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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양이 님의 서재입니다.

본격 단편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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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양이
작품등록일 :
2020.11.23 20:44
최근연재일 :
2021.07.07 0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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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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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7,1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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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24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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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5쪽

늦은 나이의 첫사랑

DUMMY

"잠을 못 자서 생긴 두통으로 보이는군요. 두통약을 드릴 테니 복용하시고, 늦은 밤에는 컴퓨터를 줄여보세요."

점잖은 외모의 중년 의사의 설명이 이어졌지만, 내 귀에는 명확히 들리지 않았다.

접수대의 간호사가 계속해서 눈에 아른거린다.

이렇게 두근거리는 설렘을 느껴본 적은 처음이다.

빨리 진료실을 나가서 다시 그녀를 보고 싶었다.

진료실 밖으로 나오니, 접수대에 하얀 얼굴의 그녀가 서 있었다.

명찰에 이수연이라는 글자가 보인다.

"강도훈님. 두통약은 3일 치 처방 났어요. 재진 예약을 잡아드릴까요?"

청초한 목소리에서 향기가 나는 것 같다. 그녀를 보고 있자니, 심장의 두근거림이 바깥에까지 들리는 것 같다.

"아. 네! 내일 잡아주십시오."

며칠째 망치로 머리를 두드리는 듯한 두통이 끊임없이 이어졌는데, 병원에 와서 이수연 간호사를 보자 두통이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젠장. 약이 3일 치인데 내일 잡아달라고 했네.

그녀는 가볍게 미소를 띠며, 3일 후로 예약을 잡아준다고 했다.

"저기. 이수연 간호사님. 번호도 알 수 있나요?"

헤어짐의 아쉬움에 취한 나머지, 엉겁결에 번호를 물어봤다. 이름을 불린 그녀의 얼굴에는 약간의 당혹스러움이 떠올랐지만, 곧 아하! 하더니 내 질문을 다르게 해석한 듯하다.

"진료실로 바로 연락하실 수는 없어요. 병원 대표전화번호를 알려드릴게요. 02-098···"

내 생각을 다시 밝힐 필요가 있었다.

"간호사님에게 첫눈에 반했습니다. 실례가 안 된다면 간호사님 번호 좀 받을 수 없을까요?"

내 기대처럼 진행되지 않았다. 그녀는 병원 규정에 따르면 환자와 개인적인 연락을 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공손한 태도로 깔끔하게 거절했다.


***

나는 늘 프로그래밍에 빠져 살았다. 어느새 나이는 30을 바라보고 있었다. 방금 병원에서 처음으로 사귀고 싶은 사람을 마주쳤다.

이렇게 끝내면 후회할 것 같아, 집으로 돌아가다가 꽃다발을 사서 병원 입구에서 진료 시간이 끝나기를 기다렸다.

병원 시계가 6시 반을 가리키고 곧 이수연 간호사가 나타났다. 사복으로 갈아입은 그녀는 아까의 모습보다 훨씬 더 청초해 보였다.

"실례가 안 된다면 커피 한잔을 할 수 있습니까?"

"어머! 깜짝이야. 죄송해요. 저는 누굴 만나거나 할 준비가 안 됐어요."

예상치 못한 나의 등장에 이수연의 어깨가 흠칫했다. 그냥 3일 뒤에 정중하게 얘기할걸. 괜히 마이너스만 된 듯하다.

병원 규정만이 문제가 아니었던 듯했다.

"죄송합니다. 제가 너무 성급했던 것 같습니다. 오늘 일은 잊어주십시오."

나는 머쓱하다는 듯 땅으로 시선을 떨구고는, 몸을 뒤로 돌렸다. 그러자 이수연 간호사가 일전의 조용한 말투로, 죄송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왠지는 모르겠지만.

"죄송해요. 무안을 주려던 게 아니에요. 제가 정말 준비가 안 돼서요."

이수연의 표정을 보니, 말하기 힘든 사정이 있는 듯했다. 어떤 아픔이라도 있는 걸까.

"하하. 무슨 말씀을요. 제가 죄송한 일인걸요. 제가 귀찮게 해드렸습니다. 그럼 들어가십시오."


***

연애를 해보지 못했던 나는 대학 동창 김준영에게 고민을 토로했다.

"그러니까. 도훈이 네가 첫눈에 그 간호사한테 반했다는 거지?"

김준영의 놀라움이 전화로 전달되는 듯했다. 연애 경험이 풍부한 김준영은 진심 어린 조언을 해주었다.

"커피 한 잔은 좋은 얘기였는데. 순서가 잘못됐어. 번호를 먼저 물어볼 게 아니라 커피 한 잔을 먼저 제안했어야지. 그 여자 반응을 보니깐, 어떤 아픔이 있는 것 같기도 해."

김준영이 해주는 말이 정말인지 알 길은 없었지만, 연애에 관해서는 고수라고 할 수 있는 친구의 말을 잠자코 들었다.

"3일 뒤에 또 진료라고 했으니, 천천히 자주 마주치면서 호감을 주면 돼. 마음 같아서는 진료를 여러 번 봐야 하는데 말이지."

"진심 어린 조언. 고맙다."

지끈지끈했던 두통은 이상하게도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처방받은 약은 먹지도 않았는데.


***

3일 후 금요일.


자주 마주치며 천천히 그녀의 호감을 얻어가는 방법을 실천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서는 두통이 낫지 않는다는 연기가 필수였다.

아씨. 두통 연기는 어떻게 하지. 연기 잘 못 하는데. 그냥 진료실에서 머리를 부여잡으면 되는 건가. 괜히 응급실 끌려가는 거 아니야? 머리가 복잡해지자 없어졌던 두통이 다시 생긴 것 같은 착각이 들었다.


2층의 신경과 진료실로 올라갔다. 접수대에는 이수연 간호사가 보였다. 착한 인상에 세련된 분위기를 가진 사람이었다. 내 무안함을 덜어주려는 것인지, 이수연은 가볍게 미소를 지으며 나를 반겨주었다.

"강도훈님. 진료실로 들어가세요."

내 순서가 되자, 진료실에 들어가서 낯뜨거운 연기를 펼쳤다.

"음. 이전 약으로 효과가 없었단 말인가요?"

"아니, 그게 아닙니다. 효과가 있기는 있었는데 말이죠. 조금 더 약을 먹어보는 게 좋겠다는 겁니다."

"자주 오시기 힘들 테니, 한 달치 약으로 처방해놓겠습니다."

"배려해주셔서 감사합니다만, 제 두통이 언제 없어질지 모르니 자주 오겠습니다."

의사가 안경을 고쳐 쓰며 이해가 안 된다는 듯 갸우뚱했다.

"두통이 없어지면 안 드시면 되는 것 아닌가요?"

"아닙니다. 두통이 약 때문에 없어졌는지, 약이 없어도 두통이 없는 것인지 구분이 잘 안될까 봐서요."

식은땀이 흘렀다. 내가 무슨 말을 하는지 나도 잘 이해가 안 된다. 지금 나를 보고 있는 의사도 이해가 안 되겠지.

"음. 듣고 보니 그럴 수도 있죠."

의사는 그렇게 말하면서도, ‘무슨 말인지 잘 모르겠지만’이라며 아주 작게 중얼거렸다. 진료실 보조 의자에 앉아, 진료를 보조하던 간호사는 절레절레 고개를 흔들고 있었다.

겸연쩍은 듯 진료실을 나오자, 이수연 간호사가 걱정스럽다는 표정을 지으며 나에게 말을 건넸다. 내 두통이 걱정되는 건가? 괜스레 기분이 좋아졌다. 머리 안 아픈데.

"강도훈님. 3일 치 처방이 나와 있어요. 3일 뒤로 예약도 잡혀 있네요."

이수연 간호사에게 작은 편지를 건넸다. 이수연은 당황한 듯 편지지를 황급히 숨기고는 다음 환자를 불렀다.


진료를 마치고 집으로 향하는 내 발걸음은 날아갈 듯 가벼웠다. 머리를 지끈 짓누르던 두통이 말끔히 나았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첫사랑을 볼 수 있다는 기대가 더 컸다.

요 며칠 왜 이렇게 설레는지. 하루 종일 이수연 간호사가 생각나서 잠을 못 자고 있지만, 어쩐지 머리는 반짝거리는 창문처럼 개운했다.


***

이수연 간호사는 퇴근 시간이 되자, 사복으로 갈아입고는 병원 로비를 나왔다. 불현듯 생각났다는 듯 하늘색의 작은 편지지를 펼쳐보았다.

3일 전 일에 대한 사과 내용이 적혀있었다.

[제가 한눈에 반해서 죄송합니다. 꽃다발을 드리면 좋아하실 줄 알았는데, 놀라게 해드려 더 죄송합니다 - 강도훈.]

푸훗.

작은 편지지에 담긴 내용은, 그 작은 편지지를 채우기에도 너무 짧았다.

글씨는 왜 이렇게 못났대? 비뚤비뚤한 글자를 보니 일전에 보았던 그의 어설픔이 눈앞에 재연되는 듯했다.

심지어 내용도 어설퍼. 무슨 사과 내용이 이래.

재밌는 사람 같다고 생각했다.

이수연의 얼굴에 행복한 미소가 번졌다.


***

프리랜서로 활동하는 컴퓨터 프로그래머는 집에만 있는 사람이 아니다. 어떤 프로그램을 판매하면, 정기적으로 고객사에 A/S 출장을 가곤 한다.

진료 보러 병원 오는 게 꼭 고객사에 출장 다니는 것 같다. 오늘도 나는 동해병원 신경과에 왔다. 벌써 5번째 진료였다. 도무지 낫지 않는 두통을 가지고 말이다. 존재하지 않는 두통이니, 나을 수도 없는 불치의 두통.

오늘은 꽃을 들고 왔다. 붉은 장미로는 실패했으니, 이번에는 흰 백합 꽃다발이었다. 병원에 꽃다발을 들고 가기가 왠지 머쓱했다. 주치의한테 감사 인사 하는 것도 아니고, 짝사랑 여자에게 주러 가는 것이니.

"이번에는 분명히 낫지요?"

지난번 진통제 용량을 올렸기 때문에, 의사는 자신만만한 표정을 지었다.

이 정도로 약으로 어림없다. 뒷목을 부여잡았다.

"아직 큰 차도가 없군요. 좀 더 먹어봐야 알 것 같습니다."

의사는 끄응 거리며 얼굴을 양손으로 감쌌는데, 오히려 의사가 더 큰 두통에 시달리는 것처럼 보였다.

"그럼 3일 뒤에 또 오도록 하죠."

나는 당당히 다음 진료일을 통보하고 문을 나섰다. 문 뒤로 절망하는 의사의 모습이 그려진다.

"다음 진료일도 3일 뒤네요. 두통이 얼마나 심하신데요?"

이수연은 잔뜩 걱정되는 얼굴을 하고 자연스럽게 내 이마에 손을 가까이 대다가, 화들짝 놀라 손을 뒤로 뺐다.

"어머!"

이수연은 상황을 깨닫고는, 양 뺨이 홍당무처럼 새빨개졌다.

나도 당황스럽기는 매한가지였다. 어떻게 이 상황을 극복하지. 두뇌를 풀 가동한 후 꽃다발을 건네주며 입이 제멋대로 움직였다.

"하하. 좋으면 그럴 수도 있죠."

아차! 이게 무슨···

둘 사이에 숨쉬기도 힘들 만큼의 어색한 기류가 흘렀다.

"두 젊은이 보기 좋은 모습일세. 늙은이 진료는 언제인가?"

푸근한 미소를 지은 노인 환자의 말에, 이수연은 퍼뜩 정신을 차리고 컴퓨터 화면을 봤다. 화면이 먹통이 되어 있었다.

컴퓨터 문제는 내가 해결할 수 있기에 기꺼이 실력 발휘를 했다.

뒷짐을 진 노인은 험험 거리며 진료실 안으로 들어갔다.

"아! 감사해요. 컴퓨터가 자주 말썽을 일으키거든요."

이수연 간호사는 기도하듯이 손을 모은 채로 과장되게 감사 인사를 표했다. 갑자기 능력을 뽐내고 싶어졌다.

"괜찮으시면 제가 컴퓨터를 손봐도 될까요? 이래 봬도 컴퓨터는 자신 있어서요."

"말씀으로도 감사해요. 진료 시간이 끊이질 않아서 저녁에 A/S 업체를 부르는 게 낫겠어요. 아무튼 감사해요."

한사코 거절하는 모습에 더 나서기는 힘들었다.

그래도 꽃다발은 거절 안 했다. 훨씬 사이가 가까워진 느낌이다. 내 착각일 수도 있지만.


***

허름한 포장마차 안.

"그래서 그걸 그냥 포기했다고? 아이고 답답해!"

김준영이 답답하다며 연신 가슴을 주먹으로 쳤다.

"끝까지 거절하는데 그럼 어떡하냐? 몰래 밤에 가서 수리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하긴. 그것도 맞긴 맞다."

김준영은 연애 초보가 대처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는 듯이 내 어깨를 두드려주었다. 덥수룩한 머리털에 순박한 인상의 김준영. 이놈은 딱히 잘생기지도 않았고. 나보다 인기도 없을 것 같은데. 어떻게 여자들한테 인기가 많지. 알고 보면 연애 경험도 없는 거 아닌가.

"그런데 너 다니는 병원이 어디라고 했냐?"

"동해병원. 저 사거리 건너편에 있는 곳."

"헐 대박."

전혀 예상치 못한 행운이었다. 컴퓨터 수리 기사인 김준영이 내일 출장 가기로 한 곳이 바로 동해병원 신경과였다. 이수연 씨가 있는 곳. 김준영의 얼굴에서 빛이 뿜어져 나오는 듯하다. 나를 살려줄 구원자로 보였다.

"알지? 오늘 이 형님한테 거하게 한턱 쏴야 되는거?"


한편 집에 들어온 이수연의 손에는 하얀 꽃다발이 들려 있었다.

당황스러운 상황에서 얼떨결에 선물로 받게 된 백합 꽃다발.

강도훈과의 대화가 떠오른 이수연의 얼굴이 홍당무처럼 붉어졌다.

나 갑자기 도훈 씨 머리를 왜 만진 거야.

좋으면 그럴 수도 있죠?

곧 이수연의 입술이 움직이더니 잔잔한 미소를 띄었다.

어쩌면 이번엔 다르지 않을까? 가슴 아픈 상처만 주고 떠나간 사람들과 다르지 않을까?


***

다음 날.


진료 시간이 끝날 때 즈음, 익숙하다는 듯 병원을 찾았다. 이수연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강도훈 씨. 진료가 모레 아닌가요?"

"오늘은 환자로 온 게 아니라, 컴퓨터 수리하러 온 겁니다."

당당하게 말한 나를 보고는, 이수연은 정말 괜찮다는 듯이 손을 내저었다.

"아니에요. 진짜로 A/S 불렀단 말이에요. 괜히 저 때문에 이러실 것 없다니깐요. 정말로요!"

"제가 오늘 A/S 기사란 말입니다."

그러면서 친구의 명함을 이름만 가린 채 슬쩍 보여주었다. 이수연이 자신이 방금 한 말을 떠올렸는지, 얼굴이 금세 새빨개졌다.

진료가 아닌 날에도 이수연 씨를 보니 기분이 좋았다. 평소의 다소곳한 모습도, 당황해하는 모습도, 가슴을 두근거리게 했다.


진료가 끝나고, 컴퓨터를 손보기 시작했다. 다른 사람들은 모두 퇴근했다. 하지만 왜인지 이수연만은 안절부절못하며 내 옆을 지켰다.

"와. 정말 잘하시네요? 손이 안 보여요!"

이수연은 빠르게 움직이는 내 손을 보고, 신기한 현상을 본다는 듯이 소리쳤다.

"다 방법이 있죠. 가르쳐 드릴까요?"

"저는 컴퓨터는 못 해요."

이수연은 시무룩한 표정을 지었다. 컴퓨터를 가르쳐주고 싶었다.

"제가 따로 컴퓨터 가르쳐 드릴까요?"

눈이 휘둥그레진 이수연은 나를 가만히 보았다. 수연 씨가 자신감이 없는 듯하다. 컴맹에게는 컴퓨터가 무섭다는 것을 나도 잘 알고 있다. 어떻게 가르쳐주냐는 말인가.

"걱정 마세요. 무료로 세세하게 가르쳐 드립니다. 퇴근하시고 배우시면 돼요."

푸훗. 이수연은 웃음을 참지 못하고, 곧 폭소를 터뜨렸다.

"그런 말이 아니잖아요. 도훈 씨는 안 그런 것 같으면서, 한 번씩 왜 이렇게 엉뚱해요?"

수연 씨가 웃으니 나도 덩달아 신났다. 왜 웃는지는 모르겠지만. 무게감을 지키고 신뢰감을 주려고, 입가에 가벼운 미소만 지었다.


"다 고쳤습니다. 앞으로는 잘 안 멈출 겁니다."

당당한 나를 보고, 이수연은 늦은 시간에 고생 많았다며 감사 인사를 했다.

"아 참. 언뜻 봤는데, 수연 씨 업무에 단순 노동이 좀 보이더군요. 여기 F3 키를 누르면 자동으로 환자 예약날짜가 완료되게 해놨어요."

업무 자동화는 요즘의 화두이다. 기계가 할 일은 기계에 맡기고, 사람이 해야 할 일만 사람이 하자는 것이다. 이수연의 눈에 감동의 빛이 비쳤다.

"감사해요. 이렇게 사려 깊은 분은 처음이에요."

수연 씨의 눈이 글썽였다. 사실 별것 아닌데. 수연 씨의 눈을 보니 가볍게 안아주고 싶었다.

생각한 지 오래지 않아, 우리 둘의 몸은 서로를 안고 있었다. 콩닥콩닥. 토끼가 달리듯이 재빠르게 뛰는 수연 씨의 심장 소리가 들려왔다. 5분쯤 시간이 흐르자, 어떻게 몸을 떼야 할지 민망해졌다. 수연 씨도 같은 생각인 것 같다.

"저. 수연 씨. 모니터 다시 보실래요?"

"아아. 네!"

이수연은 컴퓨터 수리 중이었다는 것을 깨달았는지, 고개를 연신 끄덕였다.

"바탕화면에 오른쪽 밑에 보면 A/S 센터라고 있죠? 더블클릭하면 제 메신저로 메시지를 보낼 수 있어요. 컴퓨터 잘 안 되면 센터로 전화하지 마시고, 이걸로 메시지 보내주세요."

센터 직원이 아니기에 임시 조치를 생각해냈다. 다시 컴퓨터가 말썽을 일으켜 수리센터에 전화했을 때, 내가 없다고 하면 당황할 것 같았다.

"그러면요. 컴퓨터 화면도 안 나오면 어떻게 해요?"

아뿔싸. 생각 못 한 질문에 당황스러웠다. 바보 같은 실수였다. 하지만 짐짓 예상했다는 듯이 대답했다.

"간호사님에게 첫 눈에 반했습니다. 간호사님 번호를 받을 수 없을까요?"

내 앞에서 양 볼이 붉어진 수연 씨가 기쁘게 웃고 있었다.


작가의말

30세 모솔 남자가 첫 눈에 한 여자에게 반하게 되는 이야기입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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