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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험작가 님의 서재입니다.

지옥이 더 행복해♡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중·단편

완결

모험작가
작품등록일 :
2017.06.12 10:39
최근연재일 :
2017.06.15 09:09
연재수 :
4 회
조회수 :
839
추천수 :
14
글자수 :
15,451

작성
17.06.12 10:41
조회
300
추천
2
글자
9쪽

1회 - 죽었다

DUMMY

영도와 성준은 둘도 없는 친구다. 초중고등학교를 모두 같이 나왔고 대입시험을 같이 준비해 성적까지 맞춰 동일한 대학교로 진학했다. 그것뿐인가? 1학년을 졸업하고 동반 입대까지 하여 제대하기까지 약 15년을 베스트 프렌드로 지내고 있었다. 형제보다 더 가깝다 해도 무방할 정도로 둘은 모든 일에 함께했다.


죽음까지도..



***



"야. 여기가 어디냐?"


궁금증이 많은 성준이 먼저 물었다. 매사에 진지하고 신중한 영도는 먼저 눈을 떴지만 한참을 두리번거리던 중이었다.


"글쎄.. 우리 죽은 거냐?"

"진짜? 야. 시팔. 이게 진짜 죽은 거 맞아?"


성준은 설마 싶었다. 왜냐면 평소와 달라진 게 하나도 없기 때문이다. 그저 주변 지형지물이 보이지 않았고 온통 하얀 장소에서 눈을 떴을 뿐이었다.


"야. 우리 죽은 거 맞나 봐."

"머? 시팔. 말도 안 돼. 달라진 거 하나 없잖아."

"야. 너 그림자 없어. 나도 없고."

"뭐!?"


영도가 가리킨 성준의 발 밑엔 정말로 그림자가 보이지 않았다.


"헉! 진짜네?"

"그러게.."

"말도 안 돼!! 그럼 여기가 천국인가?"


영도는 손을 턱에 대고 신중히 생각해봤다. 갑자기 왜 죽었을까? 무슨 일이 있었지? 이상하게도 전혀 기억이 나지 않았다.


"왜 죽었는지 기억나?"


영도의 질문에 성준 또한 어리둥절한 채 말했다.


"우. 시팔. 하나도 기억이 안 나네. 우리 왜 죽었지?"


둘은 서로를 쳐다보았다. 사지 멀쩡하고 피 한 방울 흘리지 않은 모습에 죽음을 실감하기 어려웠다. 영도는 왼손을 들어 시계를 확인한 뒤 말했다.


"아.. 알바 늦었네.. 벌써 3시 다 돼간다."

"야 이 병신아. 죽었는데 알바가 문제냐?"

"아 그런가? 우리가 죽은 건지 안 죽은 건지. 꿈을 꾸는 건지 실감이 잘 안 난다."

"나야말로 오늘도 집에 안 들어오면 엄마가 죽여버린다 그랬어. 어디 출입구 같은 거 있나 찾아봐."

"온통 하얀데?"

"이런 게 원래 바닥에 보면 틈 같은 게 있을 거야. 거기 열고 내려가면 구름이 있고 그러지 않을까?"


말도 안 되는 말에 피식 웃었지만 영도와 성준은 엎드려 바닥을 확인하기 시작했다.


그때였다.


"아! 거기! 동작 그만!!"


영도와 성준은 처음 듣는 사람의 목소리에 깜짝 놀라 일어났다. 그리고 동시에 쳐다본 곳엔 줄무늬 셔츠에 빨간 넥타이를 맨 50대는 되어 보이는 듯한 아저씨 한 분이 안경을 만지작거리며 서있었다.


"나 참. 바닥에 틈이라니.. 요즘 철없는 것들은 죽음을 제대로 받아들이질 않아서 문제라니깐.. 이봐요! 빨리 여기로 안 와요?"


영도와 성준은 번갈아 바라보다 안경잡이 아저씨의 앞으로 뛰어갔다.


"저기.. 아저씨? 여기가 대체 어디예요?"


아저씨는 시력이 매우 안 좋은지 도수가 매우 높아 눈알이 잘 보이지도 않는 안경을 들어 올리며 성준을 쳐다봤다.


"어디긴 어딥니까. 저승이죠."

"네!?"


대충 짐작은 했지만 진짜 저승이라는 말에 놀랐다.


"그럼 진짜 저희가 죽은 게 맞습니까?"


영도의 질문에 안경잡이 아저씨는 귀찮은 듯 말했다.


"그래요. 아 저기 다들 줄 서서 기다리는데 당신 둘이 없어져서 얼마나 찾았는지 압니까?"

"왜.. 왜 죽은 거죠?"

"그걸 제가 어떻게 압니까. 명(命)이 다했으니 죽어서 여기로 온 거겠죠. 암튼 빨리 따라오세요! 지금 가도 늦어서 자리가 있을지 없을지 몰라요!"


어떻게 죽었는지. 늦어서 없다는 자리가 무엇인지. 묻고 싶었지만 짜증 내는 아저씨에게 더 이상 물을 수는 없었다. 둘은 눈치만 보다 서둘러 걷는 아저씨의 뒤를 졸졸 쫓았다.


아무것도 안 보이는 하얀 공간에서도 어떻게 알고 길을 찾는지 모르겠지만, 계속 걷다 보니 저 멀리 건물이 보이기 시작했다.


"야. 저기 보이냐? 뭔가 있어."

"건물 같은데..?"


하지만 건물이 보이고도 한참을 걸어도 거리는 줄지 않고 건물이 커지기만 했았다. 실로 엄청난 크기였다. 이젠 확연히 보이는 알록달록한 건물은 커다란 산 하나를 그대로 만든 듯 어마어마하게 커다랬다.


그렇게 한 시간쯤. 드디어 입구에 도착했다.


"후우. 이제 다 왔습니다. 도대체 이게 뭡니까? 당신들 땜에 내가 왔다 갔다 두 시간을 넘게 걸었잖습니까!"


영도는 영문도 모른 채 일단 사과했다.


"죄송합니다. 그런데 저희도 왜 거기 있었는지 도무지 알 수가.."

"됐고! 빨리 들어오기나 하세요!"


그는 영도의 사과 따윈 들을 생각도 없었나 보다. 그냥 저런 성격이 아닐까? 다혈질인 성준은 화가 올라왔지만 상황 파악도 되지 않는 곳에서 괜히 입방정을 떨었다가 더 안 좋은 상황이 벌어질까 봐 조용히 참고 있었다.


들어간 곳의 대문은 정말 어마어마했다. 대문 하나가 빌라 정도의 크기라 하면 비교가 될까? 이 정도의 문이 열린다는 것 자체가 신기할 정도였다. 빼꼼히 열린 문틈 사이로 들어간 영도와 성준은 줄지어 서있는 무서운 문지기들이 각자 무기를 지닌 채 이곳을 지키고 있는 것을 보았다. 아마도 우리나라로 치면 헌법재판소는 되어 보이는 양 한 건물까지 이어지고 있었다.


"저기.. 저흰 지금 어디로 가는 겁니까?"


영도의 물음에 안경잡이 아저씨는 퉁명스럽게 답했다.


"어디긴요. 재판을 받아야 되지 않습니까. 지옥에 갈지 천국에 갈지."

"네!?"


그의 말에 성준이 놀라 말했다.


"재판이라뇨! 여기서 천국, 지옥을 나눈다고요? 저흰 나쁜 짓 한 게 하나도 없어요! 그냥 보내주세요오!"

"이 사람이! 죽었으면 곱게 따라와야지. 여기가 어딘지 알고 소리를 질러요? 어디 나라였어요? 한국 사람 맞죠?"

"아.. 네.."

"이게 문제야. 이게. 하라면 하지 뭔 말들이 그렇게 많아. 툭하면 이거 해달라 저거 해 달라 조르기나 하고 말이야. 여긴 당신네들이 지내던 곳과는 완전히 다른 곳이에요! 얌전히 입 닫고 따라오기나 하세요!"


성준은 자기가 혹여나 나라 망신을 시킨 건 아닐까 싶어 조용히 따라갔다. 이제 의미 없는 국가일 뿐인데도 말이다.


수많은 사람들을 지나 도착한 건물엔 크게 세 글자가 적혀있었다.


[裁判所] (재판소)


그리고 들어간 입구의 명패에 적힌 수많은 글귀 중 유독 한 문장이 눈에 들어왔다.


[염라대왕은 모든 걸 알고 계신대]


성준이 영도에게 귓속말로 속삭였다.


'야. 시팔. 좆됐다. 염라대왕이 있대.'

'어. 그런가 봐.'

'우리 뭐 죄지은 거 있었냐?'

'글쎄..'


두근거리는 가슴을 안고 들어간 재판소 안에는 수없이 많은 문지기들이 지키고 있었다. 그리고 그 한가운데에는 거인이 이런 거구나 싶을 정도로 커다란 덩치의 남자가 앉아 있었다. 그는 덩치에 비해 작아보이는 책상에 앉아 있었는데 그 위 명패에는 다음과 같이 써있었다.


[閻羅大王] (염라대왕)


평소 성격대로 매사에 신중한 영도는 염라대왕의 등장에도 담담하게 들어갔고 성준은 오두방정을 떨며 뒤로 나자빠졌다.


"으아아아악! 괴.. 괴물이다!"


딱콩!


성준의 비명에 놀란 안경잡이 아저씨가 이마에 냅다 꿀밤을 날리면서 말했다.


"이 사람이! 조용히 안 해요! 염라대왕님께 괴물이 뭐야. 괴물이. 당신 이런 식으로 나오면 그냥 지옥으로 보내버릴 줄 알아!"


성준은 따끔한 꿀밤에 이마를 감싸 잡으며 눈물을 글썽거렸다. 빈약해 보이는 사람의 꿀밤이 이리 아플 줄이야.


"아.. 아니 그런데 저기 거인처럼 큰 아저씨가.."

"이놈이!"


안경잡이 아저씨는 또 꿀밤을 때리려 위협했다.


"저분이 전지전능하신 염라대왕님이시다! 넌 두 번 볼 것도 없이 지옥행이야! 이놈 자식!"


그때 엄청난 크기의 염라대왕이 입을 열었다.


"지각한 게 네놈들이냐?"


귀청이 찢어질 정도로 어마어마한 소리가 재판소를 울렸다. 영도와 성준은 자신도 모르게 양손으로 귀를 감싸며 무릎을 꿇고 말았고, 안경잡이 아저씨가 대신 빌빌거리며 답했다.


"예..옙옙. 이놈들입니다요. 제가 한 시간이나 되는 거리까지 뛰어가 잡아왔습니다요."

"냉큼 앞에 오너라!"


그러자 뒤에서 대기하던 무서운 사람들이 영도와 성준을 끌고 가 염라대왕의 앞에 앉혔다.


가까이서 본 염라대왕은 가부좌를 틀고 앉아있었지만 10m는 넘어 보였고, 삼국지 장비를 연상시키는 무서운 얼굴을 지녔다. 덩치는 얼마나 큰지 저 커다란 얼굴이 비율 좋게 작아 보이기까지 했다. 외형과 안 어울리게 한 손엔 법전 같은 두꺼운 책이 놓여 있었고 다른 한 손엔 사람 머리통만 한 막대사탕을 들고 있었다.


"후우. 네놈들이 마지막이다. 이제 이 짓도 그만해야지 원. 왜 갈수록 일이 늘어가는지 알 수가 없군."


그는 덩치에 안 어울리게 막대사탕을 쪽쪽 빨며 투정부렸다.


작가의말

잘 좀 부탁드립니다 형님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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