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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백님의 서재입니다.

코인하는 헌터 영업사원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0백 아카데미 작가
작품등록일 :
2021.06.24 12:05
최근연재일 :
2021.07.13 20:20
연재수 :
18 회
조회수 :
3,163
추천수 :
75
글자수 :
127,911

작성
21.06.29 2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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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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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글자
13쪽

그래도 출근(2)

DUMMY

고층에 있는 감사과는 하층에 있는 몬사과와 달리 세련됐다.

최고급 컴퓨터들과 최고급 설비들.

감사과의 분위기는 항상 무거웠다.


감사과에 들어오자 큰소리로 인사했다.


“안녕하십니까!”


그러나 받아주는 사람은 없다. 정신없이 모니터링과 전화를 돌리고 있었다.

속도가 생명인 곳. 게이트가 생성된 곳을 찾아 헌터단들과 컨택하고 있었다.


감사과의 회의실로 들어갔다.

그곳을 가보니 헌터단장과 어제 날 추궁했던 헌터도 있었다.

그리고 양쪽에는 감사과장과 인사과장 그리고 개과장도 같이 있었다.


본사의 중축이 되는 핵심 인사들이 모두 모인 것이다.


‘생각보다 관심이 너무 큰데? 한전무 쪽이나 구이사 쪽에 관심을 두고 있는 건가?’


감사과장이 날카로운 눈매로 내 손을 바라보았다.


“손은 괜찮나? 들은 거라 달리 심각한 부상은 아닌 것 같은데? 숯덩이가 됐다며.”

“나중일 헌터님 치유 덕분입니다.”

“다행이야. 어제 일 좀 자세하게 듣고 싶은데 말이지.”


박대리님이 작성한 보고서 내용으로 시나리오를 대략 짜놓고 있었다.


“제가 들어갔을 땐 이미 분쟁이 일어난 것 같았습니다.

고블린 샤먼 킹 양측이 서로 우두머리가 되겠다고 싸운 것으로 사료됩니다. 그 바람에 저는 진입하기 전까지 몬스터의 눈을 피할 수 있었습니다.”


나는 다친 손을 흔들며 말했다.


“손 하나 내준 거로 겨우 살아남았습니다.”


아귀가 딱딱 떨어지진 않았다.

그러나 그 이상은 모르겠다는 식으로 넘어가면 된다.

너무 자세히 끼워 맞추려는 게 더 이상했다.


내가 헌터처럼 게이트의 습성을 다 아는 것도 아니고, 드라마 작가는 더더욱 아니었니.


“세력 다툼을 했다고? 몬스터가?”

“...아예 없던 일도 아니긴 합니다. 저번에 J&M 헌터단이 맡았던 게이트는 오크들이 세력 다툼했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덕분에 게이트 클리어를 꽁으로 먹었다고.”

“그랬다고 해도... 몬스터가 인간을 보고도 살해하지 않았다고? 살아남은 건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일인데.”

“아마 헌터였다면 곧바로 죽였을지도 모르죠. 몬스터들은 헌터들에게 더 포악하게 굴지 않습니까.”


이 노련한 전략가들도 설마 일반인이 헌터가 되었다는 건 상상도 못 할 일이었다.

3년 전, 그때부터 더 이상 각성자들은 나오지 않고 있었으니.


또 마나만 쓴다고 해서 헌터가 되는 건 아니다.

헌터는 국가가 철저히 육성하는 이들이었다.


집행검 헌터단도 모두 몇 개월간 전문 훈련을 받아 헌터가 된 이들이었다.


“유과장 말이 좀 이상한데? 우리 애가 개고생하면서 살아남았는데 축하는 하지 못할망정 추궁을 하지?

얘가 들어가서 먼저 한 일이 뭔지 알아?

다른 회사한테 뺏기기 싫다고 우리한테 지원 요청한 거야! 자기 모가지 날아가도 회사에 실적 하나 세우고 가겠다고!

젊은 애들 중에 이런 애사심 있는 놈 없다?”

“누가 뭐라 합니까. 절차상 물어본 겁니다.”

“그놈의 절차! 장례식장에서도 절차 따질래?!”


개과장의 말에 감사과장이 한발 뒤로 물러났다.

모두 개과장의 후배.

처음으로 개과장의 철통 짬이 이렇게 든든할 수가 없었다.


“용한이, 내가 직접 키운 내 새끼야.”

“강과장님. 마음 좀 푸십시오. 의심쩍은 일은 다 캐물어 봐야 직성이 풀려서 그랬습니다.

유용한 씨. 너무 기분 나빠하지 마. 회장님 오더가 직접 내려온 거니까. 어제는 정말 고생 많았다.”

“회장님이 말입니까? 아닙니다! 해야 할 일을 했습니다!”

“그래. 그만 가서 일 봐.”


나는 90도로 인사하고 회의실을 빠져나왔다.


인사과장과 감사과장 그리고 헌터단장까지.

본사의 중축들이 모두 모여 있던 자리였다.


‘어쨌거나 눈도장을 확실히 찍어 둔 거 같네.’


나머지는 개과장이 신나게 이번 일을 푸쉬할 것이다.

간만에 밥값 했다는 걸 보여주는 건수였다.


거기에 회장님까지 관심을 두고 있었으니,


‘보너스가 더블로 나왔으면 좋겠다.’


나는 김칫국을 한 사발 원샷 때리고 엘리베이터에서 <원 코인>앱을 켰다.


[현재 M코인 시세 : 155]


그래프를 살펴보자 코인은 계속 내려가고 있다.


‘더, 더 내려가라. 손만 다 나으면 마나로 바로 사주마.’


오늘 미세먼지가 나쁨인데도 공기가 참 달았다.


“캬. 회사 다닐 맛 나네.

나 코인에 재능 있는 거 아니야? 진짜 딱 고점에 팔았는데?”


코인만 있다면 회사 생활은 절대 지루하지 않다.


***


“하아아암. 용한아 고생했다. 주말인데 푹 쉬어라.”

“아예! 강과장님. 다음 주에 뵙겠습니다.”


회사를 나오니 까맣게 밤이 내려앉았다.


“괜히 들떠서 무리했네. 야근까지 하고.”


코인이 올라서 그런지, 간만에 한 일을 인정받아서인지. 강과장과 합심하여 야근했다.


뻐근하지만 뿌듯한 금요일 근무가 끝나고, 집에 들어오자 11시 20분.

습관처럼 <원 코인> 앱을 열어보았다.


[현재 M코인 시세 : 128]


내 안의 마나는 1만 8천. 지금 코인을 사면 140개 정도 살 수 있었다.


월급날까지 이대로 쭉 쭉 내려가기만 기도할 뿐이었다.


“그나저나 1만 8천 마나면 얼마나 많은 거야? 감이 잡히지 않네.”


보통 F급 헌터는 얼마나 마나통을 지니고 있을까?


일반인들에게 알려진 정보도 없었고, 난 헌터와 접점이 없었다.

어제까지만 해도 말이다.


‘진용구 헌터단장님과 언제 술 한 번 해야 잘했다고 소문이 나려나.’


인맥이 중요한 이유는 들리는 정보가 달라진다는 거였다.

하물며 일자리도 정책에 따라 생겨나는데, 눈치 빠른 놈들이 그걸 먹는 거다.

그다음에 아다리 잘 맞는 놈들이 먹는 거고.


술자리에서 슬쩍 마나통이 얼마나 되는지 물어보면 된다.

헌터 관련 사항이 극비이긴 하나, 구체적인 데이터를 원하는 게 아니다.

내가 필요한 건 가늠자였다.


배가 고파 냉장고를 열어봤지만 다 말라 비틀어가는 김치뿐이었다.


숨을 깊게 들어 마시며 마인드 컨트롤을 했다.


“후우 괜찮아. 괜찮을 거야.”


<제로 뱅킹>앱을 열었다.


[현금 : 60,256원.]


보자마자 턱 막히는 숫자.


많다면 많을 수도 았지만 월급까지 남은 시간 5일.

내게는 주말 버티고 점심 먹고 나면 땡인 착잡한 금액이었다.


“핫반도 떨어졌는데, 망했네.”


주말은 컵라면으로 버텨야 할 것 같았다.


“왜 잘 먹지도 못하는 것 같은데 뱃살은 자꾸 찌냐.”


일반인이 마나를 사용한다고 해서 하루아침에 달라지는 것 없었다.

아직 마나를 쓸 수 있다는 이점을 어떻게 활용해야 하는지 알 수가 없었다.

너무 무궁무진했기 때문에.


‘아니, 성공한다.

내 목표는 딱 하나.

흙수저라도 호의호식할 거다.’


그렇다면 돈이 필요하다.


코인을 하면서 깨달은 점이 하나 있다면,

돈은 살아 움직인다는 거다.


주머니로 들어간 돈은 시체지만, 코인 거래소에서는 숨을 쉰다.

수많은 파랑과 너울을 만들어내는 또 하나의 생명이었다.


그걸 난 너무 늦게 알았지만, 난 남들과 스타트 지점이 다르다.

마나를 얻을 수 있다는 이점.

그리고 마나 상점에서 스킬까지.


‘이제 2시간 남았나.’


마나 상점을 아무리 살펴봐도 지금 당장 살 수 있는 것은 없었다.


‘결국 핵심은 자금력이다.

내 힘의 근본은 자금력이야.

도대체 어떻게 하면 월급쟁이가 돈을 모을까?’


가장 돈을 빠르게 벌 방법은 게이트를 클리어하는 것.

게이트 경우 게릴라 게이트를 빼고, 모든 게이트는 인증된 헌터만이 입장할 수 있다.


그러려면 국가에게 헌터 인증을 받아야 했는데, 헌터가 되는 것은 위험했다.


‘후. 군대를 또 가라고?’


슈류탄 입에 무는 소리였다. 무슨 일이 있어도 두 번은 안 간다.


헌터로 측정된 이들은 헌터 훈련소가 만들어진 이후로 1년간 군 복무를 해야 한다.


말도 안 되는 처사였지만 산발적으로 터져 나오는 게이트 때문에 인명 사고가 많이 나서 어쩔 수 없는 판단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국가적인 시스템에도 체계가 잡혀있고, 게이트에 대한 안전망이 구축된 상태였다.

또한 민간 헌터 기업에서도 눈에 불을 켜고 게이트를 차지하려는 상황.


의무 복무라는 꼭 필요했던 법은 현재 헌터를 싸게 쓰는 악법이 된 상태였다.


“누가 뭐래도 징집은 악법이지.”


언제 마나가 사라질지도 모르는 상태에서 헌터가 되었다고, 구태여 두 손, 두 발을 스스로 묶을 필요가 없었다.


‘난 일반인이다. 일반인도 마나로 분명 돈 벌 방법이 있을 거야.’


마나 상점 갱신 시간만 기다리고 있었다.

지금 내가 만들 수 있는 변수는 이거 하나뿐이었다.


너튜브의 수많은 채널에서 ‘구독’과 ‘좋아요’를 누르면서 쓸만한 정보를 긁어모아 보았다.


[현 0티어 헌터들에 대해서.]

[SS급이라고 다 같은 SS급이 아닌 이유.]

[글로벌 SS급 101명의 헌터.]

[한국에서 6명의 SS급 헌터.]

[SS급 헌터 스킬의 모든 것.]

[블랙 라벨에 대해서.]

...


많은 영상과 검색으로 찾아봤지만 모두 카더라뿐이었다.

애초에 헌터의 능력과 스킬은 모두 개인 기밀이었고, 알려진 건 헌터의 대표적인 스킬 이름 몇 개뿐이었다.


게이트 안에서만 활동하니 제대로 된 위력이나 스킬 또한 추측하기 힘들었다.


그럼에도 소득이 아예 없는 건 아니었다.

체인 라이트닝과 같은 대중적인 스킬에 대해서 납득할 만한 영상이 올려져 있었다.


[머마법사간달프 채널]

[체인 라이트닝/ 범용적인 전격계 마법사 스킬.]


영상을 보면서 댓글 반응 살폈다.


[-이 스킬은 이름만 들어도 다 알만하지 않나? 그냥 연쇄되는 낙뢰 아님?

└ ㄴㄴ. 이거 철제 무기 없이 쓰면 손 작살남. 그러니까 겨우 E급 스킬임. JS 모 헌터는 술집에서 체인 라이트닝 썼다가 헌터 자격증 정지된 사건 있지 않음? 영상 아직도 떠돌던데.

└ 그거 졸라 유명한 밈 아님 ㅋㅋㅋ 링크 달아둠.

-전격계 마법사면 B급 헌터 강우진의 ‘뇌우’도 괜찮지 않나.]


대충 요약하자면 체인 라이트닝은 전류를 유도하는 무기가 없으면 안 된다는 말.


‘결국 무기를 구매해야 한다는 건데...

헌터 무기들 시세가 얼만 하더라.’


<앞동네 마켓> 앱에 들어가자 활발하게 헌터들 무기들이 올라오고 있었다.


“F급 무기가 최소 3백?

뭐만 하면 몇백이야. 몇백 없는 사람은 서러워서 살겠나.

마법 무기는 프리미엄까지 붙어 있네.”

빚지 않고서는 도저히 만들 수 없는 금액이었고,

그마저도 학자금 대출 때문에 또 대출받기가 어려웠다.


3금융권에서 소액 대출이나 받을 수 있는 처지였다.

월급을 끌어모아 산다고 해도 두 달은 손 빨고 있어야 했다.


‘이래서 흙수저는 돈도 굴리지도 못한다니까.

만원으로 100퍼 수익 나면 뭐 하겠냐고. 백만 원 자금으로 1퍼 수익이라 똑같은데.’


지이잉.


핸드폰 진동을 확인해보니 <원 코인> 어플 알림이었다.


[마나 상점 갱신!]


알림을 클릭하자,


[마나 상점

갱신 시간 : 35:59


▼액티브 스킬

1. 음공술(10,000)

2. 독심술(1.000,000)

3. 게이트 감지(8,000)

....


▼패시브 스킬

1. 금속가공(8,000)

2. 마나 채굴(100,000)

3. 미래의 시(100,000,000)

....]


“뭐, 뭐야. 무슨 스킬이 억이나 해.

미래의 시? 미래를 보는 건가?”


패시브 스킬에서 알찬 스킬들이 나왔다.

딱 봐도 좋아 보이는 마나 채굴. 코인 채굴이 가능하다는 말과도 같았다.


“십만... 지금 주머니 사정으론 그림의 떡이야.”


까톡을 뒤져 보며 친구들을 훑어봤지만 이내 어플을 껐다.

친구가 ATM도 아니고 돈 굴리려고 빌릴 순 없다.


살 수 있는 가격대라곤 [게이트 감지], 무쓸모 같은 [금속가공]도 있었다.


‘대장장이로 전직할 거 아니면 금속가공을 누구 사겠냐. 쳐다도 보지 말자.’


[게이트 감지(F) : 게릴라 게이트의 발현을 예견한다. (이틀에 한 번)

상세 설명 ▶▶ 예견한 게이트 입장 시 특전이 부과.]


“게이트 등급이나 확인하는 건 줄 알았는데, 게릴라 게이트를 감지할 수 있다고?”


거기에다가 예견한 게이트에 들어가면 특전까지 부과되었다.


가슴이 뜨거워졌다.


게이트를 먼저 발견해서 본사의 헌터단에게 넘기고, 실적을 채운다면!


“이 정도면 영업 사원 가불긴데?”


이거 아다리만 잘 맞으면 아무도 몰래 게이트 클리어까지도 가능할지 몰랐다.


남아 있는 마나는 대략 1만 마나 정도.

50번의 라이트닝을 쓸 수 있는 양이었다.


‘일단 게이트 감지 스킬을 확인해봐야겠어.

회사에 집행검 헌터단도 있으니 행동하기 빠를 거야.’


유한 컴퍼니는 주말마다 돌아가며 당직을 선다.

회사에는 집행검 헌터 단원이 돌아가면서 당직을 서고 있었다.


어차피 지금 상태로 게이트를 발견한다 해도 나 혼자서 게이트 클리어는 불가능했다.


‘각이 보이면 집행검을 게이트로 보내면 돼.

건수는 내 실적이 되고, 헌터들에게 귀동냥하면서 배우는 거야.

그다음에 혼자 게이트에 들어가도 늦지 않아.’


곧바로 씻고, 내 전투복으로 갈아입었다.


깔끔한 차림의 정장과 말끔한 타이.

거울을 보며 정장에 뭐 묻은 게 없는지 확인했다.


“어머니, 아들이 곧 빽 하나 사 들고 가겠습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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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찬립자 21.07.03 186 3 16쪽
7 E급 게이트. +1 21.07.02 194 4 17쪽
6 다시 게이트로. 21.07.01 198 3 12쪽
5 회사 속 게이트 21.06.30 208 3 15쪽
» 그래도 출근(2) +1 21.06.29 229 5 13쪽
3 그래도 출근(1) +3 21.06.28 248 6 16쪽
2 코인으로 마나 복사가 된다고? +1 21.06.27 255 5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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