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곤륜환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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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하랑
작품등록일 :
2023.05.10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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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5.08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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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쪽

권마(拳魔)

DUMMY

※※※



그러니까 백연은, 검귀였던 시절부터 본디 계획적인 사람은 아니었다.


강해서 그랬던 것은 아니었다. 과거의 누군가들이 들으면 ‘당연히 강하니까 계획이 없었지!’하고 지껄였겠지만, 그것은 정말로 아니었다.


다른 이들을 만나기 전의 그는 약했지만, 별 차이는 없었다.


죽지 않으면 된다.


그의 유일한 대전제였다. 그리고 죽지 않는 가장 간단한 방법은 하나였다. 죽음의 아가리로 머리를 들이미는 것이었다.


마도 무문이란 그런 땅이었다. 스스로의 목숨을 내버릴 각오를 해야 살아남을 수 있는 땅. 본디 원래부터 그런곳은 아니었다.


백연에게는 그랬다. 그가 자랄 당시에는 이미 교의 세력이 손을 사방에 뻗치고 있었고, 간간히 안전한 곳도 꽤 있었으나 그렇지 않은곳이 더 많았다.


해서 계획이 없었다. 계획을 세울만큼 먼 곳을 본적도 없다. 그의 기술들은 대부분 생존을 위해 스스로를 죽음에 아주 가까운 곳으로 몰아넣는 형태였다.


간단한 예시로 검귀의 보법도 그랬다. 체내의 진기를 터트려 근맥을 억지로 뒤틀어 가속한다? 말이 쉽지 잘못하면 세맥이 터진다. 몸속에서 미세한 벽력탄을 수십발 터트리는 것과 진배없는데, 그딴 짓을 수시로 해대다간 제명에 못죽는다. 애초부터 무인이라는게 그렇다지만, 그래도 어느날 실수로 다리 한짝이 사라질지도 모르는 것이다.


허나, 그래야 살 수 있었다.


그런 위험을 대가로 당장 어린아이에게 허락된 것 이상의 힘을 손에 넣을 수 있었으니까.


즉 소년이 무계획적인 것은 아주 타당한 것이었다. 부딪혀봐야 죽는지 안죽는지를 알 수 있기에.


“흐음. 책략에도 소질이 있었나.”


그래서였다. 백연이 턱을 매만지며 중얼거리는 당소하의 말에 떨떠름하게 반응한 까닭은.


“없는데.”

“......네 계획 아닌가?”

“그건 맞지.”

“음. 왠지 모르게 음습한 기운이 서린 것 같기도 하지만 일단은 매우 제갈스러운 전법이야. 아마 제갈의 소가주가 여기 있었다면 그딴 작전을 낼 것도 같군.”

“제갈천은 독은 안쓰겠지.”

“그건 그렇군. 그 차이였어.”


백연은 당소하를 쳐다보았다.


‘소백이었다면 똑같은 전술을 썼겠지. 독은 물론이고 온갖 미친 환혼진도 추가해서.’


백연의 생각이었다. 입 밖으로 내지는 않았다. 그는 그저 소백이 했을 것 같은 일을 따라했을 뿐이었다.


물론 소백이 펼칠 수 있었던 진법 같은걸 더할 수 있다면 더 좋았겠지만, 그는 그럴 능력이 없었다. 그리고 궁주에게 그것이 통할 것 같지도 않았다.


이런 사고, 생각, 과정.


전부 배운 것이었다. 그럼에도 백연은 홀로 모든것을 다 할 수 있다고 믿지는 않았다.


그런 오만도 없었다. 아마 청율이 여기 있었다면 더 좋은 생각을 냈을 것이고, 장문인이 그를 거들었겠지. 신유 사숙조가 고심끝에 그것이 완벽한지 점검했을 테고.


‘그립네.’


곤륜이 홀로 이런 전장을 압제할 수 있을만큼 강해지면 좋으련만. 그때가 되면 그는 그저 검으로써 전장에 나설 수 있을 것이다. 사형과 사제들의 곁에서.


언젠가 그런 날이 오겠지만, 적어도 지금은 아니었다.


“그나저나 좀 빨리 짜봐. 왜 이렇게 느려?”


상념을 털어버린 백연이 옆을 내려다보았다. 그에 미간을 잔뜩 찌푸린 당소하가 툴툴거렸다.


“뭐 내가 독샘이라도 된줄 아나? 이래봬도 신공절학은 막대한 진기를......”

“시간 없어. 산에서 밤새려고?”

“......젠장.”


이를 악문 당소하가 진기를 뭉클 피워낸다. 그와 함께 한없이 농축된 희끄무레한 액체가 그의 손끝에 매달린다. 단지 형성되는 것 만으로도 주변의 대기를 아릿하게 물들이는 듯 하다. 당장 그의 곁에 있는 백연마저도 피부가 저릿해지는 듯한 감각.


‘피독단을 먹었는데도.’


이것이 위험하다는 것이 온몸으로 느껴진다. 당가주의 선물을 먹었기에 저릿한 정도로 버틸 수 있는 것일뿐.


그런 지금도 저것을 그대로 몸 안에 넣거나 하면 위험하다. 정화하는데 오랜 시간이 걸릴 듯 보일 정도다. 백연은 다시 한번 깨닫고 있었다.


‘당소하가 가장 만독의 성취가 뛰어나다.’


천독 본인을 제외한다면 그렇다. 비무제전 당시 당진천이 보여줬던건 아무것도 아니었다. 애초에 만천을 위주로 익힌 무인이었기에 그랬을테지만.


그때 폭주하던 당진천의 모든 독기를 일점에 그러모은 것보다, 여기서 흘러나오는 연기 한자락이 더 위험하다. 백연은 그리 느꼈다.


“후우.”


길게 내뽑는 당소하의 숨결마저 독연이다. 백연은 그것을 손으로 저어 흩어내며 독물을 받아냈다.


또륵.


커다란 동이 안에 독물이 담긴다. 옅은 진기로 보호되고 있는 그릇에서 치익-하는 소리가 순간 일었으나 이내 잠잠해졌다.


“녹이는건 아니지?”

“아니. 네놈이 원하는 성질만 뽑아내고 있는데, 뭐가 더 필요한가?”

“아냐. 충분해. 그냥 양만 더 많으면 좋을 것 같은데.”


백연이 생긋 웃으며 말했고, 당소하는 욕지거리를 뱉었다.


그리고는 독을 만들어냈다.


그렇게 모으기를 한참.


“이만하면 되었겠다.”


커다란 동이 가득 독이 차오르고, 그 동이를 치우고 다른 동이 두어개를 더 채우고 나서야 백연은 멈췄다. 당소하는 이미 대자로 뻗어있는 상태였다. 몸에서 진기 한톨 느껴지지 않는 친우의 상태에 백연은 흐릿하게 웃었다.


“여기. 마셔.”


그럼에도 휙 날아온 호리병을 받을 정신은 있었는지 그것을 잡아챈 당소하가 물었다.


“......뭐 영약이라도 되나? 기력이 하나도 없군.”

“열어봐.”


당소하는 순순히 병을 열었고, 코를 찡그리더니 이내 입꼬리를 꿈틀거렸다.


“귀한 술이군.”

“귀한건지 어떻게 알아?”

“척하면 척이지.”


호리병을 입에 물고 누운 당소하를 내버려두고 백연은 동이의 입구를 꽉 조여맸다.


견혼수(牽魂水)나 칠보추혼독(七步追魂毒) 같은 것은 아니었다. 그것들은 전적으로 상대를 죽이는 것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당가의 비전절기이자 극독. 당연하다면 당연한 말이지만, 단순히 강한 독이라면 그러한 결과를 이끌어낼 수 없다. 그런 독들은 어떤 식으로든 내공진기와의 연관이 있다.


결과로써의 죽음을 이끌어내는 독은 지극히 치명적이지만, 수라궁주에게 치명적일지는 알 수 없었다.


백연은 아니리라고 생각했다. 애시당초 그딴걸로 수라궁주를 죽일 수 있었다면 당가주는 지금 수라궁주를 한줌 핏물로 만들었겠지.


그랬기에, 이것은 외려 다른쪽에 가까웠다.


“혈맥 축소, 두통, 이명, 감각 저하, 근맥에 부하를 주고, 오감을 교란시키며, 모든 작용을 천천히 누적시키는......그런 독 정도 되려나.”


소년이 입매를 비틀었다.


“이름은 정했어?”

“그런거 없다. 그런 잡다한거 섞어 만든거에 무슨 이름을......”

“그럼 내가 대충 붙일까. 귀령독(鬼呤毒)이라고 해줘.”

“귀신의 속삭임?”


되물은 당소하가 고개를 끄덕였다. 어느새 기력을 회복했는지 일어나 걸터앉는 모양새가 빨랐다.


“어울리긴 하는군.”

“거창할 필요는 없으니까.”


소년은 꼭 밀봉한 독을 들고 산등성이를 내려갔다. 당소하는 비틀거리면서도 남은 독을 들고 따라왔다.


아래는 장강이었다. 깎아지른 듯한 협곡 사이로 고고히 흐르는 강물은 깊고 넓었다. 그 아래에는 이미 옅은 흙더미와 돌조각이 가끔씩 툭툭 떨어져 내리고 있었는데, 아직도 지반에 무공을 때려박고 있을 칠룡의 탓이었다.


이미 약해졌다. 한눈에 봐도 알 수 있었다. 이곳은 커다란 결투장으로 작용할 터였다.


허나 그 결투장이 공정할 필요는 없었다.


“가끔 보면, 네놈은 정파가 아닌것 같다만.”

“어째서?”

“......승리가 우선이라는 점이 그렇지.”


당소하가 말했다.


“나려타곤의 수법이나 목을 내거는 전법이나 뭐 여러가지 전부. 너는 필요하다면 주저없이 쓸거고, 그게 미세한 차이를 만들어 승리를 가져오는 경우가 많다. 적어도 내가 본 너는 그런 사람인데.”

“정확하셔라.”

“정도 무문의 칼잡이들은 좀 고지식하지. 어찌보면 음......그래. 너는 우리 집하고 잘 어울리는군. 어쩐지 가주님하고 자주 이야기를 하더라니.”

“칭찬 아닌것 같은데.”

“이기면 좋은거겠지.”


백연은 픽 웃었다. 당소하의 말은 쓸데없이 정확했다.


그래서 백연은 이것을 준비했다.


“흐엇차.”


첨벙.


가벼운 물소리와 함께 묵직한 동이가 서서히 강의 아래로 내려앉기 시작했다. 백연은 그 속에 들어가 바닥을 검으로 다지기 시작했다. 너무 깊이는 말고, 수면에 검격을 크게 내리치면 독에 닿을 수 있을 정도로.


“이거 근데 많은 양의 물이면 나중에 정화되는게 맞긴 하지?”

“아마도.”

“......장강을 황천강으로 만드는 사람이 되고 싶지는 않아.”


소년은 생각했다. 무너뜨린 산등성이가 강의 흐름도 일시적으로 막을 것이다. 여기는 잠시동안 거대한 감옥이 된다.


그 동안만 유지되는 거대한 독의 늪.


백연은 머릿속으로 구도를 그렸고, 고개를 끄덕였다.


“됐어.”


이건 작용할 것이다. 아주 조금만이라도 전장에 영향을 미치면 그만이었고, 그 정도는 되리라고 확신했다.


그 일련의 과정을 보며 당소하가 턱을 매만졌다. 어느새 비어버린 술병을 툭 털어버리면서였다.


“헌데 너는 원래 이렇게 하나? 왠지 처음 보는것 같은 면모로군.”

“시간과 여유와 갖가지가 전부 주어지면, 그렇지.”

“호오.”

“보통은 그런게 없어서.”


임기응변이 전부다. 게다가 무인의 싸움에서는 이럴 일까지는 잘 없다. 허나 이곳은 이미 전장.


당가 무인들의 희생이 도처에 깔려있는 곳이다. 소년의 눈이 한순간 짙게 가라앉았다.


희생을 줄이고 빠르게 승리해야 한다. 가장 적은 피로 수라궁주를 격살한다. 그리고 수라궁이라는 집단 자체를 괴멸시킨다.


그것이 소년의 목적이자 계획의 준비였고.


“우선 해야될건 전부 끝났어. 이제는......”


백연이 시선을 들어 하늘을 응시했다. 어느새 밤이 찾아오고 있었다.


“기다릴 시간이야.”



※※※



이틀이 더 흘렀다.


백연은 가만히 기다렸다. 첫날 이후로 그가 전장에 모습을 드러내는 일은 없었다.


“궁주도 바보가 아닐세.”


검선이 말했다.


“자네의 검을 한번이라도 보는 순간, 경계할거야.”

“다른 검법을 펼치면요?”

“그러면 경계가 줄긴 하겠지만, 그래도 안보이는게 낫네.”

“그건 그렇겠군요.”


백연은 동의했다.


초월에 이른 무인들은 그 수위가 강하건 약하건 간에 본질을 꿰뚫어보는 눈을 부분적으로 가지게 된다. 만약 그의 분광뇌풍검이 수라궁주의 눈에 들어간다면, 그는 인지할 것이다.


그 검이 자신의 몸을 깊이 벨 수도 있다는 사실을.


해서 소년은 고민했다.


“무슨 차이지?”


홀로 묻고 답했다. 당가주는 그의 검에서 무얼 보았고, 다른 이들은 무엇을 보았는가.


솔직히 말하면 검선의 검도 궁주를 아예 베지 못할것은 아니다. 그는 초월에 한없이 가까운 검객이었고, 태극검의 묘리를 검신에 전부 압축해 발경력을 지우고 일검의 파괴력만 높이는 기술도 당연히 쓸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당가주는 그의 검이 더 확률이 높다고 판단했다.


답은 간단했다.


“본질의 차이이네. 자네의 검은......이리 말하면 이상하군. 벨 수 없는것을 베기 위해 만들어진 검이 아닌가?”


검선은 스스로도 의아하다는 듯이 물었고, 백연은 동의했다.


수없이 반복한 동작과 경험은 그 자체로 하나의 의념을 구축한다. 생각없이 낫질을 천번한다고 낫질의 달인이 되지는 못한다. 무공의 증진은 스스로의 부족함을 찾고 발전시키는 것에 있으니까.


허나 그렇게 만번을 하면? 십만번을 하면?


반복된 일로만 얻을 수 있는것도 있다.


가령-


파아아아앙!


지금 허공을 가른 백연의 종베기처럼.


그는 검을 펼쳤고, 생각했다.


‘한 발자국 남았다.’


검귀의 검에 닿기까지.


그렇게 속으로 생각을 갈무리하고 시선을 들어올리자, 주변을 스치는 인기척들이 느껴진다. 당가의 무인들과 각지에서 와 서주를 방어중인 무인들의 집합이었다. 간간히 아미파 여승들도 느껴졌는데, 대다수는 그의 검을 보고도 그다지 흥미를 느끼지 못하는 듯 했다.


허나 간간히 그를 뚫어져라 바라보는 눈들이 있었다. 그가 펼치는 검을 조금이나마 이해하는 자들.


“대체 뭡니까?”


예를 들어 이 흑린단주라거나.


“뭘 한건지......”

“세로 베기 했습니다만.”


흑린단주가 미간을 좁히길래 한마디 덧붙여주었다.


“종베기라고도 하죠. 삼재입니다. 삼재.”

“그런걸 묻는게 아니잖습니까!”


물론 백연도 흑린단주가 무슨 의미로 물은지는 아주 잘 알고 있었다.


“이걸 어떻게 표현해야......하.”


그가 묻고 싶은것은 아마 백연의 검격 그 자체에 대해서 알고 싶은 것이리라.


직전 그가 연습하고 있던 것은 내공을 전혀 싣지 않은 간단한 종베기였다. 검을 상단세에서 내리그을뿐인 단순한 동작.


하지만 전생과 현생을 통틀어 자신은 종베기를 몇번이나 해봤을까.


경험은 쌓이고 쌓여, 세월 속에서 어느 순간 강렬한 계기와 함께 하나로 합일(合一)되고.


스윽.


그것을 통해 새로운 갈래를 이끌어낸다.


지금 이 순간, 하체부터 상체, 그리고 검끝까지 이어지는 일련의 동작은 매끄러운 하나의 호흡처럼 기능했다. 그렇게 내공 실리지 않은 여휘는 허공을 ‘베었고’, 흑린단주는 할말이 굉장히 많아보이는 표정이 되었다.


백연은 그냥 웃었다.


이제 그의 종베기가 태청신공의 진기를 싣지 않고도 섬뜩하리만치 예기를 흘려대는 까닭이었다. 빛자락을 조금 베어낸 것 같기도 하고.


동시에 그것을 느끼며 소년은 깨달았다.


‘경지가 부족해서가 아니었어.’


전생의 검귀가 초월에 닿지 못한 이유는, 힘이 부족해서가 아니었다는 사실을.


‘결국......’


마지막에 이르러 펼쳐낸 검귀의 종베기. 그를 이끌어낸 것은 역시 그것이겠지.


멍청한 놈들의 죽음. 청휘가 꺼지듯 남긴 말이 미련이 되고, 그의 마음에 한자루 검(劍)이 되어 바로 선 순간에나 되어서야 삶의 모든 궤적이 검신 한자루에 온전히 압축되어 담겼다.


전생에는 너무 늦은 깨달음이었다. 이번에는 어떨까.


‘적어도 단서는 있으니 쉽지.’


한번 느껴본 감각을 찾는 것은 쉽다. 길이 있는것을 알고 걷는것과 모르고 더듬거리며 가는 것은 전혀 다른 일이니.


여하간 그것과 별개로 경험과 소망이 의념을 이룬다.


백연은 무엇이든 베고자 검을 엮어냈기에 베는것 하나만큼은 검선보다도 위다.


소년은 그리 이해했다.


그렇기에 궁주에게 모습을 드러내어서는 안되었다. 그가 검을 휘두르는 모습을 직접 본다면 궁주는 무언가를 알아챌 가능성이 지극히 높기에.


딱 칠룡정도의 무위. 무림의 신성이며 금안나찰과 부궁주를 죽인......


“이미 너무 많이 한거 아닌가?”


백연은 미간을 좁혔다.


경계를 안당할 수는 없을것 같았다. 하지만 그렇다 해도 수라궁주에게 위협이 되느냐는 별개의 여부다. 부궁주와 궁주는 전혀 다른 문제였으니까.


궁주는 백연 자신을 어찌 판단하고 있을까.


그것이 이번 전투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 될지도 모른다.


“후우.”


소년은 길게 숨을 뽑아내었고, 다시 검을 휘둘렀다.


흑린단주는 그것을 지켜보다 이내 전장으로 사라졌다.


그렇게 하루가 더 지난 이른 새벽.


“가지.”


백연은 검 두자루를 매고 당가주의 뒤를 따라 표홀히 걸음을 내딛었다. 아무말 없이 천독 그리고 검선과 내달리기를 잠깐.


“흐음.”


동굴같은 진동이 대지를 따라 물결처럼 퍼져나갔다. 땅의 울림이 발치를 따라 전해져오며 의사를 표한다. 마치 지진이라도 된 듯이 광활한 대지를 뒤흔드는 음성.


그것의 진원지가 저편 한켠에 거대한 석상마냥 걸터앉은 사내라는 것을 알아채는 것도 잠시.


“사냥개 하나와 남평을 죽인 자. 네가 암화인가.”


별안간 거인이 몸을 일으켰고.


“흥미롭군.”


권마(拳魔)의 주먹이, 대지를 후려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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