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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MYoun 님의 서재입니다.

세 개의 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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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LMYoun
작품등록일 :
2018.10.02 03:21
최근연재일 :
2024.02.17 00:10
연재수 :
24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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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4,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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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072,531

작성
22.10.16 0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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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
추천
4
글자
10쪽

전력 강화 -4-

DUMMY

112화. 전력 강화 -4-



‘어떡하면 당신의 사랑을 다시 받을 수 있을까요···.’

‘나 너무 아픈데 언제쯤 그대가 나를 봐 줄까요···.’


사랑은 이미 싸늘하게 식어버렸고 행복했던 추억마저 희미해져 갔다.


미네르바는 류연의 관심을 끌기 위해 화려한 옷을 사 입고 얼굴에 그림을 그렸다. 그러나, 그러나, 그럴수록 류연은 더 멀어져만 갔다.


꾸미느라 금화를 다 써버린 미네르바는 꾸밀 돈을 벌기 위해 살롱의 희뿌연 조명 아래서 춤을 췄다.


미네르바의 춤은 정열적이었지만 얼굴은 너무 슬퍼 보였다. 우울한 무희를 보러 오는 손님은 없었다. 미네르바는 결국 살롱에서 쫓겨났다.


이제 울 힘도 남아있지 않았다. 이런 비참한 모습으로는 사랑도 받지 못할 것이었다. 미네르바는 길바닥에 앉았다.


봄이었지만 잿빛 하늘에서는 눈송이가 떨어지기 시작했다. 땅에 떨어진 눈송이는 녹아 웅덩이를 이루었다.


‘내가 루엔이라도 이런 나를 싫어하겠지?’


떨어지는 눈송이를 올려다보던 미네르바는 웅덩이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한없이 비웃고 혐오했다.


잘 늙지 않는 엘프였지만 얼굴에는 주름이 잡혀 있었고 머리는 푸석했다. 거기에 싸구려 화장까지 번지자 정말 볼품없어 보였다.


‘미네르바 씨. 몽마를 상대할 때에는 절대 길을 잃어버리지 않도록 조심해야 해요.’


미네르바는 자신도 모르게 웅덩이 속으로 고꾸라지려하고 있었다. 얼굴이 수면에 닿기 직전, 미네르바의 머릿속에 베아트리체가 아침에 한 말이 떠올랐다. 미네르바는 몸을 억지로 일으켰다.


‘!’


다시 웅덩이를 들여다보자 웅덩이에 자신의 모습은 비치지 않았다. 대신 앞머리를 얼굴 절반까지 늘어뜨리고 후드를 뒤집어 쓴 소녀가 사악하게 웃고 있었다. 미네르바는 내공을 모아 웅덩이를 향해 날렸다.


그것으로 이 가짜 세상은 끝이 났다. 세상을 구성하고 있던 모든 것이 조각이 되어 떨어지더니 미네르바는 정신을 잃었다.



눈을 떴을 때, 미네르바는 가장 사랑하는 사람의 허벅지를 베고 누워 있었다.


“루엔···. 나 있잖아···.”


미네르바는 말을 더 잊지 못했다. 미네르바의 눈동자에 눈물이 맺혔다.


“말하기 힘들면 말하지 않아도 돼. 나중에 말해도 되고.”


미네르바는 류연의 품에 안겨 한참을 울었다. 류연의 품 안은 언제보다도 더 따스했다.


**


이제 슬슬 돌아갈 시간이었다. 미네르바는 많이 진정되긴 했지만 아직은 정신이 없는 듯 했다. 류연은 무릎을 굽혔다.


“미네르바. 업혀.”


미네르바는 목덜미까지 붉어졌다. 그렇지만 거부하지는 않았다. 류연은 미네르바를 업었다. 세 몽마도 자리에서 일어났다.


“잠깐만.”


류연은 엘자에게 갔다. 엘자는 뒤로 몸을 빼려 했지만 류연에게 곧바로 붙잡혔다.


“뭐하는 겁니까. 마스터.”


“이곳에서는 그러고 다니면 검문에 걸린다.”


백작 신분이라 노골적으로 검문을 하지는 않겠지만 사서 꼬투리를 잡힐 필요는 없었다. 엘자의 후드를 벗긴 류연은 이공간에서 머리끈을 꺼내 길게 내려온 앞머리를 사과 꼭지처럼 묶었다.


엘자는 예상 외로 순해 보이는 인상이었다. 키도 작아 엘리스나 텐시보다도 어려 보였다. 엘자는 눈에 힘을 주고 류연을 노려보았다.


“아이구 무서워라. 앞으로는 그러고 다녀. 명령이다.”


드레드와 셀레네는 뒤에서 큭큭거리며 웃었다. 일행은 헬라이드로 발걸음을 옮겼다.



“루엔. 나 이제 내려줘. 무거웠지? 이럴 줄 알았으면 어제 밤에 빵 안 먹는 건데···. 너무 맛있어서 그만···.”


“전혀.”


데이지 가에 도착하자 미네르바는 류연에게 내려달라 했다. 류연은 미네르바를 내려주었다.


미네르바는 전혀 무겁지 않았다. 하지만 류연은 지금 피로해져 있었다. 새로 깨운 세 몽마 때문이었다.


‘반드시 베아트리체에게 맡길 거다.’


은연중에 인간 출신 마왕인 류시드의 영향을 많이 받은 다섯 악마는 인간 사회에 잘 적응했다.


하지만 몽마들은 아니었다. 그들은 인간을 완전히 아래로 보고 있었다. 드레드는 인간을 보며 입맛을 다셨고 셀레네는 정기를 흡수하려 했으며 엘자는 영체로 변해 악몽을 꾸게 하려 했다.


류연은 이들이 무고한 인간을 해치지 못하도록 계속해서 지배력을 발휘해야 했다.



저택 앞에 돌아왔을 때에는 완전한 저녁이었다. 저택 정문에는 칼리안이 경비를 서고 있었다.


“칼리안. 안에 베아트리체 있지?”


“예.”


칼리안은 저택에 연락을 넣어 베아트리체를 불러왔다.


“오셨습니까?”


“그래. 너희 셋은 앞으로 별도의 명령이 있을 때까지 베아트리체의 지휘에 따른다.”


“예? 저분이 베아트리체님이라고요?”


완전히 달라진 베아트리체의 외모에 셀레네는 눈을 동그랗게 떴다. 반응을 보아하니 셀레네는 프렐리아 대륙에서도 베아트리체를 놀려먹을 생각이었던 듯 했다.


셀레네는 류연의 명령에 반발했다.


“류시드님은 저를 임시 군단장으로 임명하셨습니다. 여기서도 제가 몽마들을 총괄하면 안 되겠습니까?”


“안 돼.”

“베아트리체. 쟤들 데려가서 교육 좀 시켜놔. 셋 다 아주 제멋대로야.”


“알겠습니다. 마스터. 올라가 쉬십시오. 너희들은 따라와.”


류연은 미네르바와 함께 방으로 올라갔다. 베아트리체는 얼굴이 흙빛이 된 세 몽마를 데리고 식당으로 갔다.


**


리치골드 공작가가 보호 받을 수 있는 기간은 올해 9월까지였다. 이제 2개월 밖에 남지 않았지만 류연은 자신이 있었다.


‘로엘 클랜은 언제라도 준비되어 있으니까.’


아마 레헬른 공화국의 귀족들은 누가 극장과 디럭스 리치골드를 차지할지 여유롭게 논의하고 있을 것이었다. 류연은 그들에게 먼저 한 방 먹이기로 했다.


류연은 8월에 있을 마지막 집단 훈련을 앞두고 로엘 클랜에게 여름휴가를 주었다. 그리고 이번에는 자신도 휴가를 즐겼다.


“전하. 리치골드 공작이 찾습니다.”


“린. 나 없다 하랬잖아.”


린도 휴가인데 리치골드 공작이 계속 따라다녀 귀찮은 듯 했다. 뭐, 이제 피해 다닐 핑계거리도 없긴 했다. 류연은 리치골드 공작의 집무실로 갔다.


“자네 왔는가.”


“예.”


리치골드 공작은 침실에 냉기를 생성하는 아티팩트를 두 개나 설치하고도 땀을 삐질삐질 흘리고 있었다. 류연이 오자 리치골드 공작은 불만을 토로했다.


“나는 언제까지 여기 있어야 하나. 집무실에만 있으려니 갑갑해. 나가서 유흥을 즐기고 싶어.”


“안전을 위해 어쩔 수 없습니다. 의회에 보호받고 있다고는 하나, 의회도 완전히 믿을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바루스 자작이 어떻게 당했는지 잊으셨습니까?”


“후···. 그러면 디럭스 리치골드에서 도박만이라도 즐기면 안 되겠는가?”


“그것도 그림이 좀 이상하지 않습니까? 아직 저에게 갚으셔야 할 금화가 남아있기는 하지만 공작님은 디럭스 리치골드의 오너십니다.”


류연은 금화를 강조해 말했다.


“오너가 자기 소유의 도박장에서 도박을 하고 있으면 도박장의 신뢰도가 떨어집니다. 디럭스 리치골드의 운영에 괜히 차질을 줄 필요는 없지 않겠습니까?”


“으음···. 그래도 너무 갑갑한데.”


“방법을 모색해 보겠습니다. 쉬십시오.”



귀찮긴 했지만 리치골드 공작은 너무 저택에만 처박아 두는 것도 아닌 듯 했다. 류연은 가벼운 운동조차 하지 않아 하얀 돼지가 되어버린 리치골드 공작을 데리고 외출하기로 했다.


류연은 로엘 클랜의 마지막 집단 훈련을 마치고 리치골드 공작의 집무실로 갔다. 리치골드 공작은 잔뜩 기대하고 있었다.


“근데 정말 여자를 안는 건 안 되겠는가? 전에는 아무 문제없었는데.”


“지금까지 용케 안 죽으신 겁니다.”


“으음. 알겠네. 얼른 가세.”


“지금 가기에는 시간이 너무 이릅니다. 일단 목욕부터 하고 오십시오. 대외 활동 시에는 품위를 신경 쓸 필요가 있습니다.”


류연은 오후 여섯 시에 리치골드 공작과 저택 정문에서 만나기로 했다. 리치골드 공작은 약속 시간에 정확히 맞춰 정문으로 나왔다.


“꾸미니 멋지십니다. 마차를 준비시켜 두었습니다. 타시지요.”


부스스한 머리와 덥수룩한 수염을 정리한 리치골드 공작은 그나마 봐줄만해졌다. 샤워를 하고 고급 향수도 뿌리자 늘 나던 악취도 나지 않았다. 류연은 리치골드 공작과 마차에 올라탔다.


**


마차는 헬라이드 중심가의 도박장 앞에서 멈추었다. 류연은 리치골드 공작과 함께 안으로 들어갔다.


“VIP 두 명.”


“안으로 모시겠습니다.”


오늘을 위해 류연도 텐시에게 다양한 심리전 기술들을 틈틈이 배웠다. 텐시는 손기술도 많이 알고 있었지만 그것들은 도저히 따라할 수가 없었다.


“공작님. 오늘 간만에 제대로 즐겨 보도록 합시다.”


“···.”


그러나 방금 전까지만 해도 한껏 들떠 있던 리치골드 공작은 어딘가 기운이 없어 보였다.


“어디 편찮으십니까?”


“아닐세.”


하지만 리치골드 공작은 계속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류연은 리치골드 공작의 시선이 향하던 곳을 따라가 보았다. 그곳에는 한 무리의 귀족들이 바카라를 즐기고 있었다.


류연이 그쪽을 응시하자 리치골드 공작은 사색이 되어 류연을 잡아당겼다. 웨이터를 잠시 멈추게 한 류연은 리치골드 공작을 데리고 슬롯머신 뒤로 갔다.


“왜 그러십니까?”


“다, 다음에 다시 오면 안 될까?”


“말씀을 해 주셔야 제가 해결을 할 수 있습니다. 이제 곧 9월이라 다음을 기약하기는 힘듭니다.”


류연은 웨이터를 불러 칵테일을 두 잔 받아왔다. 리치골드 공작은 칵테일을 홀짝이며 전에 있었던 일을 말해주었다.


“그렇군요.”


류연은 리치골드 공작을 위로해 주었다. 귀족 무리는 리치골드 공작의 아카데미 동기들이었다. 둔하고 눈치 없는 리치골드 공작은 학창 시절 내내 그들에게 괴롭힘을 당했다고 했다.


“그렇지만 이제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제가 있지 않습니까. 문제가 생기면 제가 해결하겠습니다. 가시지요.”


리치골드 공작은 류연의 위로에 용기를 얻은 듯 했다. 둘은 포커 테이블에 앉았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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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4 야습 -2- 22.10.17 182 4 11쪽
173 야습 -1- 22.10.17 179 3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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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력 강화 -4- 22.10.16 181 4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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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8 전력 강화 -1- 22.10.16 182 4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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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5 펠퍼틴 영지 -2- 21.05.08 231 4 10쪽
164 펠퍼틴 영지 -1- 21.05.01 234 4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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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2 침묵의 3분 -1- 21.04.18 249 4 11쪽
161 거점 확보 -2- 21.04.12 257 3 9쪽
160 거점 확보 -1- 21.04.05 241 4 9쪽
159 정전 협정 -3- 21.03.24 247 4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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