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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까까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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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까까
작품등록일 :
2023.10.22 06:59
최근연재일 :
2023.10.23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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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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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10.22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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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3화. 아이스...볼트

DUMMY

"난 너가 좀 더 문제를 일으켜도 된다고 생각한다. 사람이 자로 잰 듯이 바르게 살 필요는 없으니까 말이야."


이반은 동생에게서 시선을 돌려 정면을 바라보고 말했다.


그 말에 떠오르는 기억들을 살펴보면...


카리모프의 셋째는 정말 자로 잰 듯이 바르게 산 소년이었다.


현재의 레이(빙의한)는 그 때 당시의 레이가 느꼈던 감정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


단지 장면들만이 기억날 뿐이니까.


하지만 항상 부모에게는 좋은 아들로써, 그리고 형들에겐 좋은 동생으로써, 다른 사람들에겐 가문의 어엿한 한 일원으로써 좋게 행동했다고 말하는 것이 맞을 것이다.


'이렇게 살면 불편하지 않나?'


자신의 머릿속에 떠오르는 것들이 단지 좋게 편집된 장면이 아니라 원래 이 몸의 성격이라고 생각하니 몸이 흠칫 떨렸다.


원래의 자신은 그렇게 썩 좋은 아들이 아니었고, 형제 관계가 없는 외동이었으며, 사회의 훌륭한 일원은 무슨, 사회 부적응자에 가까웠다.


내 성격을 하루아침에 바꾸는 것도 이상하지만... 내가 빙의한 몸의 성격이 하루아침에 바뀌는 것도 이상하지 않는가?


아무래도 팔자에 없던 코스프레를 해야 할 것 같다.


착한 아이 코스프레 말이다.




레이는 이반이 해준 말에 대답을 하지 않고 앞에 있는 음식을 해치워나갔다.


식당을 감싸고 도는 침묵에 레이는 먹는 것을 잠시 멈추고 입을 열었다.


"형은 뭐 할 거야? 난 아카데미 가잖아?"


"나 말이냐?"


레이는 자신을 바라보고 있던 이반을 쳐다봤다.


"난... 수도로 가서 공부를 더 해볼 생각이다."

"공부?"

"그래. 내가 세상에 대해 알아야 할 것은 아직 많으니까."


범생이 타입 이구나.


보통은 궁금한 게 있다고 공부를 하려고 하지 않는다.


그냥 그러려니 하고 넘어가고 말지.


나도 이 세상에 대해 알아야 할 게 많지만 공부를 해야겠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공부에 재능도 없고 말이다.


레이는 어떤 공부를 하고 싶은지 물어보고 싶지만 입이 떨어지지 않았다.


타이밍을 살짝 놓친 것 같다.


"그럼 기운이 났으면 좀 쉬어라."


이반은 그 말을 하고 자리에서 일어나 나갔다.


이반이 자리를 뜬 직후에 밝은 느낌의 알림음이 들려왔다.


띠링!


현실(그러니까 내가 들어와 있는 게임 세계)에서 들려온 것이 아닌 뭔가 자신의 머릿속에서만 울린 듯한 느낌.


하지만 들려온 것은 확실했다.


레이는 급하게 이것저것 확인을 시작했다.


'뭐 바뀐 건 없는데?'


상태창도 그대로였고 퀘스트 창도 그대로였다.


그나마 추론을 해보자면... 퀘스트 창에 떠있는 카리모프가 적응하기와 연관이 있지 않을까 하는 정도?


자신이 방금 가문의 일원인 둘째와 이야기를 나눴으니 말이다.


'그냥 진척이 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건가?'


그리고 단순히 알림음만이 울린 것이 아니다.


레이는 순간적이나마 뭔가가 자신의 몸을 채우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음식이 채워지는 것과는 다른... 뭔가 청령한 것이 채워지는 기분.


‘경험치.’


퀘스트 보상에 적혀져 있던 경험치가 자신의 몸에 채워졌다는 것이 가장 유력할 것 같다.


자신이 퀘스트에 진척이 있을만한 행동을 하였고 그에 따른 보상이 즉각 주어졌다.


그리고 그에 대한 확인으로 알림음이 들려온다.


'...'


레이는 살짝 몸이 굳어지는 기분이 들었다.


이반과 방금까지 하고 있던 대화는 자신의 현실 감각을 자극하는 대화였다.


하지만 갑자기 들려온 알림음은... 이 세계를 한 없이 게임에 가까워 보이게 한다.


'게임...'


레이는 이 게임 세계에 떨어져 만난 세 사람을 통해 여기가 자신이 생각하던 것보다 훨씬 잘 만들어진 게임 세상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대화를 나누던 사람들은 평소에 하던 게임의 NPC와는 달리 자신의 질문과 의도, 상황에 맞춰 대답을 했고 모두 정해진 코드에 따라 행동하는 프로그램 느낌이 아니라 정말로 '인간'의 느낌이 났다.


게임을 너무 잘 만들어도... 문제가 된다.


레이는 배가 불러오는 듯한 느낌에 식기를 놓았다. 아니, 사실 배가 부른 건지 밥맛이 떨어진 것인지 잘 구별이 가지 않았다.


그리곤 자리에서 일어나 리즈가 있는 곳으로 향했다.


"방으로 돌아가자."

"네."


그래도 이반과 대화하며 얻은 것이 있다.


퀘스트에 적힌 내용을 어느 정도 진행하면 알림음이 들려온다.


그리고 알림음과 함께 경험치가 채워진다.


경험치가 일정량이 채워지면 레벨 업을 할 것이다.


상태창에 분명히 레벨이라는 단어가 적혀 있으니까.


웬만한 게임에서 레벨이 오르면 무조건 좋다.


물론 디메리트가 생기는 몇몇 게임을 보았지만 그것들은 정말 매니악한 게임들이다. 풍기는 분위기부터 다르다.


왕도의 길을 걷고 있는 듯한 이 게임 특성상 레벨 업은 강함으로 이어질 것이고 그 강함은 플레이어를 더 높은 위치로,


그리고 보통... '엔딩'으로 인도한다.


거기까지 생각이 다다르자 레이는 자신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였다.


아무래도... 퀘스트가 인도하는 길을 차근차근 걸어봐야 할 것 같다.





몇몇 골치 아픈 생각을 하는 사이에 방의 문 앞까지 다다랐다.


레이는 자신 앞에 있는 문을 바라보며 말했다.


"리즈"

"네?"

"이 문 정말 튼튼한 것 같지 않아? 누가 만들었지? 누가 부술 듯이 문을 닫고 나가도 그대로 잘 붙어있고 말이야?

"아마 정원사가 만들지 않았을까요?"

"..."


리즈는 자신의 행동이 언급된 것을 눈치 채지 못한 것 같다.


핀잔을 주기 위해 말 한 것은 아니지만 이렇게 둔하면 주려고 했던 핀잔도 도로 넣게 된다.


아니. 사실은 복잡한 기분에 장난이 치고 싶었던 것이다.


“정원사라... 대단하신 분이야.”


리즈 같은 애들이 있는 것을 예상하고 튼튼하게 만드시는 건가?


벌컥벌컥 열어도 문제없을 정도로?


"알았어. 별 다른 일 없으면 내일 아침에 깨워줘"

"네. 잘 쉬세요. 막내도련님."


레이는 그렇게 방에 들어가 휴식을 취했다.







카리모프가 식당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있는 주방.

가문에서 오랫동안 주방 일을 해온 페라폰은 이 집의 주방장으로써 가문 사람들의 입맛을 꿰뚫고 있다.


이때까지의 주방장들과는 달리 페라폰은 자신의 기준에 맛있는 요리는 하는 것에 그치지 않았다.


그것을 넘어 가문 개개인 일원들의 까다로운 입맛에 맞춘 요리를 내놓기 위해 노력했다.


각고의 노력 끝에 가문 사람들이 가진 입맛을 모두 파악하는데 완료했고 그 이후로는 각자가 앉은 자리 앞에 미묘하게 다른 맛을 지닌 음식들을 내놓는 것으로 자신의 실력을 뽐냈다.


이렇게 완벽하게 입맛을 파악해놓은 페라폰의 입장에서 막내 도련님을 위해 준비한 음식이 반 넘게 남아 있다는 것은 달갑지 않았다.


"정말로 몸이 아프신 건가"


주방 안에 들어온 음식들을 바라보며 페라폰은 생각에 잠겼다.


자신의 음식 실력이 녹슨 것인가 아니면 정말 막내 도련님이 몸이 안 좋아서 그런 것인가 갈팡질팡 하고 있는 사이 주방으로 누군가 들어왔다.


"주방장님."


페라폰에게 말을 거는 사람은 첫째 도련님의 하인 한스였다. 저녁 시간이 끝난 뒤에 찾아온 것이면 단 하나다.


"또 술이냐?"

"예... 첫째 도련님은 이미 접대실에 앉아 계십니다. 간단하게 먹을 것도 같이 내달라고 하셨습니다."


자신이 잘못한 것도 아니지만 하인 한스는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말했다.


"알겠다. 너는 지하창고로 가서 와인 한 병 들고 와라."

"넵!"

하인 한스는 재빠르게 와인창고가 있는 지하를 향해 뛰어갔다.


어르신과 부인께서 수도에 가신 이후로 첫째 도련님이 저녁 늦게 술을 마시는 빈도가 매우 잦아졌다.


"어르신이 오시면 한 소리 분명 하실텐데 말이야."


페라폰은 걱정 아닌 걱정을 하며 숙성을 위해 보관해놓은 치즈를 꺼냈다.






접대실로 들어가는 페라폰의 손에는 가볍게 먹을 수 있는 음식이 담긴 그릇이 있었다.


첫째 도련님은 밀이 많이 들어간 구운 과자에 차가운 치즈와 과일이 들어간 이 안주를 특히 좋아한다.


"페라폰. 기다리느라 목이 빠지는 줄 알았다."

"죄송합니다. 최대한 맛있는 음식을 드리는 것이 제 의무니까요. 시간은 좀 걸렸습니다."


페라폰은 자신이 들고 있던 그릇을 드미트리 앞에 놓았다.


"그래. 맛있는 것 좋지. 그럼 열심히 만들어 왔으니 마지막 마무리도 하는 게 어떤가? 음식은 같이 먹으면 더 맛있지. 편하게 앉게"


페라폰은 소리가 나지 않는 한숨을 쉬고 자신이 쓰고 있던 주방모를 벗은 뒤에 기다란 접대실 의자에 앉았다.


'또, 거기서 그 놈을 골통 먹여줬다는 얘기를 하시겠군.'


아니나 다를까 첫째 드미트리는 페라폰이 의자에 앉아마자 자신이 기사 과정에서 구해낸 누군가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했다.


이 가문의 일원이라면...


수십 번도 더 들어봤을 법한 이야기를.






다음날.

평소보다 일찍 깨어난 레이는 리즈를 데리고 뒷마당을 향했다.

어제는 퀘스트 창에 대해 알아냈으니 오늘은 아무래도 자신의 상태창에 적혀있던 스킬을 시험해봐야 할 것 같았기 때문이다.


차가운 공기를 느끼며 서있는 레이는 의문에 빠져있었다.


"어떻게 발동하면 되지?"


보통 게임은 단축키를 누르는 것으로 스킬이 발동된다. 하지만 이 세계에서는?


"단축키는 개뿔. 알고 있는 건 이름 밖에 없는데."


소설 속에서 보면 마나를 느끼고 그 마나를 어떻게 사용하던데 지금의 자신에게 느껴지는 것은 아직 서늘한 아침의 공기뿐이었다.


몇 가지를 테스트 해봐야겠다.


일단 상태창에 있는 아이스볼트 스킬을 눌러봤다. 하지만 역시. 그냥 허공에 떠있는 푸른색 창일뿐 눌러지진 않는다.


가장 좋은 것은 발동어를 통해 스킬이 나가는 것인데


"아이스 볼..트?"


레이가 말한 단어와 함께 첫 번째 스킬이 발동되었다.


레이의 주변으로 아주 맑은 푸른색의 물방울들이 응집되더니 화살 모양의 하지만 화살보다 조금 더 뭉툭하게 생긴 옅은 하늘색의 볼트(석궁에서 쏠 법한 크기의)가 생성되었다.


곧바로 볼트는 시위에 매어져 있었던 것처럼 전방을 향해 쏘아졌다.


느리지도 빠르지도 않은 속도로 날아간 아이스 볼트는 2미터에 채 다다르기도 전에 흩어져 없어졌다.


"이게... 아이스 볼트?"


레이는 자신의 눈앞에 벌어진 장면에 당황했다.


컴퓨터 화면의 그래픽으로 보던 장면과 실제 내 눈 앞에서 벌어지는 장면의 괴리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달랐다.


마치 2D에서 진정한 의미의 3D 세계로 온 듯한 느낌?


만약에 정말로 가상현실 세계가 구현이 되었었다면 이런 느낌이 아닐까?


"내가 생각하던 것... 이상이야"


실체를 가진, 마치 내 손에 닿으면 정말 얼음장처럼 차가울 것만 같은 화살이었다.


다시 한 번 마음을 잡고 발동어를 외쳤다.


"아이스 볼트"


단순하게 게임 화면에서 날라 다니던 마법과는 차원이 달랐다.


실제로 나의 말 한마디에 실체를 가진 화살이 쏘아졌다.


푸른색 입자가 모이는 장면부터 좀 더 하얀색으로 변한 화살이 공중에서 파사삭 하고 사라지는 장면까지. 단 하나도 놓칠 수 없는 씬이었다.


"좋아."


아주아주.



아주아주아주 대 만족이다!







이른 아침에 일어나 평소처럼 준비를 마친 하인 리즈는 요 며칠과는 다르게 일찍 일어난 막내 도련님을 모시고 나온 뒤 멀찍이 떨어져 있었다.


'몸에 기운이 좀 나셨구나!'


막내도련님 아자아자 파이팅! 같은 생각을 하고 있던 리즈는 도련님이 뭔가를 쏘아낼 때부터 입을 다물 수 없었다.


어릴 적에 방문했던 황실 소속의 마법사가 막내 도련님을 보고 마법에 재능이 있다는 소리를 했다는 말을 들었을 때는 믿지 않았다.


자신이 직접 보지도 못했을 뿐더러 카리모프 가문은 립 서비스를 할 정도로 손님 접대를 잘 하는 가문이었다.


자신이 이 가문에서 일하게 된 뒤로 본 수많은 손님들도 도련님들이나 가주의 장식품, 잘 정리된 정원을 보면 다들 입을 쉬지 않았다.


정말 훌륭한 도련님이시네요. 장식품이 멋지네요. 등등


그래서 마법사가 한 이야기도 그런 줄로만 알았다. 하지만 그게 아니었다.


"정말... 마법에 재능이 있으시구나."


자신은 태어나서 마법이 발동되는 장면을 단 한 번도 보지 못했다. 아니 이 가문의 집안일을 하는 하인들은 아마 모두 보지 못했을 것이다.


마법이 실제 한다고는 하지만 보통은 마법사가 아닌 이상에야 마법을 접할 기회가 없었고 마법을 보지 못하는 것은 평범한 사람들에게는 당연한 일이었다.


그래서 마법을 한 번도 보지 못했던 리즈에게도 저것이 마법이라는 것은 확실하게 느껴졌다.


햇빛에 반사되어 빛나는 무언가를 도련님이 뿌리고 있는 장면 그 자체가...


정말... 아름다웠기 때문이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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