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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모 님의 서재입니다.

나 혼자만 퇴마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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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모
그림/삽화
자모
작품등록일 :
2023.05.10 14:28
최근연재일 :
2023.06.16 18:00
연재수 :
34 회
조회수 :
2,082
추천수 :
45
글자수 :
194,882

작성
23.05.10 1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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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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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3쪽

2화 능력

DUMMY

#300만년 이전부터 인류는 꾸준히 그 수가 증가해왔다.

그리고 시간은 흐르고 흘러

오늘날에 이르러서 80억이라는 인구수를 기록하게 되었다.


그것을 가능케한 것은 오직 그것뿐이었다.


하지만 최근 몇 년 전부터 한국의 청년들은 결혼을 피하게 되었고, 그로 인해 자연스럽게 신생아 수가 감소하면서 인구절벽 현상이 발생하기 시작했다.


나라에서는 이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서 다양한 출산 장려 정책을 펼쳤지만...

짜디 짠 퀘스트 보상에 맞서기라도 하듯 젊은 청년들의 반응은 냉랭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상에는 여러 의인들이 있었으니.

동공에 비친 차량 안의 커플들은 요즘의 세태와는 정 반대방향으로 움직이는 사람들이 아닐까 싶다.


'물론 공공장소에서 저러는 건 분명한 잘못이긴 하지만...'


하지만 그로인해 태혁의 옆을 지나가는 젊은 커플은 몸이 달아올랐는지 서로의 눈을 바라보며 무언의 약속을 하고는 자리를 피한다.


"와! 대박 씨발! 누군 오늘 허탕 쳤는데 지들은 공공장소에서 떡치고 있네?"


술에 취해 취기가 잔뜩 오른 세 명 중 하나가 큰 소리로 외치며 차량으로 성큼성큼 걸어간다.


쾅!쾅!쾅!


"나와봐! 이 씨 발정 난 연놈들아!"

"큭큭큭 촨쓰 이 새끼 존나 취했네. 야야 명호! 동영상 좀 찍어봐. 촨쓰랑 차에 있는 것들 얼굴 좀 찍자."


태혁의 어깨를 치고 간 녀석이 상대적으로 덜 취한 녀석을 향해 말했다. 동영상이 촬영되고 있다는 걸 인지한 촨쓰라는 학생의 행동은 이전보다 더 과격해지고 있었다.


"여기가 성교의 왕국이냐?! 나와 보라고! 그 좋은 거 나도 해보자!"


"푸하하하 야! 잘 찍고 있지? 이거 진짜 레게노다. 아웃스타에 박제감이야. 차 흔들리는 박자에 맞춰서 춤이라도 춰서 릴스에 올릴까? 큭큭큭"


계속되는 찬수의 두들김에 차 안은 고요해졌고.


부르릉!


정차되었던 차에서 갑작스레 시동 걸린다.


"뭐, 뭐야 이것들 그냥 튀려나본데 지훈아?"


문을 두들기던 찬수가 당황스러운 듯 친구의 이름을 부르던 순간.

차량이 빠르게 엑셀을 밟으며 출발한다.


"으아악! 내 발!!"


찬수는 자신의 발가락을 부여잡으며 악을 쓰자 지훈이라 불린 녀석이 바닥에 있는 큰 돌덩이를 집어 들어 차량을 향해 던진다.


쾅! 끼이이익.


전면 유리에 거미줄 같은 실금이 가면서 시야가 안보였는지 아니면 놀라서 멈췄는지.

차량은 얼마 이동조차 못한 채 제자리에 멈춰 섰다.


"이런 씨발놈이.. 명호! 계속 찍고 있지?"


동영상을 찍는 친구를 향해 외치는 지훈.

어느덧 술기운으로 인해 한껏 올라오는 건 순수한 분노였다.


"어, 어.. 찍고 있어."

'지훈이 이 새끼 빡치면 답 없는데... X됐네...'


명호에게 확답을 듣자 손에 쥐고 있던 담배를 입에 물은 지훈은 보도블럭 하나를 들어 운전석으로 걸어가 그대로 창문을 향해 블럭을 찍기 시작한다.


"나와아아! 이 씨발새끼야아아!!"


쾅!쾅!..


잠시 뒤 파사삭 거리는 소리와 함께 운전석의 유리창이 깨진다.

돌을 들고 있는 지훈의 손은 유리조각에 베이기라도 했는지 피로 얼룩져 있었다.

그럼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운전석의 사내의 멱을 잡아 그대로 주먹을 날린다.


퍽!퍽!


"자, 잘못했어요. 죄송합니다."

"잘못인 줄 알았으면 나오라고 할 때 나왔어야지 씨발놈아!"


재차 운전자의 면상을 때리려던 지훈의 눈에 보조석에 앉아있는 여성이 눈에 들어왔다.


"교복? 미친 야 명호 빨리 와바! 이 새끼 면상이랑 다 찍어! 원조다."

"뭐어? 씨발 대박사건!"

"야 씨바 나 발 아파 죽겠다고. 구급차 좀 불러봐아.."

"엄살 그만 피우고 너도 와바!"


지훈은 차에서 사내를 내리게 한 뒤 무릎을 꿇린다.


"한국대학교 교수? 닌 나이 처먹고 어린애랑 그러고 싶냐?"


지훈은 남성의 지갑 안에 들어있는 명함을 읽고는 한심하다는 듯 그를 쳐다본다.


"너는 안나오냐?"


차안에 있는 여학생을 노려보며 소리 지르는 지훈.


"나, 나갈께요.."


여학생이 걸어 나가자 지훈을 포함한 세 명의 표정이 묘하게 변화했다. 학생이라기엔 몸매가..

가장 먼저 이성을 되찾은 지훈이 대학 교수라는 사내에게 말한다.


"이봐, 내 친구 발 어쩔 거야? 당신 때문에 병신이 되서 이제 사람 구실도 못 할 텐데."


"죄, 죄송합니다. 치료비는 청구하시면-."


"씨발! 누가 병원 치료비나 쳐 받자고 이러는 줄 알아? 쟤 병신된 것도 문제지만 당신 원조교제잖아? 내가 신고하면 당신 직장도 잃는 거 아니야? 그렇게 되고 싶어 앙?!"


"아, 아닙니다. 다, 달라는 대로 드릴 테니 한번만 봐주십쇼."


지훈은 원하는 답을 얻었는지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어 보인다.


"흠. 그래 그게 서로한테 이득이긴 하지. 천!"

"네?"

"아이 씹.. X박은 건 니새끼면서 말귀를 못 알아들어 귀에다 X박았냐? 천만원에 합의 보자고! 싫어? 이정도면 싼 거야!"

"아, 알겠습니다. 당장 그만한 현금은 없고 인출기에 가서 뽑아 드릴게요.."


"야 촨쓰, 명호! 차에 타! 명호 넌 앞자리에 타서 저 교수놈이 딴 짓 못하게 영상 계속 찍어."


"으, 응!"

'또라이 새끼 돈 받는 건 그렇다 쳐도 이 이상 사고 치면 안 되는데..'


지훈의 지시에 명호 쭈뼛거리며 교수의 보조석에 탑승한다.


"어이! 교수 양반 운전대 잡아."

"예, 옙."

"촨쓰 잠깐! 넌 마지막에 타라."


지훈이 붉게 충혈 된 눈으로 여학생을 바라봤다.

그리곤 침을 깊게 삼킨다.


"야! 너가 먼저 안쪽으로 들어가."

"저, 저요? 저는 왜요."

"씨발. 잔말 말고 들어가라고."

"......"


그녀가 뒷 자석 끝자리에 들어가자 따라 들어가는 지훈.

곧이어 찬수도 따라 타고는 차가 서서히 출발하기 시작한다.


정적이 찾아온 주차장.

조금 전 소란이 이질적일 만큼 고요했다.


"후우. 정신 사납네. 뉴스에서 종종 나오는 답 없는 청소년들인가."


케새키의 식사시간을 깜빡해 마왕의 눈치를 보던 당시의 긴장감과 비견될 만큼 스펙타클한 저녁이었다.


컹!컹!


"?"


나를 향해 짖어대는 케새키.

내 시선이 허공에서 녀석과 맞닿자 녀석은 지체 없이 차량을 향해 달려간다.


"아, 제발..."


정처 없이 한강을 걷는 것도 모자라 지치지도 않는지 이제는 달리는 차량 뒤를 추격하게 생겼다.


#


한강변 인근의 번화가.

여전히 손님을 맞이하는 주점들의 LED가 곳곳에 빛을 밝혔지만, 그런 곳과는 대조적인 한적한 편의점 옆에 차를 정차한 교수는 편의점에서 돈을 인출하고 나와 돈 봉투를 지훈에게 건네고 있었다.


"이, 이걸로 됐지요? 동영상은 지워주세요."

"동영상? 그건 왜?"

"돈을 천만원이나 드렸는데 동영상은 지워주셔야지요."

"하, 이봐! 지금 누가 갑이고 을인지 모르나 보네? 아니면 번화가라 사람 좀 많다고 뻔뻔해지는 거야? 이 변태 성욕자 새끼야!"


지훈이 목청껏 소리치자 입을 다무는 교수.

아무래도 주변의 시선을 의식했는지 금세 고분고분해졌다.


"헛소리 하지 말고 이제 꺼져."


교수는 서둘러 차에 올라 이내 시야에서 사라진다.


"이야. 대박! 간만에 한탕 제대론데?"


찬수는 다친 발가락에 대한 고통은 잊었는지 지훈이 쥐고 있는 돈 봉투 안을 바라보며 웃음을 지어 보인다.


"자 여기! 500. 너랑 명호랑 반반해. 내가 깽판 안쳤으면 못 받았을 돈이니까. 난 딴 돈에 반 챙긴다."

"아싸 개꿀. 명호! 나랑 반반하자."

"그리고 니들은 먼저 집에 가라."


지훈의 말에 명호와 찬수는 서로의 눈빛을 주고받는다.

내심 ‘차라리 잘됐다.’ 라는 그들의 표정.


"그, 그럴까?"

"알았어. 내일보자 지훈아."


둘은 걸어가며 지훈이 시야에서 사라지자마자 그에 대한 욕을 하기 시작한다.


"저 새끼 지난번에도 저 지랄하는 바람에 파토 난 거보면 저것도 병이다 진짜."

"그니까 누가 변태 성욕자인지 모르겠다. 그래도 지난번에는 사람들이라도 있어서 말릴 수 있었지... 그런데 이대로 우리가 빠지면 큰 일 나는 거 아니야?"

"알빠냐? 그게 그렇게 걱정되면서 아까 내 발을 왜 걱정 안 해주냐!"


툭.

티격태격하며 싸우던 명호와 찬수의 앞에 가로등 불빛을 등지고 서있는 한 사내.


"뭐, 뭐야! 씨발 쳤으면 사과를 해야지."

"맞어. 뭘 그렇게 멀뚱히 서있어!"

"......"


상대가 아무 말이 없자 지훈이 항상 입에 담던 조언을 상기한 찬수가 상대를 향해 주먹을 날린다.


'싸움은 말이야, 선빵필승이야.'


퍽!


"으악!"

"왜 그래?"

"씨발 내 손!! 무슨 돌덩이라도 친 것 같아.. 명호야 저 새끼 발로 까버려."


찬수는 차에 밟힌 발에 이어 벌겋게 오른 주먹을 말 쥔 채 땅을 구르며 고통스러워한다.

그리곤 멀쩡한 손으로 사내를 가리키며 명호에게 말했다.


"에잇!"


빡!


명호는 있는 힘껏 상대를 향해 그간 연습해온 카프킥을 날린다.


하지만 돌아온 건 '빠각' 이란 소리와 함께 이상하게 꺾인 정강이였다.


"어?"

"......"

"아아아아악!!!!"


찬수에 이어 명호가 바닥을 구르며 비명을 질러댄다.


'뭐가 어떻게 된 거지? 왜 마계에서 가지고 있던 신체 강화 능력이 현세에서도 적용되는 거지? 우선 동영상부터 확보 해볼까.'


태혁은 명호라는 녀석의 핸드폰을 뺏어들고 자신의 폰으로 동영상을 옮긴다. 그리곤 그가 가지고 있던 원본은 그 자리에서 삭제한 뒤.


"!!"


명호와 찬수의 핸드폰을 저 멀리 육안으로 보이지도 않는 한강 방향을 향해 던진다.

아마도 저 폰은 차디찬 강물 아래로 빠졌을 것이다.


"내, 내 폰.."


겨우 정신을 차린 찬수가 저 멀리 날아가는 핸드폰을 보며 중얼거리자


"학생이 폰만 보고 돌아다니까 주변을 제대로 못 보는 거야. 그리고 학생이면 공부 열심히 해야지. 부모님한테 효도하려면.."


씨이익.

낮에 녀석들에게 받은 말을 그대로 돌려주자 묘한 짜릿함이 느껴졌다. 거기에 튼튼한 육체와 비교적 먼 거리까지 폰을 던질 정도로 강력한 근력까지 확인했기에 그 기분은 배가 되었다.


차원문을 통해 넘어온 건 단순히 영혼만이 아니었나보다.


‘개꿀!’


마계에서부터 가져온 능력들이 또 뭐가 있을까 란 생각에 잠겨 있던 그때.

그의 귓가에 한 여성의 비명소리와 케새키의 개소리가 들린다.


*


조금 전 명호와 찬수를 떠나보낸 지훈은 5만원권 100장을 품안에 넣은 뒤 여학생에게로 걸어갔다.


"야. 너 얼마냐? 내가 오늘 너 산다."

"사긴 뭘 사요. 저 그런 사람 아니에요."

"아냐? 뭐가 아냐? 늙다리한테 몸 팔면 그게 원조지. 할머니야? 그리고 나도 같은 학생이니까 그렇게 걱정할 거 없어!"

"......"


덥석.


지훈이 여학생의 손목을 꽉 잡고는 으쓱한 어둠속으로 끌고 들어간다.


"뭐, 뭐하는 거예요! 저, 저 민짜 아니라구요. 대학생이에요."


그녀의 발언에 멈추는 지훈.


"학생이 아니라고? 교복은 왜 입었는데?"

"그, 그게..."


여기저기 놀러 다니느라 강의의 절반을 결석해도 A학점을 받을 수 있는 그녀만의 비결은 간단했다.

어려서부터 정치경제 뉴스에 심심치 않게 들려온 로비라는 단어.


그것은 돈이 될 수도, 몸이 될 수도, 특별한 혜택이 될 수도 있었다.

이번 경우엔 몸이겠지..


여성에게 영향을 미쳤던 건 뉴스였을까 아니면 부모였을까. 적어도 이 순간 그녀는 부모님을 찾으며 악을 쓰고 있었다.


전후사정을 다 들은 지훈은 그녀의 고백 아닌 고백에도 이미 그녀의 육감적인 몸매에 이성을 잃었는지 골목 안으로 끌고 들어가고 있었다.


"놔, 놓으라고! 꺄아아악!!"

"나도 맛보고 점수 잘 주겠다니까 그러네. 큭큭큭 앙탈도 적당히 부려야 자극적인 법이야. 그 이상 넘어가면 네년 대가리 깬다?"


이미 욕정으로 인해 반쯤 이성을 상실한 지훈이 정색을 하며 그녀의 목덜미를 쥔다.

그의 협박은 결코 허황되지 않았다.

CCTV의 사각지대는 항상 존재해왔고, 특히나 이곳 역시 그녀의 시야에 보이는 감시카메라는 보이지 않았다.


"흑흑..."


어느덧 그녀는 자포자기 했는지 흐느끼며 지훈의 걸음이 향하는 곳으로 함께 걸었다.

적당한 곳을 찾았다 생각한 지훈은 지체 없이 바지춤을 내리기 시작한다.


바지를 내린 그가 고개를 들자 가로등불을 가린 어둠보다 더 짙은 그림자 하나가 여성의 얼굴을 가린다.


‘누구?!’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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