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0백님의 서재입니다.

코인하는 헌터 영업사원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0백 아카데미 작가
작품등록일 :
2021.06.24 12:05
최근연재일 :
2021.07.13 20:20
연재수 :
18 회
조회수 :
3,160
추천수 :
75
글자수 :
127,911

작성
21.07.05 22:20
조회
159
추천
3
글자
18쪽

찬립자.

DUMMY

혹시 해체과 사람들이 잘못 들어올까 벌려놨던 입구를 닫았다.


입구를 닫자 철갑성의 비밀 권좌로 가는 계단은 어두워졌다.

스마트폰 불빛에 의지해 한참을 내려가자 계단의 끝이 보였다.


지하 1층의 바닥은 체스판처럼 격자로 깔려 있었다.

그 위에는 묵빛 리빙 아머들이 즐비해 있었고, 끝에는 강철로 된 권좌가 세워져 있었다.


‘설마 저것들이 다 몬스터는 아니겠지...?’


몬스터가 남아 있다면 클리어가 되지 않았을 테고, 해체과가 온갖 성을 들쑤시며 작업 중이라 진즉에 나왔을 거였다.


고로 안전했지만, 도열된 묵빛 리빙 아머들을 보자 절로 긴장됐다.


혹시 몰랐으니 무기라도 쥐고 있는 게 좋았다.

철벽 모퉁이를 잡아 철을 뜯어냈다. 그리고 빠따 형태로 다졌다.


조심스럽게 리빙 아머들을 살폈다. 그러나 조각상이라도 된 듯 미동하지 않았다.


‘여기는 철 골조가 모두 묵빛이야. 이 철도 마항력을 지니고 있는 건가.’


저 묵빛 리빙 아머들과 골조를 모조리 뽑아내면 수익이 뻥튀기될 것 같았다.


자세히 견적을 뽑기 위해 체스판에 발을 내딛는 순간,


[찬립자가 비밀 권좌에 발을 내딛습니다.]

[몰락한 철갑성주의 시련이 시작됩니다.]

[찬립자의 자격을 증명하십시오.]

[강철 권좌에 꽂힌 철갑성주의 검을 잡으십시오.]


계단으로는 투명한 막 같은 것이 생겨났다. 계단으로 올라갈 수 없었다.


‘함정이다!!’


미동도 없던 리빙 아머들이 들썩이며 기괴하게 몸을 뒤틀었다.


어림잡아 백이 넘어가는 리빙 아머들.

저것들이 모두 지상 1층으로 올라가게 된다면...!


빨리 사람들에게 알려야 한다.

지금 당장 이 게이트에서 도망가야 한다고!


묵빛 리빙 아머들은 공기를 가르며 검을 치켜세웠다.


-찬립자여... 증명하라.

-압도적인 무력을.

-해하지 않고... 꿇린 검들은...

-모두 찬립자의 검이니...

-압도적인 괴력만이...

-철갑성주의 검을 들으리라.


백이 넘는 리빙 아머 부대가 발을 디딜 때마다 육중한 소리가 울려 퍼졌다.


지피지기면 선빵필승.


“체인 라이트닝!”


빠따는 훌륭한 전도체가 아니다.

한재상 헌터의 강철봉과 달리 체인 라이트닝은 내 손까지 태우며 쏘아졌다.


“윽!”


잔류를 머금고 있는 빠따를 던져버렸다.


까앙-.


체인 라이트닝은 리빙 아머들 피격했으나, 겨우 주춤할 뿐 그들의 돌진을 막을 수 없었다.


흑색 리빙 아머들보다도 더 강한 마항력을 갖고 있었다.


-마법은 결코... 검을 이기지... 못하리라!


리빙 아머는 사형 집행인처럼 목을 향해 대검을 내리찍었다.


후우웅-


검로는 바람을 찢고,

죽음이 물씬 내게 다가선 순간,


[시스템 오류.]

[시스템 오류.]

[찬립자 유용한은 헌터가 아니므로 찬립자의 칭호가 비활성화됩니다.]

[몰락한 철갑성주의 시련이 취소됩니다.]


달려들던 리빙 아머 부대는 역동적인 모습 그대로 멈추었다.

조심스럽게 고개를 들자, 정수리 위에 있던 날카로운 대검에 내 머리카락이 잘려 나갔다.


“도대체... 이게 무슨 일이야...”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라 이 상황이 이해가 되지 않았다.


“진짜 안 움직이는 건가.”


막대기로 묵빛 리빙 아머를 툭툭 건드려봤지만 미동도 없었다.

어떻게든 이 상황을 이해해보았다.


“그러니까 나는 리빙 아머 킹을 처리하고 ‘찬립자’라는 칭호를 받았어.

그 칭호가 이 시련을 치를 자격이었는데, 일반인은 그 자격조차 주어지지 않는다고?”


그 헌터들에게 힘을 주었던 시스템조차도 일반인이 마나를 사용하는 것도 모자라, 철갑성주를 처치할지 몰랐던 거였다.


시스템은 헌터에게 시험과 그에 따른 보상을 준다.

그리고 일반인에게 필요 이상의 위험을 주지 않는다?


그렇게 순진하게 생각하기에 납득되지 않은 것들이 많다. 게이트가 만들어져 사람들을 학살했던 일은 도대체 뭐란 말인가.

애초에 이딴 위험한 걸 만들지 않으면 될 거 아닌가?


인류의 위험... 헌터의 탄생... 게이트의 생성 이유...

그런 거시적인 측면은 일단 접어놓았다.


미시적이고 아주 개인적인 내 입장에서 본다면,

“시스템 오류로 죽을 뻔한 거네? 이런 뭣 같은 경우가!”


이래서 시스템을 맹신할 수가 없다.

얼마나 잘 구축해놓든 항상 빈틈은 나오기 마련이다.

그건 저 절대자 같은 헌터들의 ‘시스템’도 마찬가지였나 보다.


이렇게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일수록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한다.


“실적이나 챙기자. 내 실적.”


찰칵.

명쾌한 사진 소리가 비밀 권좌에 울려 퍼졌다.

보고서용 사진이나 열심히 찍어댔다.


나는 손가락 마디로 리빙 아머들의 몸체를 가늠해봤다.


“거의 몸집이 철갑성주만 한데?”


줄자라도 있었다면 가격대를 유추할 수 있겠지만 손가락으론 책정하기에는 무리였다.


“이 정도 규모면 이번 달은 다른 도시로 출장 가는 불상사는 없겠어.”


아무리 영업직이 체질이라 해도 누가 지방 출장을 반기겠는가.

회사를 나가면 개고생이다. 출장만 안 가도 회사 생활 피로도가 달랐다.


견적 마친 리빙 아머들을 뒤로하고, 대망의 강철 권좌로 다가갔다.

강철 권좌 앞에는 딱 봐도 비싸 보이는 대검 하나가 꽂혀 있었다.


그 앞에는 글귀가 새겨져 있었다.


[압도적인 무력을 증명하라]

[해하지 않고 꿇린 검들은 모두 찬립자의 검이니]

[압도적인 괴력만이 철갑성주의 검을 들으리라.]


아까 리빙 아머들이 중얼거렸던 말이었다.


시스템의 오류가 나쁜 점만 있는 건 아니었다.


“이 검은 이제 제 겁니다.”


헌터는 시련을 깨야 얻지만, 일반인인 나는 그저 걸어가서 집은 거다.


두 손을 가져다 대자, 어김없이 핸드폰의 알림이 떴다.


[몰락한 철갑성주의 마검을 마나로 바로 교환할 수 있습니다. 교환하시겠습니까?]

[매매 가치 : 천만 마나.]


“천만 마나?”


1년 내로 꼭 통장에 찍혀보리라 바라던 그 돈이었다.


이 금액은 이 검의 최소 가격일 거였다.


서둘러 손을 떼려 했다. 내가 욕심낼 물건이 아니다.

눈에 보이면 욕심이 생기는 게 사람인지라 회사에 먼저 알릴 거였다.


그러나 한번 붙잡은 손은 접착제라도 붙은 듯 떼어지지 않았다.


곧 시스템의 목소리가 들렸다.


[몰락한 철갑성주의 시련이 완벽히 클리어됩니다.]

[손상당한 흑십자군 개체 : 0]

[회수할 흑십자군(E) : 123]

...

[유용한은 헌터의 자격이 주어지지 않았습니다.]

[시련 클리어의 여부를 판별 중입니다.]

...

[시스템 오류.]

[시스템 오류.]

...

[유용한의 업적에 의해 임시 헌터 자격이 주어집니다.]

[찬립자의 칭호가 강제 활성화됩니다.]


“임시 헌터?”


멈춰 서있던 리빙 아머들이 다시금 움직이기 시작했다.

전과 같이 당장이라도 베어버릴 호승적인 태도가 아니었다.

검을 거두고, 기립 자세를 경건하게 섰다.


그리고 리빙 아머들이 하나둘씩 검은 연기가 되더니 마검으로 빨려 들어가기 시작했다.


123명의 기사가 검신에 새겨졌다.


“...어?”


콰직-


중력이 검을 당긴 듯 검은 더 지면의 안쪽으로 파고들었다.

솜이 강물을 삼킨 듯 들기조차 버거울 정도로 무거웠다.


[철갑성주의 마검을 마나로 교환하시겠습니까?]

[매매 가치 : 1억 마나.]


가치가 10배로 떡상해버린 검.


“억...?”


앞으로 8년은 피똥 싸며 모아야 겨우 있을까 말까 한 돈이 이 검 한 자루의 가치였다.


아직 아이템 감정도 거치지 않은 상태였기에 이 검은 얼마나 떡상할 지 몰랐다...!


'대박...! 도대체 게이트 하나에 나오는 수익이 얼마나 되는 거지? E급 게이트 역대 최고치인데?

나 이러다가 대리까지 고속으로 다는 거 아니야?'


게이트 감지로 게릴라 게이트를 독점하고, 납품하면...

벌써 마음속으로는 S급 게이트 독점 거래까지 상상의 나래를 펼치고 있었다.


[매매 등록에 실패합니다.]

[몰락한 철갑성주의 마검은 귀속 아이템으로 식별되었습니다.]

[교환 불가 상품입니다.]


교환 불가 상품.


“교, 교환 불가? 왜 나한테만 이런 일이!”


돈을 주웠는데 하필 수표인 것과 똑같았다. 소고기 한 점 사 먹을 수 없는 종이 쪼가리!


없던 피해 망상증이 발병할 것 같았다.

검이 부르르 떨더니 연기가 되어 문신처럼 손목에 새겨졌다.


“아, 안 돼! 내 실적이... 내 대리가... 내 신념이!”


때를 벗겨내듯 열심히 문질러 댔지만 내 피부만 발갛게 부어오를 뿐이었다.


“이, 이럴 순 없어... 교환 불가능한 아이템은 필요 없다고! 우리 협상하자. 천만 원에 에누리해줄게.”


그러나 <원 코인> 어플은 묵묵부답이었다.


손목을 비비다 피가 터져 나왔다. 피를 보고 나서야 포기했다.


그러니까 나란 놈은,

5백만 원이나 1천만 원은 양심상 먹지 않았지만, 1억 원이나 되는 무기를 횡령한 놈이다.


이렇게 양심적인 놈은 세상 처음일 것이다.


회사에 보고하는 상황을 시물레이션했다.




-평소처럼 돈 될 만한 것들이 긁어모으고 있었는데 운 좋게 지하 1층으로 입장하게 되었습니다.

지하 1층에는 1억짜리 무기가 있었습니다. 그 무기는 어디 있냐고요? 제 손목에 잘 보관하고 있습니다.

아, 보여줄 순 있는데, 사소한 문제가 하나 있습니다. 귀속 아이템이라고 하더군요. 귀속 아이템이면 제가 호로록 먹는 겁니까? 제가 게이트 사정에는 눈이 어두워서 말입니다.


그러면 의심 많은 감사과장이 잘도 고개를 끄덕일 거다.


-그런 사정이 있었군. 그러면 자네 손목은 여기 회사에 두고 가게.




꼭 진실이 만능열쇠는 아니다.


감사과는 의심의 여지가 있는 모든 것을 추궁에 추궁이 이어질 것이다.

책임질 누군가가 정해질 때까지.


그 누군가는 나로 몰고 갈 확률이 높았다.


‘주임은커녕, 내 회사 생활은 끝이다.’


억울했다. 정말 열심히 일한 죄밖에 없는데!

횡령죄를 뒤집어쓰면 이직은 개뿔, 영업직은 평생 물 건너간 거다.


“이렇게 될 줄 알았으면 5백만 원도 먹을걸!”


아무리 후회해도 이미 일은 벌어진 후였다.


검은 손에 힘을 주면 나타나고, 검에서 손을 떼면 손목의 문신으로 돌아왔다.


아니다, 여기서 포기할 순 없다. 기필코 방법을 찾는다.


몇십 년 동안 논, 밭이던 땅도 무슨 수를 써서라도 값을 올리는 게 의지의 인간이었다.


그러니 분명 귀속 아이템도 풀 방법이 있을 거다.

위급 상황 시 조치 후 보고이다.

반납하고 나서 사실을 말하는 게 절차에도 맞다.


어느 정도 계획이 세워지자 긍정적으로 생각하기로 했다.


‘방법을 찾기 전까지는 내가 잘 보관하자. 가끔 필요하면 쓰고.’


어차피 나밖에 모른다.


우우웅-


[박대리]


“아, 대리님... 지하로 가는 문을 찾았는데 말입니다...”


이후 박대리와 함께 2시간 동안 본사에게 게이트의 지하 1층에 대해 보고했다.


***


다음날 출근하고, 철갑성 게이트의 부산물 처리에 바빴다.


호황인 건설 쪽과 항공 쪽에다 미팅 날짜를 잡고, 수출 루트도 알아보고 있었다.


“박대리님. 강철 중국에 넘기는 건 어떻습니까? 요즘 중국 쪽에 복구 작업 한참일 것 같은데.”

“아 중국... 그쪽 주석도 머리 빠개질 거다. S급 게이트가 터졌으니. 아님 러시아 쪽도 알아봐.”

“러시아면... 유주임님이 잘 알고 계시죠? 어머니가 그쪽 분이라고 하셨던 거 같은데?”

“유주임이? 걘 아무리 봐도 한국 토종 쌈닭이던데...”


나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였다.

한국 패치가 아주 잘못된 예였다.


S급 게이트 복구 작업이 한창인 중국.

A급 게이트 10개 동시다발적인 생성에 피해 본 러시아.


모두 인구 깡패답게 복구 작업도 빠르게 진행되고 있었고, 한국 쪽에서도 자원봉사들이 많이 나선 상태였기에 금방 상처는 아물 것이다.


러시아와 중국의 자료를 취합하기만 했는데도 벌써 퇴근 10분 전이었다.


월급날은 이상하게 업무가 가중되어도 피곤하지 않다.

마치 열탕에서 푹 담그고 나온 듯 노곤노곤할 뿐이었다.


박대리가 목을 주무르면서 다가왔다. 와이셔츠에 새까맣게 묻은 철가루를 보니 철갑성 게이트를 갔다 온 듯했다.


“으아... 용한아. 오늘 술 한 잔 빨까?”

“제가 이래서 돈이 없는 겁니다. 월급날만 되면 맨날 술입니까?”


사주기라도 하면 말도 안 한다.

사람 좋은 박대리는 뿜빠이가 철칙이었다.


“가는 거지? 요 앞에 맛있는 오뎅집 생겼대.”

“어묵입니다, 어묵.”

“알았다, 알았어. 피시케이크 앤 리얼 듀. 콜?”

“아, 진짜...”


월급날과 소주 콜라보는 못 참지.


“콜.”


박주임은 신나게 핸드폰을 두들기며 말했다.

형수님한테 허락을 받는 중일 거다.


“과장님도 가시겠죠?”

“당연하지. 강과장님! 강과장님도...”


무의식적으로 강과장님의 자리를 본 나와 박대리는 입을 다물었다.

아직도 그 자리가 비어 있다는 게 실감이 되지 않았다.


“... 다음에 과장님 모시고 같이 마시자.”


그래, 돈 굳고 좋았다.


“예. 전 오늘 칼퇴하겠습니다.”

“칼퇴는 무슨. 정시 퇴근이지. 나도 오랜만에 정시 퇴근이나 해야겠다.”


[현재 M코인 시세 : 98]

[현재 M코인 시세 : 99]

[현재 M코인 시세 : 100]

[현재 M코인 시세 : 98]


짬짬이 들여다보던 M 코인은 100원대 심해로 원상 복귀되었다.


“더 떨어져라. 더.”


M코인의 나락을 기원하다 보니 6시 정각.

기다리던 퇴근 시간이 되자, 칼 같이 퇴근해 지하철에 올라탔다.


[제로 뱅킹] 앱을 켰다.


드디어 30일간의 개고생을 보상받을 때.


“이 맛에 회사를 못 끊어.”


그러나 행복감도 잠시, 들개 떼가 내 통장을 갉아 먹었다.


학자금 대출, 보험비, 통신비, 집세 등등.


손에 모래알을 쥔 것 같다.

손가락 사이로 줄줄 흘러나갔다.


급여 통장을 확인해보자 남은 돈은 110만 원.


‘후우. 다 코인에 꼬라박는다.’


M 코인은 사자마자 자잘하게 등락을 이어나갔다.

지금 들여다보면 가슴만 조리다 손해만 볼 게 뻔했다.


코인에 다 박으면 당장 운용할 현금이 없지만 괜찮다.

이때를 위해 신용카드 신청해놓은 상태.


지갑에서 내 첫 신용카드를 꺼냈다.

티타늄이라는 이름처럼 색깔이 고급졌다.


-다음 역은 교대역, 교대역입니다.


마나 상점을 열었다.


[마나 상점 (갱신 시간 : 6:34)


▼액티브 스킬

1. 친목질 (200,000)

2. 금체술_金體術 (30,000)

3. 강체술_鋼體術 (1,000,000)

4. 전기 충격 (10,000)

...


▼패시브 스킬

1. 음성 인식 (100,000)

2. DG 코인 (200,000)

3. 산성 내성 (20,000)

...]


패시브 스킬에서 눈에 익은 이름이 보였다.


DG 코인.

뉴스에도 나올 정도로 꽤 유명했던 코인이었다. 저명한 인사가 SNS에 코인을 언급하자마자 4시간 만에 3배로 뛰었고 다시 나락으로 떨어졌다.


결국 사행성 조장으로 모두가 손절한 DG 코인.

현재는 존재하고 있는지도 모를 역사의 코인이었다.


그런 DG 코인이 마나 상점에 떡하니 자리를 잡고 있었다.


‘20만 원이면 내 자금에 1/4... 투자할만한 가치가 있을까?’


확신이 서지 않았다.


일단 패시브 스킬 중 [음성 인식]부터 구매했다.


이름을 보면 알 수 있듯이 코인 매매를 음성 인식으로 하는 것일 거다.

매 순간 핸드폰을 두드리면서 코인을 사고파는 건 번거로웠다.

특히 1초 1분을 다투는 코인 시장에서 편리성은 꼭 필요했다.


[음성 인식 (E) : 코인 거래 및 서비스를 음성 인식으로 업그레이드. (매달 5만 코인 납부 시 프리미엄 서비스 제공)]

[프리미엄 서비스를 신청하시겠습니까? 첫 달은 무료입니다.]


‘무슨 프리미엄이 5만 마나나 해!’


이건 무슨 핸드폰 요금에 붙는 부과 서비스 같았다.

그래도 첫 달은 무료라는 말에 혹했다.


‘첫 달만 써보고 결정해도 될 테니까... 구매.’


[‘음성 인식’ 스킬이 변경됩니다.]

[프리미엄 서비스 (E) : 코인 거래 및 스마트 서비스 제공. (매달 말일 5만 코인 납부.)]


그 알림과 동시에 눈앞에 푸른창이 떴다.


지하철 앞에서 웬 푸른창이 생겨나자 놀라서 두리번거렸지만 나 말고는 아무도 볼 수 없는 듯했다.


푸른창은 내가 관심을 눌러둔 코인부터 내가 최근에 봤던 코인의 그래프와 시세를 볼 수 있었다.


‘무슨 듀얼 모니터라도 하는 것 같네.’


나 혼자만 22세기로 넘어온 기분이었다.

푸른 코인 창이 열렸고, 손으로 터치하자 바로바로 바뀌었다.


몇 번 조작해보자, 360도 전방위를 사용할 수 있었고, 원하는 항목들을 선택해 띄어 놓을 수 있었다.


또 생각지 못한 기능이 있었다.


‘현 체내 마나? 이런 것도 볼 수 있어?’


편리한 기능이었다.

남은 채내 마나를 머릿속으로 계산을 했기 때문에 근사치만 알 수 있어 불편했었다.


[현 체내 마나 : 1,200.00]


몇백밖에 얼마 없으리라 추측했던 내 마나는 천이 넘어가고 있었다.


‘내가 계산을 실수했을 리는 없는데?’


그러다 창이 바뀌었다.

[현 체내 마나 : 1,200.02]


마나가 증가하고 있었다. 스킬창을 다 뒤져보고 나서야 이유를 찾을 수 있었다.


패시브 스킬 [재생력 증가].

모든 재생력 증가가 마나까지 재생이 가능하다는 말일 줄이야.


‘대박.’


증가 폭은 아주 소소했지만, 숨만 쉬어도 돈을 벌 수 있다니.


‘서른도 안 된 나이에 내 두 번째 목표를 달성했다...!’


첫 번째 목표는 ‘영업사원의 정상’이었다.

두 번째 목표는 노년에 일 안 해도 먹고 사는 거였다.


그런데 내 몸이 마나 채굴이 가능할 줄이야!


더 볼 것도 없다. 자본금 확보가 우선이다.


“DG 코인 구매.”


[DG 코인(200,000)을 구매하셨습니다.]


무려 20만 마나를 주고 산 거금의 스킬.

코인을 조작하는 스킬일까? 혹은 코인 할 때 딱 1시간의 미래, 아니 30분 만이라도 미리 알 수 있으면 돈은 눈덩이처럼 굴러간다.


‘그 정도는 안 바란다. 1분만 앞서 봐도 괜찮아.’


휴대폰에 [DG 코인]의 스킬 설명이 떴다.


[DG 코인(D) : 찌라시의 사실 여부를 판별합니다.]


“찌라시?”


그딴 걸 어디에다 쓰라고?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코인하는 헌터 영업사원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연재 중지 공지드립니다. 21.07.22 50 0 -
공지 연재 공지드립니다! 오후 8시 20분입니다. 21.06.27 131 0 -
18 에누리는 없습니다. +1 21.07.13 105 3 16쪽
17 실적 오르는 소리. 21.07.12 99 6 13쪽
16 이런 영웅은 싫어. 21.07.11 101 6 14쪽
15 강체술 21.07.10 114 4 15쪽
14 데스퀸의 둥지 21.07.09 122 4 18쪽
13 게이트 브레이크 21.07.08 128 4 18쪽
12 친목질 21.07.07 132 3 18쪽
11 찌라시 21.07.06 155 3 19쪽
» 찬립자. 21.07.05 160 3 18쪽
9 로드킬. +1 21.07.04 184 3 15쪽
8 찬립자 21.07.03 186 3 16쪽
7 E급 게이트. +1 21.07.02 194 4 17쪽
6 다시 게이트로. 21.07.01 198 3 12쪽
5 회사 속 게이트 21.06.30 208 3 15쪽
4 그래도 출근(2) +1 21.06.29 228 5 13쪽
3 그래도 출근(1) +3 21.06.28 248 6 16쪽
2 코인으로 마나 복사가 된다고? +1 21.06.27 255 5 15쪽
1 게이트 속 일반인 +5 21.06.27 338 7 13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