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짬타이거9

망나니가 엄청 강함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짬타이거9
작품등록일 :
2020.05.11 15:51
최근연재일 :
2020.05.31 12:00
연재수 :
27 회
조회수 :
4,354
추천수 :
169
글자수 :
109,156

작성
20.05.17 12:10
조회
156
추천
5
글자
9쪽

오해야 오해라고

DUMMY

대련이 끝나고 노르딘이 집으로 들어가 버렸다.


샤를은 부러져버린 창을 보고 한숨을 쉬었다.


휴~

벌써 몇 개째인가.

반 토막이 나버린 창.

훈련을 위해선 새로운 창이 필요했다. 


'집에 가서 창을 가지고 와야겠어.'


창고에는 언제나 넉넉히 창이 있었다.

터벅터벅 집으로 들어갔다. 


노르딘은 의자에 허리를 딱 젖히고 거만하게 앉아 있었다.


창문으로 샤를이 제대로 훈련을 제대로 하는지 지켜볼 요량인듯했다.


샤를이 집으로 돌아오자 큰소리로 호통쳤다.


"연습은 안 하고 벌써 들어 온 게냐?!"

"창이 부러졌으니 새 창을 가지고 오려고요!"



샤를은 농땡이 부릴 생각이 없었기에 가슴을 펴고 당당히 대답했다.


떳떳하면 나올 수 있는 기세. 


가만히 있던 노르딘은 갑자기 벌떡 일어나 샤를에 코앞까지 다가왔다.

깜짝 놀라 몸이 자동으로 움찔거렸다.


그는 씩 웃더니 팔짱을 끼며 턱짓을 했다. 


"예전부터 궁금했는데 여기서도 마야와 같은 흑발에 검은 눈동자는 보기 드물지?”


노르딘의 뜬금없는 질문이었다.

도대체 머릿속에 무슨 생각을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


어머니에게 직접 물어보아도 될 것을 굳이 자신에게 묻는 이유를 알 수가 없었다. 


심심하신가?

스승의 비위를 맞추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최대한 밝은 얼굴과 친절한 목소리로 응답했다.


“드물긴 하죠. 하지만 외갓집 가족들은 모두 흑발과 검은 눈동자입니다.”


마야 인디라. 샤를의 어머니는 인디라 가문의 막내딸이다.

남자 형제들이 세 명이나 있었다.

고명딸이라 아버지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자랐다.


어머니 가문은 모두 검은 머리와 검은 눈동자로 사람들의 주목을 받았다.


대륙에서도 그들과 같은 생김새는 쉽게 보기 힘들었기 때문이다. 


그는 붉은 턱수염을 쓰다듬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역시 그렇군. 마야의 가문은 무슨 일을 했더라?”

“아르노 가문과 똑같은 사형집행인이에요.”

"그래?!!"


노르딘은 의아하다는 표정을 지어 보였다. 


왜 저렇게 놀라실까.

같은 일을 하는 집안끼리의 결혼은 흔한 일이다.

그게 그렇게 이상한 것인가.


아무리 물어봐도 답해주지 않겠지.

그의 생각을 읽는 건 포기하는 게 심사가 편했다.


화제를 돌려 물었다.


“스승님은 크레데레 왕국이 고향이라고 하셨죠?


샤를은 베루스 이외 나라는 가 본 적이 없기에 타국에  대한 궁금증을 풀 기회였다.


호기심 어린 눈으로 뚫어지게 쳐다보았다.


“그래. 내 고향은 수도 포르스였지.”

“스승님 고향 이야기 좀 해주세요~~”

“지금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도시는 사람이 북적이고 세련되었지. 성 밖은 코미니투르보다 숲이 많고 울창한 곳이었어. 사람들 인심도 좋았어."


고향 이야기에 기분이 좋아졌는지 하얀 이를 드러내었다.


자신이 살던 집이며 먹던 음식까지 자세하게 이야기해주었다.


이야기를 듣고 있는 것만으로 머릿속에 크레데레의 모습이 그려졌다. 


"저도 가보고 싶어요!"

"녀석! 언젠가 기회가 된다면 같이 가보자꾸나."


같이 가자는 대답에 신이 나서 입꼬리가 귀에 걸렸다.


왠지 노르딘과 함께라면 미지의 타국 여행도 무섭지 않았다.


귀족이 아닌 평범한 사람들이 여행을 간다는 건 쉽지 않은 일.


생업을 포기하고 다녀와야 하고 여행 경비에 많은 돈이 필요했다.


한 번은 꼭 가보고 싶었다.

새로운 세계에 대한 호기심이 가득한 16살이었으니깐.


“그런데 가족은 어떤 분이셨어요?”

“.............”


가족의 물음에 안색이 변해버린 노르딘이다.


한창 대화가 무르익고 있었는데 가족 이야기에 입을 다물어 버렸다.


늘 이런 식으로 넘어간다.

자신이 무슨 일을 했는지 가족은 어떤 사람인지는 절대로 말해주지 않았다. 


무슨 사연이 있는 걸까.

노르딘의 과거가 매우 궁금했지만.

이것저것 꼬치꼬치 캐묻지 않았다.


샤를은 그의 기묘한 변신을 기억하고 있다.

다행히 그 후 노르딘이 변하는 모습을 한 번도 본 적이 없다.


샤를은 내색하지 않고 6년간 사제의 연을 이어오고 있다.


노르딘은 아르노 가문에 편견이 없어 보였다.


그것은 별로 중요한 문제가 아닌 것처럼 다른 사람들과 다르지 않게 샤를을 대했다.


아니 더 특별히 대했다. 노르딘은 제자를 만든 적이 없던 걸까. 


노르딘이 침묵으로 정적이 흐르던 그때. 


으악!

느닷없이 자지러지는 비명이 들렸다.


"어디서 소리가 난 거죠?"

"진료실인 것 같아. 어서 가보자꾸나."


샤를은 노르딘과 눈을 마주친 후 진료실로 달려갔다.

기절해 있던 알렉스가 깨어난 모양이다. 


***


내 이름은 알렉스. 나이는 20살. 


나는 지금 굉장히 위험한 상황이다.

이 집의 주인으로 보이는 남자 두 명이 내 앞에 서 있다.


나는 조금 전 열었던 방문을 닫으며 뒷걸음질 쳤다.


“당...당신들 뭡니까!? 저···저건 뭐죠?!”


두려움에 목소리가 덜덜 떨렸다.

이럴 때 무기 하나 없는 게 원망스러웠다.

완전 무방비상태.


“오..오지 마!”


잘생긴 남자 한 명.

엄청 강해 보이는 남자 한 명.

쪽수로 봐도 불리해 보였다.


게다가 강해 보이는 남자는 창을 들고 가까이 다가오고 있었다.


이렇게 죽는 건가.

극도의 공포로 바닥에서 다리가 떨어지지 않았다.


어젯밤 숲속을 헤매다 이 집에 들어온 사실은 기억한다.

깨어나 보니 아늑한 침대에 누워 있었다. 


'치료도 해주고 잠도 재워주다니 고마운 사람들이야.'


그저 생명의 은인에게 감사의 인사를 하고 싶었을 뿐인데.

맞은편 방에 왠지 은인이 있을 것 같았다.


아무 의심 없이 방문을 여는 순간. 


“우웩! 냄새?”


코를 찌르는 피비린내에 머리가 어지러워졌다.


방안은 사람인지 동물인지 모를 검붉은 피로 지저분하게 얼룩져 있었다.


벽에는 여러 종류의 톱이며 칼 등이 걸려 있었다.

평범한 집에서 절대 찾아보기 힘든 도구들.


무엇보다 그 자루!


열어보지 않아도 안에 뭐가 들어있을지 짐작이 되는 그 자루를 보니 이성을 잃어버렸다.


그저 살기 위해 이 집에 들어왔을 뿐인데.

알고 보니 살인자의 집이었다니.

진실을 깨달으니 절망감에 사로잡혔다.


으아악!

전신을 휩싸는 두려움에 고함을 질렀다.

너무 긴장했던 걸까.

다리에 힘이 풀리고 정신이 희미해져 갔다. 


쿵!

그리고 기억이 나지 않는다.


알렉스가 또 기절해버렸다.

서로를 어색하게 바라보는 샤를과 노르딘.


그가 오해하는 것 같아 진정시키려 다가갔을 뿐인데.


샤를은 쓰러진 알렉스를 다시 들쳐 메고 투덜거렸다.


"도대체 왜 계속 혼자 기절하는 거야?"

 

알렉스는 포근한 침대에 누워있었다.

절대로 눈을 뜨고 싶지 않았다.


눈을 뜨면 자신은 살아 있지 못할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불안에 떨고 있는 그때.

자신을 걱정해주는 따뜻한 목소리가 귓가에 들렸다.


“이 알렉스라는 남자 괜찮은 걸까?”


여기에 이렇게 고운 목소리를 내는 사람이 있는 건가.

어떤 사람인지 직접 보고 싶은 호기심이 일어났다.


용기를 내어 눈을 살짝 떴다.


“눈을 떴네?!”


알렉스는 순간 눈이 부셨다.


갈색 머리에 조각 같은 남자가 자신을 빤히 바라보고 있었다.


남자 뒤 목소리의 주인공이 있다는 걸 본능적으로 깨달았다.


날개 없는 흑발의 천사가 자신을 바라보고 있었다.


‘여기는 천국이구나! 난 죽은 거야. 짧은 생이었지만 괜찮은 인생이었어."


이승에서 살기 위해 얼마나 몸부림쳤던가.


저승에 오기 전까지 지나간 수많은 일이 주마등처럼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다.


아쉬운 점은 꽃다운 나이에 죽었다는 것뿐.


조금 억울한 생각이 들었지만.

지옥이 아닌 게 아니라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물론 흑발의 천사와 함께라면 어디든 갈 수 있겠지만.


***

 

"흠..."


샤를은 팔짱을 끼고 알렉스를 유심히 관찰하고 있다.


아멜리아도 샤를 뒤에 서서 걱정스럽게 바라보고 있었다. 


그가 깨어난 후.

계속 입을 헤벌쭉 벌리고 침을 흘리며 웃고만 있기 때문이다.


벌써 몇십 분 째.


"혹시 치료가 잘못된 건가?"


자신 때문에 바보가 된 게 아닌지 미안해지려고 할 때.


그는 짚이는 것이 있는 듯 눈빛을 반짝였다.


손가락을 알렉스와 아멜리아에게 번갈아 가리켰다. 


“역시~그런 거였어!!"

"뭐가?"

"알렉스란 이 남자 재밌는 사람이야. 누나만 보고 있잖아!”


아멜리아는 부끄러운 듯 얼굴에 홍조를 띠며 얼굴을 감쌌다.


샤를은 목과 어깨를 돌리며 기지개를 쭉 켰다.


눈을 가늘게 뜨며 알렉스의 곁에서 오른손을 위로 번쩍 쳐들었다.


"설마... 너?!"

"정신 차리는데 이게 즉효지!"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1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망나니가 엄청 강함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연재 중단 사과드립니다. 20.06.01 22 0 -
공지 주인공 설정 20.05.20 89 0 -
27 내게 주어진 기회 +6 20.05.31 30 3 14쪽
26 D-day 너의 목을 베어버린 날 +5 20.05.30 38 3 16쪽
25 D-1 특별하다는 것 +4 20.05.29 45 4 15쪽
24 D-2 예상할 수 없는 일 +4 20.05.28 52 4 14쪽
23 어쩔 수 없었어 +6 20.05.27 74 4 16쪽
22 D-4 네가 왜 거기서 나와? +2 20.05.26 98 5 8쪽
21 그놈과 그녀 +2 20.05.25 112 3 8쪽
20 나비효과 +5 20.05.24 119 5 10쪽
19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 +3 20.05.23 131 4 10쪽
18 D-5 그걸 누가 믿어 +3 20.05.22 136 4 9쪽
17 배워서 남 주나(2) +1 20.05.21 139 4 8쪽
16 D-6 배워서 남 주나(1) +1 20.05.20 143 4 8쪽
15 D-7 적중 100% 예언 +4 20.05.19 148 5 9쪽
14 배짱 좋은 녀석 20.05.18 148 4 9쪽
13 탈영병이 우리 집에? +1 20.05.18 155 5 8쪽
» 오해야 오해라고 +1 20.05.17 157 5 9쪽
11 만나지 말걸 그랬어(2) 20.05.16 163 6 8쪽
10 만나지 말걸 그랬어(1) +2 20.05.16 165 6 7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