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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훈 님의 서재입니다.

일단은 트럭에 치여 이세계물

웹소설 > 자유연재 > 라이트노벨, SF

완결

이상훈
작품등록일 :
2019.04.06 16:19
최근연재일 :
2020.01.26 18:00
연재수 :
38 회
조회수 :
1,920
추천수 :
2
글자수 :
147,050

작성
19.05.05 14:47
조회
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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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글자
6쪽

Ep2. 에덴왕국 탐험편 (4)

DUMMY

“뭔데 그래?”

“이거야. 내가 하인즈의 숲이라고 적힌 편지를 받았을 때랑 비슷해.”

그렇다면 책을 가져간 것도 이 편지를 보낸 사람일까? 누군지 모를 이 사람은 대체 나에게 왜 이런 편지를 보내는 거지? 그리고 자기가 건네준 책을 왜 가져간 것이고? 그보다 정말 건네준 게 맞긴 한 건가?

“뭐, 그렇다면 일단 가볼 수밖에 없겠네. 이번엔 나도 같이 따라갈 거야.”

마리아는 나를 쳐다보며 한번 가볍게 웃고는 말하였다. 확실히, 일단 가볼 수밖에 없다.


편지를 받고 그다음 날, 마리아와 나는 교육센터가 마치자마자 지저기로 향했다.

“저번엔 하인즈의 숲이라고 했었지? 그리고 이번에는 지저기이고. 두 곳 다 외곽지에 있는 허름한 곳들이네. 특히나 지저기에는 가는 사람이 아예 없지 않아?”

지저기를 향해 가는 도중 마리아가 꺼낸 말이었다. 확실히 그러하였다. 지저기는 하인즈의 숲과 마찬가지로 퍼즈 구역 최외곽에 위치해있으며, 거의 다 낡은 작은 제단이 있는 사람이 두세 명정도 들어갈 수 있을까 말까 한 비좁은 건물 하나뿐이라 들르는 사람은 없었다. 제단이라고는 하였으나, 애초에 그러한 역할로 사용되는 것 같지도 않았고, 그러한 역할로 사용된 적조차 없는 듯해 보였다. 그렇게 생각하니 나는 지저기라는 곳의 기원에 대해 살짝 궁금해졌다.

“지저기는 대체 뭐 하는 곳이야?”

이 세계에서 태어나고 자라온 마리아라면 내 의문에 답해줄 수 있으리라 생각한 나는 그녀에게 질문을 던졌다.

“글쎄, 뭐 제단이라고는 하는데 종교적인 용도로 쓰였다는 얘기는 못 들어봤어.

“그러면 왜 제단이야?”

“나도 몰라. 그냥 제단이라고 하니까 나도 제단이구나 하는 거야. 뭐, 자세한 건 가보면 알 수 있지 않을까?”

하지만 도착해서도 우리들은 지저기가 왜 제단으로 불리는지 알 수 없었다. 지저기의 모습은 듣던 대로 사람이 두세 명정도 비좁게 들어갈 만한 아주 작은 석재 공간이었다. 들어가는 입구에는 문도 없이 그저 공허히 뚫려있을 뿐이었다. 그러나 그것이 전부였다. 외부에도 내부에도 딱히 특이한 점은 하나도 없었다. 그저 세월에 방치되어 이끼나 잡초 같은 것들이 석재 겉면이나 지저기의 주변에 무성히 자라있을 뿐이었다.

“마리아, 그래서 직접 보니까 뭐인 것 같아?”

“글세, 확실한 건 제단은 아닌 것 같아. 제단이라면 이렇게 방치되어 있을 이유는 없잖아?”

내가 있던 세계에서라면 제단이 방치되는 것 정도는 그다지 희귀한 일은 아닐 것이다. 그러나 이곳은 신과 천사들이 명백히 실존하는 세계이다. 이곳 낙원의 제단이 이런 식으로 잊혀지고 버려질 이유는 없었다. 즉, 제단이 아니라는 그녀의 말은 어느 정도 옳다고 볼 수 있었다.

“그러면 왜 제단이라고 불리는 건데?”

“정말, 나도 모른다니까. 그나저나, 도착했는데도 아무것도 없네?”

나의 계속되는 물음에 그녀는 지쳤는지 입을 비쭉 내밀고는 적당히 나의 말을 끊으려 하였다.

“뭐, 그때도 이런 식이었어.”

하인즈의 숲에서도 누군가가 나타나진 않았었으니까. 오히려 내가 몇 번 찾아본 이후에야 인기척을 느낄 수 있었고, 인기척을 느낀 그 방향에서 어린왕자 책을 찾아볼 수 있었다. 그렇다면 이번에도 몇 번 둘러본다면 뭔가를 발견할 수 있을까? 하지만 그것은 너무나도 막연한 방법이었다. 이번에도 똑같은 일이 벌어진다는 보장은 없었으니까.

그렇게 막연함을 느끼고 있을 때 우리는 근처에서 익숙한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또 와줬구나.”

그 목소리는 악마소동을 일으킨 자의 것이었다 그것을 알아차리자마자 마리아는 내 앞에 서서 그 악마, 탈룰라라고 하던 자를 경계하며 맞섰다.

“마법을 쓰기 전에 어서 도망치는 게 좋을 겁니다, 악마씨.”

“어머, 그래도 될까? 어린왕자 책에 대해서 듣고 싶지 않아?”

그 책은 역시 이 자가······.

“악마의 홀림에 넘어갈 생각은 없으니까!”

하지만 내가 무엇이라 말하기도 전에 마리아가 먼저 나를 데리고 조금씩 뒷걸음질 치며 외쳤다.

“마리아라고 했던가, 네 옆에 있는 소년의 이야기도 좀 들어봐야 하지 않을까?”

그녀는 그런 악마의 말에 지지 않고 계속해서 쏘아붙였다.

“애초에 당신이 악마가 아니었더라도, 남의 집에 들어와서 자기가 준 책을 다시 훔쳐 가는 녀석은 믿을 수가 없으니까요.”

“훔쳤다고? 그게 무슨 소리야?”

그 말을 들은 악마는 당황해하는 기색이 역력한 표정으로 그렇게 말하였다. 그리고 우리들 역시 그런 그녀만큼이나 상당히 당황해했다.

그렇게 서로가 당황해하고 있을 때, 사방에서 고위마법사들이 나와 순식간에 우리를 에워쌌다.

“이걸로 너의 만행도 끝이다, 루시퍼!”

루시퍼, 그러니까 자신을 탈룰라라고 밝혔던 악마는 당황해하며 그들을 둘러보았다.

“나도 참 이번엔 너무 안일했었네.”

그녀는 그렇게 말하며 허탈한 웃음을 지었다. 하지만 곧 다시 이내 완고하게 말을 이었다.

“하지만 그럴만한 가치는 있었어.”

그녀는 나를 손가락으로 지목하며 말을 다시 재차 이었다.

“네가 가진 그 모든 의문을 지금 풀어줄게.”

그녀가 그렇게 말하자마자 주변을 둘러싸고 있던 마법사들이 일제히 마법 무기를 겨누고는 공격 자세를 취했다.

“차원 이동 같은 건 없었어!”


작가의말

지저기라니, 뭔놈의 이름이 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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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은 트럭에 치여 이세계물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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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Ep4. 어서 오세요, 오컬트부에! (2) 19.07.14 44 0 14쪽
12 Ep4. 어서 오세요, 오컬트부에! (1) 19.07.07 43 0 16쪽
11 Ep3. 에덴왕국 탈출편 (6) 19.06.30 56 0 6쪽
10 Ep3. 에덴왕국 탈출편 (5) 19.06.16 46 0 6쪽
9 Ep3. 에덴왕국 탈출편 (4) 19.06.09 43 0 8쪽
8 Ep3. 에덴왕국 탈출편 (3) 19.06.02 58 0 6쪽
7 Ep3. 에덴왕국 탈출편 (2) 19.05.26 49 0 6쪽
6 Ep3. 에덴왕국 탈출편 (1) 19.05.12 142 0 9쪽
» Ep2. 에덴왕국 탐험편 (4) 19.05.05 67 0 6쪽
4 Ep2. 에덴왕국 탐험편 (3) 19.04.28 62 1 8쪽
3 Ep2. 에덴왕국 탐험편 (2) 19.04.21 79 0 11쪽
2 Ep2. 에덴왕국 탐험편 (1) 19.04.14 136 0 11쪽
1 Ep1. 에덴왕국 일상편 +1 19.04.06 366 1 2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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