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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룡검 시간을 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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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로
작품등록일 :
2023.06.06 22:54
최근연재일 :
2023.11.01 13:07
연재수 :
11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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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3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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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6
글자수 :
509,104

작성
23.08.02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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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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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제59화, 귀인래(貴人來)

DUMMY

동송신의 지시로 장중표가 화산의 비밀동굴에 들어가 황금과 보석을 가져왔기에 자금은 넉넉하였다.


그래서 장원과 상단을 지키는 호위무사는 거의 일류무사를 고용했고, 표사들도 경험이 많고 실력이 있는 사람들을 고용한 것이다.


두성이는 삼 년 만에 어머니가 해주신 집밥을 먹고, 부모의 사랑을 듬뿍 받으며 꿈같은 시간을 보냈다.


이대로 모든 걸 다 잊고 부모님 곁에서 살고 싶었다. 그러나 어린 여동생을 찾으러 나서야만 했다.


두성이는 동송신과 부모님에게 큰 절을 하고 아쉬움을 뒤로한 채 마차를 타고 항주로 향했다.


*********


불새단의 고봉일미 추영롱과 건곤협객 도천석은 둘 다 삼십 대로 성격이 활달하고 붙임성이 좋아 발이 넓었다. 무림의 뒷골목에서 활동하는 단체들과도 어느 정도 친분이 있었다.


잃어버린 아이를 찾으려면 정보를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단체에 의뢰해야 한다.


흔히 무림에서 하찮게 여기는 하오문은 겉으로는 드러내지 않고 은밀하게 움직이는 어둠 속의 세력이다.


이들에게는 충성심 따위는 찾아볼 수 없는 경우가 많다. 하오문의 특성상 당연히 무공은 별 볼일 없지만, 같은 직업을 가진 사람들끼리의 유대는 깊었다.


그들은 밑바닥에서 흘러나오는 각종 정보를 먹고산다.


하오문에 여러 단체가 있지만 믿을만한 단체로 “조서방”이란 곳이 있다. 물론 방주는 신비에 싸인 인물이었다.


추영롱과 도천석도 방주를 직접 만난 적은 없고 다만 중개인만 만났을 뿐이었다.


새(鳥)와 쥐(鼠)가 있는 곳, 조서방(鳥鼠幇)은 ‘낮말은 새가 듣고, 밤말은 쥐가 듣는다.’라는 말에서 그 이름을 따왔는지, 이름 자체도 서민적이어서 이상하게 친근감이 가는 곳이다.


무림의 세계에서 접할 수 있는 정보는 단연 개방이 으뜸이었지만, 잡다한 정보는 조서방이 최고라고들 한다.


하찮게 여기는 많은 점포들, 즉 식당, 술집, 상점, 기루, 노름방, 전당포, 찻집 등의 종업원들과 하루하루의 노동자들이 모두 하오문에 몸담고 있기에 그들의 수는 개방을 훨씬 능가했다.


그들은 일상생활에서 일어나는 시시콜콜한 일로 매일 대화를 나누다보니 그중에 값진 정보가 알게 모르게 흘러 다니고 있었다.


예를 들자면, 식당의 점원은 타지방에서 온 여행객이나 무사들의 특징과 행동거지를 조서방의 정보원에게 전달해주면, 적지만 수고비를 받을 수 있었다.


새로운 인물이 나타나거나 이상한 사건이 발생하면, 즉각 정보원에게 전달하고 수고비를 받아 챙긴다.


만약 몇 푼 때문에 거짓 정보를 전달했다간 팔이나 다리가 부러지거나, 경우에 따라선 쥐도 새도 모르게 사라지는 수가 있었다.


이렇게 각지에서 모은 정보는 조서방의 문서기록부에서 취합 선별하여 기록한다. 이런 기록들이 임자를 만나면 몇 백 냥의 정보비를 받을 수 있었으니, 바로 조서방의 주된 수입원인 것이다.


다른 문파처럼 외부에서 볼 때 그럴듯한 조직과 체계는 없지만, 수뇌부의 위치를 찾을 수 없다.


추적하려해도 일정한 선에서 끊어지는 점조직 형태를 갖춘 경우가 많기에 희생당하는 것은 어디까지나 하부조직 중 일부에 불과했다.


바로 그것이 하오문에 적을 둔 단체가 오래도록 살아남는 이유이다.


추영롱과 도천석은 서호의 백화루에서 조서방의 연락책과 만나기로 했다. 저녁때라 백화루는 이미 흥청망청 돈을 뿌리는 풍류객들로 매우 혼잡했다.


삼층의 조용한 객실로 가니 모자를 깊숙이 쓴 사나이가 앉아있었다. 도천석이 은자 100량을 내놓자, 사나이가 품속에서 봉투를 꺼내 탁자에 놓고 일어섰다.


도천석이 봉투를 열어 안에 편지가 있음을 확인하고 돈을 사나이에게 밀었다. 사나이는 돈을 갈무리하더니 말도 없이 방을 빠져나갔다.


도천석과 추영롱이 급하게 편지를 꺼내 보았다.


‘낙양성 전 성주 냉우범의 딸 냉여빙이 삼 년 전에 딸아이와 함께 산천을 두루 유람하고 돌아옴. 그 후론 낙양성을 벗어난 적이 없음.’


내용은 매우 간단했으나 이 정도 정보면 충분했다. 이제 경덕진의 불새단원에게 연락하여 단장을 낙양으로 불러야한다.


두 사람은 한줄기 희망의 빛이 보이자 잔뜩 고무되어 백화루를 빠져나왔다.



한편 경덕진에 도착한 두성이와 사마리는 깨끗한 객점에 들었다. 방을 두 개 얻어서 하나는 두성이가 쓰고, 하나는 사마리와 마부가 같이 쓰라고 하자 마부는 손사래를 쳤다.


“난 말도 돌볼 겸 마차에서 자는 게 이골이 났습니다. 또한 술이나 한 병 들고 달을 벗삼아 마시는 술맛도 일미죠.”


“그럼, 방을 하나만 얻어도 되는 걸 그랬네. 방이 이렇게 넓은데, 우리 둘이 자도 충분한데 말이야.”


두성이의 말에 사마리가 얼굴을 붉히며 말했다.


“그건 안 돼! 난 자다가 이를 가는 버릇이 있단 말이야.”

“아이구, 그럼 안 되겠네.”


다음날 마차가 떠나려고 하는데 탁일문이 말을 타고 달려왔다.


“앗, 사형! 여기까지 어쩐 일이에요?”

“단주님 동생의 행방을 알았어, 빨리 낙양으로 가야돼.”

“동생이 낙양에 있데요?”

“아직 확실하지 않지만 가서 확인해 봐야지요.”

“한시가 급하니 어서 서두릅시다.”

“마차로 가면 늦으니 말을 타고 갑시다.”


두성이가 얼굴이 벌개져서 사마리만 쳐다봤다. 사마리가 눈치를 채고 살짝 웃었다.


“단장님이라면 말 타는 거 금방 배울 수 있어요. 어서 말을 사러 갑시다.”


잠시 후, 말을 탄 세 사람이 관도를 천천히 달리고 있었다. 두성이를 배려해 사마리와 탁일문이 천천히 달리고 있었다.


초보자가 처음 말을 타면 금방 떨어질 것 같아 몸이 잔뜩 긴장하게 된다.


그 바람에 다리에 잔뜩 힘이 들어가 갑자기 말의 배를 조이게 되면 말이 앞으로 달려간다. 그러면 어김없이 굴러 떨어져 다치는 것이다.


탁일문이 옆에서 두성이 말의 고삐를 잡고 있어서 그런 염려는 없었다. 일다경이 지나자 두성이의 몸이 안정되더니 말의 움직임에 몸을 맡기고 있었다.


마침내 세 사람이 탄 말이 지축을 울리며 누런 황토먼지를 남기고 달려가고 있었다.



******



소주는 유구한 역사를 자랑하며 풍광이 수려한 곳으로 물과 정원의 도시이다. 중국인들은 예로부터 "하늘에는 천국이 있고, 땅에는 소주와 항주가 있다."고 노래했다.


동쪽으로는 상해와 닿아 있고 서쪽에는 태호(太湖)가 있으며, 북으로는 장강과 인접해 있고 대운하가 남북으로 관통하고 있다.


소주는 서쪽 지역이 더 발달했다. 서쪽 지역에 대운하가 있고, 서북쪽의 문인 '창문(閶門)'은 소주를 지탱해주는 상업 지역의 중심으로 발달했다.


저택과 점포가 많은 서쪽에 비해, 동쪽은 농사와 직물을 중심으로 한 수공업 형태의 작업장이 많이 생겼다


그당시 사람들로 북적거리는 소주의 풍정을 읊은 시인도 있었다.


소주라 무성한 원림

예로부터 사방으로 통하는 나루터.

맑고 고운 풍토에다

순한 백성들.

작은 골목에도

열 가구에 주막 세 군데

잘사는 부자들은

닷새마다 새로 장을 보았다지.

운하 굽이마다

노를 휘젓고,

거리거리엔 밤새도록

오가는 사람들로 북적거리네.

.........


이곳 소주의 서쪽 주택가에 작은 서원이 있었는데, 연씨세가에 있는 백운동서원이다. 일찍이 과거시험에서 수석을 차지한 연유림이 나이가 들어 공직에서 물러나 세운 서원이다.


지금 세가의 가주는 연유림의 후손인 연면학(燕勉學)인데, 대쪽같이 굳은 성품으로 학자의 모범이 되는 선비였다.


서원에선 후학을 양성하고, 서원 맞은편에 있는 연무원에선 무인을 양성해 국가에 이바지하고 있었다.


연면학의 뜻에 동참하는 선비들의 후원이 많았지만, 서원과 연무원을 사비로 운영하는 데엔 재정이 항상 부족했다.


그래서 대대로 운영해온 태호의 명물인 고급음식점 “귀인래(貴人來)”에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었다.


그런데 해룡방의 방주 풍만해가 귀인래를 노리고 접근해 계속 분란을 일으키고 있었다.


고급음식점 귀인래는 태호가 한눈에 바라보이는 경치가 좋은 곳에 자리를 잡고 있었다. 삼천 평이 넘는 대지에 호화로운 고급자재로 지은 5층 건물 귀인래는 항상 고급 손님으로 북적였다.


귀인래에 종사하는 사람만 이백여 명이라 하니 그 규모를 가히 짐작할 수 있었다. 이런 좋은 먹잇감을 놓칠 풍만해가 아니었다.


귀인래의 맞은편엔 용정찻집(龍井茶樓)이라고 오래된 찻집이 있다. 이곳 용정찻집 이층은 해룡방의 임시거처였다.


커다란 팔걸이의자에 깊숙이 몸을 기댄 풍만해가 앞에 늘어선 부하들을 보고 한쪽 입꼬리를 비틀어 올렸다.


뭔가 더러운 계획을 짤 때의 특유의 표정이었다.


“귀인래를 탈취하는데 관의 눈치를 봐야 한다고?”

“연씨세가는 대대로 높은 관료가 많이 배출된 집안으로 성주도 그들의 눈치를 본답니다.”

“총관, 자넨 머리를 장식으로 달고 다니나? 머리를 좀 쓰란 말이야!”

“에? 예....”


풍만해란 놈은 어렸을 때부터 누구한테나 반말을 지껄였다. 심지어는 자신의 부모한테도.


“그럼, 우리는 뒤로 빠지고 다른 놈들을 보내서 장사를 방해하란 말일세. 낭인 같은 애들이 안성맞춤 아냐?”


“네, 네. 정말 좋은 생각입니다.”

“세가엔 가끔 살수도 보내고. 그리고 안조아!”

“네, 네, 방주님.”


무릎이 박살나 잔뜩 싸맨 안조아가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대답했다.


“네놈을 박살낸 어린놈은 어떤 놈이냐?”

“그 그게..., 확실히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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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 제81화, 납치된 조 의원 23.09.09 310 6 10쪽
80 제80화, 동자삼 23.09.08 298 6 10쪽
79 제79화, 토봉채 무적일침 초대봉 23.09.06 320 6 13쪽
78 제78화, 석 잔 술로 큰 도를 통하고 23.09.04 324 5 12쪽
77 제77화, 용과화 23.09.02 310 4 10쪽
76 제76화, 무이산 +1 23.09.01 336 5 13쪽
75 제75화, 불새단의 목표 23.08.30 333 6 10쪽
74 제74화, 오조사신과 물고기밥 23.08.28 334 6 10쪽
73 제73화, 쾌속선 23.08.26 342 1 10쪽
72 제72화, 전력투구 23.08.25 335 5 10쪽
71 제71화, 암습 +1 23.08.23 341 6 10쪽
70 제70화, 돈 냄새 23.08.21 365 7 10쪽
69 제69화, 인간사냥 23.08.19 369 6 10쪽
68 제68화, 묵묘 깔끔이의 도움 +1 23.08.18 368 6 10쪽
67 제67화, 사막의 여우 소청천 23.08.16 377 7 11쪽
66 제66화, 무패철답(無敗鐵塔) 마동탁 23.08.14 414 4 10쪽
65 제65화, 사막의 여우 沙漠狐狸 (사막호리) 23.08.12 435 6 10쪽
64 제64화, 월견초 月見草 23.08.11 406 7 10쪽
63 제63화, 월하미인 月下美人 23.08.09 460 6 10쪽
62 제62화, 살수 침입 23.08.07 445 7 10쪽
61 제61화, 자원방래 自遠方來 23.08.05 461 8 10쪽
60 제60화, 냉여빙의 천금 여식 +1 23.08.04 458 8 10쪽
» 제59화, 귀인래(貴人來) 23.08.02 458 10 10쪽
58 제58화, 인중지룡 23.07.31 464 8 10쪽
57 제57화, 불새단의 단주 23.07.29 441 8 10쪽
56 제56화, 불새단 원로와 첫 만남 23.07.28 450 8 10쪽
55 제55화, 해룡방의 무리들 23.07.26 476 7 10쪽
54 제54화, 항주의 서호 23.07.24 485 8 12쪽
53 제53화, 금수만도 못한 놈 23.07.23 502 9 10쪽
52 제52화, 조 의원의 과거 23.07.22 505 8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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