수도 없고... 저 개자식이 진짜..
짐승같이 움직이던 손이 갑자기 내려가면서 몸에 딱 달라붙는 검정색 원피스 치마를 살짝 들어 올렸다.
"이쁜 언니 엉덩이 한번 만줘봐야지~!!"
안되겠다. 더 이상 못참겠다. 이 자리에서 더 보기 힘들다.
이판사판이다. 저 자식을 멈추게 해야겠,.. 응?
“아 시발 진짜 하지 말라니깐!!!!!”
순간적 이였다. 화영이가 테이블 위에 올려져 있던 크리스탈로 만들어진 묵직한 재떨이를 잡아서 곧 바로 이중영 상무 얼굴 쪽으로 던져버렸다.
퍽
으악!!!!!
부회장이 부르고 있던 노래는 전주만 흘렀고 100만원의 팁을 받고 기분좋게 술과 안주를 세팅 중인 실장은 그 자리에서 얼었다.
재떨이에 맞은 상무 이중영의 이마는 찢어졌는지 피가 조금씩 흘러 나왔고 화영이는 아직도 씩씩거렸다.
헐......
저 자식 성격에... 큰일났다!!!
- 작가의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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