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짬타이거9

망나니가 엄청 강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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짬타이거9
작품등록일 :
2020.05.11 15:51
최근연재일 :
2020.05.31 12:00
연재수 :
27 회
조회수 :
4,357
추천수 :
169
글자수 :
109,156

작성
20.05.22 18:50
조회
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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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글자
9쪽

D-5 그걸 누가 믿어

DUMMY

D-5


도시는 중앙광장을 중심으로 도로가 거미줄처럼 뻗어 나간 방사형이다.


중심부인 중앙광장에는 웅장한 황금 동상을 기준으로 오른쪽에 대성당과 왼쪽에 시청사가 있다.


시청사에는 종루가 있어 사람들에게 시간을 알려준다.


이곳은 때론 집회소, 피난소로 사용되기도 했다.


지하에는 죄수들을 가둔 지하감옥이 있어 샤를도 자주 찾아가는 장소였다.


죄수의 형벌과 사형집행도 이 중앙 광장에서 집행한다.


성문으로 이어지는 대로를 따라 중앙으로 가면.

물건을 사고파는 사람들로 북적이는 중앙시장이 있다.


사람들은 성문에서 중앙광장까지 이어진 큰 대로를 중앙로라고 불렀다. 

가장 번화하고 활기찬 거리다.


샤를과 가족은 날이 밝자마자 집을 나왔다.

중앙로를 걷고 있는 중.

일주일에 한 번은 꼭 대성당에 간다.

오늘은 예배를 드리는 날이다. 


“성안은 재밌는 게 많아! 오늘 사제님이 무슨 말씀을 해주실까?"


성당에서 사제님의 설교 말씀을 듣는 걸 매우 좋아하는 카트린느.


작은 꼬마 숙녀는 일주일에 한 번 도시를 구경할 수 있는 오늘을 손꼽아 기다렸다.


숲속과 달리 볼거리가 다양했다.


커다란 광장, 상점, 주택가 등 외딴집에서 볼 수 없는 다채로운 풍경이었다.


오늘도 사랑스러운 얼굴로 샤를 옆에서 종알거린다.

사람을 좋아하는 카트린느는 사람 구경에 신이 났다. 


"오빠! 저기 돔! 돔이 보여!"


카트린느가 손가락을 가리킨 곳은 50m가 넘는 중앙 돔이 특징인 대성당.


성당 바닥 정사각형 모서리에 석제 기둥을 세웠다.

완만한 지붕을 아치형으로 만든 돔 형식의 건축물이 보였다.


중앙 돔 주변에는 하늘에 닿을 듯 높이 솟은 첨탑이 돋보였다.


무스타파 왕의 명령으로 1000년 전 많은 돈과 인부들이 동원되어 세워진 성당이다.


대성당은 다른 도시에 뾰족뾰족한 성당들과는 분위기가 이질적이었다.


성당 앞에 다다르니 오전 예배를 드리러 가는 사람들로 붐볐다.


예배가 시작하기 전 꼬마 녀석들이 지루함을 참지 못하고 밖에 나와 뛰어놀고 있었다.


“오빠, 나도 저기서 놀고 싶어. 친구가 생겼으면 좋겠어.”

“형, 나도 나도!”


쌍둥이들은 천진난만한 눈으로 샤를을 바라봤다.


샤를은 난처해하며 어색한 미소를 보였다.

과연 사형집행인의 자녀들과 친구가 되어줄 사람이 있을까.


어린 동생들은 아직 사형집행인에 대한 차별과 혐오를 몸으로 직접 체감하진 못했다.


어렴풋이 남들과 조금 다르다고 느끼는 정도였다.


샤를의 두 손은 놀고 싶다고 졸라대는 동생들의 손을 하나씩 잡았다. 


환한 미소로 카트린느와 클로드를 번갈아 쳐다보았다.


“너희는 나랑 누나가 있잖아!”

“그런가?”


어린 두 동생은 금세 이해해버리고 해맑게 웃었다. 

 

댕~


곧 예배가 시작한다는 종소리가 바람을 타고 영롱하게 퍼져 나갔다.


가족은 예배당 안으로 들어갔다. 


외부에서 보는 경건한 회백색 대성당.

내부는 3층으로 지어져 화려함의 극치였다.


1층은 형형색색의 모자이크 창문과 오라티오 대륙의 역사를 설명한 벽화가 그려져 있었다.


벽화를 따라가다 보면 예배당이 나온다.


1층 예배당은 중앙에 있으며 아치형의 높은 천장이 특징이다.


목제 강대상 뒤에 벽에는 W모양의 황금으로 만든 파라클리토 신의 상징이 걸려 있었다. 


조용히 맨 뒤 구석진 자리에 앉았다.


늘 그랬듯 누구 하나 먼저 말을 걸거나 시선을 마주치지 않았다.


좌석이 부족할 정도로 사람이 들어왔다.

아무도 샤를 가족의 옆자리에는 앉지 않았다. 


“형! 왜 우리 옆에는 항상 아무도 안 앉아?”


클로드가 작은 목을 갸우뚱거리며 질문했다.


'그건 우리가 사형집행인이기 때문이지.'


마음속으로만 대답할 뿐.

조용히 눈을 감고 기도하는 척했다.

모든 걸 다 알 필요가 있을까.


아직 동생에게 세상의 진실을 말할 수 없었다.

조금만 더 크면 다 알게 되겠지만 지금은 아니다.


응답이 없자 옆에서 작은 입으로 투덜거리는 동생의 목소리가 들렸다. 


정면 강대상에 하얀색 사제복을 입은 성직자로 보이는 남자가 서 있다.


중년을 지나 장년으로 향하는 나이대 얼굴.

백발에 선한 인상에 사제 말라키이다.


그는 앉아 있는 신도들을 향해 엄숙한 말투로 물었다. 


"지금 우리가 사는 이 대륙의 원래 주인이 우리였을까요? 아닙니다!! 이 땅의 원래 주인은 거인족! 그들은 큰 키와 강한 힘으로 우리와 같은 인간. 즉 중인족들을 지배했습니다. 중인족들은 거인족을 왕과 영웅으로 섬기며 균형과 질서를 이루며 살았죠. 그리고 거인족도 선정을 펼치며 중인족을 다스리며 평화롭게 살았습니다."


말라키는 오라티오 대륙의 역사서에 첫 부분.

거인족과 중인족에 관해 설명하고 있었다. 


'요즘 세상에 거인이라니. 거인이 진짜 존재할까?'


샤를은 말라키의 설교를 들으면서도 의문이 생겼다.

한때 대륙을 호령했던 수많은 거인들.

고인 물은 썩기 마련일까.


신이 준 신체적 이득과 지혜의 축복.

이것으로 거인족은 중인족을 다스릴 수 있었다.


시간이 흐르자 그들은 자신들이 신이 된 양 오만해져 갔다.


"그런데 이상하죠. 대륙을 호령하던 거인족이 지금은 왜 보이지 않는 거죠?”


말라키는 눈을 가늘게 뜨며 뜸을 들였다.


“그 이유는 바로... 타락한 거인족이 신에게 미움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그들은 교만에 빠집니다. 자신들을 떠받들며 순응하는 중인족을 보니 신이 된 것 같은 착각에 빠진 거죠. 악에 물들어 점점 흉포해집니다. 중인족을 잡아먹거나 난폭한 짓을 일삼았습니다. 참다못한 중인족은 신에게 구원을 요청합니다. 지옥에서 벗어날 힘을 달라고. 그래서 신은 우리의 기도에 응답하셨을까요?"


말라키는 구석에 앉은 샤를을 손으로 지목해 물었다.


'설마 나?'


그는 처음에는 당황했지만.

곧 자신감 있게 대답했다.


"신의 사신을 이 땅에 보내셔서 거인족을 벌하셨어요!"


샤를의 대답이 만족스러운 듯 흡족한 표정을 지은 말라키.


그는 편견 없이 샤를 가족을 대하는 사람 중 한 명이다.


"맞습니다. 신이 준 축복을 함부로 사용한 죄를 물어 신의 사신을 통해 대륙에서 거인족을 몰아냈습니다. 많은 이들이 의심합니다. 거인족들이 존재할까. 존재한다면 그들은 왜 보이지 않는 거지?"


샤를은 말라키의 입에 주목했다.


예배당 안에 신도들도 모두 사제에게 집중해 숨소리만 들려왔다.


"신이 그들을 다 멸망시켜서일까요? 거인족은 큰 죄를 지었으나 그들도 신이 사랑하는 자식이었습니다. 신의 사신이 가세한 중인족과의 전쟁. 전쟁을 치르기 전 대륙의 대지가 크게 흔들리고 땅이 높이 치솟고 물길이 열려 새로운 대륙이 만들어집니다. 전쟁에 진 거인족을 우리가 모르는 미지의 대륙으로 보내버립니다. 그래서 지금 중인족과 거인족은 서로의 존재를 모른 채 사는 거죠."


성도들은 말라키의 카리스마 있고 설득력 있는 설교에 몰입해 듣고 있었다.


눈에 보이는 것만 믿는 샤를에겐 아직도 믿기 힘든 이야기였다.


'미지의 땅을 내가 직접 보지 않는 한 모르겠군.'


말라키는 그의 의심은 아랑곳하지 않고 다음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거인족을 몰아내고 대륙의 주인이 된 중인족! 흩어져 있던 부족은 하나가 되어 강한 왕국을 만들고 평화가 찾아오리라 믿어 의심치 않았죠. 하지만 그중 어리석은 인간들은 신의 사신이 가진 힘을 몹시 두려워했습니다. 그들은 감히 신의 사신을 죽이고 그 힘을 봉인하려고 시도했죠. 그렇다면 이 사실을 안 신은 묵인하셨을까요?"


"신은 화를 참지 못하고 자신을 부정한 자들에게 저주를 내리니 저주받은 자들은 살아도 살지 못한 존재가 되어 대륙을 떠돌아다닌다."


역사서의 내용을 알고 있는 샤를이 말라키와 동시에 같은 말을 중얼거렸다.


무스타파 왕은 신의 분노를 달래기 위해 아쏘르교를 만들고 세상을 통일한다. 


'부정한 자들에게 저주? 살아도 살지 못한 존재?'


신이 축복을 내린 신의 사신을 감히 죽이려 한 자들에게 내린 형벌이었다.


신의 분노를 산 사람들에게 내린 끔찍한 저주.

저주가 어떤 것인지 구체적으로 기록되어 있지는 않았다.


그들이 죽을 수 없는 어떤 존재가 된 건 분명했다.


샤를은 궁금했다.


'무슨 저주인 거지? 혹시 내가 본 적 있는 건가?'


샤를은 어릴 적 보았던 상처를 입고 누워 있던 노르딘이 몸부림치던 모습이 떠올랐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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