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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hcha의 비밀 지하실.

진화(進化) 바이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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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hcha
작품등록일 :
2016.10.22 14:16
최근연재일 :
2016.12.05 17:43
연재수 :
36 회
조회수 :
89,802
추천수 :
3,009
글자수 :
180,553

작성
16.12.03 16:16
조회
1,135
추천
60
글자
8쪽

Chapter 4. 좀비가 농사를 짓는다고? (3)

DUMMY

잠시 간의 침묵이 지나고, 다들 현재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를 어느 정도 받아들인 것 같자 유연아는 입을 열었다.


천안으로 가자고 말하기 전에 먼저 확인해야 할 것이 있었다.


그것은 바로 섭식능력의 유무(有無).


보고서에는 섭식의 욕구는 근원적인 것에 가깝기에 아예 하지 않았다면 모를까, 일단 시작하면 저항하기란 거의 불가능하다고 나와 있었다. 그리고 개인차가 있긴 하나, 어느 순간이 지나면 괴물이 되어버린다. 그러니 운이라도 띄워 경각심과 함께 경고를 해놔야 했다.


“이제 여러분들 모두 제가 왜 천안으로 가자고 했는지는 이해하셨을 거예요. 그래서 말인데, 다시 물을게요. 혹시 여러분들 중에 냄새를 맡아 본 적 있으신 분, 계신가요?”


그녀의 물음에 장호와 베르커스는 고개를 저었다.


“듣자니, 냄새를 맡으면 마치 마약을 갈구하는 것 마냥 식욕을 느낀다는데, 난 그런 건 없다. 사실 냄새라고 해도 그게 무얼 말하는 건지도 모르겠군.”

“나도 마찬가지야. 대체 남들 냄새 맡아서 뭐하자는 건지.”

“.......”


냄새, 냄새 하는데 맡아 본 적이 없으니 정확히 무엇을 말하는 건지 감도 안 잡힌다는 듯 장호와 베르커스는 인상만 구겼다. 하지만 이산은 대답 없이 잠자코 있었다.


“이름이 이산이라고 했던가요? 그쪽 분은 어때요?”


유연아가 묻자, 장호와 베르커스도 이산을 쳐다보았다.


혹시 이 녀석?


모두의 시선을 한 몸에 받자 이산은 약간 곤혹스러웠다. 특히, 형들은 설마 하는 표정과 함께 우려의 눈빛으로 바라본다.


‘거 참......’


정말 대답하기 어렵다.


유연아가 말하는 냄새라는 게 분명 지금 자신이 느끼는 그것이 분명한 것 같은데, 하지만 한편으론 강렬한 식욕(食慾)은커녕 그냥 음식 냄새에 불과하고, 게다가 유연아에게서는 음식 냄새가 아니라 무슨 비누 냄새 비슷한 게 날 뿐이다.


느끼는 게 이런 데 무슨 마약중독자처럼 변한다는 건지.


그녀가 말하길 섭식능력자는 다른 이능력자를 보면 강렬한 갈증을 느낀다는데, 이건 그저 길가를 지나가다 붕어빵 냄새 같은 걸 맡는 정도다. 그러니 이걸 난다고 하기도 그렇고, 안 난다고 하기도 그랬다.


난다고 하자니, 왠지 형들과 거리감이 생길 것 같고, 안 난다고 하자니 속이는 것 같아 불편하다.


이산은 난감함에 머리를 긁적였다.


‘하긴, 내 능력이 좀 유별난 것 같긴 한데......’


따지고 보면 자신의 이능이 좀 이상하긴 했다.


장호형이나 커스형처럼 특정된 게 아니라 뭐랄까, 마치 물 같다고 할까.


감각이라는 건 확실한데, 필요에 따라 변화한다. 오늘만 벌써 세 번이다.


게다가 딱히 페널티라 부를 만한 것도 없다. 필요하면 하루 종일도 발현할 수 있었고, 배가 고프다거나 하는 것도 없다.


물론, 형들처럼 공격에 특화된 능력은 아니라는 게 아쉬웠지만, 왠지 이산은 자신의 이능은 나중에 어떻게 될지 모른다는 생각마저 들고 있던 참이었다.


그런데 여기에 섭식능력까지 갖췄다.


하지만 역시나 유별난 자신의 능력답게 섭식능력도 다른 이들과는 좀 다르다.


냄새는 나지만, 굳이 먹을 필요는 없는 음식이랄까.


이건 마치 미슐랭 별 세 개짜리 스테이크를 포크로 찍어 들고, 붕어빵에는 손을 안 대는 것과 마찬가지......


‘...는 아니고. 이게 무슨 3스타야.’


이산은 갑자기 든 생각에 말도 안 된다며 고개를 흔들었다. 당장 자신이 열 명이 있어도 베르커스의 한 팔뚝조차 감당할 수 없다. 근데 무슨 붕어빵이람.


어쨌든 이산은 속일 필요는 없다고 생각하며 입을 열었다.


“후우, 형들이 오해할까봐 미리 말해 두는데요. 식욕, 마약, 뭐 그런 거는 없어요. 나긴 나는데 진짜! 정말! 맹세코! 그런 거 없어요.”

“흐음. 나긴 난다 그거지?”

“네. 근데......”

“됐고. 니가 식욕 같은 거 없다면 됐다. 나면 나는 거지 뭘 그리 고민해? 안 그러냐 벨커?”


장호가 피식 웃으며 베르커스를 쳐다봤다. 그러자 베르커스는 팔짱을 끼며 시큰둥하게 말했다.


“사실 난 식욕이 있어도 별로 상관없다. 아니, 좀 있었으면 좋겠군. 우리 산이 좀 세지 게.”

“그러네. 저격수도 좋긴 한데, 이거 지켜주려니 너무 손이 가서 원.”

“내 말이 그 말이다. 그리고 식인종도 같은 부족은 안 먹는다며?”

“야, 먹는 부족도 있데.”

“그러냐? 뭐, 그래 봤자, 흐흐.....”

“크크크. 그래도 막내는 막내지.”

“그렇지. 클클.”


장호와 베르커스가 그래 봤자 막내라며 키득거리자, 이산은 얼굴을 구겼다.


‘젠장. 그럼 그렇지. 이 인간들이 그런 걸 신경 쓸 리가 없지.’


이산은 괜히 고민했다며 자책했다. 그리곤 그만 좀 웃으라며 나무라고, 장호와 베르커스는 그 모습에 다시 이산을 놀려댔다.


그리고 그렇게 티격태격하는 일행을 눈앞에 두고, 유연아는 고운 아미를 좁히며 잠시 생각에 잠겼다.


‘섭식능력이 있는데도 식욕이 없다고? 진심일까?’


유연아는 유심히 이산을 살폈다.


해맑게 떠드는 모습. 오래전부터 김민국이 식욕을 억제하려 얼마나 애쓰는지 보아왔던 유연아는 그 모습에서 거짓을 볼 수 없었다. 만약 저것이 연기라면 저 남자의 인생 자체가 연기일 터였다.


‘만약 진짜 식욕이 없다면, 어쩌면 저 남자의 능력은......’


그녀가 듣기로 이산의 능력은 탐지능력이며, 굉장히 뛰어난 저격수라 했다. 하지만 문득, 그녀의 두뇌는 수많은 정보를 분석해 하나의 가능성을 도출해 냈다.


섭식능력이 있음에도 할 필요가 없다면 그것은 곧 그의 능력이 다른 능력을 압도, 아니 초월해 있다는 의미도 될 수 있었다.


호랑이는 고양이의 발톱을 부러워하지 않는다. 늑대는 개의 송곳니를 부러워하지 않는다. 저 남자의 이능은 다른 이능을 가질 필요가 없는지도 모른다.


‘아냐, 그럴 수는 없어.’


카테고리나 분류 자체가 다른 각각의 능력은 그 자체로 가치를 가진다. 그런데 그 모든 걸 초월한다는 건 있을 수 없다.


유연아는 아무래도 그냥 열화버전 정도의 섭식능력이라 생각하기로 했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한 가지 가능성은 열어 두었다.


평소에 왜 Z-바이러스가 좀비를 만들고, 뮤턴트로 변이시키며, 이능까지 발현시키는지 의문을 품어 왔던 유연아는 바이러스의 목적이 무엇인지 고민해왔다. 그리고 만약 바이러스의 목적이 생존 그 자체라면 이산의 특이한 섭식능력이 이해된다.


돈을 생존으로 본다면 빌 게이츠가 이건희의 돈을 빼앗으려 들 필요는 없는 것이다.


최소한 가진 돈의 절반은 가진 경쟁자가 나타나야 싸울 의욕이 생긴다. 그 전까지는 밑에 부자들이 돈을 벌든 쓰든 상관치 않는다. 왜냐하면 이미 생존의 목적은 넘치도록 달성되었으니까.


하지만 그 반대라면?


다른 섭식능력자가 그를 본다면 어떨까?


‘미치도록, 영혼을 팔아서라도 먹어치우려 하겠지.’


유연아가 생각하기에 눈앞에서 웃으며 장난치는 저 남자는 어쩌면 자신보다 더 위험한 상황일지도 몰랐다. 그 자신은 모르겠지만 말이다.


작가의말

오늘은 좀 일찍 올립니다.

저녁에 오랜만에 타지에 있던 친구놈이 와서 술한잔 하자네요.

비축이 없어 짧습니다.

아무래도 오늘 좀 적게 마시고 내일 비축 좀 마련해야겠어요.

쉬는 동안 쉬진 못하고 하우스 작업만 해서(아직도 안끝남) -_-;;

이러다 이번 챕터도 늘어질까 걱정입니다.

그럼 편안한 주말 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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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 Chapter 4. 좀비가 농사를 짓는다고? (4) +3 16.12.05 1,009 47 9쪽
» Chapter 4. 좀비가 농사를 짓는다고? (3) +3 16.12.03 1,136 60 8쪽
34 Chapter 4. 좀비가 농사를 짓는다고? (2) +5 16.12.02 1,139 61 9쪽
33 Chapter 4. 좀비가 농사를 짓는다고? +6 16.12.01 1,265 64 10쪽
32 Chapter 4. 핏빛 황혼 (12) +3 16.11.21 1,672 72 13쪽
31 Chapter 4. 핏빛 황혼 (11) +9 16.11.19 1,801 79 8쪽
30 Chapter 4. 핏빛 황혼 (10) +6 16.11.18 1,627 67 8쪽
29 Chapter 4. 핏빛 황혼 (9) +4 16.11.17 1,661 72 10쪽
28 Chapter 4. 핏빛 황혼 (8) +3 16.11.16 1,686 76 11쪽
27 Chapter 4. 핏빛 황혼 (7) +3 16.11.15 1,709 71 8쪽
26 Chapter 4. 핏빛 황혼 (6) +5 16.11.14 1,667 83 13쪽
25 Chapter 4. 핏빛 황혼 (5) +6 16.11.12 1,897 85 12쪽
24 Chapter 4. 핏빛 황혼 (4) +7 16.11.11 1,834 69 9쪽
23 Chapter 4. 핏빛 황혼 (3) +6 16.11.10 2,044 85 8쪽
22 Chapter 4. 핏빛 황혼 (2) +11 16.11.09 2,101 73 11쪽
21 Chapter 4. 핏빛 황혼 +7 16.11.08 2,150 74 7쪽
20 Chapter 3. 사냥꾼과 사냥감 (6) +5 16.11.07 2,382 84 11쪽
19 Chapter 3. 사냥꾼과 사냥감 (5) +5 16.11.06 2,429 77 11쪽
18 Chapter 3. 사냥꾼과 사냥감 (4) +2 16.11.05 2,425 83 12쪽
17 Chapter 3. 사냥꾼과 사냥감 (3) +5 16.11.04 2,369 80 17쪽
16 Chapter 3. 사냥꾼과 사냥감 (2) +10 16.11.04 2,403 97 19쪽
15 Chapter 3. 사냥꾼과 사냥감 +1 16.11.03 2,671 83 14쪽
14 Chapter 2. 안개 속으로 (7) +4 16.11.03 2,371 93 15쪽
13 Chapter 2. 안개 속으로 (6) +3 16.11.02 2,366 96 14쪽
12 Chapter 2. 안개 속으로 (5) +1 16.11.01 2,500 88 10쪽
11 Chapter 2. 안개 속으로 (4) +1 16.10.31 2,494 76 10쪽
10 Chapter 2. 안개 속으로 (3) +2 16.10.30 2,495 91 10쪽
9 Chapter 2. 안개 속으로 (2) +1 16.10.29 2,815 89 13쪽
8 Chapter 2. 안개 속으로 +3 16.10.28 3,152 8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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