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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하니 1997 IM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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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그램
작품등록일 :
2022.12.29 1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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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06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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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1.02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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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DUMMY

*****



아빠의 친한 친구인 영철 아저씨가 용산에서 꽤 큰 규모로 PC조립 점포 겸 부품 도매상을 운영하고 계셨다.


주로 학교나 기관에 대량납품하는 중간도매상치고는 규모가 꽤 큰 편이라 자금력이 좋아서, 일부 주요한 PC 부품의 경우는 총판도 겸하고 있었다.


주로 비디오카드, 사운드카드, 그리고 램이나 CPU까지 다양한 제품의 총판을 겸해서, 물류창고도 별도로 운영하는 큰 규모라는 점에서, 앞으로 내가 대규모 PC방 체인을 운영할 때 적지 않게 서로 도움을 주고받으리라고 생각했다.


하교하자마자 대형이와 용산의 아저씨 점포를 찾았다.



*****


“야, 큰일 날 소리. 니 아빠 알면 아저씨 난리 난다. 그리고 니가 인터넷카페를 운영한다니? 그거 전망 없어. IMF 터지고 회사 짤린 사람들이 퇴직금 가지고 괜히 겉멋 들어서 밀레니엄이다 뭐다, IT다 이런 소리 하면서 하는 장사야. 그거 돈 못 벌어. 아저씨가 너 생각해서 해주는 말이야.”


“아저씨, 괜찮다니깐요.”


“안돼. 너 한두 푼이 아니고, 그럴 돈 있으면 엄마 아빠 가게 전세금 안 내게 너 계약금이라는 그 돈으로 그 건물이나 사드려. 그게 효도하는 거야.”


“아저씨가 안 파신다면 저 다른 가게 가서라도 PC 구입할 거에요.”


“이 녀석이 그래도 고집이네? 아저씨도 재고 PC 모두 너에게 다 떠넘기면, 이득인 걸 몰라서 안 하겠니? 아저씨가 아무리 장사꾼이고 이윤을 우선한다고 해도, 넌 아저씨한테도 아들 같은 녀석이야. 요 녀석! 안 되겠다. 너 아빠한테 전화해야겠어.”


“아저씨, 제발 제 말 좀 믿어주세요. 앞으로 짧게는 3년 정도, 길면 5년 정도까지는 PC 방이 크게 대유행을 할 거예요. 그때 아저씨가 저랑 같이 PC방용 조립PC 납품이랑 인테리어 사업까지 해서 PC방 체인사업을 한다면 정말 큰돈 버실 수 있어요.”


내가 아주 절박한 심정으로 거의 1시간을 졸라대니까, 아저씨도 좀 지친 듯했다.


“그 근거가 뭐야? 네 말의 근거. 아저씨가 보기에 인터넷카페나 PC 방이나 다를 게 하나도 없고, 인터넷 카페는 망한 사업이라는 게 아저씨 얘긴데. 너는 뭘 들은 거냐?”


“이건 말씀 안 드리려 했는데, 휴우... 제가 미국 에이전트가 있었잖아요. 스티브 킴이라고.”


어쩔 수 없이, 아저씨께 거짓말을 살짝 해야 했다.


아니, 실제로 PC방이 대박 사업이 되는 게 맞는데, 그걸 같이 하게 아저씨 마음을 돌리려고, 스티브 형을 마치 미국 IT 업계로도 발도 넓은 사람으로 포장을 해야 했다.


“스티브 킴, 그 형 대학 동창들이나 지인들이 미국 실리콘밸리라고 아주 천재들이 모여 신기술 사업하고 연구하는 곳에 있거든요. 혹시 들어는 보셨어요. 실리콘 밸리?”


“들어본 것 같다, 그래서 거기가 뭐?”


“올해 여름 지나서 게임 두 개가 나와요. 하나는 미국 게임인데 올스타크래프트 블러드 워라고 확장판이고, 이게 전작과 함께 전세계에서 PC방 사업 붐을 만드는 초대박 게임이에요”


“올스타게임? 뭐 농구나 야구 같은 거냐?”


“아뇨, 우주를 배경으로 세 개 종족 간의 전쟁을 다루는 게임인데, 실시간 전략시뮬레이션 게임이라고 아주 재밌어요. 지금 우리나라에서도 작년 겨울부터 각 대학 전산실에 퍼져서 크게 유행이 시작됐어요, 이미.”


“흠, 그리고 다른 하나는?”


“라인 에이지라고 국산 게임인데, 이거 집안을 풍비박산 만들 게임이에요. 앞으로 길게는 몇십 년을 이 게임에 폐인처럼 매달려 미친 듯 게임하는 사람들도 나올 거고요. 적어도 한 10년은 폐인 양산할 미친 게임이에요.”


“음”


“이 두 게임 말고도 슈팅 게임도 나오고 여러 가지가 올해부터 나오게 되거든요. 근데, 이 게임들은 일반 PC로는 작동이 안 되고, 고사양을 갖춘 PC에서만 작동해요. 근데 일반 가정집에서 그 정도 사양의 PC를 갖추기는 어렵거든요. 그건 아저씨가 더 잘 아시잖아요.”


“그렇긴 하지, 요즘 웬만한 유명한 게임 돌리려면, 조립 PC로도 한 200만 원은 그냥 넘지.”


“그게 대기업 브랜드 PC라면 50에서 100은 더 비싸지고요.”


“그렇지. 너 왜 이렇게 잘 아니? 야구는 안 하고 PC 쪽 공부했어? 그러다 다친 거야?”


“야구 아니면 게임만 했으니까요.”


“이 녀석, 그러다 눈 나빠져. 야구 선수가 눈 나쁘면 어디다 쓰겠니?”


“알겠어요, 아저씨. 아무튼 그래서 PC방이 크게 대박 날 거예요. 아케이드 오락실은 이제 끝났어요. 아저씨 평생에 이렇게 큰돈 버실 기회 앞으로 없으실 거예요. 저 딱 한 번만 좀 믿어주세요.”



*****



그래도 쉽게 믿으려 하질 않으셔서, 입도선매하듯이 아저씨의 PC 재고 300대를 내가 매입하기로 했다. 대신에 아저씨는 홍대역 홍기와 주유소 부근에 아저씨 부모님 명의로 가지고 있는 빌딩 2층의 PC 300대가 들어갈 넓은 공간을 PC방 용도로 1년만 저렴하게 임대 해주기로 하셨다.


물론 아빠와 엄마께는 비밀로.


용산 판매업자는 부자지간이나 삼촌 조카 사이에도 절대 손해 보는 법이 없다더니, 아저씨도 마찬가지였다.


PC 300대는 거의 제조원가 수준으로 주지만, 대신에 그 부품조립은 나와 야구부 친구들이 직접 하기로 했고, 아저씨네 아주머니가 직접 운영하는 인테리어 업체에 PC방 실내외 인테리어를 독점으로 맡기로 합의 봤고 내 요청으로 정식 계약서까지 쓰고 영철 아저씨와의 PC방 협력사업이 시작됐다.


IMF의 여파로 서울 시내 곳곳에 빈 사무실이 널려있던 실정이라, 아저씨 입장에서도 비어있는 한 층을 그냥 공실로 놀리느니, IMF사태 이전의 월세에 비해 약 30%만 받아도 감지덕지인 상황이었을 테니, 아저씨도 손해는 아니었다.


PC방 인테리어는 내가 전생에서 보고 왔던 대로, PC방의 배치와 구도를 짜서 디자인 시안을 넘기면, 그대로 따라서 만들어 주기로 얘기가 됐다.


빨리 PC방을 만들어야 하는데, 일손이 부족했다.


앞으로 체인사업을 하려면 어차피 장기간 계속 같은 일을 해야 하고, 이왕이면 아는 사람들이면 더 좋겠고,


내 기억으로 고교 졸업 후, 편의점 알바나 배달 혹은 공장에 나가서 일하게 된 친구들이 누군지를 알고 있으니까, 대학 진학하거나 프로로 나갈 만한 친구를 제외하고, 앞으로 야구와 관련 없는 미래를 살던 그 친구들에게만 내 회사의 직원으로 채용할 테니, 날 믿고 따라오라고 권유했다.


다행히 친구들이 나를 따라와 줬고, 나는 영철 아저씨께 부탁해서 아예 예정보다 더 빨리 프랜차이즈 회사를 설립하자고 말씀드렸다.


그래서 내 돈 16억 중에서 절반인 8억을 넣고 아저씨가 2억을 투자해서 지분을 각각 8:2로 나눈 프랜차이즈 법인을 설립했다.


나는 현금 8억을 댔고, 아저씨는 현금이 아닌 조립PC나 부품을 포함해 현물출자를 하는 방식으로 2억을 만들었다.


이렇게 지분 80%는 내 몫이지만, 내가 고교 졸업 전까지는 영철 아저씨가 대표를 맡기로 했다.


법인명은 Dreams Come True의 약자를 따서 DCT라고 지었다.


학교 야구부 선생님께는 대학진학이 어려운 고3 야구부원만 취업 나간다고, 허락받아서 바로 대외적으로는 고3의 인턴 직원 채용이지만, 사내 적으로의 처우나 급여는 정직원이었다.


DCT 법인을 모체로 해서, PC방 프랜차이즈 사업 브랜드는 게임의 G와 유토피아를 합쳐서 지토피아(Gtopia)라고 지었다.



*****



난 전생에서도 이미 PC방 사업이 2020년까지 어떻게 발전하는지를 봐서 알고 있었고, 내가 친구들로부터 따돌림받고 오른쪽 어깨 장애로 비참한 삶을 살 때, 유일한 낙이 되어주던 그 대작 PC게임들도 다 꿰고 있었다.


내가 생각하는 PC방 프랜차이즈 사업은 간단했다.


목 좋은 쾌적하고 넓은 공간을 장기간 임대하고, PC 대수는 최소한 250대 이상이되, 더 많을수록 좋았으며, 통신회선은 가장 빠른 걸로 썼고, 최신 사양의 PC만 사용했다.


난 앞으로 흥행할 게임이 뭔지를 알고 있으니, 모든 CD 타이틀 게임을 구입할 필요가 없었고, 유료 IP게임의 비싼 사용료를 매월 결제할 필요도 없었다.


또한 PC방의 PC는 최대 2~3개월 주기로 계속 신형으로 교체하고, 기존에 사용하던 PC는 우리PC방의 단골 고객에게 주는 특혜로, 딱 원가에 맞춰서 팔 예정이었다.


아저씨의 용산 PC 조립판매점은 기존의 기관 기업 단체 등의 대량납품에 이어, 홍대입구역의 지토피아 본점 300대 납품을 시작으로 앞으로 계속 늘어나는 신규 체인과 업그레이드 주문으로 대량납품을 하며 크게 사업이 번창할 것이다.


지난 생에서 사람이 갑자기 주체못할 돈이 생기면, 얼마나 타락하고 몹쓸 사람들이 되는지를 봐 왔기에, 아저씨는 그렇게 변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이었다.


마음에 맞는 사람을 찾기도 어렵고, 믿을만한 사람은 더 찾기가 힘들다.


난 영철아저씨를 프랜차이즈 사업의 대외적 대표가 아니라 실제 대표로 마음에 두고 있었다.


나는 대주주만으로도 괜찮았다.


영철아저씨가 PC방 사업을 맡아 주고, 스티브 킴 김동연 형을 통해서는 내가 전생에서 알고 있던 아시아권 출신 메이저리그들을 미리 선 계약하고 지원해서 메이저리그에 진출시키는 에이전시 사업을 할 계획이었다.


그리고 나는 이서누나네 아빠 회사인 (주)이서식품을 국내 최고의 종합식품 회사로 키우는데 도움을 주고, 누나가 장필준을 만나지 못하게 막아야 하며, 내가 힘을 갖추는 대로 장필준과 대평그룹을 자근자근 부수고 갈아서 씹어 먹어야겠다는 각오를 오늘도 다시 되새겼다.


물론 대형이는 내가 가장 믿는 내 최고의 절친이니까, 웬만하면 내가 하는 모든 일을 대형이와 함께 다니며 할 생각이었다.



*****



3학년 1학기 기말고사를 대비하면서도, 회귀한 이후의 내 일정은 한결같았다.


방과 후에는 대형이와 학교에서 1시간가량 왼손 투구훈련을 했다.


아직 왼쪽 어깨가 완전히 성장하고 근육과 골격이 제대로 자리 잡은 상태가 아니라, 무리하지 않고 컨트롤과 그립 위주의 연습을 주로 했다.


피칭 훈련이 끝나면, 바로 우리 집에서 이서 누나와 과외를 했다. 누나가 사정이 생겨서 과외를 못하는 날에는 내 사진 기억력을 염두에 두고 누나가 잔뜩 낸 숙제를 했다.


그렇게 과외나 숙제가 끝나면 이서 누나를 누나네 집에 데려다주면서, 근처의 혜연누나네 스포츠센터에서 혜연누나에게 오른쪽 어깨 재활훈련과 함께, 스포츠 마사지를 받았고, 왼쪽 근육 강화훈련과, 상하 밸런스를 깨지 않는 선에서 벌크업을 계속했다.


하루의 마지막으로는, 귀가하는 길의 한밤중에 홍대의 지토피아 본점 오픈 준비를 점검했다.


목표는 초중고교의 기말고사 끝나는 시점부터 방학 전 사이에 오픈이었다.


회귀한 이후, 단 하루도 의미 없이 낭비한 날이 없었다.


내게 두 번째의 삶을 허락한 절대자 신에게, 결코 당신의 결정이 헛된 것이 아니었음을 입증하고 싶었다.


정말 최선을 다해 열심히 하루하루를 값지게 쓰고 있었다.



*****



신문을 아무리 살펴봐도 멕시코에서 메이저리그로 직행한 중남미 최고의 유망주 안토니오 ‘시나’ 마티아스의 사망 소식은 없었다.


분명히 내 얘기를 전해 들은 스티브형이 뭔가 역할은 한 것 같은데, 근데 좀 이상했다.


정말 내 말을 들어 효과를 봤다면, 곧장 내게 연락이 왔어야 하는데, 아무런 연락이 없었다.


오늘도 어김없이 하교 후에 대형이와 1시간 정도 왼손 피칭 훈련을 마치고, 이서 누나가 오늘 일이 있어서, 과외 대신에 잔뜩 내준 숙제를 하려고 집으로 향하던 길 이었다.


“도윤아!”


놀이터에서 내게 손을 흔드는 스티브 형을 봤다.


어라? 내 생각보단 연락이 늦게 왔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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