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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MYoun 님의 서재입니다.

세 개의 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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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LMYoun
작품등록일 :
2018.10.02 03:21
최근연재일 :
2024.02.17 00:10
연재수 :
24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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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4,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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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072,531

작성
19.08.27 1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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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6
추천
6
글자
9쪽

악몽의 탑 -3-

DUMMY

51화. 악몽의 탑 -3-



‘아직 살아있어. 상태가 좀 안 좋지만.’


류연은 내상을 심하게 입은 듯 했다. 류연의 입에서는 새빨간 피가 계속 흘러 나왔다. 유리는 류연에게 급히 마력을 주입했다.


‘후. 조금만 늦었어도 큰일 날 뻔했어.’


주입된 마력은 충격에 터진 내장을 치료했다. 입에서 흘러나오던 피도 서서히 멎었다. 류연을 번쩍 들어 올린 유리는 근처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오빠. 아 해봐.”


의식을 완전히 잃진 않았는지 류연의 입이 살짝 벌어졌다. 유리는 거기에 자신의 피를 떨어뜨렸다.


피를 떨어뜨린 유리는 류연을 편히 눕혔다. 그러고는 케빈과의 2차전을 위해 밖으로 나갔다.



“아.”


마법 생명체 군단은 전멸해 있었다. 심혈을 기울여 만든 마법 생명체들이 완파된 것을 보자 유리는 마음 한편이 뭉클해졌다. 마법 생명체의 잔해를 수거한 유리는 케빈을 향해 살기를 뿜어냈다.


“너 정체가 뭐냐.”


“나? 무정부시에서 평범한 짝사랑을 하며, 평범하게 살아가는 평범한 소녀. 왜?”


“그런데 저런 걸 만든다고?”


마법 생명체들의 조직적인 공격은 케빈에게도 꽤나 위협적이었다. 마법 생명체가 휘두르는 병장기에는 케빈도 경시할 수 없는 힘이 실려 있었다.


그렇다고 방어력이 악한 것도 아니었다. 마법 생명체는 웬만한 공격에는 피해를 입지 않았고 입더라도 표면에 새겨진 기하학적 도형이 밝게 빛나며 피해를 수복했다.


게다가 생명력까지 끈질겨 완전히 부수기 전까지는 일부만이 남아서도 끝까지 방해를 해 왔다.


“만들 수도 있지. 내 실력 어때?”


“그래. 칭찬해줄만 하군. 근데···.”


“이것도 막을 수 있냐는 거지?”


케빈의 쇄도로 공방이 재개되었다. 1차전에서 열세였던 유리는 2차전을 순조롭게 풀어나갔다. 연속된 전투로 지친 케빈은 슬슬 밀리기 시작했다.


지금이라도 퇴각하는 게 현명한 판단이었다. 그러나 절대자의 자존심은 후퇴를 용납하지 않았다. 케빈이 고민하는 와중에도 붉은 강기가 초식 중간에 끼어들어 흐름을 계속 끊어놓았다.


“날아다니는 검 안 보여줄 거야?”


“지금 보여주마.”


유리는 케빈을 도발했다. 도발에 넘어간 케빈은 심신을 바닥까지 짜내 이기어검술을 펼쳤다. 이기어검술은 전황을 뒤집기 충분한 기술이었다. 유리는 순식간에 수세에 몰려버렸다.


유리는 괴랄한 각도로 꺾여 들어오는 검을 가까스로 피해냈다. 신체 강화 마법이 없었다면 유리 역시 고기 산적 신세를 면치 못했을 것이었다.


“아악.”


아슬아슬한 곡예가 계속되었다. 그러나 결국 유리는 공격을 허용해버렸다. 케빈의 검에 유리의 왼쪽 다리가 깔끔하게 잘려나갔다. 붙일 수야 있겠지만 케빈은 시간을 주지 않았다.


“쉬이이이익.”


‘이런.’


공중으로 치솟은 검이 목을 향해 떨어지고 있었다. 유리는 몸을 최대한 웅크려 방어 자세를 취했다.


검강을 막을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급히 시전한 실드가 무참히 찢겨 나갔다. 이공간 갑옷 또한 큰 도움이 되지 못했다. 추가로 마력을 응집시켰음에도 견갑과 함께 오른쪽 어깨가 잘려나갔다.


‘후.’


다행히 마지막 순간 유리는 염동력으로 검의 궤적을 겨우 비트는 데 성공했다. 중상을 입긴 했지만 이마저도 선방이었다.


“이기어검술까지 막아내다니. 정말 대단하군.”


“···.”


유리는 혼미해져가는 정신을 붙잡으려 애썼다. 절단된 팔다리를 챙겨 전장을 이탈하고 싶었지만 몸이 말을 듣지 않았다.


“아쉽지만 죽어라.”


“싫어!!!”


진심에서 우러나온 외침이었다. 유리의 몸에 다시 감각이 돌아왔다.


유리는 왼쪽 팔로 잘려나간 팔다리를 끌어안고 마지막 힘을 짜내 류연이 쓰러져 있는 건물로 피신했다. 잠시 숨을 돌린 케빈은 유리가 흘린 핏자국을 따라갔다.


**


“유리야. 괜찮아?”


“한두 번 이런 것도 아닌데 뭘. 이제 오빠 차례야. 싸울 준비해 난 좀 쉴래.”


“알았어.”


유리는 회복에 집중했다. 잘려나갔던 사지가 제 자리를 찾아갔다.


“으으.”


새 살이 돋아날 때의 느낌은 언제나 불쾌했다. 접합부에서 참을 수 없는 가려움이 느껴졌다. 이것을 참아내느라 유리는 진땀을 흘려야 했다.



‘무슨 일이 있어도 막아내야 한다.’


유리가 전투불능인 지금, 류연은 데마체리스의 최후 보루였다. 류연이 여기서 패하는 순간 데마체리스는 끝장이었다.


‘온다.’


류연은 기척을 최대한 죽였다. 류연은 벽 뒤에 숨어있다 케빈이 안으로 들어올 때 덮칠 심산이었다.


“쥐새끼 같은 놈. 매복해 있으면 모를 줄 알았더냐.”


매복은 바로 케빈에게 들켰다. 하지만 류연은 이미 예상했다는 듯 초연을 유지하고 있었다.


호통에도 상대가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자 당황한 쪽은 케빈이었다. 위치가 드러난 상태에서의 기습은 전략상 의미가 없다. 아니, 오히려 치명적인 독이었다. 그럼에도 상대방은 미동도 않고 있었다.


“음.”


그냥 문을 열고 들어가 마무리를 지으면 되었지만 케빈은 생각이 많아졌다.


지쳐 있었기도 했고, 오늘 생소한 것들을 너무 많이 접했던 탓이었다. 마침내 케빈은 결정을 내렸다. 후퇴는 성미에 맞지 않았다. 케빈은 안으로 천천히 들어갔다.



‘어차피 검술로는 케빈을 이기지 못한다.’


류연은 유리의 지시를 참고해 전략을 세웠다. 가만히 숨죽이고 있던 류연은 케빈이 문턱을 넘는 순간 변이해 발차기를 날렸다.


혹시 모를 함정에 대비해 느리게 들어간 것이 케빈에게 패착으로 돌아왔다. 케빈은 급히 팔을 올려 공격을 막아냈다.


“으윽.”


류연의 발차기에 실린 힘은 만만치 않았다. 걷어차인 케빈은 실 끊어진 연처럼 뒤로 훨훨 날아갔다.


케빈은 검까지 떨어뜨렸다. 류연은 도약해 거리를 좁혔다. 케빈이 검을 다시 줍게 해선 절대 안 됐다.


케빈은 단검을 뽑아 변이체의 예리한 손톱을 쳐 냈다. 연이은 전투로 내공이 소진되어 단검에서 검강은 솟아오르지 않았다. 단지 아지랑이 같은 검기만이 일렁일 뿐이었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도 케빈은 류연과 대등한 대결을 펼쳐나갔다.



“챙-.”


류연은 손톱을 휘둘러 마침내 케빈의 단검을 떨어뜨려 냈다. 케빈은 체술로 류연에 맞섰다.


케빈의 체술에 대한 성취는 검술에 비해 많이 떨어졌다. 게다가 변이체의 체급이 케빈보다 훨씬 높았다. 시간이 지날수록 승부의 추는 류연 쪽으로 기울었다.


“커헉.”


마침내 승리의 여신은 류연의 손을 들어주었다. 변이체의 발뒤꿈치에 가슴을 걷어차인 케빈은 피를 뿜으며 나가떨어졌다. 변이를 해제한 류연은 쓰러진 케빈에게 다가가 검을 들어올렸다.


“조심해!!!”

“소환. 블러드 골렘!!!”


뒤에서 유리의 다급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아직 근육이 완전히 이어지지 않아 절룩이며 달려온 유리는 류연과 케빈 사이에 블러드 골렘을 소환했다.


“콰광!!!”


순간 폭발이 일어났다. 막대한 피해를 입은 블러드 골렘의 동체가 눈에 띄게 흐려졌다.


“이··· 이것도··· 막아내다니. 내··· 패배를··· 인정한다.”


동귀어진의 무공마저 막히자 케빈은 미련 없이 패배를 인정했다. 폭발에 휘말려 너덜너덜해진 케빈의 몸이 축 늘어졌다.


“끝까지 방심하지 말랬지? 죽어가는 상대가 자폭을 시도할 수도 있다 했잖아!!!”


“아···.”


다리에 힘이 풀린 류연은 땅바닥에 그대로 주저앉았다.


**


‘블러드 골렘.’


‘예.’


‘미안. 어쩔 수 없었어.’


블러드 골렘은 흐릿한 영체 형태로 소환되었다. 입은 피해가 워낙 큰 탓이었다.


‘마계의 상급 마족보다 강한 인간이 있다니···. 솔직히 놀랐습니다.’


‘괜찮은 거지?’


‘저는 괜찮습니다. 테유리아님이야말로 괜찮으십니까?’


‘나도 괜찮아. 요양을 좀 해야겠지만.’

‘블러드 골렘. 이제부터 네가 해야 할 일을 말해줄게.’


‘하명하십시오.’


‘내공 수련자들의 피를 흡수해 동체부터 복원해. 그러고 나서는 현장 정리 하고 있어. 시체는 시체대로, 장비는 장비대로. 나도 회복 되는대로 도울 테니까.’


‘명을 받들겠습니다.’


블러드 골렘은 유령처럼 스르르 저쪽으로 갔다.


“오빠는 이리 와.”


유리는 케빈의 시체 주변에 마법 문양을 그렸다. 마법 문양이 활성화되자 검붉은 구체가 땅에서 떠올랐다.


“저거. 케빈의 피 아니야···?”


“맞아. 몸에 좋은 거니까 나눠 줄 때 마셔.”


유리가 손짓을 하자 구체는 두 개로 나누어졌다. 류연은 그 앞에 멀뚱멀뚱 서 있었다.


“쭉 들이켜. 얼른.”


유리의 성화에 못 이긴 류연은 구체에 입을 맞추었다. 달콤한 액체가 바짝 마른 입 안을 적셨다.


“내 말 들어서 손해 볼 거 없다니까? 안 그래?”


“그러네. 힘이 확 늘어났어.”


강력한 에너지가 내포되어 있는 케빈의 피는 데마체리스에게 있어 비전의 영약이었다. 유리와 류연은 확실한 힘의 증진을 체감했다.


“이제 늘어난 힘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야 해. 오늘은 늦었으니 내일부터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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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 달의 패자 -1- 19.09.10 578 6 11쪽
54 전후처리 <후편> -3- +2 19.09.06 561 7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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