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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게임

완결

이춘배
작품등록일 :
2023.03.11 09:33
최근연재일 :
2023.05.10 09:29
연재수 :
84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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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477,503

작성
23.05.03 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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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 용사의 파티원이 남겨놓은 불꽃

DUMMY

흔들렸던 마음을 다잡는다.

아까까지 머릿속에서 떠오르던 잡생각들이 전부 날아갔다.

티엔의 안전이 확인되자마자 케이아는 얼굴에 미소를 품을 여유까지 생겼다.

천사들은.. 아직 악마들과 싸우고 있다.

심지어 일부 악마들은 이미 올라간 느낌이 들었다.

당장 달려가서 돕고 싶지만.. 눈앞의 녀석들을 죽이지 않으면 저걸 막을 수도 없겠지.

“ 벌레 하나에 날파리 하나를 추가해봤자 거기서 거기지..! “

플리론이 아까보다 훨씬 더 빠른 속도로 케이아에게 달려와 긴 발을 휘두른다.

다만 지금까지와는 다르게 진심으로 휘두른 플리론의 발차기는 고유 마법으로 공간까지 통째로 찢어버리며 공격한다.

케이아는 티엔이 원거리에서 마법을 사용하기 편하도록 플리론이 움직이는 것과 거의 비슷한 속도로 달려나가 갈라진 공간을 피해 플리론을 향해 휘두른다.

게임에서 플리론의 공격은 한번 공격할 때마다 사용할 수 있는 땅이 좁아지던 느낌이었는데 현실에서 마주하니, 마치 저 찢어진 틈새로 빨려 들어갈 것만 같은 위험한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케이아는 공간이 갈라지든 땅이 갈라지든 신경 쓰지 않고 플리론의 발끝만 집중해가며 오히려 밀어붙인다.

“ 괜찮아. 지금의 나는.. 겁나는 게 없어. “

가장 무서웠던 것은..

아니 유일하게 무서웠던 것은 티엔이 보이지 않는 사이에 죽는 것이었다.

하지만 지금 티엔은 뒤에서 빛을 쏟아내 세르핀을 견제하고 있다.

여전히 2대3으로 불리한 상황이기는 하지만..

그거면 충분하지.


갈라진 공간 사이로 머리카락이 조금 잘려나갈 정도로 아슬하게 자세를 낮춰 억지로 파고들어 용사의 검을 휘두른다.

플리론은 날개를 활용해 뒤로 날아갔지만, 케이아는 예상하고 더욱 빠르게 달려나가 검 손잡이로 플리론의 배를 강하게 찌른다.

검 날 부분이 아닌 손잡이였기에 플리론에게 큰 타격은 없었지만 플리론의 긴 다리로 인한 리치 차이를 메꿀 수 있을 만큼 접근하는 데는 성공했다.

케이아가 그대로 검을 고쳐 쥐고 위로 휘두르자 플리론이 억지로 날아가는 덕분에 가슴에 약간의 상처만 남기고 도망치는 데 성공한다.

“ [번개] “

-콰콰쾅!!!

“ 큭..!! 이 자식들..!! “

역시 최초의 그리모어를 들고 있는 천사는 세르핀의 공격을 막아내면서도 이 잠깐의 틈을 노려 플리론에게 공격을 할 수 있을 만한 실력을 갖추고 있다.

“ 마법은 맡길 게 티엔..! “

다시 한번 접근해 플리론의 오른쪽 어깨를 노리고 용사의 검을 휘둘러 공격하자 플리론은 다시 뒤로 물러난다.

그 틈을 노려 이번에는 더 깊게 파고들어 검을 휘두르려 하자 그사이에 레피가 끼어들어 삼지창으로 케이아를 찌른다.

딱히 막을 수단이 없던 케이아가 팔을 들어 그대로 레피의 공격을 맞았다.

“ 윽..!! “

최초의 그리모어가 없는 지금의 케이아에게는 팔에 꽂힌 삼지창의 고통이 고스란히 들어온다.

레피의 검은 삼지창에서 어둠이 빨려들어 오는 느낌이 들기 시작하면서 팔의 감각이 점점 둔해진다.

“ 우와.. 미친 거 아냐..? 이걸 그냥 맞아..? “

케이아는 반응하지 않고 그대로 검을 휘둘러 레피의 삼지창을 흡수한다.

“ 옴마야.. 이것도 흡수해 먹네.. 나까지 잡아먹겠어 아주? “

“ 시끄러워..!! “

플리론의 마법을 흡수한 용사의 검을 레피에게 내질러 공간째로 갈라버리며 다가오는 플리론까지 한 번에 견제하고 거리를 벌린다.

“ 칫.. 내 마법을.. “


세르핀 역시 티엔을 향해 아무리 채찍을 휘두르고 매혹을 걸어보지만 최초의 그리모어를 지닌 천사에게는 상대가 되지 않았다.

“ 큭..! 전혀 맞질 않잖아..?! “

세르핀이 공중으로 도약하며 채찍을 최대한 뽑아내 티엔을 크게 감싸려 들자 티엔 역시 날개를 펴서 채찍의 틈으로 벗어나며 최초의 그리모어를 펼친다.

“ 나도 날개가 있거든..! [심판]! “

-지잉.

하늘에서 빛이 모이기 시작해 범위에 존재하는 모든 악마들을 꿰뚫어버릴 준비를 한다.

이 마법이라면 웬만한 악마들을 전부 꿰뚫을 수 있겠지만 상대는 고위 악마 세르핀이다.

세르핀은 하늘을 바라보며 수백 개의 반짝이는 빛의 궤적을 전부 읽어낸다.

전부 채찍을 휘둘러 쳐내려 했으나 역시나 천사 특화인 빛 마법답게 쉽게 쳐내지는 못하리라 판단하고 조금 어렵더라도 방어가 아닌 회피를 위해 날갯짓을 시작한다.

-콰콰콰쾅!!!!!!

수백 개의 빛이 하늘에서 땅까지 이어지며, 범위 안의 모든 악마들을 추적해 내리꽂힌다.

그리고 그 모든 것을 읽어낸 티엔이 세르핀의 의도를 파악하고 먼저 하늘 높이 날아 눈을 빛낸다.

“ 다 읽었어 세르핀..! [번... “

“ 천사의 움직임쯤이야 뻔하지~! “

피할 수 없는 번개를 손에서부터 쏴 세르핀의 미간을 뚫어버리려고 했던 티엔이 급하게 몸을 뒤로 날려 아래에서부터 찔러 들어오는 레피의 삼지창을 간신히 피하는 데 성공한다.

그리고 이어서 오는 공격을 막기 위해 집중했지만..

그대로 레피는 다시 사라져 케이아에게 향한다.

“ 읏..! 걸리적거려..! “

주위의 빛기둥들이 사라지고 세르핀은 레피의 도움을 받아 안전하게 회피하는 데 성공했다.

다시 한번 휘둘러지는 채찍의 궤적을 전부 읽고 피하는 것은 그렇게 어렵지는 않다.

하지만.. 반격할 틈이 없다.

다시 또 반격을 해봤자 어느새 레피가 다가와 허를 찌르는 공격을 해올 것이다.

대체 어느 타이밍에 나타날지 모르겠다.

“ 큭..! 성가셔.. 티엔 괜찮아? “

플리론을 피해.. 아니.. 레피의 공격을 피해 뒤로 물러난 케이아가 어느새 지상에 내려온 티엔의 옆까지 왔다.

“ 상처는 없어. 그런데.. 저 악마가 상당히 거슬려. “

주위의 적은 악마밖에 없었으며, 누군가를 특정하는 단어도 아니었지만 케이아는 그 한마디로도 레피를 말하는 것인지 알 수 있었다.

정말 2대3이라는 강점을 레피가 너무나도 잘 활용해서 얄밉게 싸우고 있다.

한 명만.. 더 있었더라면..

샤를리에가 너무나도 보고 싶어진다.

“ 으으.. 우리도 한 명 정도는 더 지원 올 수 있는 거 아닌가?! 페른은 바쁘대?! “

케이아의 불평에 티엔이 살며시 주위를 둘러보다가 다시 마음을 다잡는다.

“ 불가능해. 천공섬까지 닿은 악마들을 처리하느라 바쁠 거야.. 오히려 우리가 이 녀석들을 처리하고 올라가는 게 더 빨라 보여..! “

아직도 조금 떨어진 곳에서 악마들이 자기들끼리 밟고 올라가 천공섬을 기어오르고 있는 것이 눈에 보였다.

2대3이어도 질 것 같지는 않았다.

그만큼 케이아와 티엔은 강하다.

실제로 레피도 케이아와 티엔이 세르핀과 플리론을 압도할만한 힘을 가지고 있다고 판단해 계속 도와주고 있다.

하지만.. 늦으면 늦어질수록 천공섬은 무너지게 될지도 모른다.

“ 으.. 그래도 딱 한 명만이라도... 도와줄 수 있으면 좋을 텐데..! “

그때 숲속 깊은 곳에서 무언가가 있는 느낌이 들었다.

일반 평범한 악마들은 케이아와 티엔에게 붙이기에는 낭비라고 판단한 플리론과 세르핀이 다가가지 않도록 지시했었는데 이제는 마음을 바꾼 것일까?

일반 악마들로 시선을 끌고 플리론과 세르핀의 공격이 이어지며, 빈틈을 레피가 완벽하게 막아버린다면..

불리한 상황으로 바뀔지도 모르는데..

“ 용사님이다!! 용사님이 악마와 싸우신다!!! “

“ ...어? “

사람의 목소리..?

“ 전군!!!! 돌격하라!!! 악마들을 이 땅에서 모조리 쓸어버려라!!!!! “

-와아아아!!!!

-악마를 섬멸하라!!!

-이 땅에서 꺼져라!!!!

숲속에서 수많은 병사들이..

아니..

평범한 사람들마저도 자기 나름의 무장을 한 채로 플리론과 세르핀을 향해 앞뒤 안 보고 달려나가기 시작한다.

정말 모든 악마들을 죽여버리겠다는 증오를 품고,

복수의 칼날을 쥔 채로 달려나가는 그 열기가 샤를리에의 불꽃만큼 뜨겁게 느껴진다.

하지만.. 안된다.

“ 안돼... 안돼..! 가면 죽어요!! 가지 마요!! 돌아와!! “

케이아가 소리쳐보지만 엄청난 함성에 묻혀 아무런 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한참을 소리치며 사람들을 붙잡으려는 케이아의 앞에 조금 익숙한 얼굴의 남자가 말을 타고 다가온다.

“ 용사님. “

가장 맨 앞에서 모든 사람을 지휘하던 남자다.

“ ...당신은...? “

“ 저는.. 메리테일라가의 당주.. 아니.. 샤를리에의 아버지인 파레크 메리테일라라고 합니다. “

케이아는 놀랄 수밖에 없었다.

가끔 게임에서 마주하는 일러스트에서는 지금의 모습보다 훨씬 귀족다운 깔끔한 용모를 지니고 있었는데 지금은 슬픔과 분노로 한가득한 피폐해진 얼굴이었다.

물론.. 펠리트 왕국이 소멸해버린 탓에 슬픔을 감추지 못하는 건 이해하겠지만..

아니..

..아직 확실하지 않았기에 믿지 않으려 했는데..

파레크의 얼굴을 보니 알 것 같다.

샤를리에는 왕국에 남아 아스타와 싸운 것이겠지..

“ 저희는.. 제 딸이자 용사의 파티원. 샤를리에 메리테일라에게서 구원받은 사람들입니다. 그리고 샤를리에는 당당하게 악마와 싸워 저희를 지켜주었죠. 참으로 훌륭한 딸이었습니다. “

그렇구나..

그렇게 됐구나..

“ 저희는... 그런.. 제 딸이.. 따랐던 당신을.. 용사를... 구원받은 이 목숨으로 이 땅의 악마들을 몰아내기로 했습니다....!! 용사님..!! 부디 저희를.. 저를...! 제 딸을 대신해 당신과 함께 싸울 수 있게 해주십시오..!!! “

당황스럽다.

이들은 눈앞의 악마가 어떤 존재인지 모르고 있다.

저대로 가다간 세르핀의 매혹에 견디지 못하고 서로 죽이는 상황이...

“ 후후.. 귀여운 아가들이네~? “

매혹.

상대를 반하게 만들어 아무것도 하지 못하게 만드는 것과 동시에 자신의 명령을 따를 수밖에 없게끔 만들어버린다.

용의 심장을 가진 용사 케이아 프란츠마저도 시야가 흐릿해질 정도인데 일반 사람들이라면 한순간에 매료되어 같은 인간을 공격하게 될 것이다.

아니.. 그럴 줄 알았다.

“ 크윽...!!! 안돼!!!! “

“ 어억...! 저런.. 악마가...!! “

가장 앞에서 세르핀을 마주 보고 매혹에 걸린 사람들이 뒤를 보고 공격하는 대신 자신의 목을, 자신의 배를 찔러버린다.

뒤에서 따라가던 사람도 앞사람의 낌새가 이상해지자 망설임 없이 자신의 무기를 휘두른다.

“ ...미쳤어.. 다들.. “

“ 미쳤다고 하셔도 좋습니다. 용사님. 이것이... 당신과 함께 싸우겠다는, 목숨 바쳐 악마를 이 땅에서 몰아내겠다는 인간들의 의지입니다 용사님. “

플리론의 발길질에 수십 명의 인간들이 휩쓸려나가고 갈라진 공간에 팔이 닿아 잘려나간다.

세르핀의 채찍에 몸이 두 조각 나고, 매혹에 걸려 가눌 수 없는 사람들은 자결을 택한다.

“ 나는!! 이 땅에서 태어나!! 악마와 싸우다 죽는다!!! “

“ 용사님과 함께 싸우다 죽는 것이 내 인생 최고의 명예다!!! “

“ 샤를리에님의 의지를 우리가 잇는다!!!! “

사람들의 함성이 케이아의 귀에 닿을 때마다 심장이 두근대는 느낌이다.

그때 티엔이 옆에서 케이아의 팔을 찌른다.

“ 이거. 용사가 써야 하지 않겠어? “

티엔은 최초의 그리모어를 케이아에게 건넨다.

케이아는 티엔의 미소를 바라보며 최초의 그리모어를 받아들었다.

“ ..티엔.. “

“ 사람들의 희생이 의미 없어지기 전에 얼른 다녀와 용사님. “


작가의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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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5. 용사의 파티원이 남겨놓은 불꽃 23.05.03 32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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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 64. 또 네녀석이냐 23.04.21 26 0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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