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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를 초월하는 천재 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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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포라
작품등록일 :
2023.10.03 19:16
최근연재일 :
2023.10.07 18:28
연재수 :
2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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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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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522

작성
23.10.03 1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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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isode 1-오명

DUMMY

episode 1-오명


임시로 만들어 둔 보관소.


습도와 온도 모두 완벽히 조절되고 있는 거대한 창고 안에는 대회에 참가했던 작품들이 주르륵 놓여있었다.


이것들 모두 화가 개인 화랑으로 돌아가기 위해 포장 작업에 들어가기 직전, 심사를 맡았던 이들과 VIP 자격으로 초대된 이들이 안으로 들어왔다.


"거대한 창고 안에 흑백 그림들만 나열되어 있으니, 색이 다 빠져버린, 죄를 저지른 미술가가 가는 지옥을 거니는 기분이 듭니다."


"어허, 그거 색약인 저를 저격하는 건 아니지요?"


"하하. 당연히 아닙니다. 들어서는 순간 느낀 소감이 그렇다는 뜻이었지요."


"얼굴을 녹색으로 칠해버렸다는 사실을 알려준 뒤로, 은근슬쩍 찌르는 일이 많으셨으니 혹시 이번에도? 이런 생각이 들어서 지적해 봤습니다."


아주 사소한 말다툼까지도 아닌, 말 접촉 사고에도 발걸음은 멈추지 않았다.


"예상했던 것보다 더 성공적입니다. 이리도 빛나는 작품이 많다니···"


"동의합니다. 예산이 많이 들었지만, 전 세계를 대상으로 해서 전도유망한 화가들이 떼로 모여들었어요."


"이건 목탄을 타이어로 밟아서 만들었다고 했죠? 현대 미술이 점점 파격적으로 진화하는 게 느껴집니다."


목탄을 이용해 눈을 그려라.


이 주제가 던져지자, 창의력 넘치는 이들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자신 있는 방향으로 재를 토해냈다.


눈밭 사이에 별자리같이 목탄을 흩뿌리거나 거대한 캔버스 위에 바퀴를 굴러 차가 지나간 거리를 만들거나, 도시 건물을 그린 뒤, 하얀 실 자수로 눈을 표현한 이도 있었다.


"그러나, 모두가 압도적으로 느낀 건 단 하나였죠."


협회장을 비롯해 수상을 위해 초대한 아나운서, 삿포로 시장 등이 멍하니 서서 시간이라는 존재를 잊어버린 건···


발칙하게도 눈을 순백이 아닌 암흑천지로 표현한 그림이었다.


<흑색 설색 黑色 雪色>


여백으로 처리된 하얀 하늘은 무심한 장막을 드리운다.


검은 언덕에 품고 있는 검은 눈은 당장이라도 캔버스 밖으로 쏟아져 발을 깔아뭉갤 것 같았다.


춥다.


겨울이라서, 바깥이 눈축제 중일 정도로 하얀색으로 칠해져서가 아니라 이 작품에 공감하면서 절로 체온이 떨어지고 있었다.


이게 정말 10호가 맞나?


설원이 한없이 늘어져 주변 공간을 집어삼키고, 관람객들은 그 안으로 들어와 있는 기분이다.


심사위원들은 어째서 이런 기분이 드는지 유심히 탐구했는데, 처음 보이는 건 기술적 완성도였다.


하얀 하늘이다 보니 태양 빛이 좌측인지, 우측인지 어디로 떨어지는지 모르는 상황 아닌가.


검은 설원은 그걸 반영하듯 전체적으로 위에서 아래로 길게 내려가는 눈 그림자가 표현되어 있었다.


관객들 발끝까지 닿을 그림자 선이, 눈이 쏟아지는 발등 위로 떨어지는 착각을 일으키고 있었다.


그런데 이런 기술적인 요소로만 판단할 수가 없는 것이, 자신들이 따라 그린다고 해도 이런 감동이 나오지는 않을 것 같았다.


그냥 그림을 보는 순간···


"압도적이야."


"네. 그 단어밖에는 나오지 않더군요. 먹으로 칠한 듯하면서도 유화의 질감이 묻어나오는 뭐라 설명할 수 없는 기이한 힘이 있어요."


"이게 정말 열다섯 나이가 맞나 의심이 돼. 예선에서 나이 확실하게 확인한 거 맞나? 그저 키가 작고 앳된 얼굴을 한 40대일 수도 있잖아."


"다른 나라도 아니고, 한국입니다. 한국에서 나이 위조하는 건 불가능에 가까워요."


"피카소가 이전 시대 기술을 모두 습득한 나이가 열다섯에서 열일곱이라고 하죠."


"그건 피카소이지 않습니까."


이야기를 나누던 모두가 무심코 튀어나온 이름에 침묵했다.


보통은 비슷한 화풍이나 비슷한 배경, 비슷한 감정을 가진 화가 이름을 입에 올리는데···


지금은 오로지 이와 맞먹는 천재성을 가진 화가를 찾던 와중에 위대한 거장의 이름을 툭 내뱉어 버린 거다.


5분이 지난 뒤에야 최형수가 입술을 비틀었다.


"네. 그렇습니다. 우리가 지금 비교 대상으로 거론하는 상대방은 희대의 거장이라 불리는 남자··· 이름입니다."


"갑자기 미치도록 후회되는군. 이럴 줄 알았으면 수상작은 협회에서 먼저 구매할 권리를 달라고 할 걸 그랬어."


협회장이 뒤늦게 입술을 삐죽였다.


이후로는 다시 침묵이 도래했다.


모두가 30분 넘게 미동도 없이 그림 앞에 묶여있었다.




777만엔.


환전과 세금 떼는 등의 절차를 거쳐야 하겠지만, 3~4성급 호텔 방을 열 달 정도 빌릴 수 있는 돈이었다.


중간중간 방학으로 빠지는 기간이나 장기 숙박 할인까지 고려하면 앞으로 2년 남은 중학교 인생 마무리하기에는 충분했다.


모자란다면 전시회나 그림을 팔아도 되고.


할머니는 단순 사춘기로 여기고 풀어주는 상황이라 걱정할 거리는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그런데 이상하게 불안하단 말이죠. 좋은 곳에서 자고 맛있는 음식을 먹는데도 이상하게 심장이 두근거려요."


"이제야 날뛰던 꼬맹이가 선생님이랑 비슷한 심정을 느끼는구나. 그거 신경과민이야. 재능 있는 사람이라면 늘 끌어안고 살아야 하는 서방님이지. 너에게는 마누라고."


"에이, 선생님은 알코올 중독이라 그런 거고요."


"···신경과민도 있어. 제정신일 때는."


축제인지라 종이컵에다가 따뜻한 사케를 한잔씩 팔고 있었는데, 우리 선생님은 잽싸게 사서 마신 상태였다.


같이 걷다가 별사탕이 파는 가게가 있어 다가가 한 봉지를 구매했다.


"그래도 아이답게 단 거 좋아하네. 그런데 일본은 왜 별사탕을 콘페토라고 부르는 거지?"


"제가 알기로는 어원 생각보다 오래됐어요. 오다 노부나가가 포르투갈 선교사에게 선물 받았는데 포르투갈어로 confeito인걸 그대로 받아들였다고. 그리고 어린아이라서 단 걸 좋아한다기보다 색소로 인해 쨍한 색감이 그리기에 좋은 소재라서 살펴보는 겁니다."


"그래. 그러시겠지. 아무리 봐도 애늙은이 같으니, 너도 사케 한잔 마실래? 큰일 했으니까 그 기념으로 한잔해야지."


'그 기념으로 한잔해야지.'


순간 청산리에서 승리 소식이 들어올 때 친우가 한 말과 겹쳐서 들렸다.


어색하게 웃음을 지으면서 손을 흔들었다.


"사양하겠습니다."


술은 위작을 그리는데, 그리 도움이 되지 않다 보니 먹이지 않았다.


나름 주당이라는 별명도 있었지만, 폭행과 고문은 좋아했던 기호마저 앗아가 쓰레기통에 박아 넣었다.


지금, 이 몸으로도 술은 안 넘어갈 것 같았다.


"그래. 술 안 배우면 좋은 거지."


툭.


잠시 멈춰서서 불판에서 볶은 국수도 챙겨 들었다.


서서 후루룩 입에다가 넣는데 금방 식어서 약간 꾸덕꾸덕하게 굳은 맛이 올라왔다.


"가만 생각해 보니 이 불안감의 이유를 알 것 같아요. 일이 너무 잘 풀리고 있으니까··· 슬슬 방해할 인간이 나올 시점이라는 걸 떠올리게 되는 거죠."


"흠··· 그렇지. 지금까지는 다 괜찮은 인간들이라 할 수 있지만, 꼭 초를 치는 놈이 나오기 마련이지."


"제가 대상을 타고 일본에서 가지는 입지가 커지면, 원래 그 자리에 있던 사람은 밀려나니까요. 은퇴를 앞둔 할아버지라면 축하한다는 것으로 박수치면서 아름답게 퇴장하겠지만, 살날 많이 남은 누군가는 끝까지 버티려고 하겠네요."


"너 말이야. 되게 심각한 이야기를 여유롭게 하는 재주가 있어."


"계속 말하고 있잖아요. 전 재능이 있어요. 뒤에서 알몸으로 춤을 추던, 국수 줄에 목매달고 있든 상관없어요. 결국에는 붓 놀리는 솜씨에서 결정 나니까요."


답을 하면서 다시 국수를 입 안으로 넣었다.


오늘이 지나고 내일 해가 뜨면 잠시 도쿄에 들렀다가 가야 한다.


삿포로의 마지막 밤이 저물며 또다시 하늘이 울부짖더니 하얀 눈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내가 살던 한양에는 높은 빌딩이 없었기에, 공원에 가득히 함박눈 지층이 되어가는 이 풍경이 더 익숙했다.




협회에는 켄지로 사카이라는 영향력이 큰 사람이 있었다.


그리고 그가 밀고 있는 나나 코노라는 일본 화가가 있었다.


그냥 이 사실들만 나열하면 어쩌라는 반응이 나오겠지만, 두 가지가 합쳐지고 상황을 주면 제법 골치가 아파지는 문제가 되어버린다.


"협회장님! 우리가 개최한 대회에서 수상까지 한 사람을 못 밀어준다는 게 말이 됩니까?"


-그게 아니라, 미술관들에서 당장 전시 일정이 잡힌 것뿐일세.


"그래도···"


-나이, 국적 다 상관없어. 문제는 그가 가지고 있는 작품 수야. 그림 몇 점만 가지고는 도쿄에 있는 미술관들에 걸리는 건 아쉽다고, 그쪽에서 변명거리를 늘어놓더군.


"하··· 미치겠네요."


-나도 마찬가지야. 빌어먹을 자민당 놈들이 무슨 미술에다가 관심이 있다고 으름장을 놓던지··· 이보게. 내가 위에서 찍는 망치는 막아줄 수 있는데, 내부에서 찌르는 칼까지 있으면 막을 수가 없어. 지금이 그 상황이라 도저히 끌고 올라갈 수가 없고.


"그러면 가지고 있는 전시 우선권이라도 풀어줘야 하는 거 아닙니까? 그 그림을 관객들 못 보게 수장고에다가 처박는 꼼수까지 쓴다면 저 정말 불 지를 겁니다.


-크흠··· 풀어주는 건 자유지만 그러면 앞으로 일본 미술계에서 지원 도저히 못하게 될 거야.


"협회장님!"


-흥분한 건 알겠지만, 좀 더 기다려 보자고. 그 재능이 침몰하지만 않으면 언젠가는 다시 빛날 테니까.


뚝.


성질 활활 타오르는 최형수의 고함을 못 이기는지 상대방이 빠르게 통화를 종료했다.


거칠게 사무실 전화기를 내려놓은 최형수는 양손으로 얼굴을 쓸어내렸다.


"변명이야."


그는 붉어진 눈을 번뜩였다.


피곤함에 눈그늘이 드리워져 있으니 총명함으로 빚어진 동공은 또렷하게 상황을 담아내고 있었다.


"유망주 특별전으로 구성하면 문제가 없어."


분명 그 자리에 있던 모두가 매혹되었는데, 도쿄로 돌아오고 나니 참석하지 않은 이들에 의해 정치적인 문제가 발목을 잡은 모양이다.


미술은 돈이 된다.


이는 돈을 보고 재능있는 이들이 몰려오는 좋은 효과가 되기도 하지만, 때로는 이렇게 자리싸움으로 재능 있는 이를 밀어내기도 했다.


먹고 살기 위한 다툼이니, 이해는 해도 납득은 할 수 없었다.


나나 코노는 뛰어난 화가였고 일본을 대표할 그런 재능이 있는 건 맞았다.


하지만 삿포로에서 해맑게 웃으면서 도발에 가까운 문구를 출력하던 최상현에 비하면···


바스러지는 낙엽과도 같이 느껴졌다.


독을 잔뜩 머금고 있는 최형수 옆으로 걸어온 하유루가 책상에 걸터앉으면서 다리를 꼬았다.


"어쩌면 다들 조금의 불안감이 남아있을 수도 있어요."


"불안감?"


"너무 파괴적이니까요. 이후로도 이런 작품을 그릴 수 있을까? 다들 의심하는 거죠."


"넌 아니라는 듯한 태도네."


하유루는 기다렸다는 듯이 품에 소중히 간직하고 있던 사진을 꺼내 들었다.


"다들 검은 설원에 홀려서 들었을 때 저는 이름도 처음 들어본 적 없는 대전이라는 도시에 홀려있었거든요."


그녀는 여전히 불을 붙이지 않은 담배를 물고 있었다.


"협회 윗사람들은 처음으로 경험하는 황홀경이겠지만, 저는 이미 절정을 겪고 나서 두 번째로 마주했기에 확신이 있어요. 이건 단순히 반짝일 수준이 아니라고."


"동의해."


바로 답을 하면서 초췌한 얼굴을 쓸어내렸다.


"일단은 작가님과 이야기해 보자고."




에비스 가든 플레이스.


선생님이 이자카야로 가버렸기에 홀로 온 명소.


39층에 위치한 전망대에서는 시부야를 넘어 신주쿠까지 죄다 내려다보인다.


이 풍경이 퍽 인상적이었기에 공책에다가 그리던 와중에, 협회 직원 두 사람이 오는 걸 느끼고 몸을 돌렸다.


"표정이 좋지 않은 걸 보니 문제가 생긴 모양이네요."


"그··· 전시 관련해서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내려가서 이야기하죠."


스케치는 진작에 끝났기에 거리로 내려갔다.


보도블록에 발을 디디는 순간, 퇴폐적인 여자 입에 물려있는 담배를 뺏어 들었다.


술이라는 취향을 뺏기고 강제로 피우게 한 담배.


영혼까지 절어버린 탓에 얼마나 그리웠는지 모른다.


"불 있죠?"


"아, 네."


이 여자 이름이··· 하유루였던가?


전시 우선 소유권 때문에 도쿄로 신칸센 타고 오는 길에 인사를 나누었던 기억이 있었다.


무슨 이유 때문인지 금연을 하려는 모양인데 아깝게 궐련지 축 젖어버려지는 한 개비 가져가도 되겠지.


달깍.


싸구려 라이터가 하얀 몸통과 입을 맞추자 둥글고 붉은 전구와 연기를 만들어 냈다.


길게 한 모금 빨아드렸다.


이 몸으로는 처음 피우는데 기침 한 번 나지 않고 천천히 스며들었다.


"문제가 생긴 모양입니다."


"그게, 정말 죄송하게도 도쿄 내 미술관들이 다 전시 중이라 기간을 조금 미뤄야 할 것 같습니다. 작가님 작품을 최우선으로 하겠다는 약속을 했는데 이런 일이 발생해서···"


"괜찮습니다. 어느 정도 예상하였습니다."


불안함을 품을 때부터 이런 일이 생기리라 예측했다.


그리고 나갈 방도 또한 이미 생각해 두었다.


"요코스카 미술관으로 하고 싶습니다."


가나가와현 요코스카시에 있는 자연경관과 어우러지는 미술관.


공원과 어우러지는 선에 5천여 점을 보관할 수 있는 규모.


도쿄 미술관보다는 급이 떨어진다고 할 수 있었으나, 나는 그런 급 따위에 구애받지 않을 정도의 작품으로 멀리까지 찾아오게 할 자신이 있었다.


아, 여기도···


"그곳 개관은 7월 초인데 괜찮으시겠습니까?"


아직 공사 중이라는 사소한 문제가 있긴 했다.


"네. 저도 그 기간을 원하거든요."


"관광객들이 몰리는 성수기를 원하시는 건가요?"


"아, 관광객이나 그런 목적은 아닙니다. 학교 일정 때문에요."


중학교는 의무교육이다.


무단으로 3개월 결석하거나 학교장 재량이 아니면 자퇴 처리가 안 된다.


학력 따위 그다지 필요는 없지만, 후원자인 선생과 인연을 맺은 친구들이 있으니, 중학교까지는 마치려고 한다.


"학교··· 아! 최 군은 학생이었다는 걸··· 까맣게 잊고 있었습니다."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면서 하유루에게 손을 내밀었다.


그녀는 뭘 원하는지 모르겠다는 듯 고개를 갸웃거렸다.


"일본인들은 다 휴대용 재떨이를 들고 다닌다고 해서."


"아, 여기요."


재를 터는데 주머니에서 따르르릉 국제전화가 걸려 왔다.


"잠시 통화 좀 하겠습니다."


"그렇게 하시죠."


잡음 낀 목소리가 귀를 파고들었다.


-상현아! 너 사고 쳤어?


"응?"


인사말도 없이 대뜸 말이 날아왔다.


-지금 텔레비전에 네 얼굴이 나오고 있어!


일본이 조용한 것과 달리 한국 기자 중에 누군가가 퍼트린 모양이다.


해외 대회에서 수상한 중학생.


제기랄, 내가 생각해 봐도 흥미로운 주제다.


*실제 Yokosuka Museum of Art는 2007년에 개관했습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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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episode 1-오명 23.10.03 83 1 13쪽
9 episode 1-오명 23.10.03 86 1 12쪽
» episode 1-오명 +1 23.10.03 92 1 15쪽
7 episode 1-오명 23.10.03 96 1 15쪽
6 episode 1-오명 +1 23.10.03 112 2 15쪽
5 episode 1-오명 +2 23.10.03 132 2 13쪽
4 episode 1-오명 23.10.03 161 2 11쪽
3 episode 1-오명 23.10.03 210 3 20쪽
2 episode 1-오명 +2 23.10.03 296 3 15쪽
1 episode 1-오명 23.10.03 354 3 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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