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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백킴 님의 서재입니다.

EX급 아공간스킬로 먼치킨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라이트노벨

태백킴
작품등록일 :
2023.12.02 12:45
최근연재일 :
2024.04.30 17:00
연재수 :
8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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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9,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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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82
글자수 :
436,7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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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3.18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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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66화. 불완전한 등장.

DUMMY

김지석이 체력을 순식간에 회복시켜 주는 고급 포션을 들이켰다.

1분도 채, 안 되는 사이에 들이킨 체력 포션만 해도 무려 4병에 달했다.

사실상 걸신들린 것처럼 흡입했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였.

아무리 숙련도가 올라갔다고 해도 초재생과 파괴의 체력 소모는 어마어마했으니까.


“후···.”


5병까지 흡입한 순간, 그는 현재 수천의 인원들이 바쁘게 이곳저곳을 뛰어다니는 경기장 중앙에 서 있었다.


허리춤에 자리한, 오래된 검을 슬쩍 매만지던 그의 시선이 경기장 한 곳으로 향했다.


스윽.


김지석의 시선이 향한 곳에는 휑하게 뚫려버리듯 부서진 경기장 일부가 보였다.

외벽은 걸레짝처럼 너덜너덜해진 모습이었고, 그 너머의 해안가는 절반이 바다에 잠겨버린 상태였다.

경기장을 넘어서 해안가와 바닷가까지 뿜어졌던 파괴의 흔적이었다.


‘···확실히 태초가 압도적이긴 해.’


만약, 사람들이 주변에 있었다면 인명피해는 상상을 초월했을 것이다.

수백? 아니. 못해도 수천이나 만 단위의 사상자가 나왔으리라.


‘어떻게 보면 베히모스가 경기장 안에 있던 사람들을 기절시켰던 게··· 행운이었어.’


수많은 목숨을 위협하기 위해 사용한 스킬의 덕을 본 아이러니한 상황이었다.

사람들이 일제히 의식을 잃으면서 일정 구역에 공간이 생겼던 거니까.

그래서 태초를 휘두를 수 있었던 것이고.


김지석이 갈가리 찢어진 외벽과 그 너머를 조용히 쳐다보고 있을 때였다.

누군가가 그에게 천천히 다가왔다.

그는 그 인물이 누군지 굳이 확인하지 않아도 알고 있었다.


‘이 특유의 밝은 느낌과 성스러운 기운.’


S급 랭킹 5위이자, 모두가 원하는 탐지 스킬을 가지고 있는 힐러인 ‘바바라’였다.

그녀는 김지석 옆에 서면서 말했다.


반면, 김지석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저, 침묵한 채 귀만 열어둘 뿐이었다.


“···김지석씨. 지금부터 제가 물어보는 질문에 솔직하게 대답해 주셨으면 합니다.”


김지석은 그녀를 쳐다보는 것으로 답했다.

바바라도 이해한 듯 말을 다시 이어갔다.


“먼저 그 아이템에 대해서 알려주셨으면 합니다. 제게는 그 아이템이 어둠 그 자체로 느껴지고 있거든요.”


그는 한숨을 내쉬며 대화의 템포를 의도적으로 늦췄다.

그리고 바바라를 보라색 눈으로 쳐다봤다.

여러 스킬들이 그의 시야를 어지럽혔다.

대다수가 A이거나 S인 것들이었다.

그러나 그가 찾아보려 한 스킬은 없었다.


‘···역시 이때는 아직 ’진실 감지‘ 스킬이 없는 상태였네.’


진실감지는 말 그대로 거짓과 진실을 판별해 주는, 간단하면서도 효율이 상당한 스킬이었다.

거짓이 진실의 탈을 뒤집어쓴 세상이니까.

다행인 것은 그것이 지금 없다는 것이고.


그것을 빠르게 확인한 김지석이 입을 천천히 움직였다.


“···그것보다 토너먼트에 참여한 이유를 물어보고 싶으신 게 아닌가요.”


단도직입적으로 언급해 줘서 오히려 고맙다는 듯이 말하는 바바라였다.

특유의 미모 가득한 표정으로 김지석을 뚫어지게 쳐다보면서.


“잘됐네요. 그럼, 그거부터 말해주시죠. 사실은 저도 그걸 가장 먼저 묻고 싶었거든요.”


확고한 표정의 바바라를 묵묵히 쳐다본 김지석이 머릿속에 있던 B플랜을 지웠다.

그가 원하는 방향으로 대화가 흘러가고 있었으니까.


“···존을 바닷가에서 봤었으니까요.”

“그게 토너먼트 참가와 무슨 관계가 있죠.”


그리고는 조금의 거짓과 조금의 진실을 한데 버무린 채 말했다.


“그 새끼가 제 부모님을 죽였으니까요.”


그 얘기를 듣자마자, 바바라의 미간이 미약하게 움찔거렸다.

냉소적인 표정을 유지하고 있었지만, 본능적인 반응은 숨기기 어려운 법이었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바바라는 현재 김지석의 뒷조사를 마친 상태였으니까.

이 말인즉슨, 그의 가족관계가 깨끗하게 비어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는 얘기였다.


‘부모를 모두 잃었다는 게 이런 의미···.’


여전히 김지석을 의심하고 있었지만, 그에게는 위협이 되지 않는 부분이었다.

그에 대한 증거는 오히려 말보다 행동과 감정으로 보여주면 되니까.


이윽고, 김지석이 주먹을 강하게 쥔 채, 감정을 억누르듯 부르르 떨어댔다.


그 모습을 확인한 바바라가 살짝 유해진 어투로 입을 열었다.


“복수··· 때문이라는 건가요.”


김지석은 곧바로 대화의 주도권을 확실하게 가져오기 위해 대화의 주제를 바꿨다.

아니. 첫 번째 질문으로 다시 돌아갔다.

허리춤에 있는 검집을 쳐다보면서.


“···저는 단지 악을 죽이기 위해 그보다 더한 어둠을 선택했을 뿐입니다. 보시다시피 저는 이 어둠을 휘둘러도 괜찮으니까요.”


아무리 법 제도와 사회질서가 유지되고 있는 세상이라고 해도 주류는 이미 그러한 것들을 무시하는 각성자들이 이끌고 있었다.

자연스럽게 법보다 힘이 위인 세상이 주류로 자리매김한 것이다.

더구나 아무리 성녀라고 해도 바바라 역시도 근간은 힘이 전부인 각성자였다.

즉, 힘으로 힘을 짓누른다는 폭력적인 개념을 이해할 수밖에 없다는 뜻이었다.


자신이 성녀라는 것을 인지하고 있음에도.


“···알겠습니다.”


바바라의 머리에서 자연스럽게 김지석과 관련된 이야기가 그려졌다.


누군가에게 사랑하던 가족을 잃었고, 복수를 꿈꾸며 어둠이 깃든 아이템을 찾았다.

운이 좋게도 아이템은 복수를 꿈꾸는 자에게 아무런 영향을 끼치지 않았고, 그자는 그것을 이용해서 복수에 성공했다.


각성자들과 몬스터가 나타나면서 생긴 수없이 많은 흔하디흔한 이야기였다.

너무 흔해서 어이가 없을 정도로 무난했고.


그렇게 김지석에 대한 의심이 눈 녹듯 녹아내리고 있을 때였다.


스스스스···.


하늘에서 자그마한 포탈이 갑자기 생성되더니 그곳에서 슈퍼가이가 나타났다.


쿵···.


그는 수많은 사람의 시선을 한 몸에 받으면서, 등장과 동시에 바바라를 쳐다봤다.

김지석에게도 인사를 짧게나마 내보였다.


“바바라. 서울로 가자. 부산은 미끼였어.”


슈퍼가이의 말에 바바라가 미간을 확 좁히며 답했다.


“뭐? 그게 무슨 소리···.”

“서울에 있던 최강인이 탈옥했어.”


그리 답하면서 최고급 아이템인 ‘인스턴트 포탈 생성지’ 하나를 꺼내는 슈퍼가이였다.

그의 빠른 대답에 바바라가 물음표를 띄우듯 다시 물었다.


“2위가? 그게 무슨 소리야. 어떻게?”


하지만 슈퍼가이의 신경은 온통 서울에 있는 모습이었다.

장당 10억을 호가하는 아이템을 조금의 고민도 없이 사용했으니까.


“시간이 없으니까. 일단, 서울로 가자.”


그러자 바바라가 김지석을 쳐다봤다.

김지석을 바라보는 바바라의 눈빛에는 여전히 경계심이 자리하고 있었다.

다만, 조금 전보다 눈에 띄게 옅어진 상태라는 건 분명했다.

앞으로 두고 보겠다는 정도로 바뀌었을 뿐.


“그쪽이 가지고 있는 GP에 대한 분노가 도움이 될 거 같은데···.”


그는 바바라를 몇 초간 쳐다봤다.

슈퍼가이도 그의 도움이 필요하다는 듯이 잠깐이나마 그를 응시했다.

주변을 둘러보니 다른 국가 소속의 S급들은 일찌감치 자리를 뜬 상태였다.


‘···아마도 저들과 함께 온 귀빈들을 보호하기 위함이겠지.’


솔직히 마음 같아서는 당장에 서울로 향하고 있었을 터였다.

일개 빌런들도 아닌 GP녀석들과 연관된 일이었으니까.


‘최강인이 탈옥했다고 한다면··· 전생에서처럼 미야모토가 도와준 건가.’


하지만 바바라의 부탁에도 김지석은 좀처럼 입을 열지 않았다.

아니. 무어라 답을 할 수가 없었다.

전생에서는 이 사건으로 인해, 김지민이 미야모토에게 동생을 잃게 되기 때문이다.

그렇게 가혹한 희생을 겪은 뒤, 피의 여제가 탄생하게 되는 것이고.


‘그런데 내가 만약 그곳에 가게 되면···.’


존재 자체만으로도 나비효과가 거하게 일어날 확률이 다분했다.

아니. 그간의 상황들을 미루어 봤을 때, 사실상 확정이었다.

왜? 그에게는 현재 태초가 있었으니까.

아공간이라는 괴상한 스킬도 함께.


‘어떤 상황이 어떻게 펼쳐질지 몰라.’


그 순간, 문득 자신의 어중간한 판단으로 인해서 엉망이 되어버린 경기장이 눈에 들어왔다.


“······.”


뜬금없이 경기장을 살펴보던 김지석이 이내, 두 인물에게 말했다.


****


콰아아앙···!!


김지민이 기다란 빛의 창을 내던졌다.

발광하듯 전류를 사방으로 퍼트리던 그것이 순식간에 정면으로 쇄도했다.

하지만 최강인이 특유의 스킬로 그것을 쉬이 받아쳤다.


파츠츠츠츠···.


투명한 벽에 막힌 것처럼 허공에서 발광하더니 위력이 서서히 약해지면서 사라졌다.

그리고 그 순간을 노리고 있었다는 듯이 미야모토가 김지민과의 거리를 좁혔다.


팟!


김지민은 재빠르게 거리를 벌리며 하늘에서 수많은 벼락을 내리쳤다.

마치 융단폭격을 가하는 것처럼 보였다.


콰가가가강···!!


그녀의 동생인 김지한도 누나의 싸움을 가만히 지켜보고 있지 않았다.

몇백 미터 정도의 일정 거리를 유지한 상태로 지원사격을 해주고 있었다.


탕···!


각성자들간의 싸움과는 어울리지 않는 총소리였지만, 위력만큼은 상당했다.


피융···!


어지간한 탄환 혹은 포탄을 맞아도 상처 하나 생기지 않던 미야모토의 뺨에 얇고 기다란 생채기가 생겼으니까.


촤악!


하지만 정작 놀란 것은 특수 제작된 총으로 저격을 시도했던 김지한이었다.


‘미친! 이걸 피했다고? 레일 건을?’


미야모토가 뺨에 생긴 생채기를 빠르게 확인하며 최강인에게 말했다.


“···벌레 좀 어떻게 안 되나? 김지민을 혼자서 상대하는 것도 힘에 부치는데.”

“내가 그나마 견제를 해주지 않으면 김지민에게 순식간에 죽고 말 거다.”


사실이었다.

김지민은 눈앞의 미야모토를 상대하는 동시에 자신에게 쇄도하는 주변의 돌덩어리나 건물 잔해들을 회피하고 있었으니까.

간혹 피할 수 없는 건 벼락을 내리쳐서 완전히 가루로 만들고 있었고.

그야말로 곡예 수준의 움직임이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김지민에게 여유가 있는 건 절대로 아니었다.

그녀 역시도 미야모토를 공격하면서 최강인의 견제를 신경 쓰고 있었으니까.

하물며 중간중간 생성되는 투명한 벽이 그녀의 공격 절반을 막아내고 있었다.

점차 그 빈도수가 높아지고 있다는 것이 문제라면 문제였지만.


파츠츠츠···!! 콰르르릉!!


미야모토가 일본도를 휘두르며 저만치를 슬쩍 흘기듯 쳐다봤다.


‘남매라 그런지 손발이 잘 맞아서 여간 껄끄러운 게 아닌데 이걸 어떻게 할까나···.’


김지민의 빛의 창과 단검이 일본도와 격렬하게 스파크를 일으켰다.


가가가각···!


그 순간, 미야모토의 날 선 감각에 자그마한 것이 감지되었다.

한 치의 호흡도 쉬이 내뱉을 수 없는 공방이 반복되던 순간에 날아든 것이다.


피융···!


다시 어깨에 날카로운 상처가 생겨났다.

어깨를 스치고 지나간 듯 작은 상처였다.


‘이러다가는 꼼짝없이 죽겠는데 말이지.’


그리고는 재빠르게 거리를 벌렸다.


팟!


동시에 최강인에게 냅다 소리쳤다.

이전에 감옥에서 탈출하면서 얘기를 해두었던 저들만의 암호였다.


“김지민 좀 부탁해.”


그 말이 끝나기 무섭게 최강인이 아껴두었던 모든 힘을 일시에 쏟아냈다.

대상은 정신 지배를 막고 있는 김지민이 아니라 그녀 주변의 공간이었다.


구구구구···.


즉, 공간 자체를 압축시키려는 것이었다.


작가의말

오늘도 미숙한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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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8 67화. 불완전한 등장(2). +1 24.03.19 323 8 11쪽
» 66화. 불완전한 등장. 24.03.18 345 7 11쪽
66 65화. 각성자 토너먼트(13). 24.03.16 383 10 12쪽
65 64화 각성자 토너먼트(12). 24.03.15 338 9 11쪽
64 63화. 각성자 토너먼트(11). 24.03.14 353 11 12쪽
63 62화. 각성자 토너먼트(10). 24.03.13 364 9 11쪽
62 61화. 각성자 토너먼트(9). 24.03.12 375 1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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