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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에나님의 서재입니다.

사건파일 48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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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Hi에나
작품등록일 :
2023.10.06 10:58
최근연재일 :
2024.03.22 08:00
연재수 :
120 회
조회수 :
8,443
추천수 :
681
글자수 :
492,160

작성
23.10.20 08:00
조회
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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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글자
9쪽

제11화. 여아유괴사건(3)

DUMMY

채 형사와 내가 탐문을 마치고 나가고 한참 뒤, 채린 양의 집에 택배가 하나 도착했다.


택배 상자 안에는 유괴된 채린 양의 사진과 함께 채린 양 것으로 추정되는 새끼발가락, 그리고 핸드폰이 하나 들어 있었다.


내용물을 확인한 채린 양의 부모는 기겁했고, 바로 그 순간 핸드폰이 울렸다.


“여보세요.”


아버지가 떨리는 목소리로 통화버튼을 눌렀다.


바로 그 순간 귀를 때리는 아이의 비명이 들렸다.


“원하는 게 뭐요?”


아버지의 물음에 한참 동안 정적이 흐른 후 범인이 입을 열었다.


“다음은 손가락”


그러곤 전화가 끊겼다.


“그 이후로 전화가 오거나 택배가 온 건 또 없습니까?”


서 반장이다.


“네, 아직까진 없습니다.”


채린 양의 어머니는 실신해 방에서 안정을 취하고 있었고, 아버지는 떨리는 마음을 진정시키기 위해 술을 한잔하고 있었다.


잘린 발가락과 택배 상자는 국과수에 보냈다.


모두의 예상대로 발가락은 채린 양 것이 맞았고, 범인의 지문은 발견되지 않았다.


핸드폰 역시 대포폰이어서 범인에 대한 단서는 찾을 수 없었다.


“택배는 누가 먼저 받았습니까?”


내 질문에 채린 양의 아버지가 괴로운 듯 술을 한 모금 삼키고 대답을 해 주었다.


“집사람이 받았습니다. 지금 방에 있는데 불러 드릴까요?”


“아닙니다. 충격이 크실 텐데 안정을 더 취하고 난 다음에 여쭤보도록 하죠.”


방으로 가려고 하는 채린 양의 아버지를 말렸다.


“혹시 대문이나 현관 쪽에 CCTV를 확인할 수 있을까요?”


“공교롭게도 며칠 전에 고장이 나서 작동을 하지 않습니다.”


채 형사의 물음에 고개를 저으며 대답했다.


“CCTV도 놈들이 고장 냈을 가능성이 크군. 그쪽으로도 조사 해봐.”


서 반장이 지시하는 순간 유괴범이 보낸 핸드폰에 문자가 왔다는 알림이 울렸다. 동영상이 와 있었다.


도착한 동영상에는 울고 있는 채린 양의 손가락을 자르는 영상이 찍혀 있었고, 손가락이 잘린 채린 양은 그대로 기절해 버리는 아주 끔찍한 장면이 담겨 있었다.


그 영상을 본 채린 양의 아버지는 미친 듯이 소리를 질렀으며, 그 소리를 듣고 나온 어머니를 채 형사가 급하게 방으로 다시 데리고 들어갔다.


동영상은 채린 양의 귀를 가리키며 끝나버렸고, 채린 양의 집은 한순간에 아수라장이 되어 버렸다.


모두가 어찌할지 몰라 하는 상황에 국과수에 갔었던 정 형사가 손에 상자 하나를 들고 들어 왔다.


상자를 보는 순간 나와 동만이는 밖으로 나가 주변을 살폈고, 서 반장은 받아 든 상자를 조심스레 개봉했다.


상자 안에는 잘린 손가락과 잘린 한쪽 귀가 핸드폰과 함께 들어 있었다.


“정 형사, 너 이거 어디서 났어.”


“들어오다 보니 현관 옆에 있던데요.”


아까 우리가 둘러 봤을 땐 상자 같은 건 없었다.


범인은 경찰이 안에 있는데도 대범하게 상자를 놓고 갔다는 얘기가 된다.


“너희 뭐 이상한 낌새 못 느꼈어?”


서 반장의 물음에 모두 고개를 숙였다.


범인에게서 전화가 오기만을 기다렸지만, 날이 밝을 때까지 전화는 오지 않았다. 뜬눈으로 밤을 지새웠다.


하루가 꼬박 지나고 드디어 기다리던 유괴범의 전화가 왔다.


“우리가 보낸 것들을 확인했나? 그럼 지금 우리가 장난치는 게 아니란 걸 깨달았을 거요.”


음성변조를 해 여자인지 남자인지 구분하기가 어려웠다.


“대체 우리한테 원하는 게 뭐요?”


그들은 기다렸다는 듯 요구조건을 말했다.


“우선 현금 5천만 원과 이번에 개발한 신약의 특허권, 그리고 당신 아버지가 가지고 있는 회사 지분. 우리의 요구조건을 들어 주지 않는다면 다음은 이 아이의 머리를 택배로 받을 줄 알아!”


핸드폰이 끓긴 다음 그들이 요구한 것들을 전달할 날짜, 시간, 장소 등이 적힌 문자가 왔다.


“아무래도 아버지를 만나 봬야겠어요.”


문자를 확인한 채린 양의 아버지가 나갈 준비를 했다.


“정 형사와 동만 형사가 따라 가봐.”


나가는 채린 양의 아버지를 보며 아까부터 뭔가 꺼림칙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야, 근데 뭐가 이상하지 않냐?”


담배를 피우기 위해 밖으로 나온 서 반장에게 물었다.


“또 뭐가?”


“그렇잖아. 나도 우리 딸 연서 유괴당해 봤고, 우리가 수많은 유괴사건을 맡았잖아.”


“왜 생각도 하기 싫은 일은 꺼내고 그러냐?”


당시의 일이 생각 났는지 서 반장이 인상을 잔뜩 찌푸렸다.


“잘 생각해 봐. 부모라면 유괴범에게 전화를 받으면 아이의 안부부터 묻는 게 정상 아니냐?”


“당황하다 보면 그럴 수도 있지 그런 것을 두고 그러냐?”


내 얘기를 듣고 있던 서 반장이 피우던 담배를 끄며 한소리 했다.


“너 말도 맞지만, 내가 볼 땐 말이야. 유괴범이 요구사항을 말하길 기다렸다는 느낌도 들고, 요구한 금액도 부모의 재력에 비하면 너무 적은 금액 아니냐.”


“나도 그 부분은 좀 이상하더라. 신약 특허권이나 회사 지분은 당장 현금화하기 어렵잖아.”


말을 마친 우리는 담배를 한 대씩 더 피우고 집 안으로 들어가려다 서 반장을 불러 세웠다.


“한주야, 만약에 채린이란 아이가 이들 부부의 친딸이 아니라면 어떨까?”


서로 마주친 시선에서 서 반장도 나와 같은 생각을 하고 있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


탐문 수사를 하던 첫날 유괴를 당한 집이라곤 느낄 수 없는 여유로움과 몇 가지 의심이 가는 부분들에 내가 세운 가설을 대입하면 모두 이해가 되는 것들이었다.


그럼 이렇게까지 하는 이유는 뭘까? 또 유괴당한 채린이란 아이는 누굴까?


한참 뒤, 나갔던 세 사람이 돌아왔다.


“다행히 아버지가 그들의 요구조건을 들어 주기로 하셨어요.”


채린 양의 아버지가 다소 상기 된 듯한 목소리로 이야길 꺼냈다.


유괴당한 아이의 부모라면 저럴 것이다.


자신이 일평생을 바쳐 세운 회사도 단숨에 포기할 수 있는.


“야, 정 형사, 아까 내가 알아보라고 한 건 어떻게 됐어?”


세 사람이 나가기 전, 정 형사에게 부탁한 게 있었다.


“네, 채린 양과 부모의 유전자가 많은 부분 일치했어요. 그런데···.”


정 형사가 말끝을 흐렸다.


“그런데, 뭐?”


서 반장이 우리 사이에 끼어들었다.


“좀 더 자세하게 조사해봐야 하지만, 부모보다는 조부의 유전자와 더 많은 부분에서 일치한답니다.”


예전 도월제약회사의 회장, 채린 양의 할아버지가 마약 관련해 조사를 받은 적이 있는데, 혹시나 하고 그때 채취한 회장의 DNA와 채린 양 가족의 것과 비교 해 달라고 한 것이다.


“야, 그건 가족이니까 그런 거 아냐? 같은 핏줄.”


정 형사의 말에 내가 핀잔을 주며 말했다.


이후 정 형사의 말은 우리 모두에게 충격을 안겨 주었다.


“저도 담당자에게 그렇게 말을 했는데, 담당자가 하는 말이 비교한 것만 놓고 봤을 땐, 부모의 것은 형제, 그리고 조부의 것은 아버지일 확률이 더 높다고 했어요.”


뭔가로 세게 얻어맞은 기분이었다.


“정 형사, 너 똑바로 조사한 거 맞아. 헷갈리거나 섞인 거 아니고.”


우린 차라리 정 형사가 실수한 거라 믿고 싶었다. 근데 실수일 리가 없다.


신중할 필요가 있었다. 무턱대고 덤볐다간 아이의 안전을 보장할 수 없다.


세 명은 채린 양의 부모를 감시하고, 정 형사와 나는 제약회사의 회장을 만나 보기로 했다.


처음에는 만날 이유가 없다며 완광히 거부하더니 겨우 설득해 회장을 만날 수 있었다.


“형사님들이 짐작하듯이 채린이는 제 딸이 맞습니다. 술기운에 마담을 품었는데 그만.”


회장이 낯빛을 살짝 붉혔다.


“그럼 그 마담이란 여자는 어디 있습니까?”


“외국 어딘가에 있을 겁니다. 보상도 충분히 해 줬고, 자기가 낳은 아기에 대한 미련은 전혀 없었습니다.”


“그럼 그 사실을 왜 숨기신 거죠?”


나의 물음에 그가 담배를 꺼내 물었다.


“우리나라는 참 윤리적인 걸 강요합니다. 손에 꼽히는 제약회사 회장이 사생아를 낳았다고 하면 사람들이 가만히 놔두질 않을 게 뻔합니다. 그걸 빌미로 내 반대편에 서 있는 놈들은 약점을 잡고 하이에나처럼 내가 회장직을 내놓을 때까지 물고 늘어질 것입니다. 나 역시 그런 식으로 이 자리까지 올랐고, 이제 내려갈 때가 된 모양입니다.”


모든 걸 단념한 듯 담배 연기를 내 뿜었다. 그리곤 영상 하나를 보여 주었다.


영상 안에는 채린 양과 유괴범이 보였는데, 유괴범의 정체는 채린 양의 아버지였다.


“좀 전에 이 상무가 와서 이걸 내게 보여 주며 협박을 하더이다. 특허권과 회장직을 내놓지 않으면 그 아이를 죽이겠다고.”


그 얘길 듣고 현기증이 나 잠시 휘청거렸다.


“그럼 우리가 채린 양의 부모로 알고 있는 두 사람과 회장님은 어떤 사이인가요?”


“제 아들 내외입니다. 그 아이와는 배다른 남매이고.”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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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제21화. 완전 범죄를 꿈꾸며 +2 23.11.03 76 6 10쪽
20 제20화. 귀신 헬리콥터(2) +2 23.11.02 94 7 10쪽
19 제19화. 귀신 헬리콥터(1) +2 23.11.01 92 6 9쪽
18 제18화. 십 사만 사천 명 +2 23.10.31 94 7 10쪽
17 제17화. 독극물 테러 사건 +2 23.10.30 93 9 9쪽
16 제16화. 서서히 드러나는 음모 +2 23.10.27 92 7 9쪽
15 제15화. 보고픈 엄마 +2 23.10.26 102 8 9쪽
14 제14화. 불효자 +6 23.10.25 107 10 9쪽
13 제13화. 누명 +2 23.10.24 104 7 9쪽
12 제12화. 권 서장의 죽음 +4 23.10.23 105 7 11쪽
» 제11화. 여아유괴사건(3) +6 23.10.20 117 6 9쪽
10 제10화. 여아유괴사건(2) +6 23.10.19 120 8 9쪽
9 제9화. 여아유괴사건(1) +6 23.10.18 121 8 9쪽
8 제8화. 엔젤 사수작전! +4 23.10.17 131 7 11쪽
7 제7화. 사이비 +6 23.10.16 141 7 13쪽
6 제6화. 사이코패스 +7 23.10.13 138 8 9쪽
5 제5화. 연쇄 살인 +6 23.10.12 196 8 11쪽
4 제4화. 천사의 탈을 쓴 악마 +4 23.10.11 197 12 9쪽
3 제3화. 어디로 갈까나-어느 노파의 죽음 +4 23.10.10 206 9 9쪽
2 제2화. 누구를 탓할까-어느 매춘부의 죽음 +6 23.10.09 257 9 11쪽
1 제1화. 누가 죽였을까.-어느 고등학생의 죽음. +4 23.10.06 428 11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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