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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대선 님의 서재입니다.

백설공주 구하기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전쟁·밀리터리

무대선
작품등록일 :
2022.05.17 13:44
최근연재일 :
2022.06.29 19:40
연재수 :
64 회
조회수 :
3,093
추천수 :
234
글자수 :
355,085

작성
22.06.06 00:04
조회
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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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글자
12쪽

결혼 약속 - 2

DUMMY

결혼 약속 - 2


공주는 아롤젠의 접견실에서 오토대공의 사자인 루다트를 만났고 그가 올린 선물을 받아들였다. 묵직한 보석상자와 금화 자루였다.

공주는 마틴의 보고로 오토대공의 뜻을 모두 전달 받았고 루다트의 헌사품을 받는다는 것은 오토대공의 제안을 받아들인다는 뜻이었다.

마틴, 윌리엄, 베르트, 로빈등 세븐마인 전투에 참전했던 공주의 측근들은 착잡하지 않을 수 없었다. 무인으로써 전투에 참여해 승리했다는 것은 생애 얻을 수 있는 최고의 영광인데도 그것을 무위로 돌리는 것이었다.


“우리만이라면 서로 이해할 수 있겠지만 전투에 참전한 다른 사람들은 어쩌지요? 250명이 넘지 않습니까? 그들은 전투에 참전한 것을 평생 자랑으로 여길 텐데요. 그들을 모두 어떻게 설득하지요?”


베르트가 불만이라기보다는 걱정이라는 듯이 그렇게 말하자 마틴이 자신을 조롱하듯이 대답했다.


“그래서 오토 대공이 푸짐한 선물을 보낸 거지. 그것으로 불만을 잠재우라고 말이오. 공주께서는 그 보물들을 아낌없이 풀 거고 그들은 마음에 걸리는 것이 있겠지만 그래도 눈앞의 돈은 욕심이 날거니까 받아들이겠지. 누군가는 계속해서 세븐마인에서 전투를 했다고 자랑하겠지만 대부분은 중요한 사람이 아니니 무시당할 거고 세월이 지나면 세븐마인 전투는 그냥 에릭이 산적들과 싸우다가 패전한 것으로 기억되게 되겠지.”


술집이나 여관이나 거리에서나 공주가 아덴가문의 젊은이와 혼약을 맺었다는 소문이 상상이상으로 빠르게 번져가고 있었다.

마틴은 이것이 오토대공의 거울들이 수를 쓰고 있다고 확신했지만 그 작자들을 색출해서 잡아넣으려고 하면 민심만 더 흉흉 해질테니 어떻게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었다.

오토대공의 사자 루다트가 돌아가고 난 뒤 며칠이 지났다.

마틴과 동료들은 별 일없이 일상적인 일을 하며 지냈다.

마틴과 윌리엄은 아롤젠의 기사들과 병사들의 훈련을 맡았는데 정해진 인원이상 더 많은 인원을 모집할 수 없는 이상 정해진 인원을 더 정예하게 만드는 수밖에 없었다.

마틴의 종자인 알피는 그들과 함께 맹훈련을 받았지만 아롤젠의 기사들 중에는 고령이 많아 맹훈련도 어려운 점이 있었다.

마틴은 좀 원망은 듣겠지만 고령의 기사들을 은퇴시키자고 하였는데 공주는 그 말을 듣고는 딱잘라 거절했다.


“그건 안 되요.”


“하지만 공주님 그들은 이제 나이가 너무 많습니다.”


“그들을 내쫒아서 젊은 사람들을 뽑은 들 우리 군대가 상대편보다 더 강할 수는 없잖아요. 어차피 이기지도 못하는데 지금 우리편한테 원망만 듣는다면 그건 문제는 해결도 안 되고 손해만 있는 거죠.”


루다트가 가고 며칠이 지난 뒤 어느날, 마틴이 본성 안에 마련되어 있는 자신의 숙소에 가는 중에 복도에서 낯익은 사람을 만났다. 보웬이었다.


“공주님을 뵙고 오는 길이오?”


“보고를 하고 나오는 중이지.”


마틴이 인사 삼아 말을 건네자 보웬이 고개를 끄덕거렸다.


“공주님의 명령으로 스노우 캐슬에 갔다 왔다지요?”


보웬이 고개를 가로 저었다.


“감히 스노우 캐슬 안에 까지 들어가지는 못했지. 그 주변을 좀 돌아다니며 사람들이 뭐라고 하는지 들었을 뿐일세.”


마틴은 이 자가 싫었다. 그리고 보웬은 그것을 알고 있을 터였다. 그런데도 이 작자는 마틴이 자기 숙소로 가는 것에 양해나 허락도 구하지 않고 마치 친한 친구라도 되는 듯이 따라왔다.


“어서 들어오시오.”


보웬이 마틴의 방에 들어와 허락도 구하지 않고 의자에 척 앉았을 때 마틴이 두 손을 들어올리며 비꼬듯이 말했다.


“자네가 내 이야기를 듣고 싶을 거라고 생각했네. 나도 자네에게 듣고 싶은 말이 있고.”


그건 사실이었다. 마틴은 보웬이 싫지만 그래도 무슨 이야기를 하거나 상의를 할 만한 사람은 지금으로서는 보웬밖엔 없었다.


“말씀 해보시지요.”


“내가 스노우 캐슬에서 아롤젠으로 도착하기도 전에 공주님이 결혼하게 될 것이라는 소문을 들었는데 어떻게 된 일인지 자세히 설명을 좀 해주겠나?”


마틴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에르페스에서 오토 대공을 만난 이야기와 거기서 있었던 이야기를 될 수 있는 한 자세하게 설명해주었다.

말참견 한마디 없이 고개를 숙인 채 마틴의 이야기를 집중해서 듣던 보웬이 마틴의 이야기가 단락이 지자 고개를 들며 말했다.


“그래서 공주님께서는 청혼을 덜컥 승낙을 하셨단 말이지.”


“그렇소.”


“시간 끌기로군. 왕족의 혼인은 시간이 많이 걸리지.”


“나도 그렇다고 생각하오.”


“나와 자네가 알아챘다면 오토 대공도 알고 있겠군.”


‘그건 생각 못했는데....’


하지만 마틴은 솔직하게 그건 생각하지 못했다고 대답하지 않았다.


“그렇겠지. 하지만 내일 당장 스노우캐슬과 에르페스의 연합군을 맞이하는 것 보다야 몇 달이라도 시간을 버는 게 나을 테니...”


“결혼을 승낙해서 시간을 번다라... 공주께는 자네가 진언한 건가?”


마틴은 고개를 저었다.


“그건 아니오.”


보웬이 고개를 끄덕거렸다.


“하기야 그렇겠지. 자살하고 싶은 마음이야 없을 터이니..”


“자살이라니?”


“몰라서 묻나? 공주님이 오토 대공의 조카와 결혼하게 되면 공주는 나중에 어떻게 될지 알 수 없으나 자네는 결국 죽게 될 거야. 자네는 죽은 전왕에게서 공주의 권리를 찾아주라고 명을 받은 기사인데다 없던 일로 되어 버리기는 했으나 어쨌든 오토 대공의 기사를 죽였고 공주를 아롤젠의 영주로 만들었지. 복잡한 설명은 그만두고 오토 대공이 공주의 목숨을 어찌할지는 알 수 없으나 공주의 팔다리를 잘라낼 것은 불문가지인데 자넬 그냥 둘 것 같은가.”


‘그렇군.’


윌리엄이나 로빈, 베르트 같은 자들은 그렇다 치더라도 마틴은 전왕의 오촌조카이고 현 왕의 육촌척인 인물이다. 이런 자가 공주의 측근에다 공신이니 위험인물이다.

오토 대공이 손을 쓰려 한다면 마틴은 절대로 살아남을 수가 없었다. 아니 오토 대공은 틀림없이 마틴을 위험인물로 여겨 죽이려고 할 터였다.


‘황당하군. 이때껏 나는 공주를 위해 뭔가를 해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아니었어. 발등에 불이 떨어진 것은 공주가 아니고 바로 나군. 공주님이 종을 울리게 되는 날이 내 제삿날이 될 모양인가. 죽고 싶지 않다면 뭐라도 해야 겠군.’


“그래, 공주님을 처녀로 놔두고 자네의 목은 어깨위에 붙어있게 할 계획이 있나?”


“아직은... 생각중이오.”


“공주는 시간을 최대한 끌겠지만 방법은 자네가 찾아야 할 거야.”


“아마 그래야 할테지.”


마틴이 일어나 찬장에서 와인을 꺼내 두 잔을 따라서 한잔을 보웬에게 건네고 자신도 한 모금을 마셨다.

세븐마인에서 에릭을 죽였을 때 모든 것이 끝났다고 생각했는데 이제 보니 전혀 아니었다.

해결된 게 아무것도 없고 오히려 더 일이 어려워져 있었다.

보웬이 말했다.


“오토 대공을 만나봤나?”


“만나보았소.”


“어땠나?”


“처음 인상은 별게 아니더군. 황당할 정도였소. 그냥 보통 사람이었지. 나는 전에 오토 대공을 본 적이 있지. 오소릭왕의 혼인식날 신부의 아버지로 온 에르페스의 영주를 보았지. 그때 그는 거대했었소.”


“그때 자넨 12살인가 13살 아니었나?”


“그렇지 어린아이에게는 모든 어른이 거대해 보이지. 하지만 막상 자신이 어른이 되어 보면 어른이란 거 뭐 별것도 아닌 것을 알게 되지.”


“어른이 별 것 없다라... 요즘 성생활이 별로인 모양이군.”


“재미도 없는 농담은 하지 마시오.”


보웬이 자신의 후드속에서 이빨을 살짝 드러내었다.


“이 세상을 가득 채우고 있는 수없이 많은 사람들이 어른이고 대부분 별 것도 아닌 사람이들이지. 그래, 오토 대공도 별게 아니던가?”


“아니, 그 자는 여전히 무섭더군.”


“그런 자가 자네를 죽이려고 하는데 아직 아무런 대책이 없다는 거군.”


“당신은 어떻소? 그저 동정이나 보자고 위험을 무릎쓰고 스노우 캐슬까지 간 것은 아닐텐데.”


“그래, 오소릭왕의 죽음에 대해서 조사를 하기 위함이었지. 음모에 대해 살해당했다면 그것을 알아야 하니까.”


“무슨 증거를 찾아냈소?”


“그런 게 그렇게 간단히 찾아질 수 있다면 고생이나 고민 따윈 할 필요도 없을 테지. 애초에 증거를 찾을 것이라는 기대도 안 했어.”


“그걸 알면서 거기까지는 왜 갔소?”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하나 그것을 알기 위해서지. 사람들이 왕의 죽음을 어떻게 생각하나 그것을 알아보기 위해서 간 것이야.”


“그래서 결과는?”


“낭보일세. 사람들이 왕의 죽음에 대해 수군거리고 있더군. 중독 됐다. 복상사했다. 실족해서 죽은 거다. 별 이야기가 다 많더군.”


“그나마 다행이로군요.”


“그렇지. 하지만 오래 못 갈 거야. 왕비는 효과적인 방법을 찾아냈더군.”


“그게 뭔데요?”


“한 달 동안이나 이어지는 선왕의 추모와 신왕의 즉위를 축하하는 무투대회.”


보웬이 두건속에서 비웃는 듯이 이빨을 보였다.

한달동안이나 계속된다는 무투대회라는 말에는 마틴도 어지간히 어이가 없었다.


“한달 동안이나 이어진다고? 그런 건 들어 본적도 없는데....”


“나도 들어본 적 없네. 전대미문이야.”

“사람들은 강철검에 사람 팔다리가 부러지고 투구가 날아가고 치고받고 난리치는 서커스에 열광하면서 전날에 누가 누구와 싸웠다. 누가 누구를 이겼다 하는 이야기로 꽃을 피울 거고 선왕의 죽음에 대한 소문이나 음모 따위는 잊혀져 가겠구만. 그 아비의 그 딸이군. 내가 잠시 잊었는데 왕비는 그 오토대공의 딸이었지.”


보웬은 앉았던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는 턱을 젖혀 와인을 끝까지 다 마셨다.


“무투대회가 끝나면 그 다음에 있을 사람들의 이야기거리는 공주의 혼인이 될 걸세. 자넨 그 전에 대책을 마련해 두는게 좋을 것이야. 혼인의 종이 울리고 첫날밤이 지나가면 그 다음 종소리는 자네의 장송곡이 될 테니까.”


“저주라도 하는 거요?”


“사실을 말했을 뿐일세.”


마틴도 앉았던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는 자기 옆에 달린 검의 칼자루를 쓰다듬었다.


“왠지 보웬 당신이 그 대책을 알려준 것 같군.”


마틴의 말을 들은 보웬의 얼굴이 찌푸려지는 것 같았다.


“그만두게. 좋은 방법이 아니야.”


“어째서? 좋은 방법인 듯 한데?”


“경기에는 오토대공와 왕비의 기사들도 출전한다. 그중에 허접한 놈은 없어. 모두 출중한 실력을 가진 검사들이지.”


“그렇겠지.”


“자네가 출전하게 되면 오토 대공은 오히려 좋아할걸. 자넬 음모 따위 없이 그냥 죽일 기회를 가지게 되는 거지. 더구나 그게 아니더라도 일단 참가했으면 우승을 해야 하는데 우승을 할 가능성이 얼마나 된다고 생각하나?”


“얼마 안 되겠지.”


“자네가 대회 도중 대회장에서 대갈통이 부서져 죽을 가능성은?”


“거의 확실 하겠지.”


“그런데도 이런 무모한 짓을 할 텐가?”


마틴은 솔직히 마음속으로 자기 자신조차 무모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현재 처한 상황으로 볼 때 이것보다 나은 생각이 나지도 않았다.

죽는 길이지만 어쩔도리가 없는 것이다.


“이것밖엔 방법이 없소. 우승을 하면 나는 화관을 바칠 권리가 생기지. 왕비는 내게 진실만을 말해야 할테니 왕비의 진실 하나면 이 국면을 바꿀 수가 있지 않겠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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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 토너먼트 - 2 22.06.09 46 1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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