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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백님의 서재입니다.

AI로 기레기 탈출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현대판타지

0백 아카데미 작가
작품등록일 :
2023.05.10 12:01
최근연재일 :
2023.05.21 20:00
연재수 :
16 회
조회수 :
2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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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글자수 :
98,767

작성
23.05.21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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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게이트에서 밀착 취재(1)

DUMMY

부장은 비싸다고 잘 가지도 않는 프렌차이즈 카페로 향했다.


붉은 머그잔에 고소한 커피 향이 코끝을 감돌았다.


아무 말 없이 커피만 들이키는 부장.

나도 덩달아 분위기가 무거워졌다.


"영아. 이런 큰일을 말할 땐 당연히 나한테 먼저 보고해야 하는 거 아니냐?"

"아... 죄송합니다. 부장님."


실수다.

격이 없이 지난다고 격이 없으면 안된다.

취재비 100만원으로 인상.


마냥 좋아해야만 할 일은 아니다.

이건 부장의 영업 능력하고도 직결된다.


평기자가 잘 취재하고, 잘 기사를 쓰면 광고 협찬은 자연스럽게 따라온다지만.


사실 광고 협찬의 협상 테이블에 앉은 것은 평기자가 아닌 매체 장급들이었다.

결국 부장에게 광고 협찬 압박이 강해질 수밖에 없었다.


"제가 성급했습니다."


부장도 사실 수십 개나 되는 기업들을 만나고 관리하느라 몸이 뭐 빠지게 죽어가고 있다.


그렇다고 일한 만큼 받는가? 단연코 아니다.

실력도 있는 양반이 그저 재밌게 일하고 싶다고 여기 남았다.


또 저 얼굴을 봐라.

어떻게 저게 30대 후반의 얼굴인가.

매일 술로 벌게진 눈, 기사 쓰느라 굽은 등, 노트북 보느라 생긴 거북목.

50대 중후한 아우라가 풍기고 있었다.


"죄송합니다, 부장님."

"영아, 게이트는 위험한 곳이야.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날고 기는 헌터도, 돌아오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고!

지금이라도 못 하겠다고 해라.

내가 책임지고 막아주마."


아...

이 형. 맞다, 이 형이 이런 사람이었지.


그래서 나도 여기 남았던 거였다.

보도자료 50~60개 처리해도 버티던 이유였다.


일은 힘들어도 할 수 있다. 사람만 괜찮으면 버틸 수 있다.


"부장님, 취재비야 원래 다른 매체에서도 그쯤 줍니다.

당연한 거예요. 당연한 걸 받는 거에 일희일비하지 마시죠."

"영아..."

"곧 신입 뽑는다는데 우리 부서만 취재비 100만원! 이렇게 받으면 기가 살지 않겠어요."

"... 날 위해 묏자리까지 알아봤을 줄이야."

"... 뒤지러 가는 거 아니라니까요."

"크흑. 감동이다, 영아. 내가 조의금은 두둑하게 준비해 주마."


이 양반 너무 가볍게 생각하고 있는 거 아니야?


"부장님, 위에서 광고 압박 줄 텐데 괜찮아요?"

"뭐 언제는 봄날이라 압박 안 줬겠냐. 장급 달았으면 당연히 견뎌야지.

그리고 나한테 너가 있잖냐. 지금처럼만 해."


든든하게 말하는 강 부장.

그 모습에 걱정과 부담감이 사라졌다.

상사로 믿고 따를 만 한 사람이었다.


"마누라 몰래 비상금을 만들 수 있겠어! 이번에 골프채를 바꿔야 하는 데 말이지. 미팅을 가도 영 모양이 안 서."


벌써 골프대를 쇼핑하고 있는 강 부장.

올해 초처럼 부인에게 쫓겨 났었지만 여전히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박영 기자님]

[구재훈 빅오션 팀장에게 전화가 오고 있습니다]


국장이 벌써 빅오션 엔터테인먼트에게 전화를 돌린 모양이었다.

안 하겠다 다시 마음 바꾸기 전에 선수 친 거다.


"저 그러면 빅오션 쪽이랑 한번 만나고 오겠습니다."

"그래, 그래."


카페를 나가면서 전화를 받았다.


-박 기자님! 그간 별일이 많으셨더라고요. QT홀딩스 기사 시리즈 잘 봤습니다. 하하하

"오랜만에 연락드리네요. 서운한 건 아니시죠?"

-저야, 뭐 항상 기자님들의 따뜻한 무관심은 환영입니다! 하하하.


쾌활한 구재훈 팀장의 목소리에 덩달아 기분이 좋아졌다.


"얘기 들으셨죠. 제가 하기로 했습니다."

-우리 온우 취재 잘 좀 부탁드리겠습니다.

"오히려 제가 더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A급 마온우 헌터.


A급 스킬을 합법적으로 획득할 수 있는 기회가 쉽게 오는 건 아니었다.

이름을 날리기 시작하니, 이런 복이 발 앞으로 굴러온다.


류지환 QT홀딩스 과장에게 얻은 USB에 마온유 헌터를 포함한 국내 99명의 헌터의 스킬 정보가 담겨져 있었다.

그리고 그 USB의 내용은 모두 고트 안에 있었다.


스마트폰 마이크를 막고 고트에게 마온유 헌터의 물었다.


[A급 마온유 헌터, 직업 인쿠바레]

[주요 스킬 : #허니트랩(희귀) #사운드홀릭(희귀) #이미지 메이킹(미확인) #...]


8개가 넘는 스킬들이 등장했다.


그중 가장 관심이 가는 허니트랩.


사람을 홀리는 도화살마냥 첫 만남부터 호감을 사고 시작할 수 있는 것으로 기록돼 있었다.


저 스킬을 얻을 수 있다면 취재할 때나 정보를 캐낼 때도 큰 도움이 될 거였다.


QT홀딩스를 포함해서 여러 군대를 돌아다니며 정보를 알아내기 위해 많은 사람을 만나고, 돌고 돌아 정보를 수집할 필요가 없었다.


기자에게는 시간 싸움이 중요한데,

그 시간을 줄여줄 수 있는 것이 저 허니트랩.


저 허니트랩을 얻지 않는다 해도, 희귀급 스킬은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못 먹어도 본전인 마온유 헌터.


-기자님...

-기자님? 무음 모드가 눌린 것 같네요.

"통신이 안 좋았나 봅니다. 팀장님, 조건이 있는데 말입니다."

-네? 위에서 조건이 있다는 말은 듣지 못했는데 혹시 어떤 거 때문인지...?

"저도 게이트 들어가는데 불안해서 말이죠... 혹시 그 헌터를 아십니까. 초창기에는 제법 유명했는데...."


***


신림 강추 헬스장.


기분 좋게 1000대3을 조졌다.


"후우. 이제 E급으로 올라갔으니 2000으로 올라가 볼까?"


근육은 항상 옳았다.

추기원에서 은서 누님 덕분에 스킬을 등급이 올라서면서 등급까지 올랐다.


나 심자형도 이제 어엿한 E급 헌터!

이번 주 안으로 3 대 2300을 찍는 것이 목표였다.


띠리리링.


"음... 이 시간에 누구지?

네, E급! 심자형 헌터입니다.

뭐라고요? 빅오션! 허업. 네네! 당연히 가능합니다!"


빅오션에서 호위 임무를 맡기고 싶다는 연락이 왔다.

대상은 기자.


일반인을 왜 게이트에 들여보내지...?


이상했지만 액수를 들으니 납득했다.

이전 보수에 따따블을 받는데 기자가 아니라 강아지라도 호위를 해도 전혀 이상할 게 아니었다.


전화를 끊자, 너털웃음이 흘러나왔다.


"트하하하.

역시 빅오션. 내 E급 소식을 언제 들었는지. 대기업이라 그런가 정보가 빠르군."


후, 빅오션이면 3대 헌터 매니지먼트사였다!

매니지먼트도 없는 심자형 F급 인생은 끝이었다.


시원하게 땀을 빼고, 빅오션 본사로 넘어갔다.


빅오션 본사에 들어가자 본사 직원이 미팅실로 안내해 줬다.

미팅실에는 전화로 이야기를 나눴던 구재훈 팀장이 기다리고 있었다.


"반갑습니다. 계약서입니다. 박영 기자님이 심자형 헌터를 추천해 주시더라고요. 암살자 계열인데 반전 매력이 있으시다고... 뭐 그런 말을 했는지 알겠네요."

"허. 절 기억해 주는 기자가 있다니... E급으로 올라오니 좋은 일만 가득하네요. 트하하하."


근데 박영... 박영 어디서 많이 들어본 이름인데...


계약서를 마무리 짓고 나와보니 빅오션 본사 로비에 한 남자가 서 있었다.


야무진 근육이라고 말하기엔 아쉽지만 그래도 제법 잡혀 있는 골격, 마라토너 선수 같은 근육이었다.


"어? 저 익숙한 근육은?

그때... 그..!

혀, 형님!"

"어 자형아."

"서, 설마 형님이 절...!"

"그냥 생각나서 불렀다."

"근데 형님이 기자를 하시는 줄은 몰랐습니다!"

"몬스터를 잡는 건 무서워서 말이지. 기자는 제법 적성에 맞더라고.

이건 진짜 비밀이다."

"형님이 절 불러주신 은혜!

어찌 잊겠습니까. 목에 칼이 들어와도 비밀 엄수하겠습니다."


박영 형님이 탕탕 어깨를 쳤다.


"흐흐흐. 든든하네. 그런 김에 있잖아. 계약서를 써야 하거든?

나 통해서 계약을 하는 거라서 나랑도 쓰고, 빅오션이랑도 써야 해."

"음...? 형님이 소개시켜준 자리, 뭐든 좋습니다!"


박영 형님이 순식간에 계약서를 써 내려가기 시작했다.


형님이 내민 푸르끼리한 계약서는 색깔부터 참 마음에 들었다.


"읽어보고 서명하면 돼."

"음... 근데 계약서가 이상합니다.

비밀 엄수는 이해가 가는데 말입니다.

마음껏 편하게 일할 것. 쉬고 싶으면 쉬고, 자고 싶으면 자고, 일하고 싶으면 일하라 이 조항 말입니다."

"그래그래. 일이라는 게 누굴 착취하는 것도 아니고. 아주 자연롭게 해야한다고. 내가 늑약을 거는 것도 아니고, 자유의사가 중요하잖아?"

"허어. 저도 뉴스에서 봤습니다. 고진호 그놈 아주 고약하더군요. 혹시 그런 불합리한 계약서를 쓰지 않기 위해서 이런 참신한 조항을 만드신 건가요?"

"그, 그렇지. 역시 자형이는 만능캐야."

"트하하하하. 벌써 제 진가를 알아보신 건가요, 형님."


서명란에 정자로 심자형을 적어 넣었다.


"흐흐흐. 소가 생겼군."

"예?"

"그럼 난 이만 바빠서 말이다. 다음에 또 보자고."

"조심히 들어가십시오!"


90도로 인사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근육이 부르르 떨려왔다.


"아, 요번에 무리를 좀 했나.

음...? 근데 형님이랑 쓴 계약서가 어디로 갔지? 쩝. 어차피 계약서 같지도 않은 거 같은데. 뭐 상관없겠지. 빅오션 계약서는 이미 들고 있으니 말이지."


쓸데없는 거에 너무 머리 쓰지 말자.

일단 내일 들어온 F급 게이트를 처리할 준비를 마쳐야 했으니.


곧바로 동대문 헌터 무구 거래소로 향했다.


***


밀착 취재 날이 금세 찾아왔고,

빅오션은 B급 게이트 앞으로 게이트 격파를 위해 집합했다.


"먼저, 게이트 입장 전 개인 점검 맞춰주시기 바랍니다!"


빅오션 직원이 확성기를 들고 전파했다.


뒤에는 기자들이 깔려 있었고, 개인 방송하는 사람들까지 있었다.

이런 스포트라이트 중심에 서 있는 마온우 헌터.


한때는 빌보드 차트 10권 내에 진입했을 정도로 유명한 아이돌 그룹 출신이었다. BTC와 블랙펑크를 이어 K-POP과 한류 문화를 북미와 미국에 수출했을 정도로 큰 사업 구조를 만들어 낸 이들이었다.


병약해 보이는 체구와 파리한 안색이 보는 이들로 하여금 보호 본능을 자극했다.

그래서 그런지 누나팬들이 피켓을 들고 무사귀환을 외치고 있었다.

마 헌터는 어색한 웃음을 흘리며 손을 흔들어 주고 있었다.


"고트야, 누적 포인트가 얼마 있지?"


[집계 중...]

[누적 포인트 : 12.9081]


"딱 0.1포인트가 부족하네."


3일동안 0.0001밖에 오르지 않았다.

고진호 헌터가 감옥에서 무생산적인 행동을 하고 있다는 걸 거다.

이대로 가다간 1년이 지나도 0.1 모으는 양이었다.


한국의 S급 헌터 미륵이 나서 QT홀딩스에게 엮은 근로늑약을 모두 무효화했다는 뉴스도 올라왔다.


어제까지는 고진호 하나만으로 포인트가 오르지 않았다.

하지만,


[누적 포인트 : 12.9082]

[누적 포인트 : 12.9083]


"오오! 오른다! 드디어 오른다!"


듬직한 심자형 황소가 포인트를 벌어다 주고 있다.


"흐흐흐."


[그걸 서명한 심자형 헌터도 좀 이상한 것 같습니다]


"언제든 파기할 수 있다고. 저런 조항이면 페널티도 절대 없고 말이야."


[늑약이라는 스킬 이름이 무색해지는군요]


"스킬은 어떻냐가 중요한 게 아니야. 어떻게 쓰느냐가 중요하지."


[꼼수에도 등급이 있다면 기자님은 득도 수준입니다]


"칭찬으로 들으마."


[칭찬입니다!]

[지능 스탯만 매우 높습니다]

[F급 박영 기자님 스탯 현황]

[힘 : 4 /체력 : 6 / 민첩: 8 /지능 : 24 /마나 : 3 /매력 : 7...]

[일반인이 3~5 정도 됩니다]

[심자형 헌터의 힘은 20, 오차범위 ±3 정도 될 겁니다]

[B급 게이트에서 밀착취재를 위해]

[모든 포인트를 한곳에 몰빵하길 추천 드립니다]

[12포인트면 E급 헌터의 능력으로 올라갈 겁니다]


거의 힘1 스탯 하나에 50Kg 무게를 추가할 근력이 생기는 셈이었다.


손을 휙휙 저었다.


"아니, 일단 가지고 있는 게 나아."


게이트는 언제 무슨 일이 생길지 모르니

상황에 맞춰 투자하는 게 나았다.


마온우 헌터의 음원 시상식 마냥 한차례 인사가 끝이 나서야,

빅오션의 B급 게이트 브리핑이 시작됐다.


"이번 B급 게이트는 A급 마온우 헌터를 필두로 삼각형 진형을 짜겠습니다. 그 중심에는 박 기자님을 꼭 지켜내야 합니다.

특히 심자형 헌터 외 빅오션 소속 가드 포지션 헌터들은 이 점 유의 부탁드립니다.

또 이번 몬스터는 개구리 형상인 멀록으로 파악됐습니다. 산성독 저항 외투와 방수 장화를 인당 1개씩 보급해 드렸습니다.

개인 안전에 유의 부탁드립니다."


"들어가시기 전에 한 번 더 장비 및 마나 정비 부탁드리겠습니다!"


거추장스러운 노트북은 챙기지 않았다.

언제든 도망 다닐 수 있어야 해서 최소한의 장비만 챙겼다.


오직 스마트폰 하나만 챙겼다.

기사와 사진은 스마트폰만으로도 충분히 가능했다.


빅오션 로고가 그려진 장구들을 착용하고 있을 때,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고개를 들어보니


"이번 취재... 잘 부탁드려요, 박영 기자님."


마온우 헌터가 내민 손을 맞잡았다.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마온우 헌터님."

"그럼 들어가실까요?"


마온우 헌터가 부드럽게 말하며 게이트를 이끌었다.


"저만 믿으세요, 기자님이 다치실 일은 없을 겁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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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 연재 공지 : 오후 8시 23.05.10 12 0 -
» 게이트에서 밀착 취재(1) 23.05.21 11 0 13쪽
15 미니 연봉 협상 23.05.20 11 0 14쪽
14 기묘한 동거 23.05.19 13 0 14쪽
13 이제 그 집은 제껍니다 23.05.18 15 0 14쪽
12 눈에는 눈, 이에는 이 23.05.17 14 0 15쪽
11 B급 고진호 헌터와 계약서 체결 23.05.16 17 0 16쪽
10 QT홀딩스 취재(2) 23.05.15 14 0 15쪽
9 QT홀딩스 취재(1) 23.05.14 14 0 14쪽
8 94년생 기자 모임...선넘는 나채연과 내기 23.05.13 18 0 16쪽
7 B급 헌터 강은서 팀장 23.05.12 17 0 15쪽
6 날로 먹는 밀착 취재...F급 심자형 헌터 취재 23.05.11 17 0 16쪽
5 SS급 장한규 헌터 인터뷰 최초 공개(2) 23.05.10 22 0 13쪽
4 SS급 장한규 헌터 인터뷰 최초 공개(1) 23.05.10 34 0 11쪽
3 발로 뛰는 밀착 취재(2) 23.05.10 20 0 13쪽
2 발로 뛰는 밀착 취재(1) 23.05.10 25 0 14쪽
1 보도자료 기계...헌터로 각성 23.05.10 36 0 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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