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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룡검 시간을 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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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로
작품등록일 :
2023.06.06 22:54
최근연재일 :
2023.11.01 13:07
연재수 :
110 회
조회수 :
57,383
추천수 :
856
글자수 :
509,104

작성
23.08.30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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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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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글자
10쪽

제75화, 불새단의 목표

DUMMY

마동탁은 부하들에게 뒤처리를 맡기고 쾌속선을 타고 소주의 선착장에 무사히 돌아왔다. 두성이가 웃으며 말했다.


“모두들 고생 많았습니다. 그동안 해룡방에서 뺏은 돈도 충분하니 오늘 저녁은 마음껏 취해봅시다.”

“단장님, 감사합니다.”


추영롱의 상처도 다 나았겠다, 이들은 모두 후련한 마음으로 연씨세가의 고급식당 귀인래를 찾아갔다.


묵묘 깔끔이가 이번엔 어쩐 일로 따라왔다. 와도 한쪽에 앉아 남들이 식사와 술을 먹는 것을 물끄러미 바라볼 뿐이었지만.


요철과 대결할 때 깔끔이가 도와주지 않았다면 정말 위험할 뻔했었다. 붙임성은 없지만 위험할 땐 어김없이 도와주는 깔끔이는 정말 고마운 존재였다.


뭐든지 깔끔이가 원하는 것이 있다면 꼭 들어주고 싶은데 도무지 말을 하지 않았다.


두성이는 언제 기회를 내서 진솔하게 대화를 해봐야겠다고 생각하며 깔끔이를 쳐다봤다.


일행이 우르르 들어가자 총지배인이 반갑게 맞이했다.


“여러분, 어서 오십시오.”

“그동안 별 일 없으셨죠?”

“아, 네....”

“우리 일행이 이십여 명이 되니 조용한 곳으로....”

“그럼 오층으로 오르시죠.”


아직 저녁식사 시간 전인데도 일층은 만석으로 매우 활기차게 돌아가고 있었다. 일행이 이층으로 올라갔을 때 시끄러운 소동이 벌어졌다.


창가의 식탁 세 개를 차지한 무인들이 팔씨름을 하는지 왁자지껄 떠들며 소란을 피우고 있었다.


“야! 딱새야, 졌으면 순순히 벌주를 먹어야지.”

“지다니? 네가 꼼수를 부렸잖아!”

“이 새끼가 치사하게 억지를 부리네. 어이, 왕눈아! 심판을 똑똑히 보란 말이야!”

“뭐야? 이 자식이 왜 날 걸고 넘어져? 쯔발!”

“탕! 탕!”


그들 중 한명이 식탁을 주먹으로 내려치며 소릴 질렀다.


“이 놈들아, 그만 떠들고 술이나 처먹어!”

“......”


놈들은 주위에 있는 손님들은 눈에 보이지도 않는지, 지들 멋대로 떠들며 술을 들이켜고 있었다.


술을 질질 흘려가며 들이켜던 왕눈이란 놈이 가뜩이나 불거진 눈을 부라리며 옆 좌석에 시비를 걸었다.


“야, 너희들은 식사나 할 것이지, 왜 아까부터 날 힐끔힐끔 노려보며 욕을 하고 그러냐? 불만 있지?”

“에? 요 욕한 적 없는데요, 오 오해하신 겁니다.”


부유한 상인 같은 사십대의 사나이가 잔뜩 주눅이 든 표정으로 간신히 대꾸하자, 왕눈이가 성질을 부렸다.


“이놈이? 지금도 속으로는 욕을 하고 있잖아, 뒈지고 싶어?”


왕눈이가 큰 눈을 데룩데룩 굴리며 주위를 돌아보자 쳐다보던 손님들이 모두 고개를 푹 숙이며 음식을 먹고 있었다.


화기애애하게 식사를 하며 담소를 하던 분위기가 일순 찬물을 끼얹은 것처럼 싸늘하게 식어버렸다.


손님이 많았지만 젓가락 소리조차 들리지 않았는데, 놈들이 웃고 떠드는 소리는 천장을 찔렀다.


그들의 행패에 두성이 일행을 안내하던 총지배인의 안색은 시퍼렇게 죽었다.


삼층으로 올라가려던 두성이가 안쓰러운 표정으로 총지배인을 쳐다보다가 우연히 왕눈이와 눈이 마주쳤다.


왕눈이는 곱상하게 생긴 놈이 검을 차고 있는 걸 보고는 씨익! 한쪽 입 꼬리를 틀어

올리며 두성이를 향해 걸음을 옮겼다.


“어린놈아, 날 노려보며 속으로 개새끼라고 욕을 하고 있었지? 주제에 검이나 차고 다니니까 우리가 우습게 보인단 말이지?”


그러자 총지배인이 나서며 말렸다.


“손님, 이 공자님은 점잖은 분이라 남을 욕하실 분이 아닙니다. 뭔가 오해를 하신 겁니다.”


“고래? 지배인이 아니라고 하네, 다들 어떻게 생각하나?”


왕눈이는 뭔가 트집을 잡을 요량으로 패거리들을 돌아보며 지배인의 말꼬리를 잡고 늘어졌다. 그러자 딱새라는 작자가,


“지배인이 아니라면 아닌 거지.

지배인 말만 잘 들으면 술과 요리는 공짜라던데,

안 그렇소? 지배인.”

“헤헤헤, 고맙소. 지배인!”

“지배인, 만수무강 하시오.”

“히히히! 잘 먹겠소.”


패거리들은 마룻바닥을 발로 탕탕! 구르며 지배인을 가지고 놀았다. 그러자 두성이가 왕눈이를 가리키며 점잖게 말했다.


“이보시오, 당신이 우리들을 우러러보고 근사한 요리를 대접하고 싶다고 말했지요?”

“뭐가 어째? 어린놈이 실성을 했나, 하지도 않은 말을 했다고 우기네.

허 참! 기가 찰 노릇이네.....”

“당신이 속으로 말했잖아! 우릴 우러러본다고.”

“내가 속으로 말하는 걸 네놈이 들었다고? 어린놈이 단단히 미쳤군. 미쳤어!”

“하하, 당신도 아까 남이 속으로 하는 말을 들었다고 으름장을 놓던데 나라고 못 들었겠소?”

“......”

“풉!”


두성이의 대꾸에 식당안의 사람들이 고소해서 낄낄대며 웃었다. 그러자 말이 막혀 한동안 인상을 쓰고 있던 왕눈이가 이를 갈았다.


“.....으, 이 새끼가, 죽고 싶으냐?”


그때 맨 뒤에서 올라오던 마동탁이 왕눈이의 말을 듣자, 느닷없이 다가와 왕눈이의 멱살을 잡아 쥐고 훌쩍 공중으로 들어올렸다.


“이 개구리처럼 눈깔만 튀어나온 놈아, 어디서 감히 내 주공한테 헛소릴 하는 거냐! 죽고 싶으냐?”


거구의 괴한이 억센 힘으로 멱살을 잡아 쥐자 숨이 막힌 왕눈이가 캑캑대며 바동거렸다.


그러자 왕눈이의 패거리들이 우르르 모여들었다. 마동탁은 캑캑대는 왕눈이의 멱살을 잡은 채 일층으로 내려가 밖으로 나갔다.


패거리들은 물론 동해오룡도 모두 그 뒤를 따라 내려갔다.


밖으로 나오자 십여 명이나 되는 놈들은 숫자를 믿고 으스대며 소리쳤다. 그렇잖아도 아까부터 손이 근질거렸는데.


“저놈을 아작 내자!”

“와아~!”


놈들이 떼거리로 달려들었지만 마동탁은 왕눈이의 멱살을 잡은 채로 이리저리 휘둘러 놈들을 이리 치고 저리 팼다.


마동탁의 무기가 된, 왕눈이의 발에 맞은 놈들이 픽픽 쓰러졌다.


끝으로 왕눈이를 땅바닥에 내던진 마동탁이 놈들의 무기를 모두 걷어들고 식당으로 들어갔다.


무사들에게 무기는 명줄과 같았다. 놈들의 우두머리격인 놈이 헐레벌떡 일어나 마동탁의 뒷자락을 잡고 사정했다.


“대협, 우리가 잘못했소. 술값은 지불할 테니 무기는 돌려주십시오.”

“좋다, 무인으로서 약속한 것이다. 알았냐?”

“네, 알겠습니다.”


마동탁은 무기를 모두 땅에 내려놓고 식당으로 들어갔다. 두성이는 행동대장에게 놈들이 어디로 가는지 뒤를 캐보라고 시켰다.




소주 시내가 훤히 보이는 오층에 올라 요리와 술을 푸짐하게 주문하고 악사들을 불러 연주를 시켰다. 모두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재미나고 유쾌한 시간을 가졌다.


깔끔이는 음식에는 관심이 없었지만, 악사들이 악기를 타는 소리엔 눈을 지그시 감고 음악에 맞춰 고개를 꺼덕였다.


얼마 후, 행동대장이 들어와 두성이에게 귓속말을 했다.


“놈들은 술값을 내고 모두 건너편에 있는 용정찻집 이층으로 올라갔는데 지금까지 내려오지 않았습니다.”

“이층도 같은 찻집인가요?”

“아닙니다, 찻집의 점원에게 물어보니 이층은 그냥 무인들이 가끔 모이는 사무실이라고 합니다.”

“수고하셨습니다. 이제 편히 즐기십시오.”

“네.”


어느새 땅거미가 진 소주 거리는 오색등불이 불을 밝히자 휘황찬란하게 변했다.


두성이 일행들은 맛있는 음식과 좋은 술, 예쁜 기녀들의 술시중을 받고, 아름다운 음악소리를 들으며 그동안에 쌓인 피로를 말끔히 날려 보냈다.


다음날 두성이는 마동탁과 둘이서만 연씨세가를 찾아갔다. 소련이 대문까지 마중 나왔다.


소련과 차를 마시며 얘길 하는데 백련이 화사한 웃음을 지으며 나타났다. 가주는 잠시 외출하셨다고 한다.


백련은 지난번에 봤을 때보다 더 예뻐진 것 같았다. 두성이는 백련을 보기가 멋쩍어서 애꿎은 찻잔만 만지고 있었다.


때마침 가주가 들어오는 바람에 두성이의 마음이 편해졌다.


“장 소협, 큰일을 했다는 소문이 있더군.”

“별 거 아닙니다. 실제는 마 대협이 다 했습니다.”

“주공, 전 시키는 대로만 했습니다.”

“하하! 서로 양보하는 마음, 보기 좋네.”

“참, 귀인래에서 행패를 부리는 자들에 대해서 아십니까?”

“일정한 거처가 없는 낭인이나 떨거지들이라던데....”

“하지만, 의도적으로 그들을 조종하는 자가 있나봅니다.”

“금시초문인데, 짐작되는 데라도 있나보군?”

“용정찻집 이층을 암암리에 조사해 보십시오.”

“고맙네, 우린 전연 눈치도 채지 못했는데.”

“그럼, 바빠서 일어나겠습니다.”

“오랜만에 왔는데 점심식사라도....”

“다음에 또 뵙겠습니다.”


소련이와 백련이가 만류했지만 할 일이 많아서 연씨세가를 나와 본부로 돌아왔다. 원로들도 막 도착해서 단주를 기다리고 있었다.


먼저 탁일문이 인신매매단체인 사막의 여우를 습격하여 소년소녀와 청년들을 구한 일과 노름방을 털어 자금을 마련한 일을 설명했다.


들어온 돈도 어마어마했다. 그런 큰일은 지난 십여 년 동안 한 번도 한 적도 없고 생각도 하지 못했다.


더구나 무탈하게 인명손실 없이 훌륭하게 해냈으니 단장의 위상이 높아질 수밖에. 송운거사가 웃으며 일어났다.


“단장님이하 여러 단원들이 정말 큰일을 하셨습니다. 이번 일을 계기로 앞으로도 계속 큰일을 도모해야 됩니다.

우린 그동안 너무 안일했습니다.

우리 원로들부터 반성하고, 힘들어하는 백성들을 제대로 구제해줘야 합니다.“

“구구절절이 옳으신 말씀, 분발합시다!”

“옳소, 반성합니다.”


말없이 다른 사람들의 눈치를 보던 철수독웅 구천개도 마지못해 입을 열었다.


“앞으론 잘 합시다. 어흠!”


원로들이 잠잠해지자 두성이가 일어났다.


“인신매매와 살인과 약탈, 노름방 등등은 해룡방이란 사파의 주된 수입원입니다.

그래서 우리의 목적과 해룡방의 목적은 서로 상극입니다.

아무래도 해룡방과 한바탕 전쟁을 치러야 할 것 같습니다.

오는 도중에 이미 한바탕 격렬한 싸움이 벌어졌지만, 우리가 피하고 도망가야 합니까?

원로들의 고견을 듣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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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 제81화, 납치된 조 의원 23.09.09 311 6 10쪽
80 제80화, 동자삼 23.09.08 300 6 10쪽
79 제79화, 토봉채 무적일침 초대봉 23.09.06 321 6 13쪽
78 제78화, 석 잔 술로 큰 도를 통하고 23.09.04 324 5 12쪽
77 제77화, 용과화 23.09.02 312 4 10쪽
76 제76화, 무이산 +1 23.09.01 338 5 13쪽
» 제75화, 불새단의 목표 23.08.30 336 6 10쪽
74 제74화, 오조사신과 물고기밥 23.08.28 334 6 10쪽
73 제73화, 쾌속선 23.08.26 342 1 10쪽
72 제72화, 전력투구 23.08.25 335 5 10쪽
71 제71화, 암습 +1 23.08.23 342 6 10쪽
70 제70화, 돈 냄새 23.08.21 365 7 10쪽
69 제69화, 인간사냥 23.08.19 369 6 10쪽
68 제68화, 묵묘 깔끔이의 도움 +1 23.08.18 368 6 10쪽
67 제67화, 사막의 여우 소청천 23.08.16 377 7 11쪽
66 제66화, 무패철답(無敗鐵塔) 마동탁 23.08.14 414 4 10쪽
65 제65화, 사막의 여우 沙漠狐狸 (사막호리) 23.08.12 435 6 10쪽
64 제64화, 월견초 月見草 23.08.11 406 7 10쪽
63 제63화, 월하미인 月下美人 23.08.09 460 6 10쪽
62 제62화, 살수 침입 23.08.07 445 7 10쪽
61 제61화, 자원방래 自遠方來 23.08.05 461 8 10쪽
60 제60화, 냉여빙의 천금 여식 +1 23.08.04 458 8 10쪽
59 제59화, 귀인래(貴人來) 23.08.02 458 10 10쪽
58 제58화, 인중지룡 23.07.31 464 8 10쪽
57 제57화, 불새단의 단주 23.07.29 441 8 10쪽
56 제56화, 불새단 원로와 첫 만남 23.07.28 450 8 10쪽
55 제55화, 해룡방의 무리들 23.07.26 476 7 10쪽
54 제54화, 항주의 서호 23.07.24 485 8 12쪽
53 제53화, 금수만도 못한 놈 23.07.23 502 9 10쪽
52 제52화, 조 의원의 과거 23.07.22 505 8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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