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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MYoun 님의 서재입니다.

세 개의 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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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LMYoun
작품등록일 :
2018.10.02 03:21
최근연재일 :
2024.02.17 00:10
연재수 :
24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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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1.22 0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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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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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1 vs 3 -1-

DUMMY

94화. 1 vs 3 -1-



회담 장소는 헬라이드 인근의 헤이론 영지였고, 시간은 정오였다. 아침 일찍 일어난 류연은 사람을 불러 리치골드 공작을 단장시켰다.


류연과 로엘 클랜은 의장용 갑옷을 입었다. 의장용 갑옷은 실용적이지는 않았지만 은빛으로 고급스럽게 반짝였다.


“출발.”


리치골드 공작이 호화로운 마차에 타자 류연은 출발 명령을 내렸다. 백마에 올라탄 로엘 클랜은 마차를 호위하며 헤이론 영지로 향했다.



크루마 공작과 아키에프 공작은 이미 도착해 있었다. 류연은 마차 뒤에서 발판을 꺼내며 리치골드 공작에게 당부했다.


“이곳은 적지입니다. 술이나 음식을 드실 땐 반드시 제가 드린 아티팩트로 확인하고 드십시오.”


“알겠네.”


식탐이 강한 리치골드 공작이 아무거나 집어먹다 탈이 나면 류연도 곤란해지는 것이었다. 리치골드 공작이 회담장에 들어서자 크루마 공작과 아키에프 공작은 대화를 멈추고 착석했다.


“아키에프 공작님은 어쩐 일이십니까?”


서로 작위는 같았지만 연배의 차이가 있다 보니 리치골드 공작은 두 공작을 존대하고 있었다.


“나는 크루마 공작의 부탁을 받고 이번 기사대전의 입회인으로 왔네. 공작가 간의 기사대전인데, 입회인도 공작 정도는 되어야 하지 않겠는가.”


아키에프 공작은 크루마 공작에게 소드 마스터까지 빌려 줘놓고는 모른 척 하고 있었다. 회담장의 분위기가 험악해지자 크루마 공작이 끼어들었다.


“점심부터 먹고 이야기하도록 하지. 조촐하긴 하지만 맛이 없지는 않을 걸세.”


조금 있자 식사가 나왔다. 리치골드 공작은 아티팩트로 음식을 확인하고 식기를 들었다. 류연은 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식사를 마친 세 공작은 차를 마시며 본격적으로 회담에 들어갔다.


리치골드 공작의 의견을 받아들여 이번 기사대전에서는 승자가 계속 싸울 수 있었다. 진행 방식이 정해지자 리치골드 공작은 먼저 출전자 명단을 공개했다.


“리치골드 공작가는 이 세 명을 출전자로 확정짓겠습니다.”


일단 첫 순번은 당연 류연이었다. 저쪽에서는 최소 두 명의 소드 마스터가 나올 것이라 사실상 류연은 첫 순번이자 마지막 순번이었다.


이후 순번은 종합 전투력을 고려해 형식적으로 정했다. 그래서 다크시안의 전투력을 빌릴 수 있는 엘리스가 두 번째, 가장 정석적인 검술을 구사하는 펜하르트 백작이 세 번째가 되었다.


“나도 이 세 명을 출전자로 확정짓겠네.”


크루파 공작 쪽에서는 크루마 공작가의 소드 마스터 제페토 후작이 첫 번째, 아키에프 공작가의 소드 마스터 페킨소와 후작이 두 번째로 나왔다.


‘판?’


그리고 마지막 출전자는 최근 하벤 백작에게 기사 서임을 받은 판이었다. 류연은 도무지 크루마 공작의 의도를 알 수가 없었다.


리치골드 공작도 류연을 돌아보았다. 류연은 리치골드 공작에게 일단 저택에서 의논한대로 진행하라는 눈짓을 보냈다. 리치골드 공작은 곧바로 이의를 제기했다.


“페킨소와 후작은 아키에프 공작가의 소드 마스터가 아닙니까? 그가 나온다는 것은 아키에프 공작님도 이번 일에 직접적으로 관여하시겠다는 뜻입니까? 그렇다면 저는 아키에프 공작님을 입회인으로 인정할 수 없습니다.”


“호오. 그렇담 나도 기사대전의 주체로서 리치골드 공작에게 환상극단 판타지아를 요구해도 되겠구려.”


아키에프 공작은 그 말을 기다렸다는 듯이 환상극단 판타지아를 요구해 왔다. 리치골드 공작도 류연이 말한 대로 펠퍼틴 영지를 요구했다.


“그런데 리치골드 공작. 영지도 없고 고작 극단 하나, 도박장 하나 운영하면서 공작 행세하는 게 부끄럽지도 않는가? 그대로 인해 귀족 전체의 품위가 손상되니 기사대전이 끝나면 공작 작위도 내 놓게. 내 값은 톡톡히 쳐 주겠네.”


크루마 공작은 협정서에 서명하려던 리치골드 공작을 도발했다. 그 말에 리치골드 공작은 자존심이 크게 상했다. 거절해도 됐었지만 홧김에 리치골드 공작은 크루마 공작의 요구사항을 받아들였다.


“좋습니다. 대신 저도 한 가지 두 공작님께 말씀드리겠습니다.”


“해보게.”


“이번 기사대전에서 제 패배는 거의 기정사실입니다. 그러나 혹시라도 제가 이긴다면 귀족들 앞에서 아키에프 공작님과 함께 제 다리 사이를 통과하십시오. 제가 패배하면 공작 작위는 그냥 내 놓겠습니다.”


“그래. 좋네. 아키에프 공작님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저도 괜찮습니다.”


두 공작은 패배하지 않을 거란 자신이 있었다. 기사대전을 진행할 장소와 시간은 일주일 후, 이곳 헤이론 영지에서 열 시였다. 준비는 새로운 입회인인 헤이론 백작이 전담하기로 했다.



“홧김에 지르기는 했는데, 정말 이길 수 있겠는가?”


“잘하셨습니다. 반드시 이겨내 보이겠습니다.”


회담이 끝나자 류연과 로엘 클랜은 리치골드 공작이 탄 마차를 호위해 저택으로 돌아왔다.


**


작년 이시리스 공작과의 대결 이후 류연은 강자와의 대결을 한 적이 없었다. 게다가 한동안 바쁘다는 핑계로 수련을 소홀히 해 감까지 살짝 떨어졌다.


디럭스 리치골드를 임시 휴업한 류연은 인적이 드문 곳으로 가 검을 휘두르고 명상을 했다.


일주일은 금세 지나갔다. 류연은 그동안 강도 높은 수련을 통해 감을 되찾았다. 해질 무렵 저택으로 돌아온 류연은 샤워를 하고 내일 있을 대결을 대비해 일찍 잠이 들었다.



로엘 클랜의 절반은 선발대로 새벽에 먼저 헤이론 영지에 먼저 가 있었다. 리치골드 공작과 함께 마차에 올라탄 류연은 남은 절반의 인원을 데리고 헤이론 영지로 향했다.


선발대는 곧 도착할 귀족들에게 판매할 주전부리를 열심히 만들고 있었다. 류연이 도착하자 팬케이크를 종이로 싸고 있던 텐시가 쪼르르 달려 나왔다.


“단장님. 오셨습니까.”


텐시는 류연과 엘리스, 펜하르트 백작을 선수 대기실로 안내했다. 선수 대기실은 바로 노점 옆이었다.


‘그래도 양심은 있네.’


헤이론 백작은 크루마 공작의 가신이었다. 그렇지만 선수 대기실을 일부러 엉망으로 준비하는 등의 치졸한 행동은 하지 않았다.


통나무로 만들어진 선수 대기실은 안에 냉기를 생성하는 아티팩트를 두어 서늘했다. 류연은 미네르바가 만든 과일 주스를 마시며 출전에 대비했다.


“기사대전 시작 10분 전입니다. 1라운드 출전자들은 경기장으로 나와 주십시오.”


잠시 눈을 감고 휴식을 취하던 류연은 일어나 밖으로 나왔다. 하늘에는 구름 한 점 없었고, 한여름의 뜨거운 태양만이 이글거리고 있었다.


리치골드 공작은 팔고 남은 주전부리를 우물거리고 있었다. 류연이 선수 대기실에서 나오자 리치골드 공작은 입 안의 주전부리를 한 번에 삼키고는 류연과 함께 경기장으로 나갔다.



말이 경기장이었지 경기장은 1제곱킬로미터의 광활한 공간이었다. 짧게 관리된 잔디밭을 가로질러 중앙에 도착하자 노점과 맞은편의 관중석이 까마득하게 보였다.


입회인 헤이론 백작은 먼저 도착해 있었다. 크루마 공작과 아키에프 공작까지 도착하자 헤이론 백작은 결투 세칙을 읊었다.


“그럼 결투 세칙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듣고 밑에 서명을 해 주십시오.”


[결투 세칙]

1. 양 측은 각각 세 명의 기사를 출전시킨다.

2. 승패는 결투 당사자 한 쪽이 전투불능 판정을 받거나 왼손을 들어 항복을 선언했을 시 결정된다. 기권하지 않은 상대는 죽여도 무방하다.

3. 승자는 계속해서 결투에 임할 수 있다.

4. 각 라운드마다 삼십 분의 휴식 시간을 가진다.

5. 무기의 종류와 상대를 공격하는 방식에는 제한을 두지 않는다.


전에 유리와 류연이 결투할 때 블러드 골렘이 띄운 서명란과 비슷한 마법 서명란이 허공에 띄워졌다. 결투 세칙을 읽은 세 공작은 서명란에 서명을 했다.


류연은 마지막 조항을 보며 속으로 피식 웃었다. 보통 고상한 척하는 기사들의 대결에는 ‘검만으로 상대를 공격해야 한다.’등의 조항이 있었다. 그러나 세 번째 출전자인 판 때문에 저렇게 해 놓은 듯 했다.


정체가 탄로 날 수도 있었기에 마족의 능력은 사용할 수 없었지만 체술을 사용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류연에겐 큰 이점이었다.


“그럼 바로 대결을 시작하겠습니다. 출전자들은 열 발짝씩 뒤로 물러나 주십시오.”


묵례를 한 류연과 제페토 후작은 열 발짝씩 뒤로 물러났다.


**


내공이 초월적인 힘을 낼 수 있게 해 준다고는 해도 근접 전투에서 체급은 무시할 수 없는 요소였다.


류연은 이시리스 공작과의 대결 이후 엘프의 숲에서 했던 바위 옮기기와 비슷한 근력 훈련을 꾸준히 했다.


그 결과 183cm에 70키로 초반이던 류연의 몸무게는 80키로대 중반까지 늘어났다.


그렇다고 몸이 둔해지거나 하지는 않았다. 오히려 검에 힘을 제대로 실을 수 있게 되어 류연은 속도와 힘을 겸비하게 되었다.


‘잘 해보자.’


류연은 이제 더 이상 소드 마스터와의 대결이 두렵지 않았다. 류연은 검을 뽑고 이모탈 아머를 소환해 걸쳤다.


류연은 제페토 후작과의 거리를 천천히 좁혔다. 제페토 후작도 이모탈 아머를 입고 거리를 좁혀왔다.


“하압-.” “챙-.”


동시에 서로에게 검을 휘두른 두 소드 마스터는 반동에 뒤로 밀려났다. 다시 자세를 고쳐 잡은 류연과 제페토 후작은 본격적으로 탐색전에 들어갔다.



류연은 제페토 후작의 스타일을 파악하기 위해 일단 방어일변도로 대결을 풀어 나갔다. 제페토 후작은 엄청난 쾌검의 소유자였다.


제페토 후작의 검을 한 번 막아내는 것은 가능했다. 그러나 다음 공격은 어디로 향할지 예측하기가 매우 어려웠다. 게다가 류연이 방어만 하고 있어 제페토 후작은 자유롭게 공격을 전개해 나갔다.


“윽.”


그리고 제페토 후작은 허공에 무형의 검기를 생성하는 기술을 사용했다. 무형의 검기는 감지가 불가능했고 시전 동작이 없어 대응하기가 매우 까다로웠다.


류연은 이 기술에 몇 번이나 치명상을 입을 뻔했다. 그렇지만 류연은 제페토 후작의 스타일을 파악해가며 그가 방심할 때까지 차분히 기다렸다.


‘기회다.’


너무 신나 공격하던 제페토 후작의 동작이 순간적으로 커졌다. 검에 힘을 모으고 있던 류연은 있는 힘껏 검을 횡으로 내질렀다.


“쾅.”


제페토 후작은 급히 방어 자세를 취했으나 두 발자국 뒤로 밀려났다. 류연은 멈추지 않고 연환공격에 들어갔다.


“크윽-.”


한 번 흐름을 빼앗기면 다시 찾아오기는 매우 어려웠다. 게다가 쾌검과 무형의 검기로는 묵직한 류연의 공격을 받아낼 수 없었다. 제페토 후작은 계속해서 뒤로 밀려났다.


“챙.”


정신없이 뒤로 밀려나던 제페토 후작은 가까스로 류연의 검을 막아냈다. 그러나 순간 정적이 흘렀다.


‘아.’


제페토 후작은 자신의 패배를 직감했다. 전 방위에는 희미한 푸른색의 검영이 생성되어 있었다. 제페토 후작은 가능한 한 최대의 힘을 끌어냈다.


동시에 수많은 검영이 제페토 후작에게 쏘아졌다. 제페토 후작은 힘이 집중된 검으로 지면을 강타했다. 검 끝을 중심으로 지면이 갈라지며 흙먼지가 피어올랐다.



“후.”


역시 승자는 류연이었다. 힘의 소모가 크긴 했지만 류연은 전과 달리 중하급의 소드 마스터를 상대로 확실히 승리를 가져왔다.


제페토 후작이 내려찍은 지면은 파편이 되어 튀어 올랐다. 그리고 그 파편 하나하나에는 제페토 후작의 내공이 실려 있었다. 파편은 방패가 되어 대부분의 검영을 막아냈다.


그러나 제페토 후작은 류연의 의지가 가장 강하게 실린 한 줄기 검영만은 막지 못했다. 검영은 제페토 후작의 심장을 관통했다.


“쿵.”


제페토 후작은 격전으로 엉망이 된 잔디밭에 풀썩 쓰러졌다. 류연은 검을 높이 들어 올렸다.


“1라운드는 에번스 경의 승리입니다.”


헤이론 백작은 침울한 목소리로 류연의 승리를 선언했다. 노점 쪽에서 로엘 클랜의 환호성이 들려왔다. 뉴 페이스의 승리에 관중석도 웅성거렸다.


결과가 선언되자 양측 진영에서 로엘 클랜과 크루마 공작가의 기사들이 달려 나왔다. 로엘 클랜은 류연을 부축해 갔고 크루마 공작가의 기사들은 제페토 후작의 시신을 회수해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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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8 The Calling -2- 22.10.19 182 4 11쪽
177 The Calling -1- 22.10.19 183 4 11쪽
176 야습 -4- 22.10.18 184 3 10쪽
175 야습 -3- 22.10.18 184 4 9쪽
174 야습 -2- 22.10.17 182 4 11쪽
173 야습 -1- 22.10.17 179 3 10쪽
172 전력 강화 -5- 22.10.16 173 4 9쪽
171 전력 강화 -4- 22.10.16 181 4 10쪽
170 전력 강화 -3- 22.10.16 190 4 12쪽
169 전력 강화 -2- 22.10.16 178 4 11쪽
168 전력 강화 -1- 22.10.16 182 4 11쪽
167 나태한 천재 -2- 21.05.19 234 4 12쪽
166 나태한 천재 -1- 21.05.13 231 3 10쪽
165 펠퍼틴 영지 -2- 21.05.08 231 4 10쪽
164 펠퍼틴 영지 -1- 21.05.01 234 4 10쪽
163 침묵의 3분 -2- 21.04.26 234 3 9쪽
162 침묵의 3분 -1- 21.04.18 249 4 11쪽
161 거점 확보 -2- 21.04.12 257 3 9쪽
160 거점 확보 -1- 21.04.05 241 4 9쪽
159 정전 협정 -3- 21.03.24 247 4 10쪽
158 정전 협정 -2- 21.03.04 245 3 11쪽
157 정전 협정 -1- 21.02.27 250 4 11쪽
156 1 vs 3 -4- 21.02.16 269 4 10쪽
155 1 vs 3 -3- 21.02.08 254 4 10쪽
154 1 vs 3 -2- 21.01.29 266 4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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