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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에나님의 서재입니다.

사건파일 4869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추리, 드라마

완결

Hi에나
작품등록일 :
2023.10.06 10:58
최근연재일 :
2024.03.22 08:00
연재수 :
120 회
조회수 :
8,439
추천수 :
681
글자수 :
492,160

작성
23.10.12 08:00
조회
195
추천
8
글자
11쪽

제5화. 연쇄 살인

DUMMY

또 사건이 일어났다.


늘 그렇듯이 이번에도 살인사건이다. 그것도 연쇄 살인.


사건의 시작은 지금으로부터 약 3개월 전, 시골로 내려간 내가 엄마의 잔소리를 들으며 한창 바쁠 때였다.


저녁을 먹고 있는데 엄마가 TV에 한주 반장이 나왔다고 반가워하길래 뭔가 싶어 봤는데 사건이 일어난 현장에 담당 책임자로서 간략하게 인터뷰를 하고 있었다.


무슨 사건인지 궁금하기도 하고 안부도 물을 겸 전화를 해볼까 하다가 마음을 접었다.


이제는 나와 상관없는 일이 되었으니 신경을 쓰지 않아도 되는 것을 괜히 오지랖을 부리는 게 아닌가 느껴졌기 때문이다.


내가 경찰을 그만두고 시골로 내려온 지 반년이 훌쩍 넘었다.


이곳으로 내려온 지 이틀이 지나고 나서부터 정 형사로부터 끊임없이 문자가 왔다.


처음 며칠 동안은 잘 지내느냐? 선배가 없으니 허전하다는 내용이었다가 본격적으로 신세 한탄이 이어졌다.


선배가 그만두고 나서부터 반장님의 히스테리가 더 늘어났다. 어제는 채 형사와 반장님이 한바탕했는데 무섭다. 다시 복귀하면 안 되나 등의 내용으로 바뀌었다.


그 메시지를 읽고 난 조용히 무시했다.


그러다 한 달 전, 서 반장의 부름을 받고 주저 없이 복귀를 결정했다.


태생적으로 시골과 난 맞지도 않고, 학창시절부터 도시 생활에 길들어 있던 탓에 이곳이 무척이나 갑갑해 있던 차였다.


더군다나 엄마가 무척이나 반가워하셨다.


40이 넘은 홀아비 아들 밥해주는 게 진절머리가 나신다나.


그렇게 시골 생활을 정리하고 원래 내가 있던 자리로 다시 되돌아 왔다.


위에는 나를 너무나도 잘 아는 서 반장이 퇴사가 아닌 장기 휴가로 보고를 해놓은 상태였다. 이왕 휴가로 할 거 유급으로 해놓지 무급으로 해놔서 짜슥이!


이쯤에서 내 변명은 각설하고 사건 이야기를 이어서 해야겠다.


3개월 전쯤 20대 중반의 혼자 사는 여성이 자신의 집 안에서 피살된 채로 발견되었다.


며칠 동안이나 회사에 나오지도 않고 연락도 되지 않아 집으로 찾아간 직장 동료들에 의해 신고가 접수되었다고 한다.


현장 사진을 보니 끔찍하기 짝이 없었다.


시신의 목은 잘려져 있었고, 옷은 완전히 벗겨진 채로 몸에는 이곳저곳 칼에 찔린 흔적이 스무 군데나 있었다.


현장에는 범행에 사용한 칼만 발견됐을 뿐, 사건에 대한 그 어떤 단서도 찾을 수가 없었다.


그뿐 아니라 주택가다 보니 CCTV니 하는 범인의 흔적도 알 수가 없었다.


첫 번째 사건으로부터 보름 간격 한 달 간격으로 똑같은 수법의 사건이 3개월 동안 9건이나 발생했다.


그동안 탐문 수사 및 여러 방면으로 범인을 잡아 사건을 해결하려고 노력했지만 다 헛수고였다.


오죽했으면 무속인을 데려와 피살자들의 혼을 불러서 물어보자는 의견까지 나왔다.


나와 절친인 서 반장을 보니 안 보는 사이 조금 더 늙은 것 같다.


괜히 녀석이 안쓰럽기까지 했다.


“야, 너 다음에 농사지으러 갈 때 그땐 나도 같이 좀 가자.”


자판기 앞에서 서 반장이 시답지 않은 농담을 건넨다.


“10을 채우기 전 아홉수에서 우리가 잡아야겠지.”


“그래야겠지. 아마도.”


나의 물음에 서 반장이 답했다.


평소 미신 같은 건 믿지 않지만, 이번 사건은 미신의 힘을 빌려서라도 범인을 꼭 잡고 싶었다.


“현장에나 다시 한번 가보자.”


나와 서 반장은 사건이 일어났던 현장에 다시 한번 가보기로 했다.


최근 일어났던 장소부터 역순으로 증거될만한 게 없는지 혹여라도 사건 장소에 다시 온 범인을 만났으면 하는 바람으로 탐문을 시작했다.


사건 현장에는 여전히 폴리스라인이 쳐져 있었고 맞은편에는 혹시라도 있을 목격자를 찾는다는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어느덧 처음 사건이 일어났던 장소까지 와버렸다.


시신만 없을 뿐 범행이 일어났던 사진으로 봤던 순간 그대로였다.


괜히 닫혀 있던 창밖으로 고개를 돌려 밖을 보는 순간 무언가가 번쩍하고 사라졌다.


난 곧장 밖으로 나와 주변을 살폈다.


그건 분명 사진을 찍을 때 터지는 플래시였다.


내 시선은 사건 현장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 있는 고층 아파트로 향했다.


“그래 몇 층이야?”


“한 15층, 20층쯤.”


우린 누구 할 것 없이 아파트로 향했다.


관리사무소에 자초지종을 이야기하고 양해를 구한 뒤 안으로 들어갔다.


그사이 연락한 우리 팀원들까지 도착해 입구를 지키게 했다.


고급 아파트라 그런지 층마다 2호씩이어서 수고를 좀 던 듯하다.


17층에 내려 사건 현장이 보일만 한 집부터 초인종을 눌렸다.


“경찰입니다. 관리사무소에서 연락받으셨죠? 협조 부탁드립니다.”


문이 열렸다.


30대 중반으로 보이는 남자가 나왔다.


서 반장이 이것저것 물어보는 사이 나는 집 안을 살펴보았다.


“저거 꽤 비싼 카메란데, 사진작가세요?”


“사진작가는 아니고 그냥 취미 생활로 주변 경관 정도 찍고 있습니다.”


“아···. 네···. 근데 혹시 아까 카메라로 밖을 찍지 않으셨나요?”


“아뇨. 찍지 않았습니다.”


“네, 잘 알겠습니다. 반장님 그만 가시죠. 사진을 안 찍었다는데···.”


우리 둘은 집주인에게 인사를 하고 문밖으로 나왔다.


엘리베이터를 잡으려는 서 반장을 멈춰 세웠다.


“근데 반장님, 만약에 범인이 자기의 모습이 찍혔다는 걸 알면 어떻게 할까요?”


내 말에 서 반장이 맞장구를 쳤다.


“아마 목격한 사람을 찾아 죽이려고 하겠지. 자신의 범죄 증거를 없애기 위해. 무슨 수를 써서라도.”


잠시 후 문이 열리고 우리는 아까 그 집으로 다시 들어갔다.


밑에서 대기하고 있던 팀원들도 올라왔다.


올라온 팀원들은 집 이곳저곳을 둘러보기 시작했고 나와 서 반장은 조사를 시작했다.


“한 3개월쯤 야경을 찍으려고 밖을 보는데, 집에서 헐레벌떡 뛰어나가는 사람을 찍은 적이 있습니다.”


“이 사진 맞습니까?”


채 형사가 방에서 사진들을 들고나오면서 사진 한 장을 내밀었다.


“네, 맞습니다.”


잔뜩 겁먹은 얼굴로 사진을 확인한다.


채 형사가 한심하다는 듯 다른 사진들도 내려놓는다.


사진에는 온갖 여성들이 찍혀 있었다.


“여기 있는 것들 증거물로 챙기고 이 사람도 카메라등이용촬영죄로 입건해. 당신도 여기 있는 것보다 구치소 안이 더 안전할 거야.”


그도 수긍했으며, 우리를 따라나섰다.


“채 형사 나머지 사건들도 이놈이 찍힌 사진이나 CCTV가 없는지 다시 조사해봐. 그리고 바빠서 환영회도 못 했는데 오늘 저녁에 강 형사 집에서 한잔하지.”


“환영회는 무슨 환영회요? 그리고 왜 하필 우리 집이에요?”


“너희 집만큼 적당한 데가 또 어딨어. 아가씨 혼자 사는 집에 사내 4명이 가는 것도 이상하고 부모님과 함께 사는 정 형사와 동만이 집도 예의가 아니잖아.”


“반장님 집 있잖아요.”


“강 형사 나 너처럼 홀아비 되기 싫다.”


나를 제외한 나머지 사람들이 한바탕 크게 웃었다.


팀원들의 웃는 모습을 보니 이제 진짜로 집에 온 것 같다.


조촐한 환영회를 마친 뒤 이른 새벽에 시끄러운 벨 소리에 눈을 떴다.


정 형사였다.


“야, 너는 이 형님 주무시는 게 그렇게 꼴 보기 싫냐?”


“선배님. 지금 병원인데 채 형사가 칼에 찔렸어요!”


정신이 번쩍 들었다.


“좀 더 자세히 말해봐.”


“어제 회식을 하고 집으로 들어가려는데 괴한과 마주쳐 격투 끝에 배를 찔렀답니다.”


“그래, 채 형사는 상태는 어떻데?”


“지금 수술실에 들어가 있는 상태입니다.”


그 말을 듣고 울컥했다.


한순간의 사고로 엄마와 언니와 조카를 잃고 아무렇지 않은 척 살아왔던 그녀였다.


‘처제 제발 죽지 마! 나중에 언니 얼굴 어떻게 보라고···.’


병원에 도착하니 서 반장이 수술실 앞을 지키고 있었다.


“왔냐.”


서 반장의 말에 눈물이 났다.


“괜찮을 거야. 채 형사 용감하잖아. 언제 그랬냐는 듯 툭툭 털고 일어날 거니까 걱정 안 해도 돼···.”


겨우 마음을 진정시키고 그 후 상황에 대해 전해 들었다.


“채 형사가 아마 그놈을 잡은 거 같다. 우리가 그토록 찾아 헤맨 그 녀석. 채 형사가 그놈한테 칼을 맡고 사력을 다해서 그놈과 격투 끝에 붙잡았어. 지금 정 형사와 동만이가 조사 중이야.”


“이 새끼를 가만 안 둬! 당장 그 새끼를 죽여버리겠어!”


“짝!”


흥분해 길길이 날뛰는 나의 뺨을 서 반장이 내려쳤다.


“야 인마! 강태혁! 정신 차려!”


서 반장의 그 소리에 정신이 번쩍 들었다.


“어, 미안. 한주야.”


“우리 앉아서 차분히 기다리자. 때려서 미안하다.”


“아니야. 정신 차리게 해줘서 고맙다. 오히려.”


우리는 말 없이 수술이 끝나기만을 기다렸다.


몇 시간 후 수술은 무사히 끝났다.


다행히 생명에는 지장이 없고 자칫 잘못했으면 평생 아기를 가질 수 없을 수도 있었다고 한다.


채 형사가 워낙 건강해 한 달 정도 쉬면 흔적은 남겠지만 상처도 아물고 전처럼 생활하는 데 아무 문제도 없다고 했다.


얼마 후 채 형사가 깨어났다.


“처제 괜찮아? 반장님은 여태껏 기다리다가 회사에 잠깐 갔어. 곧 올 거야.”


“저 꿈에서 언닐 봤어요. 저보고 형부 여린 사람이니까 잘 좀 보살펴 주라고. 형부 때문에 죽은 거 아니니까 너무 자책하지 말라고, 이제 자기를 놓아 달라고 전해 달래요.”


그때 서에 갔었던 서 반장이 정 형사와 동만이를 데리고 병실로 들어왔다.


“채 형사 깨어났네. 그래 다친 데는 괜찮아?”


“네! 괜찮습니다. 지금이라도 당장 현장에 출동하고 싶습니다.”


“거봐. 채 형사 워낙 건강해서 금방 털고 일어난다고 했잖아. 채 형사 진정해. 나 악덕 업주로 친구한테 조사받긴 싫으니깐ㅎ.”


그로부터 며칠 뒤 채 형사가 출근했다.


“에이, 채 형사 그냥 한 달 동안 푹 쉬라니까. 나오고 그래.”


“반장님, 지금 저 걱정해 주시는 거예요? 와, 그럼 저 앞으로도 많이 깨지고 해야겠네요.ㅎㅎ”


“저 광년이 또 지랄한다. 내 저 꼬라지 안 보려고 그렇게 잔소리를 하고 주의를 주는데도 이것들이 안 들어 처먹어요. 저 동기라는 놈까지 똘아이 짓을 하고 내 말을 개소리로 들으니 후배들이 내 말을 듣겠어.”


“반장님, 불똥이 또 왜 나한테 튑니까. 얌전히 있는 사람한테. 채 형사 반장님 말처럼 더 쉬지 왜 벌써 나왔어?”


“좀이 쑤시고, 병실에 있다가는 정말 없는 병도 생길 것 같아서요. 저 정말 다 나았어요. 그래도 혹시 몰라 복대도 이렇게 차고 왔습니다.”


그렇게 한바탕 소동이 지나고 이제 본격적으로 부녀자 연쇄살인범에 대한 조사가 시작되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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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제19화. 귀신 헬리콥터(1) +2 23.11.01 91 6 9쪽
18 제18화. 십 사만 사천 명 +2 23.10.31 94 7 10쪽
17 제17화. 독극물 테러 사건 +2 23.10.30 93 9 9쪽
16 제16화. 서서히 드러나는 음모 +2 23.10.27 92 7 9쪽
15 제15화. 보고픈 엄마 +2 23.10.26 102 8 9쪽
14 제14화. 불효자 +6 23.10.25 107 10 9쪽
13 제13화. 누명 +2 23.10.24 104 7 9쪽
12 제12화. 권 서장의 죽음 +4 23.10.23 105 7 11쪽
11 제11화. 여아유괴사건(3) +6 23.10.20 116 6 9쪽
10 제10화. 여아유괴사건(2) +6 23.10.19 120 8 9쪽
9 제9화. 여아유괴사건(1) +6 23.10.18 121 8 9쪽
8 제8화. 엔젤 사수작전! +4 23.10.17 131 7 11쪽
7 제7화. 사이비 +6 23.10.16 139 7 13쪽
6 제6화. 사이코패스 +7 23.10.13 138 8 9쪽
» 제5화. 연쇄 살인 +6 23.10.12 196 8 11쪽
4 제4화. 천사의 탈을 쓴 악마 +4 23.10.11 197 12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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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제2화. 누구를 탓할까-어느 매춘부의 죽음 +6 23.10.09 257 9 11쪽
1 제1화. 누가 죽였을까.-어느 고등학생의 죽음. +4 23.10.06 428 11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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