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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훈 님의 서재입니다.

일단은 트럭에 치여 이세계물

웹소설 > 자유연재 > 라이트노벨, SF

완결

이상훈
작품등록일 :
2019.04.06 16:19
최근연재일 :
2020.01.26 18:00
연재수 :
38 회
조회수 :
1,922
추천수 :
2
글자수 :
147,050

작성
19.04.28 17:27
조회
62
추천
1
글자
8쪽

Ep2. 에덴왕국 탐험편 (3)

DUMMY

“왜 그래?”

내가 책을 찾는다고 허둥지둥대고 있으니 마리아가 곁으로 와서는 물었다.

“원래 여기에 책이 있었는데······.”

꿈이었나? 아니, 마리아가 오늘 아침에 물어온 질문을 생각해본다면 꿈은 아니었다. 분명히 나는 어제 마리아에게 러브레터를 핑곗거리로 대고 하인즈의 숲에 갔다. 그날의 기억 전체가 명백히 꿈은 아니었다. 그렇다면 책은 도대체 어디로 갔다는 것인가? 내가 다른 곳에 놔두고 까먹었을 가능성에 대해서도 생각을 하여, 나는 책상 외에 다른 곳도 찾기 시작하였다. 그러나 찾아낼 수가 없었다.

“뭘 찾는 건데 그래?”

“책이야.”

어쩌면 마리아의 아버님이 내 방을 청소하면서 위치를 옮기신 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으나, 내가 아침에 나갔을 때의 모습이랑 달라진 것은 어린왕자 책의 유무 하나밖에 없었기에 나는 이내 그 가설을 철회할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얼마나 흘렀는지 알 수 없는 시간이 지난 후에, 나는 비로소 탐색을 멈추고 결론을 내릴 수가 있었다. 어린왕자 책이 없어졌다. 그렇다면 대체 누가? 어떻게?

“대체 뭐야.”

내가 혼자서 계속 고민과 탐색에 열중을 하고 있으니 마리아는 지친 듯 뾰로통하게 불평을 해왔다. 하긴, 그럴 만은 하지. 하지만 나는 당장의 상황에 머리가 복잡해 어찌 신경 써줄 수가 없었다. 이 일을 말해야 할까? 집에 누군가가 들어와서 책을 훔쳐 갔다고?

“무슨 일인진 모르겠지만, 머리가 복잡할 땐 최대한 단순하게 생각해봐. 지금 당장에 할 수 있는 것부터 처리하는 거야”

당장에 할 수 있는 것부터인가······. 당장에 할 수 있는 것에 무엇이 있을까. 일단은 증거물 이전에 본래 하기로 약속한 어제의 그 이야기부터 해보기로 하였다. 그렇게 생각을 하자 내 마음 역시 차분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네가 말해준 것 치고는 상당히 도움이 될만한 조언이네.”

그 말을 시작으로 하여 나는 어제 있었던 일들을 그녀에게 이야기해주었다. 책이 사라졌다는 이야기까지도.

“그랬단 말이지······.”

마리아는 그 말을 끝으로 무언가를 곰곰이 생각하는 듯하더니 이내······.

“그런데 왜 러브레터라고 한 거야?”

지금 그게 중요한 거야?!

“괜한 걱정을 끼치고 싶지는 않았으니까.”

“뭐, 그 문제는 일단 그냥 넘어 가줄게. 대신 앞으로는 숨기는 것 없이 다 말해줘. 혼자서만 고민을 다 맡으면 결국 아무것도 제대로 할 수 없게 된다는 말도 있잖아.”

뭐, 그것은 그런가. 확실히 그녀에게 털어놓고 나니 기분이 훨씬 나아지는 듯했다.

“그리고 그 책이 사라졌다는 거지?”

그러고 나서 이어진 그녀의 말은 의외로 예상치 못한 것이었다.

“그 어린왕자라는 책은 무슨 내용이야? 아, 그리고 가능하면 책 생김새도 최대한 자세하게 이야기해줘.”

“책 내용은 왜?”

“궁금하잖아. 그리고 일단 자세히 알아두면 책을 찾는 데에 도움이 될 수도 있고.”

확실히 옳은 말이었다. 나는 그녀의 요청에 응해 어린왕자의 이야기를 최대한 기억나는 대로 말해주었다.

“그러니까, 어린왕자는 여러 세계로 여행을 했다는 거지?”

뭐, 그런 셈인가.

“꼭 네가 겪은 상황이랑 비슷한 이야기 같다?”

그건 아닌 것 같지만.

“아무튼 말이야. 꼭 누가 훔쳐 갔다고 생각할 수만은 없잖아? 그러니까 한번 더 찾아보자고. 그리고 누가 훔쳐 갔다고 해도, 그 흔적은 분명히 남아 있을 거야. 지금 당장 우리가 할 수 있는 것부터 천천히 해보자고.”

확실히 그렇다. 아까도 그녀가 한 말이긴 하지만, 당장에 할 수 있는 것부터 하자는 것은 타당했다. 나는 그녀의 의견이 타당하다는 것에 동의를 표하고, 그녀의 말대로 우선 우리가 할 수 있는 것부터 하기로 하였다.

가장 처음으로 한 것은 우선 집안을 찾아보는 것이었다. 그러고 나서 마리아의 아버님이 오셨을 때 아버님께 청소를 하신 적이 있는지에 대해서도 물어보았다. 답변은 그런 적이 없다는 것이었다. 집안을 최대한 수색해봤으나 역시 발견된 것은 없었다. 그렇다면 집안에 없다는 것은 거의 확실해 보였다.

“근데 그 책이 꽤 낡았었다고 안 했어? 그러면······.”

꽤나 바래어 내용을 읽는 것은 불가능할지도 몰랐으나, 그렇다고 표지조차 바스러져 흔적을 찾기 어려워질 정도는 아니었다.

“그렇지만 가루가 될만한 상태도 아니야.”

집안에 없는 것이 확실하니 다음은 집 밖이었다. 우선은 다음 날 교육센터에 가는 길에 주변의 사람들에게서 무언가 수상한 사람은 못 봤는지 물어보았다. 그리고 교육센터에 가면서도, 도착해서도 우리는 찾는 것을 게을리하지 않았다. “혹시 네가 오고 가다가 흘렸을 수도 있잖아.” 라고 하는 그녀의 의견을 따른 것이었다. 물론, 그럴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은 하지 않는다. 나는 분명히 책을 놓고 갔으니까. 하지만 마리아는 혹시나 하는 가능성을 염두해두는 것이라고 하였다. 달리 당장에 할 수 있는 다른 일도 없었으므로 나 역시 일단은 그녀의 말을 따랐다. 그러나 교육센터가 마칠 즈음이 되어서까지도 그럴듯한 수확은 없었다.

그런데 남들이 봐도 우리가 무언가를 찾고 있었다는 것을 손쉽게 알 수 있었던 것인지 가끔 같은 교육생들이 무엇을 잃어버렸느냐고 물어오고는 했다. 그럴 때마다 우리는 대충 책이라고 둘러대었다. 상세한 이야기는 가르쳐주지 않았으나, 그래도 교육생들의 말에 의하면 딱히 특이해 보이는 물건이나 책 같은 것을 본 적은 없다고 하였다.

그 이후로 교육센터가 마치고 나서 나는 다시 최고 교육자님에게 불리어 무엇을 찾고 있느냐는 질문을 듣게 되었다.

“책입니다.”

“책인가. 그렇게 열심히 찾는 것을 보니 꽤 소중한 물건인가 보구나?”

“아뇨, 그런 것까진 아닙니다.”

최고 교육자님은 그 어떠한 악의도 없어 보이는 듯한 미소를 살짝 지으셨다. 나는 그 미소에 최고 교육자님에게 일의 사정을 조금은 이야기해볼까 하는 생각도 들었으나, 그래서는 일이 골치 아파질 가능성이 있었기 때문에 이내 마음을 다시 잡았다.

“센터에서 읽어버린 것은 확실한가? 나도 기회가 되면 한번 찾아보도록 하지.”

“사실 어디에서 잃어버렸는지 확실히 잘 모르겠습니다.”

그러고 나서 최고 교육자님과 몇 가지 간단한 대화를 더 나눈 이후에야 나는 마리아에게 돌아갔다.

“정말, 늦었잖아!”

“최고 교육자님도 혹시 교육센터를 돌아다니다가 무언가 보게 되면 이야기해주시겠대.”

“그래? 그거 다행이잖아!”

하지만 찾아내실 거라는 기대감은 전혀 들지가 않았다. 이렇게까지 찾아도 수확이 없다는 것은, 내가 방에 책을 놔뒀었고 그것이 사라진 게 사실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증명을 해주는 것이니까.

“글쎄, 책을 잃어버린 게 맞다면 말이야.”

그러고 나서 마리아와 나는 교육센터를 나서 집으로 돌아가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집으로 돌아가면서 사람들에게 이것저것 물어보았으나 역시 별다른 수확은 없었다.

그러고 나서 우리가 집으로 돌아갔을 때, 집안으로 미리 들어와 있던 한장의 편지에 의해 우리는 사건과 관련된 단서를 잡을 수가 있었다. 그것을 단서라고 부를 수 있다면 말이다. 그 편지지는 내가 받았던 하인즈의 숲 편지지와 같은 종류의 것이었다. 나는 그 편지를 뒤집어 안에 적힌 것을 읽어보았다.

[지저기]

편지에 적혀있던 것은 한 단어, 이번에도 장소의 이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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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Ep4. 어서 오세요, 오컬트부에! (2) 19.07.14 44 0 14쪽
12 Ep4. 어서 오세요, 오컬트부에! (1) 19.07.07 43 0 16쪽
11 Ep3. 에덴왕국 탈출편 (6) 19.06.30 56 0 6쪽
10 Ep3. 에덴왕국 탈출편 (5) 19.06.16 46 0 6쪽
9 Ep3. 에덴왕국 탈출편 (4) 19.06.09 43 0 8쪽
8 Ep3. 에덴왕국 탈출편 (3) 19.06.02 58 0 6쪽
7 Ep3. 에덴왕국 탈출편 (2) 19.05.26 49 0 6쪽
6 Ep3. 에덴왕국 탈출편 (1) 19.05.12 142 0 9쪽
5 Ep2. 에덴왕국 탐험편 (4) 19.05.05 67 0 6쪽
» Ep2. 에덴왕국 탐험편 (3) 19.04.28 62 1 8쪽
3 Ep2. 에덴왕국 탐험편 (2) 19.04.21 79 0 11쪽
2 Ep2. 에덴왕국 탐험편 (1) 19.04.14 136 0 11쪽
1 Ep1. 에덴왕국 일상편 +1 19.04.06 366 1 2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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