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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나름

네? 제가 아이돌이라고요?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이나름
작품등록일 :
2021.05.22 04:52
최근연재일 :
2021.10.31 20:40
연재수 :
14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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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36,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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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9.09 1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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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쪽

꿈을 꾸는 이유 (17)

DUMMY

“아저씨, 진짜 어떻게 그렇게 말할 수가 있어요···? 전 어린아이잖아요!”


눈물을 글썽이는 치범의 여린 목소리가 크게 사무실에 울렸다.


지켜보는 사람들의 시선이 몰렸다.


급하게 문을 닫으라는 지시에 문이 닫혔지만, 사람들의 시선을 피할 수가 없었다.


“제가 어떻게 아버지를 죽여요··· 전 아직도 부모님을 잃은 사실을 못 믿겠는데!”


글썽이는 두 눈을 본다면 그 누구도 정말 아버지를 죽였다는 사실을 믿지 못할 만큼 서러워 보였다.


그런데 김기백은 알고 있었다.


초등학생 중에 부모가 죽었다고 엉엉 울면서 나 어린아이라고 하면서 동정심을 자극하는 아이가 없다는 걸.


“형사한테는 그 시간대에 놀이터에 있었다면서?”

“아버지가 자꾸 때리니까··· 맞기 싫어서 그랬던 거예요.”

“평소엔 어머니가 맞는다고 하교하자마자 갔다는 말이 있던데, 그날만?”


김기백은 초보 검사가 저지르는 실수를 저지르고 있음을 몰랐다.


상대의 방심을 이용해야 했지만, 그는 아이가 저질렀다는 이유만으로 스스로가 방심하고 있었다.


그걸 어린아이가 눈치를 챘을 거란 생각은 더더욱 하지 못했다는 것이고.


“처음으로 친구랑 싸운 날이었어요. 계속 괴롭히는 친구를 실수로 때렸는데, 다치는 바람에 부모님 모셔오라고······.”


참지 못하고 뺨을 타고 흘러내리는 눈물은 아무것도 모르는 아이처럼 보일 정도로 몸이 바르르 떨렸다.


갑자기 미친 듯이 흐르는 눈물에 주변 사람들이 당황했고, 어쩔 수 없이 더는 참고인 조사도 할 수가 없었다.


“골치 아프네···.”


결국 단순 사고사로 종결되어야만 하는 결과에 입술을 꽉 깨물었다.


재판도 가지 못했고 아이의 손자국이라는 증거는 있지만, 왜 아이가 했어야만 했는지를 증명하지 못했다.


이렇게 어린 나이의 아이가 정말로 범죄를 저지를 수 있을까에 대한 반박만 무수히 많을 뿐.


“무혐의 처분으로 끝내시죠.”


끝난 승부에 입술을 꽉 깨물고 울면서 동정을 받는 이치범을 볼 뿐이었다.


불쌍한 아이, 안타까운 아이, 부모를 잃었지만, 열심히 사는 착한 아이.


범죄자의 자식이라고 불리는 것들이 다 지워진 이치범이라는 이름을 가진 소악마였다.


“다 끝났으니 이젠 말해도 되잖아. 네가 죽인 거 맞지?”


어린 치범의 고개가 살짝 갸웃대며 흐르는 눈물을 닦아낸다.


축 처진 어깨로 걸어온 이치범은 잠깐 앉아보라며 시선을 맞출 것을 요구했다.


앉자마자 살며시 입꼬리를 올려 웃는 치범이 귓가에 속삭인다.


“멍청하고 무능한 검사. 아버지를 불태워 죽인 어린아이 하나 못 잡네.”

“너···.”

“내가 법에 대해서 알아봤는데, 촉법소년이라서 처벌도 못 한다며?”


법적으로 중학생도 아닌 초등학생의 이치범을 잡아넣을 방법은 없었다.


아이가 뭘 알고 했겠냐.


실수로 그랬다느니, 어려서 감정조절이 어렵다는 비슷한 이유로 빠져나갈 것이다.


입을 꾹 다물고 있는 기백을 보며 웃는 치범이 말한다.


“나 다음부턴 못 볼 거야. 무능한 검사 아저씨.”


유유히 떠나는 치범이 어느 보육원에 맡겨졌고, 입양되었다는 말만 들렸다.


중상위권의 집안으로 입양되었다는 말만 들었던 지난 과거였다.


그리고 그가 지금 성인이 되어 나의 앞에 있었다.


“이치범, 입양되자마자 이가람으로 불러 달라고 했다면서?”

“··· 그래서?”

“이유가 뭐야?”

“알아서 뭐 하려고? 질문이나 해. 난 변호사 부를 거라 묵비권 행사할 생각이니까.”


여유롭게 마스크까지 끼고 고개를 돌리는 가람이었다.


돈을 얼마나 쥐여준 건지 변호사가 주는 명함에는 잘나가는 로펌이 쓰여 있었다.


“조사 시작하시죠.”


고개를 끄덕이는 이가람을 보는 김기백 검사의 눈이 매서워진다.


아무리 시간이 지났어도 가면을 더 유연하게 쓰는 사람이라도 눈을 속일 수 없다.


이젠 몸집을 거대하게 불린 악마가 되었다는 사실을.


“네, 그럼 혹시 아이돌 연습생 생활을 얼마나 하셨습니까?”

“··· 뭐요?”


당연히 방화사건이나 마약에 관한 이야기를 꺼낼 줄 알았다.


바보처럼 놀란 눈으로 말하게 된 건 그가 계획했던 일이었다.


“아니, 아이돌 생활 많이 하시면 데뷔한 아이돌, 배우 많이 알지 않을까 해서요.”


자기 입에서 나올 방심 하고 말할 이야기를.


전혀 상관없는 이야기라며 변호사가 끊어내며 가람의 입을 막는 타이밍을.


“허? 갑자기 뭔 생뚱맞은 소리를 하는 거야? 내 연습생 생활 모르는 사람이 어디에 있다고.”

“그러면 거기서 가장 친했던 연습생이 누굽니까?”

“··· 없는데? 내가 있을 리가 있나?”


가람은 삐딱한 시선과 삐딱한 몸을 의자에 기대어 관심이 없다는 듯이 눈동자를 굴렸다.


“연습생 생활을 그렇게 오래 했는데, 없다니 그것도 이상하네요··· 데뷔조에 빠르게 간 것을 생각하면 친구가 많을 줄 알았는데.”


눈살을 찌푸리는 가람은 짜증 난다는 표정을 지으며 마스크를 내려 입을 열었다.


“야, 친구라니··· 내 급을 알라고! 급을! 어따 비교질이야? 다른 이야기 안 해?”

“당신과 친하다고 기사를 낸 아이돌과 배우가 많았는데. 다들 허풍이었나 보네요.”

“주제를 모르는 새X들이지. 맞아도 싼 놈들이고··· 앞에 몇 명이랑은 합의도 끝났을 텐데.”


분위기가 묘하게 흘러가자 변호사는 이가람의 어깨를 두 번 두드린다.


그런데도 느낌이 오지도 않는 건지 무시하는 건지 입을 여는 가람이었다.


“부럽겠지, 그러니 내가 하고 싶은 건 다 하려고 하는 거고.”

“이가람 씨!”

“그 말은 사람들이 당신 따라 했다고 말하는 거네요.”

“그래서 왜? 이 말로 증거가 될 것 같아서? 네가 소송 시작하면 나는 전부 합의한 뒤일걸?”


피식 웃는 이가람은 할 말을 다 했다는 듯 마스크를 올린다.


잘 보일 필요도 없는 상대에겐 가면을 쓰지 않는다.


이 정도 일은 금방 해치울 수 있다.


돈이 많으니까 계속해서 말을 하려고 한다면 다물 수밖에 없는 돈을 주면 된다.


‘돈이면 모으면 그만이니까.’


그런데도 아직 웃고 있는 검사의 모습이 수상했다.


그럴 일은 없다는 듯 미소를 짓는 모습이 짜증 나는 게 새하얀이 떠오르는 것 같기도 하고.


“증거가 없다고 생각하시나 봐요?”


그래, 저 내가 이겼다는 미소.


저 미소가 새하얀과 닮아있었다.


“당신 이제 촉법소년 아닌데, 당신이 증거를 없애겠다는 자백을 하셨습니다. 그것도 검사 앞에서요.”

“변호사.”

“변호사가 어쩌겠습니까? 말려도 당신이 입을 계속 열었던 걸 후회해야지.”


여전히 이가람에게 미꾸라지 같은 존재였다.


초보 검사 때와 달리 좀 더 귀찮고 짜증 나는 몸집만 거대한 미꾸라지.


“그래··· 증인, 증거 어떻게 사라지는지 잘 봐. 나는 보란 듯이 빠져나갈 거라서.”


미꾸라지 같은 너처럼.


비릿한 미소를 짓는 이가람은 기가 전혀 죽지 않은 듯이 행동했다.


“제가 방금 무슨 말이라도 했나요? 전 정말 모르겠는데··· 진짜 저는 몰라요.”

“방금 다 자백하셨고 그대로 써질 겁니다.”

“제가 사실 약을 먹고 있어서 가끔 환청, 환각 같은 부작용 사례가 있어서요. 배우 일을 하면서 공황장애에 우울증, 최근엔 독감까지 걸려서 먹는 약 때문에 헛소리를 한 것 같은데···.”


입꼬리를 올려 웃는 이가람이 보인다.


그의 입에서 나오는 말은 이때까지의 자백은 다 모조리 부정하는 말이었다.


“많이 아프신가 봐요.”

“네, 연예인 생활 쉽지가 않아서.”


웃고 있지만, 서로의 신경질이 끊이질 않았다.


누가 이길지는 두고 보면 알겠지만.



* * *



분명 우리는 활동 기간이 끝났는데도 1위를 했다고 트로피가 전달되었다.


받으면서도 얼떨떨하기도 하고 트로피 사진을 올리며 감사 인사를 전했다.


그리고 터질 게 드디어 터진 기사도 보며 하얀의 손가락이 가볍게 테이블을 토톡 두드렸다.



[새하얀도 당했다! 논란의 배우 이 씨는 새하얀을 폭행을 지시했었다는 진실이 밝혀지다!]


새하얀과 배우 이 씨는 같은 소속사 연습생으로 만났으며, 둘은 친했던 사이였었다.


하지만 교묘하게 괴롭힘을 당한 새하얀은 연습생들에게 따돌림과 악의적인 소문에 이어 폭행을 당했었다고 말했다.


너무 힘든 상황이었지만, 버틸 수 있었던 건 배우 이 씨와 친했기 때문이었다고 말했었다.


알고 보니 배우 이 씨가 주도하여 따돌렸으며, 상습적이었다고 ATA 엔터 연습생 출신의 일반인 A 씨와 C 씨, F 씨. R 씨 등 많은 이들이 힘을 내서 입을 열었다.


한편, ATA 엔터에서 촬영할 때, 새하얀에겐 그 시간이 고문과도 같은 시간이었다고 한다.



그 기사도 구체적으로 서술된 기사로 아는 기자였다.


[생생일보- 홍유정 기자([email protected])


기사를 써달라는 말을 보내자마자 아무런 걱정도 없이 올린 홍유정이었다.


당연히 처음으로 올라간 기사로 시끄러웠고, 댓글은 난리가 난 상태였다.



-와 진짜 기다렸다는 듯이 터진다 ㄹㅈㄷ

-헐 ㅁㅊ 그러고 보니까 오디션 방송할 때, ATA 엔터 갔을 때는 참았던 거???

⤷-그러고 보니까 그때 이가람 지나가면서 인사하고 그랬잖아 ㄷㄷㄷㄷ

⤷-헐 맞네???? 소름돋;;;


-ㅇㄱㄹ 인성 문제 터질 줄 알았음 현장에서도 소리치고 사람 개 무시함 진심 인성 개 쓰레기임 ㄹㅇ

⤷-ㄹㅇ?

⤷-거짓말을 왜 함? 이 바닥에서 ㅇㄱㄹ 인성 쓰레기인 거 다 아는데 ㅋㅋ



이때다 싶어서 너도, 나도 말하는 사람이 많았다.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헐뜯는 모습을 보며 하얀의 입꼬리가 씰룩였다.


내가 학폭 가해자라고 소문 돌았을 때도 이랬던 것 같은데.


“하얀아, 곧 재판 시작한대.”

“네, 잠시만요.”


액정에 새롭게 뜨는 실시간 검색어의 1위인 감옥 탈출을 보며 새로운 예능인가 싶어 누르려고 했다.


그리고 들려오는 유현의 부르는 소리 어쩔 수 없이 움직여야만 했다..


“진이 빨리 오래, 빨리 와!”

“네, 금방 가요.”


핸드폰을 끄고 나서는 길은 찝찝하면서도 시원한 이 기분을 달래야만 했다.


유현은 오라고 부르고 진은 재판장이 시작된다고 문도 못 열고 떨고 있었다.


“들어가요. 끝까지 보고 우리 생각해요.”


문을 열고 들어가는 하얀과 유현, 진은 마스크, 모자로 가리고 들어가 자리에 앉았다.


이미 솔찬은 증인으로 나서기 위해 먼저 자리를 잡고 앉아 손을 흔들었다.


“이제 왔어?”

“네, 하다 보니까··· 좀 늦었네요.”

“기사 잘 빠졌더라?”

“그러는 솔찬 씨는 아주 꼼꼼하게 적어서 증거까지 제출하셨던데요?”

“이렇게 되고 모은 게 저 새X 증거 영상, 증거밖에 없어. 답 없으면 SNS에 터트리려고.”


흉이 크게 남은 자신의 어깨를 두드린다.


씁쓸하면서도 통쾌한 얼굴로 이가람이 가면을 쓰고 있는 모습을 본다.


“참 쟤도 대단해, 어떻게 저렇게까지 뻔뻔하지?”

“그러게요.”


무심하게 쳐다보는 하얀의 눈에는 이가람이 계속해서 허공을 쳐다보는 것만이 보였다.


연기는 그렇게 잘했던 이가람이니 이런 연기는 잘할 것 같긴 했지만.


‘허공을 계속 볼 이유는 없지.’


시스템 관리자라고 추정되는 것을 보는 것밖엔 해명이 안 된다.


그리고 묘하게 가끔 돌아볼 때마다 네게 입꼬리를 당겨 웃는 모습은 마치.


“··· 어디서 본 얼굴인데.”

“갑자기 뭔 소리야? 이가람 오늘 처음 보는 것도 아니면서?”

“아니에요.”


그냥 뭔가 오래전에 이 얼굴을 본 것 같은 느낌이 들었을 뿐.


고개를 갸웃대는 솔찬을 보며 괜한 불길한 기분을 애써 지워낸다.


“저 얼굴일 때, 불길한 게 터질 것 같은 느낌이라.”


뭔가 칼이나 총에 의해 타살될 때처럼 불길한 기분이었다.


한국인데, 거기다가 재판장에 누가 칼이나 총기를 들고서 오겠나.


가끔은 감이 틀릴 때도 있는 법이었다.


“피고인은 할 말이 없습니까?”

“사, 사람이 너무 많아서···! 흐억, 숨이 안 쉬어져서 그러는데, 자, 잠시만···.”


그는 뛰어난 연기로 숨을 헐떡이고 있었고, 약을 찾는다.


온몸이 붉어지고 몸이 덜덜 떠는 모습은 아픈 환자와 같아서 시선이 몰리기 딱 좋았다.


“상태가 안 좋은 듯하니 잠시 휴정하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존경하는 재판장님.”


흐름은 이미 그의 죄가 드러나기 직전인데, 휴정하자마자 느릿하게 날 보는 시선이 소름이 끼쳤다.


마치 등 뒤에 뱀 한 마리가 내 몸을 타는 느낌 같아서 불쾌함이 들었다.


“왜 자꾸 쟤는 여길 보는 거야?”

“아마··· 알아본 거겠죠.”


얼굴을 다 가렸어도 알아보는 그 시선이 느껴졌다.


혹시 몰라서 뒤를 돌아보자 들어오기 전부터 얼굴을 다 가리고 고개를 숙인 흰색 마스크 남자가 보였다.


좀 거리가 있는 곳엔 검은색 마스크와 모자, 패딩까지 어둡게 치장한 남자가 있었고.


“··· 요즘 다 가리는 것이 유행인가 봐요?”


주변 사람들도 의심스러워 쳐다보니 이것 참 난감한 일이었다.


끝까지 내가 봐야 하는 상황에서 판결이 떨어질 때까지 모르는 척하며 앞만 본다.


그리고 기다리던 재판의 끝.


“병원 진료를 조작하고 증인을 없앴던 증거인멸, 마약을 공급한 죄는 무겁습니다.”

“전 마약을 공급하지 않았어요!! 약도 안 했고!”

“조용히 하세요, 그렇다면 피고인의 머리카락에서 나온 마약 성분은 어떻게 설명할 겁니까?”

“전 담배 밖에··· 안 한다고요.”


이가람은 억울했다.


한 번도 입에 대본 적도 없는 마약이었다.


대체 어디서 마약이 검출될 수가 있다는 건지.


손과 발이 떨린다.


담배를 한 모금만 피면 좋겠는데, 필 수가 없었다.


“징역 7년을 구형합니다.”

“안 돼!!”

“다음 재판은 폭행과 살인 교사에 대한 재판으로···.”


그의 귀엔 들리지 않는 이야기였다.


7년이라니, 내가 하지도 않은 걸로 7년이라니.



[회귀의 지름길을 헷갈리지 마세요.]

[당신에겐 새하얀을 죽일 카드가 남아있습니다.]



울려대는 알림음과 완전히 녹아 들은 이가람의 두 눈이 새하얀을 향했다.


검은 마스크를 낀 남자가 일어나고 새하얀에게 천천히 걸어갈 때.


[주의! 칼을 든 괴한이 나타났습니다.]


새하얀이 고개를 돌렸고 그사이를 가로막는 하얀색 마스크의 남자가 보였다.


차마 무슨 말을 하기도 전에 하얀 패딩에 붉은 피가 스며든다.


칼을 찌르고 있는 남자의 팔을 붙잡은 남자의 모자가 아래로 추락하며 얼굴이 보인다.


“··· 또 죽이려고?”


부스스한 머릿결, 푸른 눈의 남자는 원래도 하얀 얼굴이 더욱 창백하게 질려간다.


“첸, 첸시?”


빼려고 힘을 주는 검은 마스크 남자의 팔을 놓지 않는 첸시가 이를 꽉 깨물고 말했다.


“누구 마음대로 죽여···?”

“놔! 놓으라고!”


아픈 고통에도 오직 자신에게만 들리는 마지막 남은 조각이 깨지는 소리가 들려온다.


관리자가 내게 그렇게 최면을 거는 것처럼 말했던 목소리가 들려오는 듯하다.


“탈출, 했으면 곱게··· 감옥 가라. 견승··· 주···.”


흐려지는 시야 속에 칼이 뽑히는 느낌이 들었다.


더럽게 아픈 감각에도 새하얀이 보였다.


날 붙잡고 당황한 얼굴로 피를 막기 위해 누르고 있는 모습이 처음으로 반대가 된 것 같아서.


“진짜···.”


그 순간 새하얀에게서 51회차 권강오의 모습이 보였다.


원망스럽다, 원망스럽다 했더니 이렇게 나타나고 지X일까.


“··· 권, 강오.”


개X끼.


말을 차마 잇지 못하고 눈을 감는 순간에 달려드는 이가람이 소리쳤다.


“죽어, 죽으라고!! 제발, 죽어!!”

“컥! 놔, 놓으라고!”


펜스를 넘어서 새하얀의 목을 잡고 죽으라며 연신 외쳤다.


켁켁이는 하얀의 시야에 말리려고 달려드는 사람들과 함께 이가람 위에 보이는 시스템 알림창을 보며 눈을 찌푸렸다.


[상대가 시스템 일부를 봤습니다!]

[경고! 경고! 본인이 죽이지 말라는 행동 지침을 무시했습니다!]

[타살이 아닌 방법으로 살해하려고 할 시에 당신의 시스템이 상대에게 공개됩니다.]


갑작스러운 알림에 힘이 풀린 가람의 몸이 힘없이 사람들에게 끌려간다.


“그딴 건 말 안 했잖아!!”


그의 반박도 없이 계속해서 울리는 경고와 동시에 뜨는 알림창들이 가람을 괴롭혔다.


[관리자는 당신의 멍청함에 경악합니다.]

[시스템 일부 회수가 다시 ‘새하얀’에게 흘러 들어갑니다.]


“안 돼!!”


사라지는 시스템을 붙잡으려 안간힘 쓰는 그 손이 너무나 애처로웠지만, 헛수고라는 듯 희미해져 간다.


그럴수록 소리를 지르며 새하얀에게 가려 손을 뻗지만, 닿지 않았다.


“놔!! 놓으라고!!! 저 새X만 죽이면! 죽이면 내 세상인데!!!”


일부는 업로드가 되고 사라지기 직전의 시스템은 내게 마지막 흔적을 남겼다.


[관리자가 인간 몸에 기생한 흔적 발견! 제거합니다.]

[후유증으로 뇌의 기능 일부가 저하됩니다.]


실시간으로 사라져가는 내 기억에 실성이라도 한 것인지 소리치다 말고 웃었다.


아주 크게 누가 듣든 말든 신경 쓰지 않는 듯이.


“하하하하!!! 하, 하하!!!”


자꾸만 흐르는 눈물이 야속했다.


새하얀에게 닿지도 못한 채로 그대로 몸이 앞으로 꼬꾸라진다.


새하얀 눈에만 보이는 어둠이 이가람을 집어삼키는 순간.


“새하얀!!!”


이제는 몇 번째인지 모를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암전이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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