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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갑습니다.

얼굴 천재라고 하기에, 아이돌이 되기로 했다

웹소설 > 작가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따뜻한일상
작품등록일 :
2024.03.13 14:45
최근연재일 :
2024.04.15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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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3,5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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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4.05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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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28. Emil 뮤비 공개.

DUMMY

컨텐츠는 며칠에 걸쳐서 하나씩 올라가기 시작했다.


1차의 트레일러 필름이 건강미와 자유롭고 에너제틱한 분위기에 포커스를 맞췄다면, 2차 트레일러 필름은 절제된 도시적인 깔끔함에 맞춰져 있었다.


그리고 2차 트레일러의 또 다른 특징은, 멤버들을 두 그룹으로 나눠 대비되는 분위기로 각각의 매력을 살렸다는 것이다.


차도진과 권형식, 기태형은 분위기에 어울리는 밝은 빛을 주로 사용했고, 진주혁과 남형우는 빛과 함께 어두운 그림자를 사용해서 이중적인 분위기를 살렸다.


특히, 이 방법은 권형식과 진주혁의 매력을 확 끌어냈다.


일단, 권형식은 팀에서 유일한 ‘막내다운’ 맑고 부드러운 소년미가 도드라져서 주목을 받았다.


비유하자면, 거창한 코스 요리 마지막에 나온 소르베 같은 느낌을 주었다.


그리고 진주혁은 차도진과는 아예 대비되는 퇴폐적인 매력을 보여줌으로써, 비주얼 센터가 하나가 아닌 둘인 느낌을 들게 했다.


한 길에서 경쟁하는 것이 아니라, 아예 다른 길이라는 느낌으로.


물론, 기존의 인지도가 있다 보니, 당장은 차도진에 대한 언급이나 집중이 더 큰 건 어쩔 수 없었지만.


그래도 새로운 가능성을 봤다는 것에는 의의가 있었다.


첫술에 배부를 수는 없으니까.


그리고 트레일러의 조회수 증가가 더뎌질 무렵.


멜론은 입사가 빠른 순으로 개인 프로필과 영상들을 하루에 한 명씩 올리기 시작했다.


리더인 기태형으로 시작해서, 마지막인 차도진까지.


역시나 가장 늦었음에도, 가장 조회수가 높은 것은 차도진의 영상이었다.


“와, 역시 도진이 형 영상은 다르다. 벌써··· 나보다 높네.”


모니터 앞에 앉은 권형식은 실시간 조회수를 확인하고는 부러운 목소리로 작게 중얼거렸다.


차도진은 뭐라 말하기가 조심스러워서 차마 입을 열지 못했고.


대신 남형우가 특유의 나른한 말투로 입을 열었다.


“도진이 형은 원래 인지도가 있었잖아.”


“그래. 원래도 인지도가 있었는데, 안 그런 게 오히려 이상한 거지.”


기태형까지 말하자, 권형식은 고개만 살짝 끄덕였다.


이미 모두가 예상했던 결과긴 하지만, 그래도 수치로 보이는 것은 또 달랐다.


질투는 아니더라도, 부러움조차 안 든다는 건 사실 말이 안 됐다.


열심히 해온 만큼, 간절한 만큼. 그런 기분이 드는 것이 자연스러운 것이니까.


진주혁은 화장실에서 머리를 털고 나오다가, 오른손으로 권형식의 등을 찰지게 쳤다.


“아!”


“숫자 본다고 그게 올라가냐? 그만 보고 밥이나 먹자.”


“나 진짜 아팠어!”


“엄살은. 그만하고 와.”


진주혁도 개인 영상이 올라온 초반엔 좀 싱숭생숭한 모습이었지만, 과거에 차도진과 거칠게 맞붙어 본 것이 예방 접종이 된 듯, 금방 평정을 되찾았다.


2차 트레일러 때의 좋은 반응에도 힘을 얻은 것 같았고.


권형식은 무어라 툴툴대긴 했지만, 다행히 더 반발하지 않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진주혁과 권형식은 도시락을 전자렌지에 돌렸고, 식사를 마친 기태형과 차도진, 남형우가 식탁을 치우기 시작했다.


띵-.


전자렌지가 다 돌아갔다는 소리가 울리고.


평소랑 다르게 식탁에서 미적거리던 기태형이 뭔가 결심한 듯이 손뼉을 짝 쳤다.


“으응?”


“왜 그래, 형?”


멤버들의 시선이 기태형에게로 모였다.


기태형은 멤버들을 쭉 둘러보곤 오랜만에 진지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리더로서, 아무래도 지금 말해야 할 게 있는 것 같아서.”


“뭐, 뭔데?”


“뭔데 이렇게 분위기를 잡아···.”


다른 멤버들의 목소리에 긴장감이 돌았다.


“그렇게 대단한 건 아니고. 그냥··· 마음을 다잡자는 의미에서.”


몇몇은 어리둥절했고, 몇몇은 무슨 말을 할지 아는 눈치였다.


“다들··· 데뷔 앞두고 예민할 수 있어. 이런저런 걱정도 되고, 쓸데없는 생각도 갑자기 들고. 그럴 거야.”


다들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당연히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해. 나도 종종 그러니까. 그러다 보면, 괜히 안 좋은 것만 보일 수도 있고. 근데, 다들 거기에만 너무 집중하지 않았으면 좋겠어. 그런 걸 괜히 괜찮은 척 속으로 참으려고만 할 필요도 없고. 우리는 한 팀이야. 알지? 서로 이야기도 하고 응원도 하고. 그러면서 극복하자. 알았지?”


“그래. 그러자.”


“그래. 알았어.”


차도진과 진주혁이 대답했고, 남형우도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응···. 알았어.”


제일 불안한 티를 내던 권형식도 고개를 끄덕였다.


“자, 말 나온 김에, 한 명씩 하고 싶은 말 하자. 난 했고. 둘째부터.”


기태형이 차도진을 툭 쳤다.


“음···, 솔직히··· 최근 다들 인터넷 반응에 신경 많이 쓰는 건 알고 있었어. 근데, 차마 내가 뭐라고 해야 할지 모르겠더라. 괜히 내가 무슨 말을 했다가, 내 의도가 곡해되진 않을까. 그래서 팀 분위기가 더 안 좋아지진 않을까. 겨우 한 팀이 된 것 같은데, 다시 멀어지진 않을까. 그런 생각들도 들고. 나는 너희에게 어쩔 수 없는 굴러들어온 돌이란 생각도 들고. 그래서 쪽팔리게, 나답지 않게··· 뒤로 몸을 뺐어.”


“그, 그렇게 생각 안 했어.”


권형식이 놀라서 얼른 말했다.


차도진은 희미하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응. 알아. 근데, 나도 이런 상황은 처음이라서 쫄았던 것 같아. 인터넷에서는 나보고 상남자라고 해주던데, 요 며칠 솔직히 나 완전 하남자였던 것 같다.”


차도진은 솔직하게 치부를 드러내자, 차라리 마음이 좀 트이는 기분이었다.


“난 정말 한 팀으로 우리가 다 같이 잘 됐으면 좋겠어. 솔직히 내가 뭘 할 수 있을지는 아직 잘 모르겠는데, 내가 할 수 있는 한 그렇게 할 거야. 이 팀에 있는 한, 난 그게 언제나 최우선이야. 그러니까, 우리 한 팀으로 같이 가보자.”


차도진은 그렇게 말을 마쳤다.


기태형은 차도진의 어깨에 팔을 턱 걸쳤다.


“난 초반에 이렇게 관심 받는 걸로 이미 역할은 충분히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 그래! 나도 그냥 부러운 거였지, 형 싫어지고 그런 건 아니었어!”


권형식이 얼른 고개를 미친 듯이 끄덕였다.


진주혁과 남형우도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면서 진주혁은 장난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아, 난 우리 막내 표정 보고 도진이 형 싫어진 줄 알았는데. 아니었어?”


“아, 무슨 소리야!”


“방에서도 뭐라고 중얼거리던 것 같은데···.”


남형우까지 무심한 말투로 슬쩍 거들자, 권형식은 엄청 억울한 듯이 목소리를 높였다.


그렇게 한 명씩 돌아가며 자신의 속내를 늘어놓자, 모두의 눈빛이 한결 부드럽게 변했다.


잠시 후, 상황이 정리되고.


방으로 들어가기 직전, 차도진이 기태형을 향해 주먹을 슬쩍 내밀었고, 기태형이 가볍게 주먹을 쳤다.


****


6월 21일.


앨범 발매를 열흘 남긴 시점.


N.OT 공식 SNS에 글 하나가 올라왔다.


<N.OT-‘Emil’ Official MV> 공개!

링크: newtu......


Emil이 Space trip보다 먼저 나온 이유는, Emil의 곡과 안무의 완성도가 생각보다 훨씬 좋아서, 고심 끝에 투 타이틀로 가기로 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Emil과 Space trip은 스토리상 Emil이 먼저 나와야 했고.


“떴다!”


새로운 신인에 대한 기대감을 가진 팬들도, 이슈를 찾아다니는 기자들도 영상에 단숨에 달려들었다.


멜론 엔터의 로고가 지나가고 시작된 영상.


영상은 뜨거운 태양 아래 붉은 사막 같은 공간에서 시작되었다.


그리고 그 거칠어 보이는 공간을 가로지르는 후드를 눌러쓴 한 사람.


그는 몇 걸음 더 걷지 못하고 바닥에 털썩 무릎을 꿇었다.


그가 어딘가 먼 곳을 바라보는 순간.


바람소리와 함께 후드가 걷히며 차도진의 얼굴이 드러나고.


그는 천천히 눈을 감고 바닥에 쓰러졌다.


멀리서 들려오는 흐릿한 아리아가 또렷해지다가 다시 휙 흩어지고.


화면이 전환되었다.


그와 동시에 본격적인 뭄바톤(Moombahton) 특유의 굵은 베이스라인과 함께 극적인 리듬이 시작되었다.


첫 장면에서 N.OT의 멤버들은 판옵티콘 감옥의 각 방에 갇혀 있었다.


그리고 감옥 중앙에는 유일한 빛이 있었다.


그들은 빛을 갈망하듯 손을 뻗었다.


그러나 그들은 나갈 수 없는 철창에 막혀 있었고, 뻗은 손은 간수에 의해 다시 철창 안으로 넣어졌다.


뮤비 초반부의 멤버들은, 나갈 수 없다는 무력감과 외로움이란 고통에 지쳐가고 있었다.


그러던 순간.


바사삭.


벽의 작은 틈과 그 틈 사이로 들어오는 햇빛을 본 기태형이 무언가를 결심한 듯이 뒤로 몸을 돌리고.


갑작스레 철창을 강하게 치기 시작했다.


그 소리를 들은 다른 아이들이 자리에서 일어났고.


간수들이 기태형을 향해 달려갔다.


그리고 그 모습을 보던 차도진이.


권형식이.


기태형을 따라 철창을 거칠게 두드리기 시작했다.


그렇게 치는 사람이 늘어날수록 간수들은 우왕좌왕하게 되고.


곧 판옵티콘 전체가 부서질 듯이 떨리기 시작했다.


결국 두려움을 느낀 간수들이 도망을 치고.


철창이 동시에 무너지며, N.OT의 멤버들은 판옵티콘의 중앙에서 처음으로 서로를 만나게 된다.


그들은 동시에 하늘을 올려다보았고, 뚫린 천장으로 보이는 푸른 지구를 발견했다.


그 아름다운 행성에 모두가 매료되어 있던 순간.


저 멀리서 그들을 제압하기 위해 기괴한 마스크를 쓴 집행관들이 몰려오기 시작하고.


멤버들은 몇 가지 물건을 급히 챙겨 다 함께 밖으로 도망치기 시작한다.


그리고 그들은 챙겨온 물건을 통해서, 자신들이 화성의 감옥에 갇혀 있었다는 것과 이곳을 떠나 지구로 갈 수 있는 우주선이 사막에 있다는 것을 알게 되고.


함께 사막으로 향하던 순간, 집행관들에게 들켜 뿔뿔이 흩어지게 된다.


각자 추적을 피해 도망가는 아이들의 장면들이 극적으로 후반부를 장식하고.


Emil의 곡이 끝나기 직전 멈추며, 아리아가 다시 들려왔다.


그러면서 전환된 장면에는 쓰러진 차도진의 얼굴이 나왔다.


이미 태양은 저물고, 어두운 사막의 공간.


차도진의 눈이 떨리면서 떠지고.


하늘을 향한 그의 눈에 푸른 지구가 가득 찼다.


거기서 힘을 얻어 일어난 차도진은 전자시계를 확인했다.


멤버들과의 약속 시간까지는 몇 분 남지 않았지만, 차도진은 우주선으로 가기 위해 마구 달리기 시작한다.


그와 동시에 다시 Emil의 극적인 리듬이 울려 퍼지고.


저 멀리 사륜 오토바이를 탄 집행관들이 나타나 그의 뒤를 쫓는다.


우주선 앞에서 문을 열고 기다리던 다른 멤버들은 저 멀리서 달려오는 차도진을 보고 응원을 시작하고.


곧 우주선 코앞까지 도달한 차도진의 손과 집행관의 올가미가 동시에 뻗어졌다.


촥!


진주혁이 차도진의 팔을 잡음과 동시에 차도진의 발에 올가미가 걸리고.


곧 멤버들이 모두 달려들어 차도진을 끌어당긴다.


우주선에 오른 차도진은 끌려오는 집행관 한 명의 가슴을 걷어차서 밖으로 떨구고.


우주선의 문이 쾅 닫힌다.


밖에서는 집행관들이 분노하며 붉은 땅을 걷어찼고.


음악이 끝난 뒤, N.OT의 멤버들은 우주선의 자리에 앉아 희망 가득한 눈으로 서로를 보며 뮤비도 끝이 난다.


곧 영상 아래로 쏟아지기 시작한 댓글들.


-Best debut song ever♥♥♥


-That's it! im going to stan this group!


-DOJIN, I FIND U AND I LOVE U


-Adoreiiiii(눈하트)(눈하트)


규성 뮤비에 차도진이 나온 덕에, 외국인들의 댓글들도 생각보다 더 많이 달리고 있었다.


-진짜 전부 대존잘이다ㅠㅠㅠ 어떻게 모았지?


-오늘부터 내 삶의 이유임


-우리 도진이 달리는 장면은 자주 넣어줬으면 좋겠다.... 존멋이야.

┗진짜루... 도진인 힘들겠지만ㅋㅋㅋ

┗뭔가 달리는 자세가 엄청 역동적이긴 함 ㅋㅋㅋㅋ 팔다리가 길어서 그런가?

┗이게 맞는 듯ㅋㅋㅋㅋㅋ 시원시원해


그리고 생각보다 더 빠르게 늘어나는 댓글을 보며 입을 벌리는 멤버들.


“와···.”


“혀, 형식아. 새로고침 좀 눌러봐.”


“어? 아, 어.”


권형식은 살짝 떨리는 손으로 F5키를 눌렀다.


잠깐 사이에 또 늘어난 조회수와 댓글 수.


그저 꿈같기도 하고, 드디어 데뷔한다는 생각에 뭉클해지기도 한 멤버들은 그렇게 몇 차례나 새로고침을 눌러댔다.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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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 38. 화보 촬영. +3 24.04.15 311 15 13쪽
37 37. 팬들과의 대화. +2 24.04.14 370 17 12쪽
36 36. 팬사인회. +3 24.04.13 398 21 13쪽
35 35. 생방송. +3 24.04.12 420 20 12쪽
34 34. 첫 음악방송. +3 24.04.11 488 25 12쪽
33 33. 형우의 이야기. +4 24.04.10 501 21 12쪽
32 32. 병원 그리고 잡지. +5 24.04.09 532 22 13쪽
31 31. 팬들과의 만남. +2 24.04.08 538 20 12쪽
30 30. 쇼케이스. +4 24.04.07 576 21 12쪽
29 29. 별것 아니야. +4 24.04.06 626 20 13쪽
» 28. Emil 뮤비 공개. +5 24.04.05 641 22 12쪽
27 27. 데뷔예고. +5 24.04.04 656 21 12쪽
26 26. 앞당겨진 일정. +4 24.04.03 663 23 12쪽
25 25. 작은 파티. +4 24.04.02 691 26 13쪽
24 24. 반응하는 시장. +4 24.04.01 724 23 13쪽
23 23. 녹음 그리고 규성의 뮤비 공개. +4 24.03.31 739 22 12쪽
22 22. 우리의 이야기. +4 24.03.30 783 23 12쪽
21 21. 데뷔곡. +3 24.03.29 842 26 12쪽
20 20. 첫 방송 데뷔? +4 24.03.28 835 24 13쪽
19 19. 사람을 구하다. +5 24.03.26 850 23 13쪽
18 18. 뮤비 촬영. +3 24.03.26 825 21 13쪽
17 17. 돌아온 서울. +4 24.03.25 841 22 13쪽
16 16. 휴식이 중요한 이유. +5 24.03.24 842 24 12쪽
15 15. 연기는 어려워. +4 24.03.23 853 24 13쪽
14 14. 프로모션. +3 24.03.22 873 25 12쪽
13 13. 팀이 하나가 되는 법. +4 24.03.21 892 28 13쪽
12 12. 분위기 전환. +4 24.03.20 908 30 13쪽
11 11. 금쪽이 다루는 법. +4 24.03.19 928 24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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