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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영석의 서재

귀환자는 신을 찢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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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글

손영석
그림/삽화
Ai
작품등록일 :
2024.09.09 19:12
최근연재일 :
2024.09.19 19:00
연재수 :
14 회
조회수 :
2,475
추천수 :
48
글자수 :
84,034

작성
24.09.09 19:25
조회
348
추천
8
글자
14쪽

#001. 신살자의 귀환 (1)

DUMMY

전신에서 찬란한 빛을 발하는 여성이 있었다.

누가 봐도 성스럽고 아름다운 외견의 여성이.


하지만 그녀를 보는 내 눈은 스스로 느끼기에도 무척 차가웠다.


“하나만 묻자.”


빛은 점점 미약해지고 있었다.

내 검이 그녀의 복부를 관통했고, 그 안에서 황금색 피가 끊임없이 뚝뚝 떨어지고 있었으니까.


“왜 그랬어?”


간단하지만, 많은 의미를 담은 질문이었다.


“딱히 배신감이 들진 않는다. 첫 만남부터 지금까지 네가 내 의사를 고려해준 적은 없었으니까.”


어머니께 수없이 들었다.


예쁘다고 현혹되지 마라.

한번 너를 속인 사람은 두 번 속일 가능성이 매우 크다.

정치나 종교에 깊이 빠진 사람은 매우 위험하다.


눈앞의 여신은 이 세 조건을 모두 만족하는 존재다.

그렇기에 늘 경계했었고.


“그래도 알고 싶어서. 이러는 이유가 있었을 거 아니냐.”

“당신은 이해하지 못할 겁니다.”

“그건 내가 판단한다. 이유나 말해. 왜 그랬어?”

“······.”

“인류를 불쌍히 여겼잖아. 그래서 날 소환한 거 아니었어?”


어느 날 이 세계의 주신이자, 정의의 여신 유스티티아는 지구에서 막장으로 살던 나를 소환했다.

마왕에게 고통받는 인류를 구원해달라며.


나는 불의를 보고도 매우 잘 참을 수 있었지만, 마왕을 쓰러뜨리기 전까지는 지구로 돌려보낼 수 없다는 헛소리를 듣자 생각이 바뀌었다.

아무런 힘도 없이 야만의 세계에 떨어졌다간 노예로 부림 당하다 비명횡사할 것 같아서.


멋대로 불러놓고 선택지가 없다니, 말도 안 되는 불합리다.


하지만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일단은 살아남는 게 우선이라 생각해, 여신이 힘을 준다는 조건 아래 승낙했다.


“그런 네가 어떻게!”


하지만 마왕을 죽였음에도 전란은 끝나지 않았다.

마치 최후의 적은 인간이라는 클리셰처럼 마왕이 죽자 각국의 왕들은 고삐가 풀린 듯이 전쟁을 시작했다.


전쟁은 걷잡을 수 없이 커졌고, 마왕 토벌 이후 반쯤 은거하던 나에게까지 영향이 왔다.

전쟁 때문에 물가가 많이 올랐더라고.


세상을 구한 영웅답게 돈은 많았지만, 사과 한 개에 금화 한 개를 내야 하는 상황은 도저히 용납 못 하겠더라.

치킨 한 마리에 5만 원은 일성그룹 회장도 분개할 사항이다.


열 받은 나는 당장 달려가서 그토록 전쟁을 외치는 전쟁광을 죽였다.

그런데도 전쟁은 끝나지 않았다.


알고 봤더니 흑막이 있었다.

그 흑막을 죽였다.


다시 알고 봤더니 흑막의 배후가 있었다.

죽였다.


그렇게 죄다 쳐 죽이고 봤더니 최후의 흑막이 바로 여신이란다.

정의의 여신 유스티티아가 말이다.


날 속인 거야 새롭지도 않지만, 적어도 이 세계의 주민만큼은 진심으로 위한다고 생각했건만.

내가 진짜 어이가 없어서.


“당신의 정의는 무엇입니까?”

“없는데.”

“필멸자는 이해할 수 없겠지만, 신에게는 이름에 새겨진 숙명이 있습니다. 인간이 따라야 하는 운명보다 더 많은 것을 구속하지요.”

“네 숙명이 뭔데?”

“정의.”

“사람들을 이간질해 광기로 몰아넣는 게 정의라고?”


유스티티아는 힘겹게 고개를 저었다.


바닥에 떨어진 황금색 피가 넘쳐흘렀다.

그럴수록 그녀의 몸에서 나오는 빛도 옅어져 갔다.


“투쟁입니다.”

“뭐?”

“영원한 투쟁을 하다 보면, 매우 적은 확률로 신이 내린 불합리를 극복하고 종의 한계와 운명을 초월하는 존재가 나타납니다.”


유스티티아는 나를 바라보며 따스하게 웃었다.

마치 그녀가 빚은 걸작품이 바로 나라는 듯이.


“투쟁을 통해 인류를 진화와 초월의 길로 이끄는 것. 그것이 나의 정의입니다.”

“초월해서 뭘 어쩌라고?”


‘절대 강자는 고독하다.’ 같은 헛소리를 하려는 게 아니다.


고독하기는.

마음대로 할 수 있으니까 이보다 편할 수가 없더만.


게임으로 따지자면 나는 어려운 난도에서 스트레스를 극복하고 성취감을 얻는 스타일이 아니라, 치트키를 쓰고 양학하는 데서 재미를 느끼는 사람이다.

단지 나는 이미 너무 강해서 더 강해져도 쓸데가 없을 뿐이다.


최종 보스는 물론, 다회차 전용 엑스트라 보스까지 다 잡았는데 여기서 더 강해져 봐야 어디에 쓰겠냐.


“모든 신이 탄생한 고향, 만신전에 올라 불합리를 강요하는 신을 끌어내리고 오롯이 서세요.”


만신전!


뭔지 모른다.

고대 그리스, 로마에 있던 신전이라면 아는데.


“그리하여 정의가 살아 있음을 보여주세요. 인류에게 불합리를 강요한 저를 당신께서 처단한 것처럼.”

“직접 하면 되잖아?”

“안타깝게도 그럴 수는 없습니다.”

“왜?”

“인간이 보기에 신은 초월적인 존재지만, 그렇기에 더욱 제약이 많은 존재니까요. 마치 동물과는 달리 인간은 법과 제도, 도덕 등에 자유를 제약당하듯이······.”


잘은 모르겠지만, 신도 신 나름대로의 사정이 있는 모양이었다.


“하지만 당신은 다릅니다.”

“왜?”

“마왕을 죽임으로써 신살의 자격을 부여받았고, 신을 죽임으로써 신격을 얻었으니까요.”


다시금 유스티티아의 몸에서 빛이 뿜어져 나왔다.

설마 최후의 발악인가 생각하여 경계했지만, 그녀에게선 살기는커녕 적의도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당신은 제가 바라고 바랐던 인류의 마지막 보루. 신이 내린 불합리를 불합리로 되돌려 줄 수 있는 유일한 존재.”


유스티티아의 찬란한 빛과 황금빛 피가 나를 향해 다가왔다.

마치 이 세계에 처음 왔을 당시, 나에게 힘을 부여했을 때처럼.


“가세요. 만신전으로 가서 정의는 무너지지 않았음을, 인간은 나약하지 않음을 확실히 보여주세요.”


이제야 그녀가 의도를 깨달았다.


나에게 자신의 힘을 전부 넘기려는 것이다.

만신전인지 뭔지에서 신들과 싸울 때 쓰라고.


“잠깐만!”


지금까지 20년 동안 피똥 쌀 정도로 싸웠는데 또 싸우라고?

그것도 이번엔 신들이랑?


“괜찮아. 넣어둬, 넣어둬.”


정 붙이면 고향이라고, 이제는 여기가 더 고향 같다.

실제로 지구에서 20년 살았고, 여기서도 20년을 살았으니까.


게다가 여기 사람들은 마왕을 토벌한 위업으로 인해 나를 영웅으로 떠받들어주며, 부와 권력, 명예도 넘칠 만큼 있다.

내가 왜 또 고생해야 하냐?


도전같이 아름답고 훌륭한 건 요즘 젊은 것들이나 하라고 해.


“나 그냥 여기서 살게.”


유스티티아는 자애롭게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최초의 계약에 따라 이는 이미 정해진 사항입니다. 힘을 잃은 저는 이제 되돌릴 수 없습니다.”

“개소리야! 처음 계약은 마왕을 토벌하면 지구로 돌려보내 주겠다는 내용이었잖아!”


그녀는 마왕을 토벌했음에도 지구로 돌려보내 주지 않았다.

이에 분노하지 않은 나는 약속을 기억 못 하는 척 은근슬쩍 눌러앉았다.


내 모든 성취는 다 여기 있으니까.

귀찮아서 은거하고 있고, 사과 한 개에 금화 한 개라는 가격에 열 받아서 들고 일어나긴 했지만, 기본적으로 나는 왕보다 권력이 강하며 이 세계 최고의 부자다.


반면 지구에서는 커리어라곤 한 줄도 쓸 수 없는 백수에 불과하다.


가족은 있다.

가끔 그립기도 하고.


하지만 20년이 지난 지금도 케케묵은 감정이 계속 발목을 잡았다.

어머니께서만 살아계셨어도 어떻게든 돌아가고 싶었을 텐데.


아버지도 그렇고, 형들도 그렇고, 가족을 생각할 때마다 그리움과 동시에 답답함이 떠올랐기에 주저하는 마음이 생겼다.

그 사이 여러 사고가 터졌고, 어영부영 지금에 이르렀다.


“늘 말씀드리지 않았습니까. 계약할 때는 조항을 잘 살펴보시라고.”

“무슨 말이지?”

“최초의 계약은 ‘당신께서 최후의 적을 토벌하면, 고향으로 돌려보내 드리겠다.’라는 내용이었습니다.”

“그게 그거지! 잠깐만······.”


불현듯 깨달음이 찾아왔다.

피를 토하고 현경의 경지에 오르는 그런 부류의 깨달음이 아니라, 내가 제대로 속았다는 깨달음이.


“그러니까 최후의 적은 마왕이 아니라 너고, 고향은 내 고향이 아니라 네 고향이라는 뜻?”

“바로 이해하시다니. 많이 성장하셨군요.”


유스티티아는 자애롭게 웃었지만, 그녀의 신격을 담은 육신은 급속도로 빛을 잃었으며 낡은 도자기처럼 몸 곳곳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

동시에 내 몸도 어딘가로 빨려 들어가기 시작했다.


마치 그때와 같다.

한국에서 평범하게 살던 내가 이 세계에 소환당했을 때의 그 느낌.


“그대가 가는 길에 여신의 축복이 함께 하기를.”

“아니, 이런 미친! 축복 필요 없고 안 간다고!”

“이제야 드리는 말씀이지만······.”


멀어져 가는 시야 속.

유스티티아의 몸은 서서히 바스러지고 있었다.


그리고.


그녀의 눈에서 흘렀을 눈물 한 방울이 바람에 실려 이쪽으로 날아왔다.


“당신을 진심으로······.”


***


“······.”


손을 보았다.


빛나는 물방울 하나.

액체가 아니라 최고급 다이아몬드보다 더 반짝이는 보석이었다.


게다가 안에는 한없이 순수한 힘이 잠들어 있었다.


“진심으로 뭐?”


말을 하려면 끝까지 해야지.

분위기상 ‘당신을 진심으로 사랑합니다.’ 같은 이야기가 나올 법한 상황이었는데.


“어휴 됐다.”


나는 지나간 일에 눈물을 낭비하는 성격이 아니다.

여러 가지 일이 있었지만, 앞으로의 일이 더 중요하다.


유스티티아의 말대로라면 이곳은 만신전.


수많은 신이 군림하며, 지엄하기 그지없고, 하찮은 인간은 발을 디디는 것조차 모욕이 될 정도로 매우 위험한······.

위험한······.


“응?”


노안이 왔나?

눈을 비비고 다시 한번 보았다.


[신토불이! 제발 한국인이면 자청비 교단에 가입합시다.]

[한일 우호를 원한다면! 한일 국제결혼을 바란다면! 가장 빠른 길은 아마노우즈메 교단.]

[당신도 초사이어인(과 같은) 헌터가 될 수 있다! 검은 신화 손오공 교단.]

[자네 혹시 모쏠인가? 그대의 이상향이 여기 있다. ‘6천년 전통 세계 최초 정통 원조 오리지날 사랑의 여신’ 이슈타르 교단. ‘미성년자 입장 금지.’]

[토르! 그대는 망치의 전사가 아니라 천둥의 전사다! 일성전자 및 한국전력공사 취업 보장.]

[현실이 불만족스러운가? 그대는 왕이 될 상이다! 공부하기 싫은가? 그대는 왕의 DNA를 가졌다! 왕들이여 이리로 오라! - 호루스 교단.]

[진정한 미모와 아름다운 몸매를 원하세요? 비싼 성형이나 힘든 다이어트보단 기도만 하면 되는 비너스 교단.]

[승리의 여신 니케 교단. 가입 시 신도 전용 유일 등급 한정 캐릭 및 에어 조나단 한정판 운동화 증정.]


“······이게 뭐냐.”


곳곳에 플래카드가 붙어 있다.

정치인들의 댓글 놀이도 아니고, 아파트나 상가 분양 광고도 아니고, 중2병 환자가 붙여놓은 듯한 플래카드를 보고 있자니 무척 괴이하게 느껴졌다.


심지어 상권 좋은 건물에는 예외 없이 신전이 있었다.

말이 신전이지, 생긴 건 도시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상가 한쪽을 빌려 쓴 작은 교회 같기는 하지만.


가장 어처구니가 없는 점은, 가장 큰 건물에 이렇게 쓰여 있다는 거다.


[서울역]


“유스티티아는 분명 만신전으로 보낸다고 했는데······.”


죽기 직전에 미안해서 바꿨나?

신들의 고향인 만신전이 아니라 내 고향인 한국으로.


“아니지.”


유스티티아는 진실을 숨기는 경우는 많아도, 거짓말은 하지 않는다.

그게 그거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일단 입에서 나온 내용은 틀림없다는 점에서 다르다.


“근데 아무리 봐도 서울역인데?”


내가 아는 서울역과는 달리 이상한 플래카드와 어설퍼 보이는 신전이 있기는 하지만.


“서울은 만신전이 맞아요.”


누군가 내게 말을 건넸다.


가는 목소리에 중성적인 외모.

보통 사람은 그를 보는 순간 남자인가, 여자인가 헷갈리겠지만 나는 냄새로 바로 알아차렸다.


남자라고.

틀림없는 남자라고.


······20년 만의 귀환인데, 미녀가 마중 나오는 건 국룰 아니냐.

아니면 위기에 처한 미소녀라든가.


왜 나는 미소녀언이 나오는 걸까.


“누구?”


신기하다.

몸에서 빛이 나오고 있어.


저쪽 세계 사람에게서는 단 한 번도 본 적 없던 빛이다.

정확히 말하면 유스티티아에게서만 봤던 빛.


밝기는 천지 차이지만, 그런데도 사람에게서 이런 빛이 나온다는 게 굉장히 신기했다.


“곤란해 보여서 말 걸어 봤는데······ 괜한 참견이었을까요?”

“아니, 괜찮아. 오히려 고마워. 그래서 아까 하던 말을 마저 해줄 수 있을까? 한국이 왜 만신전이 됐지?”


그렇잖아.

백번 양보해서 지구가 모든 신이 태어난 고향이라고 해도, 그리스 신은 그리스로 가고, 북유럽 신은 북유럽으로 가야지.

왜 지구 반대편인 한국 땅에서 이러고 있어?


설마 내가 없던 사이 한국이 한강의 기적 시즌3을 일으켜서 세계의 중심 국가가 되었다거나······.


“북한 때문에요.”

“북한이 뭔 짓을 했는데?”


핵실험을 하다가 올림포스에 떨어뜨리기라도 했나?


“어······ 이런 기본 상식을 모르시는 걸 보면, 인터넷도 안 되는 외국에 오래 나가셨었나 봐요.”


고개를 끄덕였다.

거짓은 아니니까.


“여기서 설명하기엔 좀 긴 이야기인데······ 혹시 저쪽에서 커피라도 하시면서 좋은 말씀 들어보지 않으실래요?”


그제야 눈에 들어왔다.

그의 목에 걸린 벼락과 망치가 그려진 펜던트가.


동시에 옛 기억이 소생했다.

‘도를 아십니까.’부터 ‘조상님께 제사를 지내야 해요.’ 등 온갖 헛소리로 귀찮게 굴던 이들이.


“내가 돈이 없어서.”

“아유. 그 정도야 제가 내지요.”


성질대로라면 칼같이 끊었겠지만, 20년 만의 귀환이다.

세상이 너무 많이 바뀐 만큼, 지금 내게는 설명충이 필요하다.


“그러지.”


게다가 이 야리야리한 소년의 몸에서 나오는 광채도 의아했다.


심지어 다른 이들은 이 빛을 보지 못하는 것 같았다.

보였다면 이 소년을 내버려 두지 않았을 테니.


꼭 확인해 봐야겠다.


작가의말

귀환자물을 최대한 가볍고 코믹하게 쓴 글입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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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010. 해후 (3) +2 24.09.16 136 1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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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006. 신화의 탄생 (2) 24.09.12 192 4 12쪽
5 #005. 신화의 탄생 (1) 24.09.11 201 5 13쪽
4 #004. 성대한 환영 24.09.10 211 4 13쪽
3 #003. 신살자의 귀환 (3) 24.09.09 253 5 12쪽
2 #002. 신살자의 귀환 (2) 24.09.09 288 7 14쪽
» #001. 신살자의 귀환 (1) 24.09.09 349 8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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