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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재 확립

[디지몬] 관측자의 이야기

웹소설 > 자유연재 > 팬픽·패러디

유오원후
작품등록일 :
2022.09.06 21:26
최근연재일 :
2024.03.09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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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6,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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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9.29 1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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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쪽

<4>

DUMMY

폐허가 된 유적.

잠재력을 각성하는 대가로 극심한 고통을 겪다가 기합을 내지른 뒤 기절했던 블랙길몬이 깨어났다. 어두운 하늘에 달과 별이 떠올랐고 맞은쪽에 모닥불이 타오르고 있었다. 그리고 율릭의 곁에 처음 보는 디지몬 둘이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하나는 머리에 뿔이 나 있으며 귀가 땅에 닿을 만큼 길었고, 다른 하나는 기계로 이루어진 육체에 하늘색 발톱을 가졌다. 호메오스타시스가 선정한 파트너 디지몬임을 알아챈 블랙길몬은 짐승형 백신 디지몬인 테리어몬과 조룡형 데이터 디지몬인 쟈자몬과 인사를 나누었다.


“몸은 좀 어때?”


“아픈 데는 없어. 오히려 기운이 넘치는 것 같아!”


“고문과도 같은 시술을 받았으니 오늘은 그냥 푹 쉬도록 해.”


“······알았어.”


당시의 기억을 떠올리던 블랙길몬은 형용할 수 없는 고통이 뇌리에 남았는지 부르르 몸서리를 쳤다. 율릭은 고의는 아니자만 계기를 만든 터라 미안한 감정이 남아 있어서 블랙길몬의 머리와 등을 쓰다듬으며 위로를 해 주었다.

따뜻하고 부드러운 손길에 블랙길몬이 긴장을 풀자 율릭은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모닥불을 중심으로 동서남북의 방향에 각기 다른 룬 문자를 새겨 결계를 만들어냈다.


“블랙길몬, 테어리몬, 쟈자몬. 당분간은 너희의 진화에만 신경 쓸 거야.”


“알았어.”


“열심히 노력할게.”


“조금은 서두르셔도 됩니다.”


블랙길몬, 테리어몬, 쟈자몬이 차례대로 말을 하자 율릭은 알겠다는 의미로 고개를 끄덕였다. 시간이 흘러 디지몬 셋은 졸음을 이기지 못하고 잠에 곯아떨어졌다. 아직 잠들지 않은 율릭은 투명한 결계 안에 또 다른 룬을 새겼다.

외부의 4개의 룬과 내부의 1개의 룬이 공명하면서 율릭을 현실과 격리시켰다. 일시적으로 유지되지만 감시나 도청을 방지하는 효과는 탁월했다. 한시가 급한지라 라디오 주파수를 맞추듯이 홀로그램으로 D-워치를 조작했다.


“테스트. 율릭 네이트 오언. 메이스(M.A.C.E.) 초대 국장. 레벨 알파(Level Alpha).”


[무사하십니까!]


“난 괜찮아. 지금부터 중요한 이야기를 할 거니까 집중해서 들어.”


[알겠습니다.]


리얼 월드 = 지구의 메이스 미국 지부와 연락이 닿자 율릭은 지금까지의 사정을 조금 빠르게 이야기했다.

선택받은 아이들이 디지털 월드에 발을 들인 것이 계기가 되어 디지털 월드와 인간들의 감정이 긴밀하게 연결되었고, 그 감정이 어떻게 변동하느냐에 따라 디지털 월드의 구성 요소도 바뀌기 때문에 두 세계의 운명을 걸고 대부분의 유력 집단이 내전을 벌이고 있고, 호메오스타시스가 이 문제를 해결할 존재를 찾고자 지구에 간섭하여 이상 현상을 일으켰고, 자신이 디지털 월드에 온 뒤에 따로 불러들여서 디지바이스를 받고 파트너 디지몬 둘을 붙여줬음을 알려줬다.


“해결책은 마련했지만 상황에 따라서 어그러질 수도 있어.”


[저희가 따로 준비할 일은 없습니까?]


“초대 국장의 권한으로 『묠니르 프로젝트(Mjölnir Project)』의 재개를 승인한다.”


[···알겠습니다.]


“제한 시간이 다 됐네. 그럼 이만.”


율릭은 결계 안에 새겨둔 룬이 스스로 지워지고 있자 마지막 말을 남기고 연락을 끊었다. 현실과의 격리가 해제되어 감시 및 도청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지만 목적을 달성했기에 더 이상 신경 쓰지 않았다.

소형 배낭 안에 있었으며 미리 바닥에 깔아둔 모포에 누운 율릭은 눈을 붙였다. 한 명의 인간과 디지몬 셋이 모두 잠든 후, 결계 바깥에서 팡그몬이라는 디지몬들이 나타났다. 털은 붉고 하얗고 길쭉한 주둥이에 날카로운 이빨이 나 있으며 네 발에 보라색의 날카로운 발톱이 있었다.

숲 속에 사는 팡그몬들이 유적에 나타난 이유는 먹이가 없어서일 것이다. 눈앞에 있는 인간과 디지몬을 보고 입맛을 다시며 돌진을 하는데 결계를 보지 못한 탓에 부상을 입고 말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욕심을 버리지 못했는지 바닥에 누우며 기회를 엿봤다.


*


다음 날 아침.

수면 중이던 블랙길몬, 테리어몬, 쟈자몬은 갑자기 들려온 총소리에 잠에서 깨어났다. 글록 권총을 꺼내든 율릭과 결계 너머에 있는 팡그몬들을 보고 무슨 일인지 눈치를 챘다. 룬이 멀쩡했기에 결계는 여전히 유지 중이었으나 그것을 모르는 팡그몬들은 이빨과 발톱으로 결계를 박살내려고 했다.


“내쫓으려고 총을 쐈는데 꿈쩍도 안 하더라. 현재 9발 남았어.”


“이럴 땐 싸워야지!”


“저쪽은 넷이고 우리도 넷이니 각각 1대 1로 싸우면 좋겠지만··· 너희가 성숙기로 진화하는 게 전제 조건이야.”


“할 수 있는 게 아니라 해야만 하는 거지?”


“물론이지.”


“신중히 공격해야겠군요.”


“그건 걱정할 필요 없어.”


쟈자몬의 걱정을 해소시키고자 율릭은 일단 손가락을 튕겼다. 에너지로 만들어진 산스크리트어가 세 디지몬에게 달라붙더니 지워진 것처럼 흔적을 남기지 않았다. 다른 차원의 마법인 「수호자 비샨티의 강력한 보호 주문(The Guardian Vishanti heavy-duty protection spell)」을 사용한 것이었다.


“공격을 받을 때마다 마법을 유지하는 문자가 사라지니 그 점만은 유의해둬.”


“알았어.”


“그럼 룬 문자를 없애버릴게.”


동서남북에 있는 룬 문자를 향해 네 발의 총알을 발사한 율릭. 룬 문자가 훼손되면서 결계가 사라지자 총알이 다섯 발 남은 글릭 권총을 팡그몬 1에게 겨누었고, 블랙길몬과 테리어몬과 쟈자몬은 팡그몬 2, 3, 4와 대치했다. 이에 팡그몬 넷은 그들을 잡아먹기 위해 달려들었다.


「바이러스 브레스」


「블레이징 파이어」


「코콘 픽」


블랙길몬이 악질적인 바이러스가 담긴 숨을 내쉬어 팡그몬 2의 상태를 악화시킨 다음에 손톱을 휘둘렀다.

테리어몬이 고열의 열기탄을 입에서 내뱉어 팡그몬 3의 머리에 열이 오르게 만들었다.

쟈자몬이 날개를 펄럭이며 날아오를 수는 없지만 율릭의 도움으로 하늘 높이 옮겨진 뒤에 지상으로 내려오면서 팡그몬 4를 향해 단단한 부리로 찔렀다.

안타깝게도 치명상을 입힐 수준은 아니었고 팡그몬 2, 3, 4는 약이 올라 「블래스트 커핀」이라는 파괴의 충격파를 내뿜었다. 율릭이 걸어준 「수호자 비샨티의 강력한 보호 주문」이 없었다면 블랙길몬, 테리어몬, 쟈자몬은 부상을 입었을 것이다.


[탕! 탕! 탕! 탕! 탕!]


“탄창이 텅텅 비었네.”


팡그몬 1의 네발과 목에 다섯 발의 총알을 박아 넣은 율릭은 탄창을 빼내고··· 비상용 탄창으로 교체하는 대신 그걸로 팡그몬 1의 정수리를 찔렀다. 순식간에 벌어진 일에 당사자를 비롯해서 동족과 파트너 디지몬 셋이 멍하게 서 있었다. 율릭은 돌려차기를 날려 빈 탄창이 깊숙이 박히게 한 다음에 손목의 D-워치를 건드렸다.


“It's time to evolve!”


[진화!]


“블랙그라우몬!”


“가르고몬!”


“쟈자드몬!”


블랙길몬은 블랙그라우몬으로 진화하면서 머리에 두 뿔과 흰 털이 생겨났고 양팔에 날카로운 블레이드가 돋아났다.

테리어몬은 가르고몬으로 진화하면서 두 팔에 개틀링식 기관포가 권투글로브처럼 씌워졌고 탄띠(Feed Belt)를 왼쪽 어깨에 비스듬히 메고 있었고 청바지를 입고 있었다.

쟈자몬은 쟈자드몬으로 진화하면서 새보다는 드래곤에 가까워졌고 또한 전투기의 특성을 지니게 되었다.

어찌됐든 세 디지몬 모두 덩치가 커져서 팡그몬과 대등하게 맞설 수 있게 되었다.


“보호 주문은 지금도 유효하니까 안심하고 공격해”


「이그저스트 플레임」


「개틀링 암」


「레이저 아이」


율릭이 글록 권총에 비상용 탄창을 장전하고 한 발씩 쏴서 팡그몬들이 공격하거나 도망치지 못하게 견제를 했다.

그 틈에 블랙그라우몬이 입에서 폭음을 동반하는 강력한 화염을 내뿜었고, 가르고몬이 두 팔의 발칸에서 총알을 난사하며 공격했고, 쟈자드몬이 양쪽 눈에서 레이저를 발사했다.

팡그몬 2는 불에 타 버려 새까만 재를 흩날렸고, 팡그몬 3은 온몸이 너덜너덜해져서 쓰러졌고, 팡그몬 4는 깔끔하게 세로로 사등분이 되었다.


“확인 사살을 할 필요는 없겠어.”


“어라? 퇴화가 안 되는데?”


“잠깐만. ···처음이라 그런지 힘을 좀 과하게 사용했어.”


“이전 모습으로 돌아갈 수 있는 거지?”


“시간이 걸리긴 하겠지만 퇴화는 가능해.”


“익숙해질 겸해서 당분간은 이렇게 있겠습니다.”


싸움이 끝난 뒤 약간의 해프닝이 있었지만 문제로 여길 만큼은 아니었다. 세 디지몬은 성장기로 되돌아갈 때까지 성숙기의 모습으로 돌아다니기로 했다. 율릭은 시체가 되었다가 디지타마(디지몬알)로 바뀐 팡그몬들을 보고는 파트너 디지몬들과 함께 마을을 찾아 이동했다.


작가의말

성숙기는 한꺼번에 진화시켰는데, 완전체부터는 하나씩 따로 할까 고민 중입니다.

쓰다가 갑자기 결정할 수도 있으니 조언 신청은 보류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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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 <29> 24.01.30 2 0 26쪽
28 <28> 23.12.10 4 0 27쪽
27 <27> 23.10.26 6 0 19쪽
26 <26> 23.10.08 6 0 13쪽
25 <25> 23.09.10 7 0 13쪽
24 <24> 23.09.04 7 0 20쪽
23 <23> 23.08.28 18 0 20쪽
22 <22> 23.08.06 7 0 13쪽
21 <21> 23.07.21 6 0 14쪽
20 <20> 23.06.22 9 0 13쪽
19 <19> 23.05.16 8 0 13쪽
18 <18> 23.04.17 7 0 18쪽
17 <17> 23.03.20 10 0 15쪽
16 <16> 23.02.23 8 0 13쪽
15 <15> 23.02.11 10 0 13쪽
14 <14> 23.01.26 7 0 13쪽
13 <13> 23.01.13 9 0 13쪽
12 <12> 22.12.31 8 0 12쪽
11 <11> 22.12.08 8 0 10쪽
10 <10> 22.11.30 10 0 13쪽
9 <9> 22.11.12 13 0 9쪽
8 <8> 22.11.07 10 0 8쪽
7 <7> 22.11.01 10 0 11쪽
6 <6> 22.10.20 10 0 7쪽
5 <5> 22.10.11 11 0 11쪽
» <4> 22.09.29 18 0 9쪽
3 <3> 22.09.24 16 0 11쪽
2 <2> 22.09.12 21 0 8쪽
1 <1> 22.09.06 48 0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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