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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hcha의 비밀 지하실.

진화(進化) 바이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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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hcha
작품등록일 :
2016.10.22 14:16
최근연재일 :
2016.12.05 17:43
연재수 :
36 회
조회수 :
89,798
추천수 :
3,009
글자수 :
180,553

작성
16.10.31 1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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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93
추천
76
글자
10쪽

Chapter 2. 안개 속으로 (4)

DUMMY

@


앉아쏴 자세로 중앙로비의 한쪽 구석에서 경계하던 베르커스는 정면의 깨어진 창문에서 뭔가가 보이자마자 옆으로 굴렀다.


촤악-


그가 앉아 있던 자리에 4개의 줄이 그어졌다. 화강석으로 만든 바닥이 두부 썰어지듯 잘려나갔다.


1층으로 내려가는 계단에 있던 장호가 총구를 틀어 난입한 놈을 향해 연사했다.


투타타타-


총알이 놈을 뚫고 벽에 맞아 튕기며 불꽃을 일으켰다.


잔상이다! 놈은 이미 그 자리를 벗어나 일어서려는 베르커스를 향해 달려들고 있었다.


크케케케-


베르커스는 급히 양손으로 소총을 잡고 놈의 손톱을 막았다.


쾅-!


놈의 힘이 어찌나 엄청난지 소총이 엿가락처럼 휘어지고, 동시에 베르커스의 거대한 몸이 뒤로 쭈욱- 밀려 나갔다.


"크억-!"


한 손으로 땅을 짚어 균형을 잡던 베르커스의 입에서 피가 뿜어져 나왔다.


쿨럭-


과도한 충격에 의한 각혈.


크카카칵-


베르커스가 피를 토하자, 놈은 뭐가 그리 즐거운지 크게 소릴 질렀다.


그리고는 베르커스를 향해 걸음을 떼었다.


놈의 입가에 침이 흘러내리고, 뱀처럼 기다란 혀가 입 주변을 핥았다.


곧 있을 만찬이 놈을 기분 좋게 해주는 듯, 입꼬리가 말려 올라간다.


그 순간이었다.


방심한 놈의 목덜미에 은빛 물체가 스쳐 지나갔다.


서걱-


놈의 목 뒤편이 쩌억 벌어졌다. 그리곤 피가 차차 고이더니 흘러내렸다. 이에 놈이 석상처럼 멈춰 섰다.


잠시 동안 놈은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뭐지?


그러다 곧 공격받았다는 걸 깨달았다.


놈이 천천히 뒤를 돌아보았다.


놈의 시선이 열댓 걸음쯤 떨어진 곳에 서 있는 먹잇감에 닿았다. 가당찮게도 자신을 노려보는 모습이 가소롭기 그지없다.


장호는 대검과 베레타를 들고 놈을 마주 보았다.


기세에서 밀리지 않기 위해 눈을 부릅떴다. 하지만 속마음은 편치 않았다.


'안 좋은 걸....'


방금 놈의 방심을 틈타 뛰어들어, 대검으로 목을 갈라버린 장호는 투지보다는 걱정부터 들었다.


예리한 대검과 자신의 기량으로 볼 때, 방심한 대상의 목을 그었다면 최소한 절반은 잘려야했다. 그리고 지금까지 상대해 본 뮤턴트는 모두 같은 결과를 보여줬었다.


그런데 이놈은 너무 얕았다. 그건 즉, 생각 이상으로 질긴 가죽을 가진 놈이라는 뜻이었다.


게다가.... 벌써 아물기 시작하고 있었다.


'차라리 총을 쏠 걸.'


장호는 후회했다.


베르커스와 놈이 일직선 상에 있었기에 소총을 버리고 대검(Combat knife)을 썼다. 그리고 목을 가르려는 순간 끝났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칼날을 놈의 목에 밀어 넣는 순간, 손맛이 평소와 달랐다. 온몸의 감각이 뭔가 잘못됐다고 외쳐댔다.


크르르르-


핏빛 눈동자가 장호를 노려봤다.


빨간 눈동자가 점차 짙어졌다. 점점 진해져 이윽고 빛도 반사 안 될 만큼 진한 검붉은 색으로 변해갔다.


놈의 얼굴이 점차 일그러진다. 유쾌한 사냥이었는데 상처를 입었다. 화가 치민다! 겨우 먹이 따위에게!


캬아아악-!


놈이 찢어지는 괴성을 질렀다.


회색질의 허벅지에 힘이 잔뜩 들어갔다. 근육이 툭툭거리며 비정상적으로 부풀어 올랐다. 그리고 최고조에 이르러 근육이 피부를 뚫고 나올 듯 보이더니-


스륵-


순간이동 하듯 장호 앞에 나타났다.


그리고는 장호를 두 조각 내버리겠다는 듯 사선으로 팔을 휘둘렀다.


콰직-!


네 줄기의 선이 공간에 새겨지는 것과 동시에 화강석 바닥이 깨져 나갔다.


공격을 예측하고 먼저 움직였음에도 장호의 갑옷 오른쪽 어깨 부위가 찢겨져 가죽 조각들이 흩날렸다.


찰나 간에 이를 악문 장호의 표정이 스쳐 지나갔다.


인간의 거의 정점에 이른 반사신경을 가진 자신조차 미리 예측하고 움직여야 겨우 피할 수 있는 속도라니!


놈의 좌측 사각(死角)으로 움직여 아슬아슬하게 공격을 회피한 장호는 놈의 발등에 총을 쐈다.


타앙-!


살점과 피가 튀었다.


하지만 장호의 표정이 더욱 일그러졌다.


총알이 발등을 뚫지 못하고 박히다 말았기 때문이다.


크아앙-


고통에 더욱 화가 난 듯, 놈은 박힌 손을 그대로 움직여 가로로 그었다. 바닥의 화강석 판과 그 밑의 콘크리트가 조각조각 튀어 올랐다.


하지만 미리 대비하고 있던 장호는 뒤로 살짝 몸을 뺏다가 또다시 놈의 좌측으로 쇄도했다.


덩치가 크고 팔이 긴데다 강철의 칼날 같은 손톱마저 가진 놈에게 거리를 주어서는 안 됐다.


놈이 좋아하는 거리를 주는 순간, 힘과 속도 그 무엇도 부족한 그가 찢어발겨 지는 것은 시간문제다.


육박전으로 뮤턴트와 대적할 수 있는 방법은 초근접으로 놈의 사각(死角)으로 회피하며 싸우는 것이 유일하다.


장호는 누구보다 그것을 잘 알고 있었기에 과감히 안으로 파고 들었다.


베레타가 다시 불을 뿜었다.


타앙-!


그와 동시에 놈의 왼쪽 무릎에서 피와 살점이 튀었다.


‘빌어먹을.’


튀어 오르는 피와 살점을 보며 장호는 속으로 욕설을 내뱉었다.


데미지가 너무 얕다.


초근접 사격마저 놈에게 별다른 피해를 주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시간이 갈수록 불리해지는 것은 자신이니 장호는 점점 초조해져 갔다.



@


"커스형! 괜찮아요?"


이산이 계단 코너를 돌아 본 것은 뮤턴트가 베르커스를 덮쳐가는 모습이었다.


이산은 베르커스가 큰 충격에 밀려 나간 후, 장호가 뮤턴트와 접전을 벌이는 틈을 타 베르커스를 부축했다.


"퉷-. 스벌, 존나 아프네."


입 안에 고인 피를 뱉어낸 베르커스가 미간을 찡그렸다. 그 모습을 보니 그럭저럭 살아는 있는 듯 보였다.


탕! 타앙-!


장호와 뮤턴트의 싸움은 점차 장호에게 불리하게 돌아가고 있었다.


장호의 어깨에 혈흔이 보였다. 몸놀림도 조금씩 느려져 갔다. 싸움이 시작 된 지 30초도 안 됐을 터인데, 벌써 지치고 있는 것이다.


그에 비해 놈은 총알에 의해 살점과 피가 튀기면서도 여전한 스태미너를 보이고 있었다. 아니, 오히려 이젠 허벅지 외에 팔과 어깨 등의 근육도 조금씩 부풀어 오르며 더욱 팔팔해 보였다.


베르커스가 일어났다.


"잘 들어. 장호는 오래 버티지 못할 거다. 계단에서 엄호해라."


"네?"


"존만한 새끼. 한번 놀아보자. 으드득!"


베르커스는 이산의 되묻는 말에는 대답 없이 이를 갈며, 가슴의 권총집에서 데저트이글을 꺼내 잠금쇠를 풀었다.


가가가각!


"크윽-"


뮤턴트의 손톱이 대검을 긁으며 심하게 갈리는 소리가 났다.


점차 회피가 힘들어져 대검으로 놈의 손톱의 궤도를 살짝 틀어버리며 움직이고 있었는데, 이젠 그마저도 여의치 않을 것 같았다. 정면으로 막아낸 것도 아닌데 손목에 충격이 누적되어 부어오르고 있었다.


장호는 상황이 너무 불리하자 무리수를 두고 말았다. 놈의 머리를 향해 총구를 들이댄 것이다.


평소라면 절대 요행을 바라는 성격이 아니지만, 지금은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이라 반쯤은 기도하는 심정으로 총을 쏘았다.


타앙-!


총알이 쏘아지는 찰나에 놈은 장호에게 바짝 붙었다. 쏘아진 총알은 허망하게 놈의 잔상만을 뚫고 지나갔다.


‘이런-’


씨익-


장호의 얼굴에 낭패감이 스치고, 장호의 우측에 바짝 붙은 놈의 얼굴에 미소로 보이는 그로테스크한 표정이 새겨졌다. 징그럽게 찢어진 입매가 올라갔다. 그리고 그 순간,


뻐억-!


강력한 충격이 복부로부터 시작되어 장호의 온몸을 뒤흔들었다.


'저...저까튼.....'


아득하다....


마치 덤프트럭에 받힌 것 같은 충격에 장호는 정신이 나가버릴 것 같았다. 하지만 그의 단련된 육체는 불행히 그것을 용납하지 않았다.


80킬로그람(kg)에 이르는 장호의 육체가 중력을 무시하고 천정까지 솟아오르다 떨어졌다.


쿠우웅--!


"장호형!!"


이산이 크게 놀라 장호를 부르고, 베르커스는 이를 악물고 총을 두 손으로 모아 쥐어 놈을 향해 조준했다.


쿨럭-! 크윽-


떨어진 장호의 입에서 피가 터져 나왔다.


케케케-


놈이 니킥(무릎올려치기) 자세로 서서 장호를 보며 웃어댔다.


크케케케, 케에-케케케-!


마치 고양잇과 동물들이 먹잇감을 이리저리 가지고 놀다 죽이는 것처럼 놈은 나가떨어진 장호를 조롱하며 즐기고 있었다.


놈이 비웃는 감정이 여실히 전해졌다.


이에 베르커스는 심한 분노가 치밀었다.


단숨에 숨통을 끊지 않고 상대를 괴롭히며 희열을 느끼는 놈의 모습에 어금니를 깨질 듯 악물었다.


"재수 없는 새끼, 이걸 먹고도 그딴 얼굴이 나오나 보자."


앉아쏴 자세로 정조준을 하던 베르커스는 놈의 면상을 아작 내 버리겠다고 다짐하며 데저트이글의 방아쇠를 당겼다.


콰앙-!!


커다란 굉음과 함께 데저트이글의 총구에서 불꽃이 번쩍였다. 그리고 웃고 있던 놈의 오른쪽 어깨가 터져나갔다!


살점이 갈기갈기 찢어져 공중에 비산하고, 어깨가 젖혀지며 휘청거렸다.


‘젠장.’


데저트이글이 엄청난 화력을 보여줬음에도 베르커스는 속으로 욕을 했다.


대가리를 노렸는데 빗나가 버렸기 때문이다.


데저트이글은 아무리 제대로 쏘려고 해도 조금씩 오차가 생겼다. 예전부터 이건 마음에 안 들었다.


콰앙- 쾅- 쾅-!


데저트이글(DesertEagle)에서 뿜어져 나오는 엄청난 량의 충격이 계속해서 놈을 강타했다. 살점이 터지고 놈이 비명을 질렀다.


키에에에엑!


놈은 넓적한 팔을 들어 머리와 가슴을 보호했지만, 한발 한발에 점점 뒤로 밀렸다. 충격 때문에 몸을 빼지도 못하고 있었다.


비록 데저트이글의 권총을 넘어선 화력도 놈의 팔을 뚫지는 못했으나, 확실하게 데미지를 주고 있었다.


쾅-쾅-쾅-!


이미 온몸 곳곳이 파여 너덜너덜해지고 복도 바닥에 다량의 살점과 피가 뿌려져 있었으나 놈은 끈질기게 버텨냈다. 아니 움직일 수가 없었다.


계속해서 터지는 굉음과 불꽃!


그러나......


쾅-! 철컥-철컥-


'.....!!'


데저트이글의 8발 탄환이 모두 소진되었다.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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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 Chapter 4. 좀비가 농사를 짓는다고? +6 16.12.01 1,265 64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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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Chapter 4. 핏빛 황혼 (8) +3 16.11.16 1,686 76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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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Chapter 4. 핏빛 황혼 (5) +6 16.11.12 1,897 85 12쪽
24 Chapter 4. 핏빛 황혼 (4) +7 16.11.11 1,834 69 9쪽
23 Chapter 4. 핏빛 황혼 (3) +6 16.11.10 2,044 85 8쪽
22 Chapter 4. 핏빛 황혼 (2) +11 16.11.09 2,101 73 11쪽
21 Chapter 4. 핏빛 황혼 +7 16.11.08 2,150 74 7쪽
20 Chapter 3. 사냥꾼과 사냥감 (6) +5 16.11.07 2,382 84 11쪽
19 Chapter 3. 사냥꾼과 사냥감 (5) +5 16.11.06 2,429 77 11쪽
18 Chapter 3. 사냥꾼과 사냥감 (4) +2 16.11.05 2,425 83 12쪽
17 Chapter 3. 사냥꾼과 사냥감 (3) +5 16.11.04 2,369 80 17쪽
16 Chapter 3. 사냥꾼과 사냥감 (2) +10 16.11.04 2,403 97 19쪽
15 Chapter 3. 사냥꾼과 사냥감 +1 16.11.03 2,670 83 14쪽
14 Chapter 2. 안개 속으로 (7) +4 16.11.03 2,371 93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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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Chapter 2. 안개 속으로 (5) +1 16.11.01 2,500 88 10쪽
» Chapter 2. 안개 속으로 (4) +1 16.10.31 2,494 76 10쪽
10 Chapter 2. 안개 속으로 (3) +2 16.10.30 2,495 91 10쪽
9 Chapter 2. 안개 속으로 (2) +1 16.10.29 2,815 89 13쪽
8 Chapter 2. 안개 속으로 +3 16.10.28 3,152 8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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