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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에나님의 서재입니다.

사건파일 48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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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Hi에나
작품등록일 :
2023.10.06 10:58
최근연재일 :
2024.03.22 08:00
연재수 :
120 회
조회수 :
8,425
추천수 :
681
글자수 :
492,160

작성
23.10.27 08:00
조회
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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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글자
9쪽

제16화. 서서히 드러나는 음모

DUMMY

채 형사 일행은 다른 사건이 터져 구치소엔 서 반장과 나 단둘이 가기로 했다.


“아마 단순 자살로 마무리되겠지.”


구치소로 가는 차 안에서 내가 먼저 입을 열었다.


“뭐, 아마도.. 근데 중요한 건 그게 아니잖아.. 정말 그 화면 속에 있던 게 사실일까. 그럼 도대체 왜?”


서 반장이 CCTV에 찍힌 장면을 떠올리며 입을 열었다.


“그걸 이제부터 알아봐야지. 쉽진 않겠지만.. 근데 애들은 무슨 사건이야?”


난 일부로 화제를 전환 시켰다.


“어. 전에 우리가 경호했던 이윤정이라고 알지?”


“엔젤. 동만이가 좋아하겠는데, 근데 엔젤이 왜?”


아이돌 그룹 엔젤의 팬인 동만이 그녀 앞에서 어찌할 줄 몰라하는 모습을 떠올렸다.


“이윤정의 아버지가 유세 도중 사고가 났는데, 그것 때문에 갔어. 뉴스에도 크게 나왔었는데, 넌 뉴스도 좀 보고 그래라. 명색이 형산데”


우리나라는 지금 국회의원 선거 유세가 한창이다.


엔젤의 리더 이윤정의 아버지는 3선을 한 아주 유능한 정치인이다. 소문으로는 차기나 차차기 대선 후보로도 손색이 없다고 하는데, 워낙 이런 데 관심이 없는 나는 누가 누군지 알지도 못하고 알 필요도 없다.


“무슨 사곤데?”


“유세장에서 반대 후보 쪽 지지자가 흉기를 휘둘렸는데 거기에 다쳤데.”


구치소로 가는 도중에도 음악을 크게 튼 선거 유세 차량이 몇 대나 지나쳐 갔다.


구치소에 도착하니 우리의 예상대로 헛걸음했다.


현장은 벌써 정리를 하였고 시신도 이미 안치소로 옮겨진 상태였다.


우린 담당 수사관을 설득해 발견 당시 찍은 현장 사진 한 장을 겨우 얻을 수 있었다.


허탈하게 구치소를 나오려는데 정 형사에게 전화가 왔다.


“선배님, 구치소 일은 어떻게 되셨어요? 마무리하셨으면 이리로 좀 오셔야 할 것 같습니다.”


옆에서 듣고 있던 서 반장이 전화를 넘겨받았다.


“왜? 무슨 일 생겼어? 혹시 채 형사 또 사고 친 거야?”


“아, 반장님. 그건 아닌데, 일단 오십시오.”


전화가 끊기고 정 형사로부터 병원 주소와 병실의 호수가 문자로 왔다.


“또 무슨 일이야. 불길하게.”


우린 서로의 얼굴을 잠깐 쳐다본 뒤 병원으로 향했다.


“뒤로 돌아서 들어갈까?”


병원 앞에 진을 치고 있는 기자들을 보고 인상을 찡그리며, 서 반장을 쳐다봤다.


“야, 너, 뭐 착각하고 있는 거 아니냐? 어느 미친놈이 말단 형사인 너를 알아본다고.”


“그래도 저번 현상 수배로 전국에 얼굴이 다 팔렸잖아.”


권 서장의 살인자로 몰려 쫓기던 때를 살짝 떠올렸다.


순간 서 반장의 발길질로 차에서 굴러떨어지듯 내렸다.


작은 소동에 기자들은 내가 있는 쪽을 바라보더니 이내 아무 일도 아니라는 듯 병원 입구만 뚫어지게 쳐다보았다.


우린 서둘러 이윤정의 아버지가 입원해 있는 병실로 갔다.


대충 인사를 하고 다친 곳을 보니 상처가 심하지는 않은 듯해 보였다.


입원할 정도는 아니지만, 거리에 나가 자기를 뽑아달라 소리치는 거보다 이게 더 효과적이란다.


“이제 저희를 보자고 한 이유를 설명해 주시겠습니까?”


병실 안에 세 사람만 남았을 때 서 반장이 병실의 주인인 그에게 물었다.


나와 서 반장의 얼굴을 번갈아 보던 그가 입을 열었다.


“지금으로부터 20년 전쯤, 저는 신출내기 정치인이었습니다. 말이 정치인이지 허드렛일이나 하는 심부름꾼에 불과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혼자 사무실을 지키고 있는데, 그들이 사무실을 찾아 왔습니다.”


그는 당시의 일을 떠올렸다.


“그들의 무리 중 자신을 최 부장이라 소개한 사내가 저에게 인사를 건넸습니다.”


우리는 최 부장이란 말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지금부터는 그가 우리에게 들려준 이야기이다.


“의원님을 뵈러 왔는데, 안 계신 모양이시네요.”


“네, 지금 출타 중이십니다. 연락처를 알려 주시면 의원님 들어오시는 대로 전해 드리겠습니다.”


최 부장은 나에게로 더 다가왔다.


“오늘은 의원님을 뵈러 온 것이 아니라 보좌관님을 만나러 온 것입니다.”


최 부장의 눈은 왠지 모를 확신으로 반짝거렸다.


“저를 왜?”


“보좌관님은 눈치를 못 채셨겠지만, 우리는 아주 오래전부터 보좌관님을 지켜보고 있었습니다.”


그때는 미처 알지 못했다. 그것이 바로 악마의 속삭임이란 것을..


“보좌관님처럼 유능하신 분이 언제까지 저런 구렁이 같은 노친네 밑이나 닦아 주고 계시겠습니까?”


“우리 의원님을 모독하지 마십시오!”


난 그들에게 발끈해 화를 냈다.


“보좌관님을 화나게 해 드릴 마음은 추호도 없습니다. 다만 보좌관님의 능력이 의원님의 그늘에 가려져 꺾이고 빛을 못 보니 안타까운 마음에 말씀을 드린 것뿐입니다.”


사실 그의 말이 옳았다. 내가 낸 정책들을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는 온갖 핀잔을 다 주고는 그것이 마치 자신의 것인 것처럼 그 정책을 내보이며 사람들의 스포트라이트를 받기가 일쑤였다. 그리곤 당연한 듯 나에게는 고맙다는 말이나 미안하다는 말을 일언반구도 하지 않았다.


“저희가 보좌관님께 날개를 달아 드릴 테니 저희와 함께 한번 날아 보지 않으시겠습니까?”


“최 부장이란 사람은 나에게 손을 내밀었고 난 그 손을 덥석 잡아 버렸습니다.”


그는 그때의 기억을 떠올리며 자신의 두 손을 바라보았다.


“그 이후 저는 최 부장의 말대로 승승장구했습니다. 최 부장과 손을 잡은 그 날 저녁, 제가 모시던 의원님이 비리에 연루되어 긴급 체포되어 조사를 받고 풀려난 며칠 후 모든 죄를 인정한다는 유서를 남긴 채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는 뉴스를 접했습니다.”


“그 모든 일을 최 부장이 꾸몄겠지요.”


서 반장의 말에 그는 고개만 끄덕일 뿐이었다.


“그럼 혹시 그 즈음해서 발생한 모 제약회사의 화재사건과도 연관이 있습니까?”


내 질문에 그는 천천히 입을 열었다.


“그들은 저를 의원으로 만들어 준 다음 노골적으로 그 대가를 요구하기 시작했습니다. 거부하면 저뿐만 아니라 제 아내와 어린아이였던 윤정이까지 가만두지 않겠다는 협박과 함께 말이죠.”


괴로운 듯 이번엔 두 손으로 머리를 한번 감싸 쥔 뒤 말을 이었다.


“그 댓가는 자기네가 운영하는 제약회사에서 신약을 하나 개발 중인데, 거기에 들어가는 약품 한 가지를 외국에서 수입해도 좋다는 법안에 찬성해 달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일이 틀어져 버리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그의 요청에 우리는 병실에서 밖으로 자리를 옮겼다.


“신약을 연구하던 사람들 중 한 명이 신약개발을 완강히 반대하며 거부했습니다. 비밀이 밖으로 새나가는 것을 우려해 그들을 죽이고 연구소에 불을 질러 부주의에 의한 단순 화재로 입막음을 했습니다. 정·재계에 막강한 인맥을 자랑하는 자들이기에 그런 건 눈 하나 깜짝하지 않았습니다.”


서 반장과 나는 말 없이 서로의 얼굴만 쳐다보았다.


“그 일이 있고 얼마 후 다른 곳에 연구소를 또 만들고 연구를 계속했지만, 어떠한 연유에선지 연구도 중단되고 그들이 추진하던 법안도 통과가 되지 않았습니다. 그 뒤로 한동안 자취를 감췄다가 다시 활동하기 시작했습니다. 몇 년 전, 최 부장이 저를 찾아 왔습니다. 똑같은 법안을 가지고 말입니다. 이번엔 그들의 회유에 넘어가지 않았습니다.”


“그럼, 몇 달 전 윤정 씨의 집에 침입한 괴한들도 그들의 소행입니까?”


괴한들을 조사하던 중 권 서장의 지시 때문에 다른 경찰서로 인계했었던 일이 떠올랐다.


“그 괴한도 저를 습격한 자도 모두 그들이 꾸민 일입니다.”


“최 부장이란 자는 어떤 사람입니까?”


“저도 자세히는 알지 못하지만, 인신매매하고 장기밀매를 한다고 들은 적이 있습니다.”


“그럼 그자들이 법안을 통과시켜 들여오려고 하는 약품은 무엇인가요?”


서 반장이 재차 질문했다. 아니. 그건 질문을 가장한 취조에 가까웠다.


“그 약품 중 한 성분이 환각 증상을 일으킨다고..”


그는 마치 큰 죄라도 지은 듯 말끝을 흐렸다.


“환각 증상이라면 일종의 마약이란 말이군.”


담배를 빼 물며 서 반장과 그에게 권했다. 머리가 무척이나 어지러우면서 화가 났다.


그깟 마약 하나 팔아먹기 위해 그 많은 사람을 속이고, 목숨을 빼앗았는지 나로서는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았다.


성질대로라면 내 앞에 있는 이 자를 흠씬 패주고 싶지만, 이 자 또한 그들의 마수에 걸려든 먹잇감에 불과할 뿐이었다.


무엇보다 이 자 역시 내 앞에서 괴로운 듯 몸서리를 치고 있다. 이게 진심인지는 몰라도.


“묻고 싶은 게 많지만, 오늘은 이만하고, 몸이 회복되는 대로 경찰서로 한번 와 주십시오.”


그를 올려보낸 뒤 채 형사 일행을 기다리며 우리는 담배를 하나씩 더 빼 물었다.


거대한 음모가 서서히 그 모습을 드러내려 하고 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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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제18화. 십 사만 사천 명 +2 23.10.31 94 7 10쪽
17 제17화. 독극물 테러 사건 +2 23.10.30 93 9 9쪽
» 제16화. 서서히 드러나는 음모 +2 23.10.27 92 7 9쪽
15 제15화. 보고픈 엄마 +2 23.10.26 101 8 9쪽
14 제14화. 불효자 +6 23.10.25 107 10 9쪽
13 제13화. 누명 +2 23.10.24 102 7 9쪽
12 제12화. 권 서장의 죽음 +4 23.10.23 105 7 11쪽
11 제11화. 여아유괴사건(3) +6 23.10.20 116 6 9쪽
10 제10화. 여아유괴사건(2) +6 23.10.19 119 8 9쪽
9 제9화. 여아유괴사건(1) +6 23.10.18 121 8 9쪽
8 제8화. 엔젤 사수작전! +4 23.10.17 130 7 11쪽
7 제7화. 사이비 +6 23.10.16 139 7 13쪽
6 제6화. 사이코패스 +7 23.10.13 138 8 9쪽
5 제5화. 연쇄 살인 +6 23.10.12 195 8 11쪽
4 제4화. 천사의 탈을 쓴 악마 +4 23.10.11 195 12 9쪽
3 제3화. 어디로 갈까나-어느 노파의 죽음 +4 23.10.10 204 9 9쪽
2 제2화. 누구를 탓할까-어느 매춘부의 죽음 +6 23.10.09 257 9 11쪽
1 제1화. 누가 죽였을까.-어느 고등학생의 죽음. +4 23.10.06 428 11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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